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우리가 볼 수 없는 모든 빛 - 전2권
앤서니 도어 지음, 최세희 옮김 / 민음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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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전미 도서상 최종 후보. 2014년 ‘뉴욕 타임스’ 선정 ‘올해의 책’. 2015년 퓰리처상, 카네기 메달 상 수상작. 60주 연속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우리가 볼 수 없는 모든 빛’이라는 책에 붙은 수식어예요. 정말 화려하네요. 그 화려하면서도 담백한 이야기. 가장 빛나면서도 모두에게 따뜻한 이야기. 그 이야기가 빛이 되어 인도하네요.

 

 한 소녀와 한 소년이 있어요. 한 소녀는 눈이 멀었어요. 한 소년은 고아구요. 때는 1940년대 초반, 한 소녀는 프랑스에 있고, 한 소년은 독일에 있어요.

 한 소녀는 마리로르예요. 소녀는 파리의 박물관에서 일하는 아버지와 함께 단둘이 살아요. 제2차 세계대전의 기운이 다가오자 박물관장은 133캐럿짜리 블루 다이아몬드 ‘불꽃의 바다’의 모조품을 세 개 만들어요. 진품까지 네 개의 다이아몬드 중 하나를 마리로르의 아버지에게 주며 떠나라고 하구요. 그는 마리로르와 삼촌인 에티엔이 가정부 마네크 부인과 살고 있는 프랑스 북서쪽 해안 도시 생말로로 가게 돼요.

 

 

 ‘돌멩이는 눈부신 파란색을 띠었어. 열대 바다 같은 파란색에, 한가운데에 불그스름한 점이 하나 깃들어 있었는데, 마치 불꽃을 품은 물 한 방울 같았어.’ - 본문 중에서

 

 

 

 ‘생말로. 물이 이 도시를 에워싸고 있다. 물과 프랑스 땅 전체와 이어지는 것은 보잘것없는 둑길 하나, 다리 하나, 모래 한 삽뿐이다.’ - 본문 중에서

 ‘“우린 이제 생말로로 건너가고 있어.” 아버지가 말한다. “성벽에 둘러싸인 도시라고 부르는 곳.” 그는 보이는 것을 설명해 준다. 내리닫이 쇠창살, 성벽이라 불리는 방어벽, 화강암 대저택, 지붕 위 뾰족탑.’ ― 본문 중에서

 

 그리고 한 소년은 베르너예요. 소년은 독일의 탄광 도시 졸페라인에서 살아요. 아버지를 잃고 고아원에서 여동생 유타와 함께요. 베르너는 쓰레기장에서 주운 고장난 라디오를 재조립하여 프랑스에서 송신하는 과학 강의를 몰래 청취해요. 그러면서 통신 기계에 대해 스스로 눈뜨게 되구요. 고아원 주위 사람들이 라디오를 고쳐 달라고 들고 와요. 그러다가 어느 높은 사람의 라디오까지 고쳐 주게 되면서 그의 명석함은 널리 알려지게 돼요. 결국 나치가 청소년들을 교육하기 위해 창설한 국립 정치 교육원에 합격하게 되지요. 베르너는 선생의 총애를 받구요. 그러나 베르너는 능력 없는 자는 도태시키고, 잔인하며 부조리한 그곳에서 벗어나려고 하지요.

 

 

  ‘베르너 페닝은 파리에서 북동쪽으로 500킬로미터 남짓 떨어진 졸페라인이라는 곳에서 자란다. 그곳은 독일, 에센 시 외곽에 있는 1600만 제곱미터가 넘는 광산 지대다. 공장 굴뚝들은 연기를 뿜고 기관차들은 높은 도랑 위를 왔다 갔다 하며, 가지만 남은 나무들은 지하 세계에서 떠밀려 나온 뼈다귀 손들처럼 광석 찌꺼기 더미 위로 높이 서 있다.’ ― 본문 중에서

 

 

 ‘찢어지게 가난한 반지하 가구에도 정부가 지급한 폴크스엠팽거 VE301이 있었다. 대량 생산된 라디오로, 독수리와 하켄크로이츠가 찍혀 있고, 단파 방송은 안 되며 독일 주파수만 표시되어 있었다. 라디오. 그것은 100만 개의 귀를 단 하나의 입으로 결박한다. 졸페라인 전역의 확성기 밖으로, 짧고 날카로운 제국의 목소리가 요지부동 나무처럼 자라난다.’ ― 본문 중에서

