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2012. 7. 23. 월요일) 남해쪽으로 여행을 갔다. 당일치기로 잠깐이니 여행라기엔 짧고 물에는 발만 담그고 왔으니 피서라기에도 뭐한 그런 여행이다. 아무래도 강아지들때문에 밖에서 자고 오는 여행은 무리다. 마침 엄마를 비롯하여 우리 가족이 모두 놀고 있다. 둘째는 임신 문제로 병원에 다닌다고 잠깐 쉬고 막내는 허리가 안좋다고 잠깐 쉬는 중이라서 정말 근 30년만에 우리 네 모녀가 다같이 여행을 갔다. 마지막으로 우리 넷이 어디간게 어디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엄마는 평일에 놀고 나는 휴일에 놀고 넷이다 직장을 다니다보니 휴가날짜를 맞추기도 어려워서 초등학교때를 제외하면 넷이 어딜간적이 없는것 같다. 둘씩 셋씩은 갔었지만 다 같이는 날을 맞추기가 너무 어려워서 통 같이 가본적이 없었다.

둘째가 운전을 하면서 부터 가기 힘든곳에 우리를 가끔 데려가 주는데 참 고마운 일이다. 어제는 남해쪽으로 쭉 가서 몽돌 해수욕장, 은모래 해변(지명이 기억안난다), 편백나무 휴양림과 역시나 지명이 기억이 안나는 무슨 마을을 구경하고 왔다. 단지 너무 더워서 힘들었다. 역시나 한여름에는 피서를 가는거지 여행을 가는게 아니다. 물 근처로 가서 바로 짐 풀고 물에 뛰어드는 그런 피서를 가야지 이것저것 구경하는 여행은 너무 더워서 힘들다. 내리면 땀이 비오듯 오고 차는 찜질방이 따로 없는 수준이다. 그래도 이때 아니면 다 같이 가기 힘들것 같아서 쭉 한바퀴 돌고 왔는데 나름 재미 있었지만 그래도 무지 피곤했다. 땀을 너무 많이 흘리고 날씨도 너무 더우니 진이 빠진다고나 할까. 두 번은 못가겠다 싶었다.

작년말에 그만두면서 여행이나 갈까 싶었는데 완전 실패했다. 물론 내가 여행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게으른 성격인것도 있긴하다. 그래도 겨울에는 눈구경이 아니면 갈때가 없다. 풀도 꽃도 없으니 눈 보러 갈거 아니면 딱히 볼만한게 없고 울 나라는 온천도 그다지 좋은곳이 드물어서. 전에 어디 온천을 한번 갔었는데 큰 목욕탕 정도지 특별한게 없어서 실망한 이후로 온천에 별 흥미를 못느끼겠다. 부곡 온천은 여러번 갔었는데 거기도 마찬가지다. 요즘 재단장을 했다는데 달라졌을지도 모르지만. 그러다보니 겨울에 서울 구경한번 한게 전부다. 봄에 꽃놀이 간다는게 엄마가 4월 3일부터 디스크 수술로 한달을 입원하고 퇴원하고도 몸조리하다보니 봄이 다 지나가고 이제 여름. 뭘 구경하려니 너무 더워서 안되겠다. 이런거 저런거 따지면 언제가나 싶지만 걸리는게 많다. 강아지들때문에 우리 둘다 집을 며칠씩 비울수는 없고, 친구들은 다들 결혼해서 휴가를 가족들과 보내야 하고, 차라리 외국 여행이면 몰라도 국내 여행을 혼자서 다니는건 좀 머쓱하고. 막상 가보면 좋기도 하지만 금방 피곤해져서 집에 오고 싶기도 하고....난 역시 천상 집순이 체질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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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맑고 더움

 

오늘의 책 : 네가 기억하지 못할 것들에 대하여. 붉은 엄지손가락 지문

 

결혼 계획도 없으며 아이를 낳을 생각도 없고 조카조차도 없는 내게 육아서에 해당하는 이 책은 전혀 쓸모가 없는 책이다. 책소개를 보고 그 점을 정확히 인지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목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산 책이다. 내용은 별거 아니다. 퇴직한 후 두 딸이 연이어 아이를 낳게 되자 맞벌이 부부인 두 딸을 위해 그 아이들을 맡아서 키워준다는 얘기다. 아이들이 자라 어린이집에 갈수 있는 나이가 되면서 두 부부의 육아는 끝이나고 이 책의 이야기도 끝이 난다. 육아서에 해당되지만 아이를 키우는 법이 시시콜콜히 나오지는 않는다. 더구나 외할아버지가 엄마들에게 육아에 대해 코치할 일이 뭐 있겠는가. 그래도 한번쯤 읽어봄직한 구절이나 마음가짐에 대한 글들은 제법 마음에 드는 이야기들이 있었다. 한번 슥 읽어볼만은 한 책에 해당되겠다.

