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 흐림 

오늘의 책 : 프랑스 스타일, 죽음 이외에는 

프랑스 스타일과 빠리 언니들. 같은 부류의 두 책을 비슷한 시기에 프랑스 여행기를 사면서 혹해서 사들였다. 제목만 보고는 프랑스 여자들의 삶에 대한 에세이인줄 알고 구매했는데 전혀 다른 분야다. 그나마 프랑스 스타일이 빠리 언니들에 비하면 좀 낫다. 빠리 언니들이라는 책은 어찌나 파리여자들에 대한 맹목적인 칭찬으로 가득한지 우스꽝스러울 지경이었다. 프랑스 스타일은 그보다는 좀 나은데 그래도 역시나 프랑스 여자라고 젠체하는듯한 분위기와 자부심이 은근히 배여난다. 근데 그게 딱히 프랑스 여자만이 아니라 전 세계 어디라도 제대로 된 사람이라면 다 알고 그렇게 살고싶어하는 방식이라서 그런 태도가 좀 우스웠다. 과하면 모자람만 못하다고 지나치게 칭찬을 해대면 지나치게 비난을 하는것이랑 비슷할 정도로 반감이 생기기 마련이다. 글고 이 책의 제일 문제는 책에 나오는 식단들이 내게는 전혀, 하나도, 조금도 맛있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나는 크림도 버터도 우유도 좋아하지 않는다. 초콜릿도 와인도 그다지 안좋아한다. 술에 단것을 안주로 먹는다는 생각만 해도 위가 뒤집힐것같다. 고기에 오렌지 소스? 채소에 요구르트 소스? 내 입맛에는 전부다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조합이다. 왜 굳이 과일을 구워먹는건지? 물론 이건 순전히 순수 토종 경상도 입맛을 가진 내 편견이다. 그렇다고 억지로 좋아할수도 없는 노릇이고. 책의 반절을 채우는 식단과 요리법이 마음에 들지 않다보니 더욱 지루하게 느껴졌다.  

머독 미스터리의 첫 권인데 다음 권이 아직 안나온걸 보니 이 책도 그다지 큰 인기는 못 끈 모양이다. 솔직히 그럴만도 하다. 등장인물들이 하나같이 너무 더럽다. 물론 그 시대에 사람들 중 하층민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제대로 못 씻고, 더러운 옷에 더러운 집에서 춥고 배고프게 지낸것은 알고 있다. 그런데 그런 묘사가 너무 상세히 너무 자주 나온다. 목욕안한 몸에서 나는 시큼한 냄새나 더러운 옷에서 나는 냄새를 뭐 꼭 그렇게 상세하게 말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특히 냄새에 대한 묘사가 너무 자주 나와서 나중에는 살짝 비위가 상했다. 그런걸 읽고 좋아할 사람은 없을텐데 왜 굳이 그렇게까지나 자세히 표현하는지 원. 전반적으로 주인공의 캐릭터도 약간 희미하고 트릭은 전혀 없고 사건 자체가 약간 단순하다. 뭔가 이거다 싶은 포인트가 없다. 주인공이 너무 매력적이라든지 트릭이 끝내준다던지 살인의 동기나 방법이 기가 막힌다던지 뭐 이런게 하나쯤은 있어야하는데 전체적으로 밋밋하다.  

 

 

 

 

 

 

 

 

 

 

날씨가 추워지니 우리 강아지들이 이불속에서 개기는 시기가 왔다. 오늘 아침에도 엄마가 운동가고나서 방울이가 바로 이불 속으로 들어와서는 내가 씻으러 가는데도 꼼짝도 안하고 누워있었다. 베개까지 베고는 고개만 빼꼼히 빼고 이불 속에 들어가 있는 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 올해 11월이면 방울이가 만으로 꼭 9살이 된다. 개로는 어느새 노년기에 집어드는데...아직까지는 전혀 늙은티도 안나고 애기같기만 하다. 어느새 9년이라니 세월 참 빠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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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스타일 - 요리에서 옷차림까지 프랑스 여자처럼 그린 라이프
미레유 길리아노 지음, 조동섭 옮김 / 마음산책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이 책과 빠리 언니들이라는 두 권의 책은 프랑스 여자들의 삶의 방식에 대한 책인줄 알고 산 책이다. 솔직히 말해서 두 권 모두 내게는 실패라고 봐야겠다. 제목만 다르지 두 책이 말하는게 비슷한데 내가 그다지 좋아하는 분야가 아니다.  

