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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 펠릭스 캐스터3 - 살아난 유령들. 조선왕조 귀신 실록. 열렬한 책읽기

 

귀신 이야기라면 뭐든지 좋아하는 나. 사실 그동안 미드랑 지나간 쇼프로 본다고 좀 뜸했는데 웬지 요새 다시 미드고 뭐고 보기 싫어져서 책을 펼쳐들기 시작했다. 펠릭스 캐스터 시리즈 3편을 구매한지 좀 됐는데 그동안 읽고 싶어도 책더미 어디에 깔려있는지 찾지를 못하다 요번에 몇 권 들어내고 옮기면서 발견해서 바로 읽었다. 역시나 재미지다. 주인공이 너무 많이 고생해서 좀 안타깝기는 하지만 600쪽이나 되는 책이 전혀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재미있어서 정말 단숨에 읽어내려갔다. 돈복에 일복에 심지어 여복까지 없는 우리 주인공. 매번 돈도 안되는 일로 죽을만큼 고생하고 남들은 전혀 알아주지 않는 일에 목숨까지 걸면서 고군분투하는 이 고독한 남자가 어떻게 될지 뒷편이 기대되고 궁금하다.

 

내친김에 귀신 얘기 하나 더. 하는 생각에 집어든 조선왕조 귀신 실록. 완전 실망. 앞에 책이랑 비교해서 너무 재미가 없다. 물론 하나는 소설이고 하나는 야사이긴 하지만 격차가 너무 심하다. 우리 나라에는 솔직히 재미있는 귀신 애기가 너무 적다. 귀신 얘기라고 그저 무서운 귀신 이야기가 전부다. 뭔가 스펙타클한 맛이 없다. 다양한 맛도 좀 떨어지고. 원령이나 원한에 찬 처녀 귀신이 아닌 괜찮은 기담이나 괴담같은게 드물다. 우리나라 귀신 이야기의 패턴을 대개 억울하게 죽어서 원한을 풀려는 여자 귀신이 전체의 90%정도란 말이야. 물론 이 분야에서 일대 파란을 일으킨 퇴마록이란 걸출한 작품이 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너무 적은것 같다. 내가 어릴때부터 들은 귀신 얘기부터도 거의가 소복입은 여자 귀신 아니면 구미호 둘 중에 하나 정도니.

 

열렬한 책읽기는 며칠전부터 여러날에 걸쳐서 읽은 책인데 집중해서 읽기가 좀 어려웠다. 아무래도 집에서 띵가띵가 놀다보니 어려운 내용보다 쉬운 내용이 더 당기고 집중이 잘 안되는 면이 있어서 그런것 같다. 첫째로 내가 모르는 중국 근대사의 사건들이 너무 많이 나오는데다 일부 번역에도 좀 문제가 있었다. 요새 잘 쓰이지 않는 한자가 자주 나오는데 그걸 해석을 안하고 그냥 한자의 음과 뒤에 한자를 적어놓은거다. 찾아가며 읽을수도 있지만 그러기가 싫었다고나 할까. 예로 들자면 知音-지음이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이거 뜻을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런지? 물론 우리나라도 한자 문화권에 들어가고 나도 한자를 더러 배웠지만 그럼에도 솔직히 헷갈리는 단어가 좀 많았다. 내가 배움이 부족해서 그런거라는 생각도 들고 이왕 해석하는거 좀 쉽게 해줄것이지 하는 생각도 들고. 여튼 글의 내용 자체도 어려운데 문장조차도 어려우니 당연히 조금만 집중도가 떨어져도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조차 어려운데 집에서 몇 달 놀면서 미드만 보던 머리는 집중도가 현저히 떨어져 있었다. TV가 바보 상자라는게 참 이해가 간다. 오래보다보면 생각이 안든다. 화면이 알아서 보여주는데 거기서 생각할게 뭐있나. 그저 멍하니 보다보면 조금씩 생각을 덜하게 된다. 책보다 TV보는데는 아무 문제가 없는데 TV보다 책보려면 잠깐동안 머리의 스위치가 꺼진듯한 느낌이 든다. 아니다. 예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는게 더 정확한 느낌인것 같다. 요 근래 책을 좀 읽기 시작한거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부터 였다. 며칠전부터 추리소설이니 에세이에 대한 글을 올리고 있었지만 사실 시작은 이 책이었다. 처음에는 힘들다가 서서히 집중해서 읽기 시작하자 금세 TV에 관심이 떨어지고 책을 보기 시작했다. 이제서야 예열이 끝났나보다. 이 기회에 TV 좀 그만봐야지. 솔직히 쇼오락 프로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보다보니 중독처럼 끝도없이 보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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