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 이야기 3 - 이스탄불의 점쟁이 토끼
마치다 준 글.그림, 김은.한인숙 옮김 / 동문선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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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은 역시나 러시아의 벌판이 더 잘어울리는것 같다. 1편은 인간의 존재따위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 얘기였는데 2편에서 카와카마스의 친구가 인간에게 잡힌 얘기가 나온다. 말도 하고 바이올린도 켜고 심지어 물고기인 주제에 꼬리 지느러미를 헤엄치는데 쓰지않고 걸어다니는데 쓰는 물고기가 등장하는데 그걸 잡아먹는 사람도 나오다니. 이런 생각을 하며 이 이야기의 배경을 궁금해 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얀이 러시아에서 망명을 떠나 도시에서 살게된다. 그곳에는 인간들도 가득이고 동물들도 가득하다. 스스로 수레를 끌어 먹고 사는 당나귀, 점을 쳐주는 토끼, 그리고 직장을 구하는 얀. 말하는 동물이랑 인간이 현실세계에서 공공연히 등장하는게 참 신기하기도 하다. 더구나 장소와 역사적 사건은 실제 존재하는 도시의 실제 역사라니...

비록 망명객이 되어 먹고살기 위해 직장을 구하는 얀이지만 별반 변한것은 없다. 자신도 힘들면서 물고기를 싫어하는 갈매기에게 꼬박꼬박 빵을 사서 나눠준다. 사실 이 책은 줄거리라고 딱히 뭘 설명하기가 어려운 책이다. 줄거리라 중요한게 아니라 느낌이 중요한 책이라고나 할까. 이 책은 보면 얀은 항상 좀 바보같고 손해보는것 같다. 그 점이 얀답다.

이 책은 읽을때마다 왜 이렇게 슬픈 느낌을 주는지 모르겠다. 가슴 따뜻하지만 짠하니 어딘가 서글픈 느낌을 준다. 배경도 그렇다. 아무도 없는 러시아의 벌판도 황량하기는 마찬가지지만 망명객으로 가득한 이국의 도시도 황량하기는 매한가지다. 평소에는 이런 슬픈 느낌이나 손해보는 얘기를 싫어하는데 얀 이야기는 그렇지가 않다. 웬지모를 그 짠함이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가슴을 울리는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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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흐리고 더움

 

오늘의 책 : 펠릭스 캐스터3 - 살아난 유령들. 조선왕조 귀신 실록. 열렬한 책읽기

 

귀신 이야기라면 뭐든지 좋아하는 나. 사실 그동안 미드랑 지나간 쇼프로 본다고 좀 뜸했는데 웬지 요새 다시 미드고 뭐고 보기 싫어져서 책을 펼쳐들기 시작했다. 펠릭스 캐스터 시리즈 3편을 구매한지 좀 됐는데 그동안 읽고 싶어도 책더미 어디에 깔려있는지 찾지를 못하다 요번에 몇 권 들어내고 옮기면서 발견해서 바로 읽었다. 역시나 재미지다. 주인공이 너무 많이 고생해서 좀 안타깝기는 하지만 600쪽이나 되는 책이 전혀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재미있어서 정말 단숨에 읽어내려갔다. 돈복에 일복에 심지어 여복까지 없는 우리 주인공. 매번 돈도 안되는 일로 죽을만큼 고생하고 남들은 전혀 알아주지 않는 일에 목숨까지 걸면서 고군분투하는 이 고독한 남자가 어떻게 될지 뒷편이 기대되고 궁금하다.

 

내친김에 귀신 얘기 하나 더. 하는 생각에 집어든 조선왕조 귀신 실록. 완전 실망. 앞에 책이랑 비교해서 너무 재미가 없다. 물론 하나는 소설이고 하나는 야사이긴 하지만 격차가 너무 심하다. 우리 나라에는 솔직히 재미있는 귀신 애기가 너무 적다. 귀신 얘기라고 그저 무서운 귀신 이야기가 전부다. 뭔가 스펙타클한 맛이 없다. 다양한 맛도 좀 떨어지고. 원령이나 원한에 찬 처녀 귀신이 아닌 괜찮은 기담이나 괴담같은게 드물다. 우리나라 귀신 이야기의 패턴을 대개 억울하게 죽어서 원한을 풀려는 여자 귀신이 전체의 90%정도란 말이야. 물론 이 분야에서 일대 파란을 일으킨 퇴마록이란 걸출한 작품이 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너무 적은것 같다. 내가 어릴때부터 들은 귀신 얘기부터도 거의가 소복입은 여자 귀신 아니면 구미호 둘 중에 하나 정도니.

