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열심히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분발하여 직장을 찾고 있다. 아직 돈이 좀 있는터라 놀수 있는만큼 놀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다. 아무래도 이번에 직장에 들어가면 또 언제 이렇게 여유롭게 쉬어볼것인가 하는 생각에 돈 떨어질때까지는 놀아보고 싶다. 그래도 괜찮은 직장에 이력서는 넣어보는데 문제는 왜 다들 거짓말을 하는것이냐다.

엊그제 면접을 본 곳도 그렇다. 근무시간이 8시부터 5시까지고 주 5일제라고 분명히 말해놓고는 막상 면접을 보면서 불어보니 6시 정도까지 남아줬으면 하는거다. 그리고 일이 있으면 주에 1,2번은 토요일도 나와야 하고 공휴일에도 현장에서 일하면 놀기는 미안하니까 나와야하지 않겠냐고 하는거다. 미안할게 뭐 있다고. 그 사람들은 그 사람들 일 하는거고 나는 내 일하는건데 내 일도 없는데 왜 미안하다고 나와? 글고 일이 많아서 내가 자발적으로 출근을 하는거면 모르지만 지들이 일이 있으면 토요일에도 나와야 한다고 말하는건 주 5일제가 아니지 않나. 조건을 보고 연락을 한건데 왜 막상 가면 말이 틀리냔 말이지.

지금까지 면접을 보러 가보니 내가 같은 회사에 11년이나 다녔다고 하니 내가 성격이 무지 순하고 회사 말에 순종적이라서 그렇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진짜 화난다. 11년 장기근속이 가능했던건 솔직히 내가 무지 일을 잘하기 때문이다. 보험회사에서 카드회사에 요 앞 회사까지 내가 다녔던 어떤 회사에서도 나는 단 한번도 일 잘못한다는 소리는 듣지 못했다. 실수를 하지 않을만큼, 상사들이 나한테 뭐라고 하지 않을만큼 일을 잘했기 때문에 트러블없이 오래 다닌것이다. 근데 이것들이 나를 쉽게 본다. 아이고~ 참.

직장 찾다보니 스킬이니 경력이니 하는것도 덧없다. 그저 젊은게 장땡이다. 물론 특수한 분야의 능력이라면 가능하겠지만 나같은 경우는 그런 정도는 아니고 많은 사람이 가지고 있는 정도의 재주다 보니 아무래도 어릴수록 유리하다. 절로 한숨이 나온다.

솔직히 쉬고 있으니 참 좋다. 어차피 집도 있고 저금도 있고 하니 이제 큰 돈은 벌지 않아도 되겠지만 그렇다고 마음놓고 놀 정도도 아니다. 앞에 회사에서 2년 정도만 더 다니면서 돈을 모았으면 마음놓고 한가한 직장을 다닐수도 있었을텐데.

노는게 좋고 다만 두어달이라도 더 쉴수 있는 형편이라는게 참 감사하다. 불합리한 조건이라도 갈려고만 들면 고용하겠다는 곳도 있다. 일은 많고 월급은 적지만. 그래도 가만히 생각하면 나쁜 일은 하나도 없다. 행복하지만 또 동시에 약간 불안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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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2-07-19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요즘 대기업들은 젊은 사람을 잘 안뽑고 중소 기업들은 작은 월급에 막 부려먹을수 있어 젊은 사람을 뽑으려고 하는것 같아요.
그나저나 좀 쉬셔도 자금 여유가 계시다니 넘 부럽습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