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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와일드 환상동화
오스카 와일드 지음, 이은경 옮김, 이애림 외 그림 / 이레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오스카 와일드라는 이름이 들어가 있기에 환상동화라는 말에 속지 않았다. 동화라고 하지만 전혀 동화스럽지도 않고 솔직히 어린이들이 읽을만한 얘기도 아니다. 하기사 그림형제의 동화도 원래는 잔혹하기 그지없었다고 하지 않는가. 얘기들 전체가 씁쓸하다. 쓴맛이 입맛을 돋궈주는듯한 그런 느낌의 이야기랄까. 어쨋든 절대 어린이들에게 읽혀주고 싶지 않은 동화긴 하다. 그럴줄 알고 샀으니 이야기에는 불만이 없다. 불만은 책값이 너무 비싸단 점이다. 단편 8편에의 가격치고는 엄청나다. 물론 정장은 비싸보이게 했다. 하지만 비싸보일뿐 전혀 좋아보이지 않는다. 먼저, 표지. 단순한 디자인의 미학인지 어쩐지 몰라도 내 보기에는 초라하고 칙칙해 보인다. 안쪽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비싸보이는 좋은 종이에 인쇄를 한건 좋은데 그림도 없이 글만 있는 페이지를 이렇게 두꺼운 종이를 사용할 필요가 있었는지 싶다. 다음은 그림이다. 단편당 2, 3개 정도의 그림이 책의 중간에 크게 들어가 있다. 그림이 책 중간에 접히는걸 방지하기 위해서인지 그림 자체가 접혀있어서 펼치면 두 페이지 크기의 그림이 나온다. 그 그림들이 하나같이 마음에 안든다. 일러스트레이터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정말 이렇게 못그릴수가! 싶은 그림이다. 뭐 이야기의 기괴함을 살리고자 그렇게 그렸다고 하면 할 말 없지만 아무리 그래도 글에서 천하의 미남으로 나오는 애들이 그림상으로는 기괴한 괴물처럼 나온다. 할수만 있다면 그림을 박박 찢어버리고 싶다. 차라리 없는게 더 낳겠다. 이렇게 못생긴 책을 이렇게 비싼값에 사다니. 땅을 치고 울일이다. 단편 8편을 가지고 큰 정장에 그림까지 넣어서 만들때의 목적은 소장용의 고급책이다.책 한권에 2만원은 아주 비싼가격이다. 파격적인 실험용이라면 좀 더 싼 가격의 대중적인 책을 만들어야 한다. 이 책이 과연 소장해서 보고 보고 또 보고싶은 책인지 편집자는 가슴에 손을 얹고 솔직히 생각해보시길 권한다. 별 두개도 오스카 와일드 아니면 안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