 

붉은 엄지 손가락 지문은 추리소설인데 시대도 주인공도 서술방식도 셜록 홈즈랑 많이 비슷한 책이다. 주인공의 직업은 검시관이기는 하지만 우연히 길에서 친구인 의사를 만나고 그 의사가 조수이자 책의 화자 역할을 하는 점, 주인공은 냉철하지만 친구는 감성적인데다 의뢰인과 사랑에 빠지는 점등 마치 셜록 홈즈의 판박이라고 해도 될만하다. 다만 셜록 홈즈같은 강력한 캐릭터는 아니다. 비슷하지만 홈즈같은 괴팍함은 없고 좀 더 인간적이랄지 하는 면이 부각되다보니 오히려 캐릭터가 약간 흐릿한 감이 있다. 트릭도 단순하고 동기는 더욱더 단순해서 중간부터는 범인이 누군지 뚜렷하게 드러나기는 하지만 시대상을 감안해서 볼때 그 정도는 봐줄수 있는 정도다. 어정쩡한 현대추리소설보다 훨씬 감칠맛이 있는 책이다. 다만 번역자가 쓴 역자후기가 좀 보기 싫었다. 역자도 번역하다보니 홈즈와의 유사점이 뚜렷이 보였나보다. 그렇다고 해도 이 책은 나름의 재미가 있는데 굳이 홈즈와 비교해서 훨씬 인간성이 있다는 식으로 홈즈를 폄하하는 발언을 하는데 이건 잘못이라고 본다. 셜록 홈즈가 그 시대에서 워낙에 유명한 캐릭터다보니 다른 책에서 굳이 그 탐정을 끌여들여서 약간 모자라게 보이게 한다든가, 비교해서 이런 점이 홈즈보다 낫지 않냐는 식의 사족을 붙이는데 쓸데없는 짓이다. 손다이크 박사가 더 매력적이었다면 그가 홈즈보다 더 유명했겠지. 어차피 학술서도 아닌 추리소설이다. 재미를 위해 읽는 책에서 누가 위고 누가 아래인지 구분하는건 어리석은 짓이다. 단지 본인이 보기에 더 재미있다 없다 정도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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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맑음

 

오늘의 책 : 행각승 지장 스님의 방랑, 다이도지 케이의 사건 수첩, 마지막 형사

 

아리스가와 아리스님의 작품은 기발하진 않아도 기본적인 재미는 있는 작품이라 구매했는데 이건 좀 별로다. 보니 단편인데 추리소설은 단편은 시시하다. 기발한 트릭이나 복선을 깔려면 아무래도 어느 정도는 양이 되야 하는법인지라 단편은 사건이 영 시시하고 트릭도 단순해서 그다지 재미가 없다. 한 동네에서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보여서 지장스님이 수행을 위해 방랑하던중 겪은 사건 얘기를 듣는다는 구조인데 사건들이 너무 짧게 끝나서 큰 재미는 없었다.

 

다이도지 케이의 사건수첩도 마찬가지로 단편집이었다. 다이도지 케이는 그다지 형사가 되고 싶지 않았는데 순직한 아버지의 동료들이 뒤를 봐준답시고 도와준덕에 억지로 형사가 된 사람이다. 불의의 사건으로 아내를 잃고 마지막 사건에서 친구를 잃으면서 형사를 그만두고 형사 시절에 알게된 멍청한 범죄자들에 대한 글을 쓰면서 살게된다. 그가 맡았던 마지막 사건의 사이사이에 그만둔 뒤에 생긴 사건들이 들어가 있는 구조인데 사건은 주로 그가 쓴 책 때문에 생긴다. 가명을 쓰긴 했지만 책에 나온 멍청한 범죄자가 누구인지 관련자들은 다 아는지라 그들로부터 본의아닌 항의와 사건해결등을 맡게되는게 줄거리의 기본이다. 나쁘지는 않았지만 썩 재미있지도 않은 그저그런 정도의 책이다.