 

열렬한 책읽기는 며칠전부터 여러날에 걸쳐서 읽은 책인데 집중해서 읽기가 좀 어려웠다. 아무래도 집에서 띵가띵가 놀다보니 어려운 내용보다 쉬운 내용이 더 당기고 집중이 잘 안되는 면이 있어서 그런것 같다. 첫째로 내가 모르는 중국 근대사의 사건들이 너무 많이 나오는데다 일부 번역에도 좀 문제가 있었다. 요새 잘 쓰이지 않는 한자가 자주 나오는데 그걸 해석을 안하고 그냥 한자의 음과 뒤에 한자를 적어놓은거다. 찾아가며 읽을수도 있지만 그러기가 싫었다고나 할까. 예로 들자면 知音-지음이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이거 뜻을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런지? 물론 우리나라도 한자 문화권에 들어가고 나도 한자를 더러 배웠지만 그럼에도 솔직히 헷갈리는 단어가 좀 많았다. 내가 배움이 부족해서 그런거라는 생각도 들고 이왕 해석하는거 좀 쉽게 해줄것이지 하는 생각도 들고. 여튼 글의 내용 자체도 어려운데 문장조차도 어려우니 당연히 조금만 집중도가 떨어져도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조차 어려운데 집에서 몇 달 놀면서 미드만 보던 머리는 집중도가 현저히 떨어져 있었다. TV가 바보 상자라는게 참 이해가 간다. 오래보다보면 생각이 안든다. 화면이 알아서 보여주는데 거기서 생각할게 뭐있나. 그저 멍하니 보다보면 조금씩 생각을 덜하게 된다. 책보다 TV보는데는 아무 문제가 없는데 TV보다 책보려면 잠깐동안 머리의 스위치가 꺼진듯한 느낌이 든다. 아니다. 예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는게 더 정확한 느낌인것 같다. 요 근래 책을 좀 읽기 시작한거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부터 였다. 며칠전부터 추리소설이니 에세이에 대한 글을 올리고 있었지만 사실 시작은 이 책이었다. 처음에는 힘들다가 서서히 집중해서 읽기 시작하자 금세 TV에 관심이 떨어지고 책을 보기 시작했다. 이제서야 예열이 끝났나보다. 이 기회에 TV 좀 그만봐야지. 솔직히 쇼오락 프로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보다보니 중독처럼 끝도없이 보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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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난 유령들 펠릭스 캐스터 3
마이크 캐리 지음, 김양희 옮김 / 노블마인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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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의 앞표지 하단에 나와있는 문구로 이번 권의 모든 내용을 한마디로 요약해서 보여주는 내용이다. 전편에서 라피를 풀어주지 않는 일로 펜에게서 쫓겨난 펠릭스. 안그래도 힘겨운 삶에 고난은 끝이 없고 고생도 끝이 없다. 이 책에 나오는 퇴마사들이란 언제나 힘겨운 삶을 살고 있다. 산자와 죽은자들 사이에 끼인채 둘 중 어느쪽에서도 환영받지 못한채 전전긍긍 하는 것만 같다.

자살한 동료 퇴마사 존의 장례식에 참여했다가 미망인을 조금 아는 관계상 도와주려다 자신도 모르게 문제에 말려든다. 존은 언제나 죽은 누이의 곁에 묻히기를 원했는데 왜 갑자기 화장을 원하는지 모르겠다는 그녀의 말에 자기도 모르게 존이 죽기전에 조사하던 일에 살짝 발을 담그게 된 것. 처음에는 화장에 관계된 법률적인 문제만 살짝 도와줄 생각이었건만 사건은 어느새 커진다.

또다른 여자 잰 헌터는 자신의 남편을 구해달라며 찾아온다. 그가 사람을 죽인게 아니라 몇 십년 전에 죽은 다른 살인자 유령이 그런 짓을 한거라면서 무죄를 밝혀줄것을 부탁한다.

