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주의 감정수업 - 스피노자와 함께 배우는 인간의 48가지 얼굴
강신주 지음 / 민음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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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신이 불안정한 시기에 많은 위안을 준 책이다. 근데 다 읽고나서 약간 허무주의적인 인생관에 빠져들었다. 어짜피 인생이 내 의지로 되는것도 아닌데 아둥바둥 할 필요가 있나 싶기도 하고. 그래도 어설픈 자기계발서보다는 백만배 낫다.

 

 

책 속에서

 

항상 떠날 준비를 하라! 상대방에 대해 항상 자유로워라! 이것만큼 상대방이 나에게 무관심해지거나 심드렁해지지 않도록 만드는 확실한 방법도 없다. 떠날 수도 있고 머물 수도 있는 사람만이 누군가의 곁에 머물 수가 있다. 이런 주인으로서의 당당한 자유를 가슴에 품고 있을 때에만 상대방도 우리를 주인으로 대우할 것이다.

 

돈에 대한 갈망에서 빠져나올 방법은 있을까? 그것은 나름대로 최적생계비를 생각하며 돈을 버는 것이다. 돈을 목적의 자리가 아니라 원래 자리, 그러니까 수단의 자리로 만들려면 이 방법밖에 없다. 돈은 여행을 가려고, 맛난 음식을 먹으려고, 혹은 멋진 옷을 사기 위한 수단이다. 그리고 돈은 또한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부드럽게 해주는 윤활유다.

 

애인과 친구의 가치를 알려면, 사실 내가 고통에 빠져 있을 때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오히려 내가 가장 행복할 때에 진짜 애인인지 가짜 애인인지, 혹은 진짜 친구와 가짜 친구를 명확히 구분할 수 있게 된다. 그가 당신의 행복을 함께 행복해하고 당신의 불행을 함께 불행해하는 사람이어야만이 여러분은 자신에게 애인이나 친구가 있다고 말할 자격이 있는 것이다. 어떤 이는 당신의 불행을 위로하면서 상대적으로 자신이 당신보다 행복하다는 사실에 뿌듯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아직 움직이는 데 여력이 있다면, 과거에 피웠던 꽃망울에 대한 동경일랑은 접고, 지금 현재를 살아내야만 한다. 강렬한 햇빛도 있을 것이고, 뿌리를 뽑을 것 같은 비바람도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여기에 당당히 맞설 때에만, 삶의 절정은 또다시 찾아올 것이다.

 

다수의 약자를 통제하려면, 소수의 강자가 명심해야 할 철칙이 한 가지 있다. 그것은 약자에게 해악을 가할 때 같은 약자가 보는 앞에서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자신도 언제든지 해악을 입을 수 있다는 판단, 그리고 자기처럼 해악을 당할 수 있는 사람들이 다수라는 자각은 극심한 분노와 아울러 조직적인 저항을 낳을 수 있으니까. 그래서일까, 권위적인 조직에서는 학생들이나 노동자들의 연대 의식과 유대감을 극히 꺼린다. 반대로 우리가 학생회 아니면 노동조합을 만들어야만 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렇게 약자들이 연대하는 조직을 통해 우리는 자신과 같은 처지의 타자들이 어떤 해악을 입고 있는지 알게 되고, 그렇게 해서 앞으로 자신에게 닥칠 수도 있는 해악을 막기 위해 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잊지 말자. 우리라는 의식이 없다면, 해악을 끼치는 강자에 대한 분노도 발생할 수 없다는 사실을.

 

헨리크 입센 - 동시대인들의 심리를 이해하는 데 광고만큼 좋은 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매일 신문 광고들을 열심히 읽었다고 한다.

 

어떻게 하면 두려움을 극복하고 현재의 삶을 향유할 수 있을까? 가장 중요한 것은 가벼움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 가진 것에 연연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가진 것, 즉 건강, 젊음, 직장, 애인 들은 모두 항상 떠날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혹은 언제든지 버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지금 가지고 있는 모든 것들은 잠시 내 곁에 있을 뿐이라는 것을 안다면, 미래에 대한 두려움의 감정은 그만큼 줄어들 것이다.

