제3의 사랑
쯔유싱쩌우 지음, 이선영 옮김 / 북폴리오 / 2015년 12월
평점 :
절판


 

 

 송승헌과 유역비를 연인으로 맺어준 영화 '제3의 사랑'의 원작 소설이에요. 연애 소설이지요. 작가는 쯔유싱쩌우(走)인데요.  ‘자유로운 방랑자’라는 의미의 필명이라고 하네요. 시작은 인터넷 연재물이었다고 해요. 인기가 대단했다고 하구요. 결국 2007년 출간되었다고 해요. 그리고 7년 동안 베스트셀러라고 하구요. 그래서 중국 드라마 '절애()'로도 제작되었다고 해요. 2015년에는 중국에서 한중 합작영화 '제3의 사랑'이 개봉되었다고 하구요. 2016년,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고 해요.


 제게 연애 소설이 오랜만에 다가왔어요. 그런데 중국 연애 소설은 처음이네요. 생각해 보니, 중국 소설은 무협 소설 외에는 거의 읽지 않았네요. 제 첫 중국 연애 소설인 '제3의 사랑', 인연이 있어서 만나게 된 것 같아요. 이 책과의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손에 들었어요.  


 이 소설의 처음은 이랬어요. 언니 추우가 동생 추월의 병상 앞에서 말해요. 세상의 낭만적인 두 가지 사랑을 말하는데요. 하나는 손발이 오그라드는 장면에도 보는 이를 눈물짓게 만드는 드라마에나 나오는 사랑이라고 해요. 다른 하나는 상대가 아무리 형편없어도 정작 본인은 잠을 못 이룰 만큼 고통스러워하는 사랑이라고 하구요. 추월의 사랑은 두 번째라고 하면서 그저 좋은 구경거리만 제공할 뿐이라고 해요. 동생 추월은 욕조에 누운 채 손목을 그어 자살을 시도했거든요. 짝사랑하는 남자 때문에요. 그래서 추우는 동생 추월에게 매몰차게 말한 것이구요. 그리고 추월이 짝사랑한 남자가 병원에 왔어요. 그 사람은 치림이라는 대기업의 유력한 후계자인 임계정 본부장이에요. 부와 권력, 외모를 갖춘 황태자인 것이지요. 추월은 그 회사에 다니다가 그 사람을 짝사랑하게 된 것이에요. 추우는 임계정에게 강하게 말하지만, 모르는 듯한 그에게 더 이상 말하지 못 하구요. 그리고 추우는 추월의 퇴직을 위해 다시 그를 만나요. 그런데, 여의치 않아 몇 번의 만남을 이어가고 있었어요. 어느 날, 치림이 개발하는 아파트의 건설 인부가 재해 보상을 받기 위해 옥상에서 시위를 해요. 그가 변호사를 찾기에 현장에 온 임게정이 추우에게 연락을 하지요. 추우와 추월은 그 시위 현장을 구경하다가 근처 시장에 있었거든요. 급박한 상황이라, 추우와 추월이 가게 되구요. 고소 공포증 때문에 변호사인 추우는 망설이지만, 임계정의 도움으로 그와 함께 올라가게 돼요. 그리고 그 인부를 설득해서 해결하게 되구요. 그렇게 여러 일이 생기며, 임계정과 추우는 사랑의 안으로 들어가게 돼요. 제3의 사랑 안으로요.


 '하지만 이제야 알았다. 세상에는 제3의 사랑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그 사랑은 모든 사람이 알고 있고, 모든 사람이 감동하지만, 모든 사람이 철저하게 비밀을 지키며, 함부로 말할 수 없는 비밀스러운 사랑이다.' - 491~492쪽


 추우는 이혼녀예요. 전남편에게 여자가 생겨 그가 이혼을 요구해서 이혼했지요. 그래서 남편 없이 여동생 추월, 남동생 추천과 함께 살아요. 그리고 임계정은 정략 결혼의 약혼자가 있어요. 또 이복형제들과 경영 승계를 받기 위해 경쟁해야 하구요. 그런데 이 두 사람이 어떻게 사랑을 하게 됐을까요? 집필 후기를 보니, 임계정이 추우를 사랑하게 된 이유는 추우의 인생에 대한 담담함, 작위적이지 않고, 회피하지 않으며 좌절할수록 용감해지는 것 때문이라고 해요. 상대적으로 임계정은 억눌려 있고, 자제하고, 자신을 닫아버린 인물이기 때문에 추우에게 끌렸다고 해요. 또 추우가 임계정에게 끌렸던 건 내성적이고 차분한 성격과 희노애락이 표정에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해요. 깊게 사랑하면서 조용히 양보하고 참고 견디는 점. 그는 그녀의 아픔을 두루 살피고, 그녀의 선택을 존중할 뿐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 때문이었다고 해요. 그나저나 저자가 전달하고 싶었던 건 '당신이 추우라면, 당신이 이런 일을 맞닥뜨린다면, 어떤 선택을 할까?'하는 질문이었다고 해요. 사실, 저도 읽으며 추우에게 감정이 이입되었어요. 그녀의 선택이 정답이라고 생각하고, 또 오답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지요. 그들의 사랑, 또 그들의 선택. 충분히 함께 느낄 수 있었어요.