전혀 다른 일이라 생각한 두 사건에는 뜻밖의 공통점이 존재했다. 존이 죽기전에 조사하던 내용중에 죽은 범죄자들에 대한 사례가 있었는데 그곳에서 연결점을 찾게된 것이다.

종횡무진 활약하며 홀로 악당들을 대적하여 맨 손으로 유유히 악당을 헤치우고 불길을 헤치며 나타나면 좋겠지만 펠릭스에게는 그런 능력이 전혀 없는바 할 수 없이 도움을 요청한다.

그 상대는 바로 데몬인 쥴리엣이다. 첫 편에서 펠릭스를 죽이기 위해 소환된 이후 웬일인지 인간세계에 머무르며 이런저런 일들로 펠릭스와 얽힌채 같이 사건을 해결하는 이 아름다운 데몬에게 펠릭스는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찍소리도 못하는 형편이다.

그에 더해 새로운 데몬까지 등장해서 펠릭스의 주위를 맴도는 형편이다. 자기 편이라곤 하나도 없는 상황에서 무기라곤 피리 하나, 동료라고는 데몬 둘이 전부.

물론 당연한 수순으로 펠릭스는 주인공이니까 모든 고난을 극복하고 어떻게든 살아서 사건을 해결해낸다. 그런다고 남들이 알아주는 것도 아니고 팔자가 편해진것도 아니며 하물며 돈조차도 벌지 못한채 상처투성이로 겨우 살아온것만으로 만족해야만 하는 이 험난한 사내의 인생에 앞으로는 또 어떤 고난이 펄쳐질지. 다치는건 어쩔수 없다 치고 돈고생이라도 덜하면 좋으련만. 제대로 된 집조차 없이 떠도는게 너무 불쌍하기만 하다. 그렇다고 호화판 빌라에서 떵떵거리며 사는 퇴마사라는것도 좀 우습기는 하지만서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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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 프랑스 요리 살인사건. 잘린 머리에게 물어봐. 고운초 이야기

 

프랑스 요리 살인사건은 좀 실망이다. 물론 코지 미스터리 장르라는걸 알고 사긴 했지만 그래도 추리소설이라고 하면 기본은 지켜야 되는거 아닌가? 주인공이 탐정이든 경찰이든 설혹 탐정조수이든 요는 사건을 쫓는 주된 탐정역이 있고 이 사람이 설혹 화자가 아니더라도 범인을 탐정이 잡아야 되는건데 말이다. 근데 이 책에서는 분명히 주인공이 있고 탐정역도 하는데 끝까지 헛다리만 짚다가 걍 범인은 경찰이 잡는다. 그나마도 경찰의 추리에 뭔가 큰 실마리를 주거나 돌파구를 마련해 주는것도 아니다. 경찰 아가싸랑 룰루랄라 데이트 두어번 하는게 전부고 조사한다고 돌아다닌 일은 이미 경찰들도 다 아는 일이다. 심지어 범인이 누군지 감도 못잡는 판에 걍 경찰이 알아서 범인을 잡고 사건은 끝이난다. 실망이 크다. 추리는 안하고 요리만 하는 탐정이라. 아무리 미식가 탐정이라는 타이틀을 잡았다고 해도 기본은 지켜줘야지. 범인을 밝히지도 못하고 추리도 못한다면 탐정이라는 말에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잘린 머리에게 물어봐는 실제 살인사건보다 석고상의 잘린 머리가 아주 중요하게 나온다. 심지어 실제 살인사건은 이 두꺼운 책의 후반부에나 가야 일어난다. 그런 점에서 앞부분은 아주 지루했지만 후반부는 좀 재미있었다. 다만 이 책에서 제일 중요한 오해를 일으키는 단어가 일본어에는 존재하지만 한국어에는 존재하지 않아서 재미가 약간 반감되는 면이 있다. 그 단어가 일으킨 오해가 불러온 비극인데 우리나라 말에서는 오해의 여지가 없이 분명히 다른 두 단어라서 말이 안되는데 싶었는데 뒤에 번역가의 후기를 보고는 이해가 됐다. 앞부분이 너무 늘어져서 약간 지루한면도 있었만 그럭저럭 재미있는 추리소설이다.