 

온건한 사람은 표면적으로는 타인을 배려하는 공동체 의식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타인에 대한 공포가 드리우고 있는 짙은 그늘이 있다. 말 잘 듣는 아이는 그 공포감으로 인해 자신의 욕망을 부정하고 있는 것이다.

 

후회에는 모든 불운을 자기 탓으로 돌리는 정신적 태도, 다시 말해 다르게 행동할 수 있는 자유가 있었다는 의식을 전제한다. 그렇지만 절대적으로 자유로운 선택을 했다고 믿는 것만큼 거대한 착각이 어디 있겠는가. 이보다 더 큰 오만이 또 있을까? 결국 후회는 강한 자의식을 가진 사람에게 자주 찾아오는 감정이다.

결국 후회라는 슬픈 감정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는 유아적 태도를 벗어나야만 한다. 이것은 물론 자기중심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제대로 인식해야 가능하다. 한마디로 타자가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 즉 타자의 타자성을 받아들여야 후회라는 감정에서 조금씩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순간 우리는 몇 가지 지혜를 덤으로 얻을 수 있다. "모든 것이 나의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행복을 소원해도 그렇게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예기치 않은 행복이나 불행이 나에게 올 수도 있다."

어떤 음식이 배가 고파서 맛있다고 느끼는 것과 내 입맛에 맞아서 맛있다고 느끼는 것은 질적으로 다른 것이다. 그러니까 허기짐이 없을 때에만 내 입맛에 맞는 음식을 찾을 수 있는 것처럼, 누군가를 사랑하기에 앞서 나의 삶 자체가 지나치게 불행한 건 아닌지 점검해 봐야 한다. 다시 말해 끌림을 사랑으로 착각하지 않으려면, 우리의 삶이 어느 정도 행복하도록 스스로를 배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읽고 싶은 책

- 빙점 by 미우라 아야코

- 개구리 by 모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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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스트, 노사라의 도쿄 플라워
노사라 지음 / 미래의창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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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도쿄의 감각있는 플라워숍들을 다루고 있다. 일본이 엄청난 플라워 산업 강국이라고 듣긴 했는데, 책을 보니 그 규모가 더욱 실감이 났다. 일본 여행을 하면서도 어느 마트에서나 저렴한 가격에 싸게 판매되고 있던 작은 꽃다발들을 보며 꽃이 일상화된 그들의 삶이 내심 부러웠다. 나 역시 꽃이 사치가 니라 일상이라고 생각하는 한 사람이기에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그런 문화가 자리잡길 기대해본다. 언젠가 책에 소개된 도쿄의 예쁜 플라워숍들을 찾아가봐야지.

 

 

책 속에서

 

아오야마 플라워마켓

도쿄의 70여 개 매장을 비롯한 전국의 모든 매장이 프랜차이즈가 아닌 본사 직영으로 운영되고 있다.

전국적으로 많은 매장이 운영되는 만큼 아오야마 플라워 마켓은 본사의 철저한 시스템 하에 운영되기 때문에 기존의 플라워샵과는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이 돋보인다. 그 첫 번째가 베스트셀러인 라이프 스타일 부케이다. 아오야마 플라워 마켓은 전국의 어느 매장을 가든 같은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 쉽게 말해 꽃을 기성 상품화 한 것이다.