이 책이 말하는 바는 명확하다. 멋진 여자가 되고 싶다면 계절에 맞춰서 멋지게 꾸미고 절대 살찌지 말것. 좋은 삶을 위해서는 제철의 좋은 음식을 되도록 적게 먹고 적게 마실것. 부지런히 움직이고 몸을 놀릴것. 그런데 이건 프랑스 여자만의 방식이 아니라 세상 어디라도 그렇다. 물론 유혹에 약한 인간성에 유래가 없는 풍요의 시대를 맞이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비만해지고 있는건 분명한 사실이지만 그게 좋지 않다는것도 모두 알고 있다. 요즘 세상 어디에서도 들을 수있는 얘기를 길게 풀어서 하고 있다. 그러면서 거들먹거리듯이 프랑스 여자들은 말이야라고 하는데 그게 좀 듣기 싫다.  

책의 대부분이 먹는 것에 집중되어 있다. 사계절의 식단과 와인과 제철음식들이 길게 나열되어 있는데 프랑스에서나 먹힐 식단이지 한국 사람의 식단이 아니라서 그렇게 불러주는 메뉴들이 별반 도움이 안된다. 리크니 샬롯이니 나오는데 파나 양파로 대체할수 있다지만 정확히 그맛은 아닐테고 치즈나 와인도 한국 문화에는 살짝 맞지 않는게 사실이다. 온갖 종류의 샐러드로 가득한 식단을 그대로 해본다고 고민하느니 나물반찬 하는게 나을테고 통밀빵 찾아 헤매느니 좋은 한국쌀로 잡곡밥 해먹는게 건강에도 좋고 한국 사정에도 맞을터다. 그러니 책의 절반정도를 차지하는 요리법과 메뉴가 별반 도움이 안된다. 이 시점에서 이미 이 책이 지루해지기 시작했다. 스카프 매는 법이나 계절에 맞춰서 사는게 좋다는 부분은 읽을만한데 그나마도 나는 패션에 그다지 큰 관심이 없다. 몇주씩 프로방스로 휴가가는것도 아닌데 테라스에서의 식사도 실생활에 도움은 안된다. 잡지에서 매달 한 꼭지씩 계절 맞춰서 본다면 모를까 한 권의 책으로 보기에는 좀 부족하다. 프랑스 여자들의 전통적인 삶의 방식에 대한 지나친 자부심도 가끔은 눈에 거슬린다.  

책의 반은 볼만하고 나머지 반은 쓸데가 없다. 프랑스식의 소박한 식단에 관심이 없다면, 길게 나열된 메뉴를 읽는게 고역스럽다고 생각한다면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프랑스 요리에 관심이 좀 있다면 그다지 나쁘지 않을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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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맑음 

오늘의 책 : 마호로역 다다 심부름집 2. 아 아이이치로의 낭패 

단편을 좋아하지 않아서 거의 사지 않는 편인데 이 책은 솔직히 단편인줄 모르고 사긴 했다. 막상 펼쳐보니 단편인지라 살짝 실망했었는데 생각보다 재미있게 읽었다. 어딘지 멍청하면서 똑똑하고, 어눌하면서도 위급한 순간에는 해내고야 마는 아라는 재미있는 성을 가진 주인공이 나온다. 이런 이상한 이름을 지은 이유가 작가분이 알파벳 순으로 하든 히라가나 순으로 하던 제일 앞에 나오는 탐정을 창조하고 싶어서 그런거란다. 하긴 어느쪽으로 해도 A가 오건 히라가나로 아가 오건 제일 먼저 나오는 탐정이긴 하겠다. 근데 그걸 목표로 이름을 짓다니 참, 작가분도 어지간히 독특한 사람이다 싶다. 보니 시리즈로 나올 모양인데 이게 나온지 좀 됐는데 아직 뒷편이 안나오는게 약간 불안하다. 인기가 있었으면 얼른 뒷권이 나올텐데. 거기다 발간된지 한참된 작품이고 작가분은 이미 사망한 작품인데도 이리 발간이 안되는걸보니 큰 인기가 없나보다 싶다.  

마호로역 다다 심부름집은 원작이 있어서 그런지 발간이 빨리 되는 편이다. 야마다 유기님의 작품은 언제봐도 실망이 없다. 이분 유머는 언제나 재미있다. 책으로도 나온걸 다시 만화로도 사고있지만 하나도 아깝지 않을 정도로 재미있다.  