 

고운초 이야기는 분명히 책 소개에 할머니 탐정이라기에 나는 미스 마플같은 분위기를 상상하고 샀는데 전혀 다르다. 제일 처음에 나오는 이야기를 제외하고는 전혀 추리소설적 면이 없다. 딱 한편에서 추리 비슷한것 하고는 뒤에는 그냥 주인공 할머니의 얘기일 뿐 전혀 추리소설이 아니다. 딱히 나쁘다거나 할 정도는 아니지만 추리소설을 기대하고 산지라 실망이 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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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더움

 

오늘의 책 : 가족만세. 나의 엄마, 타샤 튜더

 

가족만세는 좀 그저그런 책이다. 제목이라든가 표지의 가족 그림이 너무 귀엽고 재미있어 보여서 샀는데 생각처럼 재미있는 내용이 아니다. 오히려 좀 좋게 말하면 슬프고 나쁘게 말하면 구질해보이는 내용이 많다. 특히 여자인 내 입장에서는 아이구, 이 철딱서니 없는 남자야~싶은 내용이 많아서 더 마음에 들지 않았다. 사회적으로는 훌륭한 사람일지 몰라도 남편으로 본다면 좀 짜증나는 내용이 많아서 말이다. 물론 이런 글만으로 사람을 판단하기는 어렵고 평소에는 아주 잘하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글이란 뭔가 사건이 되야 쓰니까 평소에 늘 잘하던 부분은 안나타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역시나 글의 내용은 별로 마음에 든다고 할수가 없다. 특히나 노란 표지에 콩깍지 같은 가족들의 그림이 너무 좋아보여서 산지라 내용이 그림이랑 너무 안 맞아서 더 실망이 크다.

 

나의 엄마, 타샤 튜더. 이 할머니 시리즈가 나오다 나오다 이제 돌아가시고 나니 딸내미까지 등장하는구나 싶은 시리즈다. 그래도 사던건데 싶어서 이 시리즈가 나오는 족족 다 샀는데 딱 까놓고 말해서 맨 처음에 나온 두 권, 행복한 사람 타샤 튜더와 타샤의 정원을 빼면 다 별로다. 처음에 이 두권을 읽고는 너무 마음에 들고 좋아서 그 뒤에 나오는 시리즈도 전부 다, 다른 출판사에서 나온것도 다 사고 말았는데 죄다 크게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커다란 판으로 나온 타샤 튜더 나의 정원이라는 책은 앞에 두 권과 별로 다를게 없는데 다만 판형이 크다는거 그거 하나만 가지고 나온 책이다. 여튼 뒤로 갈수록 이 할머니의 인기를 등에 업고 약간 장사속이구나 싶은 느낌을 준다는거. 그래도 타샤의 집이나 타샤의 식탁정도까지는 괜찮았는데 그 뒤부터는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원래 이 할머님이 삽화가로 유명하시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다가 오히려 정원으로 더 유명해지셨다. 나도 타샤의 정원으로 이 분을 알게되고 난후에 이 분의 삽화가 들어간 책을 서너권 샀다. 비밀의 화원, 코기빌, 타샤의 특별한 날을 샀는데 삽화가 내 마음에 썩 드는 책은 아니었다. 요즘은 하도 좋은 그림에 좋은 내용까지 더한 멋진 그림 동화가 많이 나오는지라 이 분 작품은 약간 구식이랄까. 원래 삽화가라서 그런지 내용은 별로 읽을만한게 없고 그림은 좋기는 한데 지금 시대에 보면 지나치게 고풍스러워 보인다. 그림도 시대가 있는 법인지라. 이 분이 활동하던 전성기인 3~40년 전에는 분명히 멋진 그림이었을지도...내가 너무 어른이 되서 봐서인지도 모른다. 베아트리스 포터랑 타샤 튜더. 이 두분의 삶을 참 존경하는데 그림책은 내가 보기에는 너무 어린이용이고 그림도 예쁘긴 한데 요새 보기에는 약간 화사함이 모자라는 것 같다. 이제 이걸로 타샤 튜더 시리즈는 더 안사기로 했다. 지금까지 산 것만 해도 10권이 넘는데 이제 더 나올 내용도 없을것 같다. 본인도 이제 안계시고 하니 새로운 내용이 나오지는 않을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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