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수꾼
하퍼 리 지음, 공진호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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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무새 죽이기’의 작가 하퍼 리의 두 번째 작품이 빛을 보았습니다. 2015년 7월 14일 전 세계 동시 출간이지요. 55년 만에 출간된 이 책은 ‘파수꾼’이에요. ‘파수꾼’은 하퍼 리의 전작이자 후속작, 최초이자 최후의 작품이라고 해요. 그 이유는 ‘앵무새 죽이기‘를 집필하는 데 기반이 되었던 하퍼 리의 첫 작품인 데다가 ’앵무새 죽이기’의 주인공이 20년이 지나 성장했을 때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라고 해요. 그런데, ‘앵무새 죽이기’가 큰 성공을 거두자 출판사에서 ‘앵무새 죽이기’와 초안이었던 ‘파수꾼’을 포함하여 3부작을 만들려던 기획 자료들이 남아 있다고 하네요. 그 중간의 작품 이름은 ‘The long goodbye’구요. 원고의 실제 존재 여부는 모른다고 하네요. 그 원고가 존재하고, 발견된다면, 출간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출간된다면, 꼭 만나고 싶네요.

 

 ‘파수꾼‘은 ’앵무새 죽이기‘의 진 루이즈가 여섯 살에서 스물여섯 살이 되었지요. 뉴욕에 있다가 휴가로 고향인 메이콤으로 왔어요. 1950년대의 미국 남부 앨라배마 주의 한 마을이지요. 그러다가 진 루이즈는 아버지인 애티커스의 다른 모습을 보게 돼요.

 

 ‘진 루이즈는 소책자를 펴 들고 아버지 의자에 앉아 읽기 시작했다. 다 읽고 난 뒤 죽은 쥐의 꼬리를 잡듯 소책자의 한 귀퉁이를 잡아 들고 부엌으로 갔다. 그리고 고모 앞에 그것을 디밀었다.

「이게 뭐에요?」 그녀가 말했다.

알렉산드라가 안경 위로 눈을 치켜떴다. 「네 아버지 거야.」

진 루이즈는 쓰레기통 페달을 밟아 뚜껑을 열고 소책자를 버렸다.‘ 145쪽

 

 그 소책자에는 흑인들에 대한 차별적인 인식이 가득 들어 있었어요. 아버지의 그 모습에 딸 진 루이즈는 큰 당혹스러움을 느끼구요. 아버지에게 배신감마저 느끼게 된답니다.

 

 하퍼 리가 ‘파수꾼’을 집필한 1950년대 미국에서는 흑인 인권 운동의 불길이 번지고 있었다고 해요. 1954년 ‘브라운 대 교육 위원회 소송 사건’이 발생했다고 하네요. 연방 대법원이 공립학교의 인종 분리는 불법이라는 판결을 내린 것이라고 해요. 이 판결은 연방 정부가 주 정부의 자치권을 짓밟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고 하네요. 따라서 인종 분리 교육과 차별에 대한 공격이 가속화되었지만 이에 대한 반발로 인종 분리와 차별이 더 심해지고 흑인에 대한 폭력이 늘어나게 되었다고 하구요. 1956년에는 ‘오서린 루시 사건’이 발생했다고 해요. 앨라배마 대학교 대학원 과정에 오서린 루시가 흑인으로서는 최초로 입학하자 백인들이 폭동을 일으켰다고 하네요. 이 두 사건을 계기로 KKK(큐 클럭스 클랜)단이나 백인 주민 협의회 등 인종 분리주의 단체들이 활동이 활발해졌고 해요. 하퍼 리는 그 당시, 그 곳, 그 사람들의 고민과 갈등을 그리고 있어요. 진 루이즈는 아버지인 갈등과 대립에서 이해와 성숙으로 나아가게 돼요.

 

‘파수꾼’에서 애티커스 핀치의 모습이 ‘앵무새 죽이기’와 달라 당혹스러웠어요. ‘파수꾼’에서 딸인 진 루이즈도 그렇게 느끼네요. 그렇지만, 삼촌의 조언으로 아버지를 이해하고 성숙하게 되는 이야기예요.

 

 ‘손을 잡아 이끌어 주고, 매 정시마다 보이는 것을 공표해 주는 파수꾼이 나는 필요하다. 이 사람이 이렇게 말하지만 실제로는 저것을 의미한다고, 가운데 줄을 긋고 한쪽에는 이런 정의가 있고 다른 한쪽에는 저런 정의가 있다고, 그 차이를 이해할 수 있도록 말해 줄 파수꾼이 나는 필요하다.’ 255쪽.

 

 

 진 루이즈가 하는 말이에요. 그녀에게 파수꾼이 필요하다고 하네요. 혼란 속에서 양심의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말하네요. ‘성숙함이란 불확실성을 인내할 수 있는 포용력이다’라고 해요. 미국의 교육학자, 언론인인 존 핀리가 말했다고 하네요. 진 루이즈도 양심의 목소리로 불확실성을 인내할 수 있는 포용력을 갖게 돼요. 그래서 그 때, 그 곳, 그 사람들을 혼란 속에서 인내하며 포용하게 되구요. 그렇게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 성숙하게 되네요.

 

 ‘파수꾼’은 흑인과 백인의 인종 차별 문제뿐만 아니라, 차별 받는 모든 존재들을 위한 소설이라고 생각해요. 다르다는 것이 틀리다는 것은 아니예요. 그들을 이해하고, 포용해야 성장할 수 있어요. 우리는 아직 부족해요. 흑인, 여성, 노인, 이주 노동자, 빈자(貧者) 등, 아직 그들에 대한 차별이 있어요. ‘파수꾼’은 작가의 치열했던 생각의 기록이에요. 우리도 이어받아 약자, 소수자들을 위해 끊임없이 힘을 내야겠어요.

 

 

 

 

 출판사로부터 받은 책으로 읽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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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미원주 2015-08-01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근의 화제작이지요. 저도 꼭 보고 싶은 소설이었어요. 잘 읽었어요. ^ ^

사과나비🍎 2015-08-03 00:06   좋아요 0 | URL
^^* 아, 푸르미원주님~^^* 댓글 감사해요~^^* 그리고 너무 늦게 답글을 달아 드려 죄송하구요...^^; 제 부족한 글을 읽어주시고, 이렇게 댓글을 남겨주시니, 정말 감사해요~^^* 예~ 이 소설 좋더라구요~ 어쨌든 요즘 더운데, 더위 조심하시구요~^^*

후애(厚愛) 2015-08-01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담아두기만 했는데 나중에 꼭 읽어야겠어요.^^
즐겁고 행복한 주말 되세요~^^

사과나비🍎 2015-08-03 00:11   좋아요 0 | URL
^^* 아, 후애님~ 댓글 감사해요~^^* 제 답글이 너무 늦었네요...^^; 예~ 이 소설, 저는 좋더라구요~^^* 더운데, 즐거운 주말, 휴일 보내셨는지 모르겠네요...^^; 드시는 거 정말 잘 챙겨 드시길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