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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디타운
F. 폴 윌슨 지음, 김상훈 옮김 / 북스피어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읽어보고는 깜짝 놀랐다. 생각보다 너무 재미있는게 아닌가. 꼭 사려고 했다기보다 걍 중고샵에 있길래 한번 질러본건데 기대이상의 수작이었다. 낡고 더러운 사무실. 세상에 대한 염세로 가득찬듯 시니컬한 분위기의 탐정. 의뢰인은 당연 여자고 남자는 싫은척 하다가 결국 의외를 받아들이는데 처음 생각한것보다 사건은 커져만간다. 배경이 미래사회인것만 빼면 어디선가 많이 본듯한 분위기라 이리저리 뒤적여보니 아니나 다를까 챈들어에 대한 오마주라고 하길래 그럼 그렇지 하고 무릎을 쳤다. 어찌 이리 똑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담 하고 생각했지만 처음만 그렇고 뒤로 가면 갈수록 점점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을 찾아가는 탐정과 여주인공이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든다. 게다가 마치 미래사회에 대한 디스토피아적인 분위기를 잔뜩 깔고 시작한 주제에 마지막은 해피엔딩이라는 점이 더더욱 마음에 든다. 암울한 미래소설은 이젠 정말 사양이기 때문이다.
줄거리를 설명하자면 이렇다.(스포성 강하니 조심바람) 미래 지구. 많은 인간들이 지구이외의 외항행성에 이주해 살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지구에는 많은 인간이 살고 있다. 인구폭발로 인해 강력한 산아제한이 시행되고 있어 한 부부에 한 아이밖에 가질수 없고 아이를 가질 권리를 포기한 사람은 클론을 소유할수 있다. 지구인은 진민이라 불리고 클론이나 버려진 아이들은 어떠한 권리도 없이 살아간다. 아내에게 버림받고 쓸쓸이 살아가는 시그문드에게 한 창녀인 클론이 의외를 해온다. 자신을 진민으로 만들어주고 외항행성으로 이주해 결혼하자고 한 남자가 있는데 갑자기 행방불명되었다며 찾아줄것을 부탁한다. 절대 그럴리가 없다는걸 알고 클론을 비웃지만 워낙 돈이 급했던터라 의뢰를 받아들이는데 그 남자는 사실 범죄조직의 부두목으로 막대한 양의 마약을 빼돌려서 도망친것이다. 남자는 찾아내지만 이미 마약을 빼돌린 탓에 다른 조직에게 당해 거의 죽어가고 있었고 아니나 다를까 클론에게 준 그린카드는 가짜였던것. 시그는 그가 숨긴 마약을 판 돈을 찾아내어 클론에게 정착자금과 그린카드를 만들어 줘 그녀를 외항행성으로 나갈수있게 도와준다. 그러면서도 입으로는 절대 그녀에게 딴 마음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 뒤 빼돌린 금으로 탱자탱자 살다 너무 심심해 다시 탐정사무소를 낸 그에게 자신이 버린 아이 일명 업동이를 찾아달라는 의외가 온다. 아이를 찾기위해 업동이단에 접근한 그에게 자신이 BB라며 연락책으로 온 남자아이와 함께 사건을 조사하던중 거대한 제약회사가 뒤에 있는걸 알게된다. 자세한 조사를 위해 잠입한 제약회사에서 인지력을 높여주는 약을 주입한후 갑자기 사건의 전말을 알게된 시그는 의사앞에서 얼결에 큰소리로 진상을 말해버리고 그 탓에 살인자에게 죽을뻔하지만(목이 잘렸는데 다시 붙인다는 정말 SF적인 사건이다) 구사일생 살아나고 자신을 헌신적으로 보사펴주는 BB에게 정을 느낀다. 그런 BB에게 업둥이들의 엄마노릇을 한다는 웬디를 소개받아 만나게되는데 그녀는 바로 몇 년전에 떠난 클론 진 할로었다. 사실 시그에게 실종된 업동이들을 찾아달라는 부탁을 한것도 그녀였다. 시그와의 만남이 들켜 정부에 잡혀간 진을 구하기 위해 업동이들이 데모를 기획하자 자신의 아이들을 버린데대한 죄책감을 안고 있던 진민들까지 가담하여 웬디를 구하려하고 결국 폭동을 염려한 정부에서는 각지에서 기부금을 모아 지구의 업동이들을 외항행성으로 이주시키기로 한다. 진과 BB는 시그에게도 같이 가자고 애원하지만 시그는 내가 그런 시골에서 뭐하고 살겠냐며 거절한다. 진을 좋아하지 않냐는 친구의 물음에 나는 클론따위한테는 일말의 관심도 없다며 화를 내지만 남몰래 그런 곳에서도 내가 할일이 있을까를 생각하는 폼이 조만간 시골에서 진을 아내삼고 BB를 아들삼아 농사를 짓고 있을 그의 모습이 그려진달까.
너무 마지막까지 자세하게 내용을 다 적은게 아닐까 싶은데 어찌 쓰다보니 어디서 끊어야 할지 몰라서 줄거리를 다 적어버리고 말았다. 지우려니 쓴게 아까워서 그냥 두고싶은데 스포성이 너무 강하니 다 읽고 화내시는 분은 없었으면 좋겠다. 미리 조심하라는 말을 넣었으니 화내시지 말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