 이 소설은 인물 묘사가 좋아요. 추우와 임계정의 성격 묘사가 좋구요. 그 주변 인물들도 개성 있게 그리고 있어요. 추우의 전남편 좌휘, 추우의 사무실 동료인 고전기 변호사, 임계정의 약혼녀인 대기업의 외동딸 강심요 등 정말 살아 있는 인물들이에요. 또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의 이야기 구성 단계가 좋아요. 연재물이었다 보니, 작은 이야기마다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늦추지 않구요. 배경도 사실적으로 잘 그려요. 중국의 현대 도시를 실감나게 그려요. 참, 한국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이 언급될 때는 반갑더라구요. 이렇게 인물 묘사와 이야기 구성 단계, 배경이 좋으니 이야기에 쉽게 들어갈 수 있어요. 이 소설은 정말 드라마, 영화가 되기에 알맞게 태어났더라구요.

 아쉬운 건, 추우와 임계정의 사랑이 옳은 사랑이 아니었다는 거예요. 임계정은 이미 약혼자인 강심요가 있었고, 결국에는 그녀와 결혼하지요. 추우는 애인밖에 될 수 없어요. 임계정이 강심요와 헤어지기 전에는요. 또, 추우의 동생 추월은 임계정을 짝사랑하구요. 추우과 임계정의 사랑이 밝혀지면, 강심요와 추월이 상처를 받게 돼요. 이 사랑은 태어날 때부터 잘못을 갖고 있어요. 도덕적으로 지탄을 받을 운명이에요. 우리나라의 S그룹 최회장이 혼외자를 고백했을 때도 지탄을 받았어요. 미화하면 안 되는 거예요. 그래서 지은이가 마지막에 임계정과 추우가 서로 그리워하게 했을지도 모르겠네요. 또, 소설 안에 황금만능주의와 부정부패가 배어 있어요. 중국의 현실인지는 모르겠지만, 돈으로 많은 걸 가능하게 하지요. 빈부의 큰 격차를 느끼게 되어 아쉽더라구요. 또, 탈세와 뇌물, 인사청탁 등도 하구요. 꽌시 문화가 있는 중국이지만, 비판적인 시각이 있었으면 해요.  


 저는 이 소설을 읽으며, 옛사랑이 생각났어요. 이루어지기 어려운 사랑이었지요. 나이와 거리 등. 힘든 사랑이었어요. 제 마음 한 자리에 고이 모셔 놓고 있던 그 사랑. 이 소설로 되돌아 보고, 한동안 생각해볼 수 있었네요. 그래서 이 소설에 감사해요. 이 소설의 사랑에 들어가면서, 제 지난 사랑도 꺼낼 수 있었네요. 지금도 꽃 한 송이가 있는 이 책의 예쁜 얼굴을 보니, 그 사랑의 얼굴이 그려지네요. 그렇게 사랑을 그리니 또 그리워지구요. 다른 분들도 이 소설을 읽으며, 옛사랑을 그리셨으면 하네요.

 

 

 

 

 

북폴리오 서포터즈로서 읽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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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1-24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스터에 있는 커플을 보니 부럽군요. 오늘 같이 추운 날 밖에 이 글을 읽었으면 더 서러웠을거예요. 유역비의 뒷모습이 아름답게 나왔어요. ^^

사과나비🍎 2016-01-25 14:21   좋아요 0 | URL
curus님~ 댓글 감사해요~^^* 예~ 저도 이 연인 부럽더라구요~ cyrus님도 좋은 배필 어서 만나시길 바랄게요~^^* 좋은 하루되시구요~^^*

심심토끼 2016-01-24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구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과나비님 좋은 밤 되세요 ^~^

사과나비🍎 2016-01-25 14:22   좋아요 0 | URL
^^* 제게 친구 신청해주셔서 제가 오히려 감사하지요~ 심심토끼님도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