 

마지막 형사. 제목이 의미하는게 뭔가 했더니 과학적인 수사 방법에 의지하지 않고 옛날 방식을 고집하는 마지막 남은 형사라는 의미였다. 주인공 피터 다이아몬드는 유전자감식이니 컴퓨터니 하는 방법은 질색을 하며 사건 수사는 발로 뛰어서 해결해야 한다고 굳게 믿고있는 형사다. 그러다보니 부하들과의 트러블도 만만치 않다. 첫째로 성격이 좋지 않다는게 제일 큰 문제다. 개인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아닌데다 수사 방법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추리를 전혀 하지 않는단 말이다. 증거라든가 면밀한 추리를 통해서 사건을 해결하는게 아니라 그저 주위에 있는 사람을 닦달해서 막무가내로 자백을 받아내서 사건을 해결하려고 한다. 피해자의 신분이 밝혀지자 딱히 증거도 없이 무조건 남편을 범인으로 몰아서 자백을 받겠다면서 몰아붙인다. 알리바이 조사로 남편이 한것이 아님이 밝혀지자 그제야 풀어준다. 먼저 알리바이 조사부터 하고 연행을 해야하는걸텐데. 그 다음으로 남편이 만나고 있던 미망인을 바로 집는다. 무슨 증거가 가르치는게 아니라 막무가내다. 마지막에 진짜 살인범을 밝힌 것도 추리라고 보기 어렵다. 왜냐하니 추리 과정을 전혀 말해주지 않고 막무가내로 불러다 너지?하고 물으니까 맞다고 대답하는게 다다. 왜 그렇게 추리하게 됐는지 그 과정이 전혀 설명되지 않는다. 무지하게 두껍지만 재미는 그다지 없었다.

 

추리소설이란 트릭이나 사건도 중요하지만 탐정이라는 캐릭터도 상당히 중요하다. 물론 다른 장르의 소설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캐릭터가 가지는 매력이 작품의 반은 차지한다고 본다. 근데 오늘 본 3권은 다 이 캐릭터가 너무 약했다. 우리나라가에는 행각승이라는게 없다보니 이 스님이 뭐하는 사람인지 감이 잡히지 않는데다 단편으로 사건만 나열하다보니 주인공인 지장스님의 개인적인 정보가 하나도 나오지 않아서 캐릭터가 희미하다. 다이도지 케이도 마찬가지다. 이런 사람이구나 하고 딱 잡히는 느낌이 없어서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겠고 캐릭터가 약해서 별로다. 피터 다이아몬드는 캐릭터는 확실한데 마음에 들지 않는다. 화도 잘내고, 부하들한테 고함을 치면서 괴롭히고, 증거도 없이 막무가내로 범인으로 밀어붙히기만 하는 등등 인간적인 매력이 없다. 자기 마음대로 사건 수가가 안된다고 부하들한테 씩씩대면서 화만 내는 사람을 누가 좋아할수 있을까. 뒤로 가면 달라질지도 모르겠지만 여튼 별로 마음에 드는 캐릭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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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2-07-23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는 책을 읽으셨네요.저도 3권 다 읽어봤는데 개인적으로 마지막 형사>다아도지 케이의 사건수첩>행각승 지장스님의 방랑순이더군요^^
 

요즘 열심히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분발하여 직장을 찾고 있다. 아직 돈이 좀 있는터라 놀수 있는만큼 놀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다. 아무래도 이번에 직장에 들어가면 또 언제 이렇게 여유롭게 쉬어볼것인가 하는 생각에 돈 떨어질때까지는 놀아보고 싶다. 그래도 괜찮은 직장에 이력서는 넣어보는데 문제는 왜 다들 거짓말을 하는것이냐다.

엊그제 면접을 본 곳도 그렇다. 근무시간이 8시부터 5시까지고 주 5일제라고 분명히 말해놓고는 막상 면접을 보면서 불어보니 6시 정도까지 남아줬으면 하는거다. 그리고 일이 있으면 주에 1,2번은 토요일도 나와야 하고 공휴일에도 현장에서 일하면 놀기는 미안하니까 나와야하지 않겠냐고 하는거다. 미안할게 뭐 있다고. 그 사람들은 그 사람들 일 하는거고 나는 내 일하는건데 내 일도 없는데 왜 미안하다고 나와? 글고 일이 많아서 내가 자발적으로 출근을 하는거면 모르지만 지들이 일이 있으면 토요일에도 나와야 한다고 말하는건 주 5일제가 아니지 않나. 조건을 보고 연락을 한건데 왜 막상 가면 말이 틀리냔 말이지.

