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 아침에 비와 눈인지 모를것이 약간 내리다가 그쳤다. 몹시 춥다.
오늘의 책 : 무지개 물고기. 날 좀 도와줘, 무지개 물고기. 흰수염 고래와 무지개 물고기. 용기를 내, 무지개 물고기. 길 잃은 무지개 물고기. 무지개 물고기와 신기한 친구들. 꼭꼭 숨어라, 무지개 물고기
무지개 물고기 전 시리즈를 팝업북을 포함해서 다 사고야 말았다. 처음에 두어권을 중고로 샀는데 어린이용이다보니 아무리 최상이라고 해도 책 상태가 그다지 깨끗하지 않아서 나머지 다섯권은 새 책으로 샀다. 30%세일이기도 해서 사긴 했지만 비싸기도 비쌌다. 그리고 비싼만큼 값을 했다. 내용도 좋고 그림도 예쁘고. 특히 팝업북이 아주 예뻤다. 펠리시티 시리즈나 이상한 놀이공원처럼 가지고 놀게 되어있는 구조는 아니고 펼치면 나오는 종류였지만 지나치게 거창하거나 대단하지 않으면서도 구조가 독특하고 재미있는데 무엇보다도 그림이 예뻐서 눈이 즐거웠다. 이 시리즈는 줄거리가 아주 짧은데다 교훈적이어서 솔직히 유아용 그림책이다. 그런데 그림이 너무 예뻐서 나도 모르게 전 시리즈를 다 사고 말았다. 물론 반짝이 비늘도 예뻤지만 바닷속 풍경을 그린 그림체도 너무 곱고 좋아서 아주 만족스러웠다. 이런 책을 볼때마다 그림을 잘 그렸으면 좋겠다. 어른이 되서도 어린이들이 무얼 좋아하는지 알수있다니...대단한 사람들이다.




살면서 참 많이 이상하게 생각되는것 중 하나가(아주 많지만)바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책에 거의 흥미가 없다는 점이다. 그거 그럴수도 있지 싶지만 책은 다른 오락과는 달라서 세상사람들이 다 중요하다고들 한다. 성공하려면 책을 가까이 해야 한다는둥 성공하는 사람들의 습관은 다독이라는 둥 독서는 마음의 양식이라는둥 책의 중요함을 그렇게나 강조하는데 정작 대부분의 사람들은 책에 하등의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본인도 그럴뿐더러 아이들에게 읽히는 책에도 별반 관심이 없는것 같다. 그저 전집이나 사주거나 필독서라고 하면 구입해 줄 뿐이지 자신들이 알아볼 생각은 그닥 하지 않는것 같다. 오늘 친구의 돌잔치에 가면서 이 책들을 집에 가지고 가려고 들고 갔다. 산 책 중의 한 권에게 사은품으로 크레파스가 붙어있길래 초등학생이 있는 친구에게 쓰라고 주면서 이 책 얘기를 했다. 너무 예쁜 책이라고. 그랬더니 동화책 같은거 사보냐면서 비웃는거다. 어떻게 무지개 물고기 같은 예쁜 그림책을 보는걸 이상하다고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펠리시티같은 사랑스러운 책을 비웃을수 있을까? 본인이 보지 않는건 그렇다 치더라도 내가 이렇게 산 동화책들의 대부분을 자기들 아이들에게 주는걸 알면서 우리 애들이 좋아할만한 책인지 아닌지 일말의 관심도 없다니. 도대체 내가 이날 이때까지 준 그 책들을 읽히고는 있는걸까 하는 생각과 쓸데없는 짓을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내가 주고 싶어 준것이라고 할지라도 이렇게 무가치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그 귀한 책들을 주다니. 웬지 모르게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나는 본디 약간 괴팍스러운 사람인지라 내가 읽은 책을 속속들이 남한테 얘기한다거나 같은 책을 읽고 감상을 서로 얘기한다거나 하는 닭살스러운 짓을 하기 싫어한다. 그렇지만 가끔 이런 책을 샀는데 너무 좋았어라고 말하면 그랬어?정도는 얘기해주는 친구가 있었으면 싶다. 이렇게나 예쁘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동화책을 가득 샀는데 아무한테도 얘기할수가 없다니. 내 친구들이 내가 팝업북을 샀다는 이유로 상담을 받아보라는둥 이상한 인간이라는둥의 얘기를 하다니...정말 기분 팍 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