 

일반적인 조형 작업과 화예 조형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시간이다. 화예는 식물이라는 살아있는 생명체를 다루는 직업이기 때문에 작품을 만드는 시간부터 전시까지 모든 과정이 시간에 구애 받는다. 한 송이의 꽃이 물 없이 버틸 수 있는 시간은 길어야 3~4시간. 조금씩의 편차는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화예 조형 작가들은 전시가 열리기 전날 전시장에 도착해 작품을 만들고 설치한다. 또 전시 기간 내내 뜨거운 조명 아래에서 식물이 싱싱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돌봐야 한다. 식물이 가진 시간성, 그리고 그것이 놓인 공간에 의해 만들어지는 예술이 바로 화예 조형이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꽃이 아름답게 피었다가 점점 시들어가는 과정을 일정한 공간내에 담아 아름답게 표현해내는 것이 화예 조형만의 매력이다. 다른 예술 작품처럼 영원하지는 않지만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가 아니라면 공유할 수 없기에, 오히려 더 소중하지 않은가.

 

가보고 싶은 곳

- Flower MUJI 유락초점

- 가마쿠라 : 장마철 수국 여행 '하세데라 산책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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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나의 도시
정이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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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십대 여자로써 구구절절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던 소설.

다시 한번 느끼는 거지만 정이현 작가는 정말 섬세하게 글을 잘쓴다. 글을 읽다보면 일본 작가인 에쿠니가오리의 작품들도 많이 생각나는데, 그에 비해서는 훨씬 유머가 있고 담백하다. 책장을 덮고 여운이 그다지 남지는 않았지만 읽는 동안 재미있었으므로 그걸로 만족.

 

 

책 속에서

 

지금은 서른한 살. 뭐 아직까지는 견딜 만하다. 나이 한 살 더 는다고 해서 눈가 주름이 확 늘어나거나 갑자기 아줌마라는 호칭으로 불리지 않는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런 건 사실 그다지 대수로운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더럽고 치사한 일들을 예전보다 훨씬 잘 참아내게 되었다는 측면에서 나 자신이 깜짝 놀랄 정도였다.

 

"평범하게 사는 인생이 가장 바람직한 거라고, 요즘엔 그런 생각이 많이 듭니다."

숨이 턱 막혔다. 나 또한 별반 다르지 않은 자세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었다. 그렇지만 타인의 목소리를 통해 들으니 그다지 내세울만한 인생관은 아닌 것 같다.

 

친구의 결혼식을 위해 정성껏 치장하는 것은, 미안하지만 예의를 다해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화사하고 은성한 결혼식장의 빛 속에서 나 스스로를 다독이기 위함이다. 아직은 충분히 괜찮다고, 나는 보잘것없지 않다고 주문을 외우기 위함이다.

 

스스로에게 묻는다. '너는 왜, 이 회사에 다니니?' '먹고 살기 위해서'라는 대답이 반사적으로 튀어나온다. 아니다. 가장 솔직한 대답은 '달리 뭘 해야 좋을지 몰라서'일 것 같다. 나를 안전하게 옭아매고 있는 울타리 밖으로 한 발자국 벗어나는 순간, 막막한 정글 한복판에 내팽겨질지 모른다는 불안감! 겁이 난다면 영원히 이대로 사는 수밖에 없겠지. 동물원 우리를 아늑한 둥지라고 자위하면서.

 

스무 살엔, 서른 살이 넘으면 모든 게 명확하고 분명해질 줄 알았었다. 그러나 그 반대다. 오히려 '인생아란 이런 거지'라고 확고하게 단정해왔던 부분들이 맥없이 흔들리는 느낌에 곤혹스레 맞닥뜨리곤 한다. 내부의 흔들림을 필사적으로 감추기 위하여 사람들은 나이를 먹을수록 일부러 더 고집 센 척하고 더 큰 목소리로 우겨대는지도 모를일이다.

 

이 바닥이 아닌 다른 곳에서 밥벌이를 하고 살아갈 수 있을지 나도 궁금하다. 지금껏 쌓아온 노하우와 인맥을 깨끗이 버리고, 전혀 다른 필드에서 초보자가 되어 처음부터 새로 시작하는 것이 가당키나 할는지. 위기는 찬스라는 말이 허튼 위로가 아니라면 사면초가의 궁지에 몰린 지금이야말로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과연?