 

 이제, 독일 나치의 프랑스 공격이 본격화돼요. 그러자 마리로르는 작은할아버지인 에티엔, 가정부인 마네크와 함께, 헤어진 사람들이 전하고픈 메시지를 라디오로 송신하며 견뎌 나가요. 그러던 어느 날, 잠시 파리로 갔던 아버지가 실종되면서 어둠의 그늘이 드리우네요. 게다가 블루 다이아몬드를 소유하려는 나치 협력자 룸펠이 끈질기게 추적해 오구요. 룸펠이 마리로르의 집을 노리게 되네요. 한편 베르너는 총애하던 선생의 배신으로 전쟁 현장에 투입돼요. 그렇게 유럽 곳곳을 떠돌다 마리로르가 있는 생말로까지 들어오게 되구요. 독일군의 마지막 방어 기지인 생말로에는 연합군의 큰 폭격이 기다리고 있어요. 위급한 마리로르는 라디오로 사람들에게 ‘해저 2만 리’를 읽어 주면서, 중간에 도와 달라는 비밀 메시지를 넣어요. 그 라디오 주파수를 베르너가 우연히 발견해 듣게 되구요.

 

 ‘“나 당신을 죽이지 않아요. 당신 목소리를 들었어요. 라디오로. 그래서 여기 온 거예요.” 그는 잠시 멈추고, 프랑스어로 어떻게 말하는지 생각하느라 더듬는다. “그 음악 있잖아요, 달빛?” 그녀는 미소를 지을 뻔한다.‘ ―본문 중에서

 

 

 

 

  ‘일 년이나 삼 년, 아니면 십 년쯤 후, 프랑스와 독일이 지금과 같은 의미로 존재하진 않을 것이다. 그들은 집 밖으로 나설 수 있을 것이고 식당으로 걸어가 둘이서 함께 소박한 식사를 주문한 다음 침묵 속에서, 사랑하는 사이라면 나눔 직한 그런 마음 편한 침묵 속에서 먹을 수 있을 것이다.’ ― 본문 중에서

 

  전쟁. 그중에 제2차 세계 대전. 그때의 유럽. ‘안네의 일기’가 있던 그 시절. 한 소녀와 한 소년이 있어요. 한 소녀는 시각 장애인이구요. 한 소녀는 고아예요. 특히 저는 소녀의 손으로 느낀 감각을 통해, 또 소녀의 아버지가 만든 모형 도시를 통해 소녀가 느끼는 세계와 연결되었어요. 소녀의 세계는 풍성한 여러 빛으로 가득한 곳이었어요. 저에게 보이지 않는 더 많은 것을 보여주었어요. 생말로의 풍경에 대한 묘사도 아름다웠구요. 간결하고 우아한 문체와 독특한 짧은 챕터의 구성도 매력적이었어요. 또한 제 가슴에 깊은 감동을 주었구요. ‘한겨울에도 거부할 수 없는 여름이 내 안에 존재한다는 것을 나는 마침내 배웠다’라고 알베르 카뮈는 말했어요. 저도 배웠어요. 이 소설을 읽으며 배웠어요. 전쟁 중에도 거부할 수 없는 빛나는 이야기가 순수한 영혼에 존재한다는 것을요. 하얗게 빛나며 제 영혼도 적시네요. 오랫동안.

출판사로부터 받은 책으로 읽고 씁니다.

사진 출처는 민음사 네이버 블로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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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BBP 2015-08-07 0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음사에 들어가면 사진이 있었군요. 잘 봤습니다. 전 구글링만..

사과나비🍎 2015-08-07 19:16   좋아요 1 | URL
^^* 예~ 민음사 네이버 블로그에 포스팅을 잘하셨더라구요~^^* 많은 도움이 됐어요~^^* 그나저나 guiness님 댓글 감사해요~^^* 더운데, 건강 잘 챙기시구요~^^* 아, 그런데, 같은 사진이 두 장이네요... 수정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