 

 

 

 

 

 

 

 

 

 

드디어 새로 올 사람이 정혀졌다길래 생각보다 빨리 구했군 했더니 역시나 다를까. 사장 둘째형님 딸이란다. 싸가지 없는 조카분의 누님되시겠다. 온 집안 사람으로 회사를 다 채울 모양이다. 거야 뭐 이제 내가 상관할 일이 없는 일이긴 한데 문제는 이 아가씨가 부기업무를 전혀 모른다는거다. 곽차장 말로는 전공은 잘 모르겠고 어디 시덥잖은 대학 나왔다고 하던데(콧방귀를 뀌면서) 실제로 직장 생활도 거의 한적이 없단다. 커피숍하다 말아먹고 인터넷 쇼핑몰하다 말아먹고 뭐 그랬다고 한다. 아무래도 기본적인 부기에 관한 지식은 좀 있어야 뭘 가르칠텐데 걱정이다. 다음주 화요일부터 출근한다니 얼른얼른 가르치고 나는 퇴직금 받아서 10월말에 나갈테다. 어쨌든 빨리 사람이 와서 10월달에 맞춰서 그만둘수 있으니 다행이다. 이제 퇴직금에 상여금을 포함시켜주기만 하면 모든 문제는 해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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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호로 역 다다 심부름집 2
야마다 유기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1년 9월
평점 :
품절


작가에 따라서 같은 작품도 이렇게나 다르게 읽힌다는게 참 신기할 따름이다. 사실 이 책의 원작을 샀지만 아직 다 읽지는 않았다. 만화가 너무 재미있어서 내용을 다 알고 보면 뒷 편이 시시해질까봐 아직 안보고 있다. 2권을 보고 나서 책의 앞부분을 슬쩍 훝어봤는데 물론 재미있는 작품이긴 했지만 만화정도로 재미있지는 않았다.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야마다 유기님 특유의 유머가 작품의 재미를 한층 더 살려주고 있다. 꽃미남 타입의 교텐과 아저씨 타입인 다다, 둘의 인물 그림체도 너무 잘 어울리는것 같다. 난데없이 교텐의 과거사를 알게되서 당황하는 다다와 뜬금없이 스토커 사건에 뛰어들게된 교텐. 서로가 치유되기 어려운 아픈 과거의 상처를 안고 있는 두사람이 앞으로 어떻게될런지. 뒷 내용이 너무나도 궁금하지만 만화를 먼저 보고 책을 보려고 꾹! 참고 있다. 인내심이 필요할듯. 다행히도 원작이 있는 작품이라서 그런지 발간이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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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이이치로의 낭패 아 아이이치로 시리즈
아와사카 쓰마오 지음, 권영주 옮김 / 시공사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아라는 본인은 언제나 아황산의 아(한자로 이 글자다 亞) 라고 소개하는 특이한 성과 발음하기 힘든 아이이치로라는 이름을 가진 주인공이 등장한다. 잘생긴 호남형에 쭉빠진 몸을 가졌지만 어딘지 모르게 한 템포 느리고, 겁도 많고, 운동신경도 둔한 별난 카메라맨이다. 카메라맨이라지만 구름이라든가 벌레같은 이상한것만 찍는데다 본인이 카메라맨이라는 것에도 웬지 익숙치 않아 보이는 사람이다. 그런 주제에 관찰력도 좋고, 머리도 예민한데다, 위급할때는 나름대로 힘도 쓸줄안다. 사소해 보이는 단서들을 조합해서 주위에서 일어나 사건을 순식간에 헤쳐나가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탐정인것도 아니고 그런 대우를 받고있지도 않다. 어디까지 우연히 발생한 사건을 마침 옆에 있다가 그저 풀게되는 그런 패턴이다.  

단편을 좋아하지 않는터라 좀 어떨까 싶었지만 이 탐정의 캐릭터에는 오히려 단편이 더 잘 맞을것같다는 느낌이다. 특이하고 재미있는 캐릭터긴 하지만 길게 하나의 사건에 얽히기에는 좀 무리인것같은 설정이랄까. 우리나라에서 얼마전에 발행되서 그렇지 실은 나온지 오래된 작품이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그런 세월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요즘 나오는 코지 미스터리 비슷한 부류인데 아마 이 책이 나올 당시에는 그런 장르가 없었을것이다. 분명하게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기는 하지만 그런 사건들을 너무 엉뚱하고 귀엽게 풀어가고 있어서 무겁지 않고 경쾌하고 발랄한 느낌이다. 물론 무게감이라고는 전혀 없는 탐정의 캐릭터도 한 몫을 하겠지만. 시리즈로 나올 모양인데 뒷 권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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