 

읽지 않은 척, 지금이라도 얼른 메일을 닫아버릴까. 그러나 이메일에는 '수신 확인'이라는 잔인한 기능이 있었다. 발신자는 자신이 보낸 메일을 상대방이 읽었는지 아닌지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그 기능을 처음 고안해낸 이는, 객관적으로 증명 가능한 것만을 믿는 슬픈 실증주의자임에 분명했다.

 

책 속에서 언급된 책

- 반짝반짝 빛나는 by 에쿠니가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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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은 이렇게 한다! 웹 기획자가 알아야 할 서비스 글쓰기의 모든 것 TECH@NAVER 시리즈 7
유영경 외 지음 / 위키북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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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기획자들이 글을 쓸 때 유의해야할 포인트가 일목 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그 동안 서비스 안내 메시지를 만들거나 할 때 습관처럼 써왔던 표현들 중에 잘못된 것도 많았다. 이제라도 알았으니 앞으론 주의해야지.

 

 

책 속에서

 

되도록 모든 운영체제와 제품에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표현을 쓰는 것이 좋다.

- 누르기, 길게 누르기, 두 번 누르기, 쓸어 넘기기, 끌기, 손가락 오므리기, 벌리기

 

'정말', '참', '매우' 등과 같은 수식어는 의미를 전달하는 데 꼭 필요한 말이 아니니 습관처럼 덧붙이지 않아야 한다.

- 나쁜 표현 : 선택하신 폴더가 삭제됩니다. 정말 삭제하시겠습니까?

- 좋은 표현 : 선택한 폴더를 삭제하시겠습니까?

 

메뉴, 버튼, 입력란 이름 등과 같이 UI 요소 이름을 지칭할 때는 굵게 표시해 다른 텍스트와 구분한다. 굵게 표시하기 어려울 때는 대괄호([])를 사용한다. 어떤 서식을 사용하든 일관되게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

- 나쁜 표현 : 메일 환경을 설정하려면 설정을 클릭합니다.

- 좋은 표현1 : 메일 환경을 설정하려면 설정을 클릭합니다.

- 좋은 표현2 : 메일 환경을 설정하려면 [설정]을 클릭합니다.

 

장애가 발생한 경우 오류 메시지 예시

- 일시적인 오류로 전송에 실패했습니다.

- 잠시 후 다시 시도해 주세요.

- 알 수 없는 오류로 올리기에 실패했습니다.

 

자주 틀리는 외래어표기법

- 어플리케이션(X) / 애플리케이션(O)

- 컨텐츠(X) / 콘텐츠(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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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EBS 자본주의 제작팀 지음 / 가나출판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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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는 좋은 책이란, 읽고 나서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드는 책인데 '자본주의'는 딱 그런 부류의 책이었다. 다소 무거운 주제임에도 누구나 읽기 쉽게 쓰여졌고, 읽고 나서도 오랫동안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이 책은 나에게 정신차리라고 여러 번 나의 등짝을 후려쳤다. 순진하게 있다간 순식간에 빚더미에 허덕이게 만드는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살아남으려면 열심히 공부하고 경계하는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 다음 세대의 젊은이들은 생존이 문제가 아니라 진짜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마음껏 도전할 수 있는 그런 세상을 맞이했으면 좋겠다.

 

 


책 속에서

"젊은 세대들이 일자리를 찾기는 앞으로도 어려울 것입니다. 세계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죠. 무슨 일이든 하는 게 일이 없는 것보다 낫다는 걸 깨닫기 바랍니다. 경험, 제시간에 나가는 것, 낮은 자리에서 시작해서 승진하는 능력, 이런 것들이 노동을 아예 안 하는 것보다 나을 것입니다." - 제프리 마이론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의 비밀

미국을 금융위기로 몰고 간 이 사태를 들여다보기 전에 우선 '서브프라임'이라는 단어가 무슨 뜻인지부터 알아보자. 미국에서는 개인에 대한 신용등급을 '프라임(Prime, 우수)', '알트A(Alternative-a, 중간)', 서브프라임(Subprime, 저신용) 순으로 나누고 있다. 즉,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이란 저신용자에 대한 주택 담보대출을 의미하는 것이다. 돈을 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들에게까지 돈을 빌려줬던 것이다.