지금까지 면접을 보러 가보니 내가 같은 회사에 11년이나 다녔다고 하니 내가 성격이 무지 순하고 회사 말에 순종적이라서 그렇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진짜 화난다. 11년 장기근속이 가능했던건 솔직히 내가 무지 일을 잘하기 때문이다. 보험회사에서 카드회사에 요 앞 회사까지 내가 다녔던 어떤 회사에서도 나는 단 한번도 일 잘못한다는 소리는 듣지 못했다. 실수를 하지 않을만큼, 상사들이 나한테 뭐라고 하지 않을만큼 일을 잘했기 때문에 트러블없이 오래 다닌것이다. 근데 이것들이 나를 쉽게 본다. 아이고~ 참.

직장 찾다보니 스킬이니 경력이니 하는것도 덧없다. 그저 젊은게 장땡이다. 물론 특수한 분야의 능력이라면 가능하겠지만 나같은 경우는 그런 정도는 아니고 많은 사람이 가지고 있는 정도의 재주다 보니 아무래도 어릴수록 유리하다. 절로 한숨이 나온다.

솔직히 쉬고 있으니 참 좋다. 어차피 집도 있고 저금도 있고 하니 이제 큰 돈은 벌지 않아도 되겠지만 그렇다고 마음놓고 놀 정도도 아니다. 앞에 회사에서 2년 정도만 더 다니면서 돈을 모았으면 마음놓고 한가한 직장을 다닐수도 있었을텐데.

노는게 좋고 다만 두어달이라도 더 쉴수 있는 형편이라는게 참 감사하다. 불합리한 조건이라도 갈려고만 들면 고용하겠다는 곳도 있다. 일은 많고 월급은 적지만. 그래도 가만히 생각하면 나쁜 일은 하나도 없다. 행복하지만 또 동시에 약간 불안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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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2-07-19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요즘 대기업들은 젊은 사람을 잘 안뽑고 중소 기업들은 작은 월급에 막 부려먹을수 있어 젊은 사람을 뽑으려고 하는것 같아요.
그나저나 좀 쉬셔도 자금 여유가 계시다니 넘 부럽습니당.
 

날씨 : 흐림

 

오늘의 책 : 동네에서 소문난 텐구의 아이 1~7

 

요즘 새 만화책을 별로 사지 않는데 드물게 만난 재미있는 책이다. 연애 만화 그 중에서도 특히 중, 고등학생들이 나와서 첫사랑이라면서 깍깍대는 연애물은 좋아하지 않는데 드물게 괜찮은 만화다. 배경이나 등장인물이 내가 좋아하는 종류인건 맞지만 그래도 연애물은 연애물. 이 나이에 어린애들 사랑타령은 딱 질색인지라 망설이다 샀는데 예상외로 너무 재미있어서 깜짝 놀랐다. 주인공 여자아이도 귀엽고 그 주변인물들이 다 귀엽고 개성이 넘쳐서 아주 마음에 들었다.

텐구의 딸이면서도 자신이 텐구가 될까봐 두려워하는 히메와 어릴때부터 그녀를 지켜주며 텐구가 되고자 수련중인 슈운. 히메는 짝사랑중인 남자가 있지만 웬지 슈운이랑 잘될것같은 느낌이다. 거대한 힘을 지녔지만 텐구가 될까봐 두려워하며 힘을 쓰는것도 수련을 하는것도 두려워하는 히메. 그녀에게 어떤 비밀이 있는듯이 나오는데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히메가 짝사랑하는 남자에게도 숨겨진 비밀이 있는듯한데 그것도 아직. 나라로 수학여행을 가면서 뭔가 일이 터질것 같은 분위기인데. 요즘 크게 재미있는 만화를 만나지 못했다. 흑집사와 누라리횬의 손자를 판타지물인줄 알고 샀는데 둘다 너무 잔인해서 마음에 들지 않는다. 처음에는 재미있어서 봤던 더블 페이스도 뒤로 갈수록 실망스러웠다. 이런 와중에 건진 신간이 제법 재미가 있어서 웬지 뜻밖에 횡재라도 한듯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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