 

"주택 담보 대출은 최고의 대출 형식이었어요. 주택 가격이 오르고 있기 때문에 돈을 빌린다는 느낌이 안 들어요. 합법적으로 내 자신인 것을 꺼내 쓰는 것 같죠. 집값이 계속 오르니까 그 오른 만큼의 돈을 빌리는 겁니다. 그런데 집값이 내려가기 시작하자 아무 보호장치가 없었어요. 이미 집을 담보로 대출을 했으니까요. 이미 집을 사고 차를 사고 그에 맞는 생활에 돈을 써 왔기에 소득은 늘지 않았는데도 잘산다는 착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 라구람 라잔

 

자본주의 사회에서 은행이 돈 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는 것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의 차원이 아니다. 그들이 동정심이 있어서, 또는 가혹한 현실에 처한 저신용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기 위해서도 아니다. 그 모든 것은 이미 자본주의 체제 안에 내재된 법칙이며, 또한 약자를 공멸로 몰아가는 비정한 원리다.

 

재테크로 제일 많은 돈을 번 사람은 바로 은행이다. 은행은 조그만 위험도 감수하지 않은 채 당신의 투자에 올라타 수익이 오르면 그만큼의 수익을 얻어갔으며, 설사 당신의 투자가 실패해도 웃으며 칼같이 수수료를 떼어갔다. 제대로 알아보고 뛰어들지 않으면 결코 성공할 수 없는 게임, 그것이 바로 은행과 함께하는 재테크라는 게임이다.

 

저축은행

"원래는 신용금고죠. 쉽게 말하면 사금고이며, 새마을금고와 같은 작은 금융회사에 불구한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은행'이라는 이름을 붙여주니까 사람들은 은행과 혼동을 하기 시작했고 그래서 '많은 돈을 맡겨도 문제가 없을 것이다'라고 착각을 했던 것입니다."

 

고수익은 고위험이다

"금융소비자들이 반드시 아셔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높은 이자를 주는 곳에는 반드시 위험이 숨어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저축은행에서 이자를 더 많이 주는 것은 은행보다 더 쉽게 망할 수 있기 때문에 이자를 좀 더 주는 것입니다. 특정 상품이 이자가 많다는 것은 또 그만큼 실패할 확률도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점을 모른 채 '이자가 많으면 좋은 상품이구나'라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보험

생명보험회사에 들든, 손해보험회사에 들든 아무 상관 없다. 중요한 것은 정액보장 상품인지, 실손보장 상품인지만 우선 확인해보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실손보장 상품은 중복보상이 되지 않기 때문에 하나만 들면 충분하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금융회사에 소속되지 않은 독립적인 상담사, 즉 '독립재정상담사'이다. 금융상품 판매업자의 이해관계와는 독립해서 따로 판매수수료를 받지 않고 자문 대상인 고객이 최선의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그에 합당한 금융상품을 추천하는 사람을 말한다.

 

성인이 된 우리의 소비 습관과 성향은 이미 수십 년간 진행된 '키즈 마케팅'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매 순간 합리적으로 결정해서 소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어린 시절에 형성되었던 습관의 산물로 소비하게 된다는 것, 그리고 부모는 상당수가 아이들의 영향에 의해 소비하고 있다는 것은 자본주의 세상에서 살고 있는 우리가 의식하지 못했던 놀라운 비밀 중의 하나이다.

 

마케팅

"마케팅이란 다양한 기술을 사용해 전략적으로 유혹해서,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 상품이 필요하다고 느끼게 하는 것입니다." - 마틴 린드스트롬

 

"한국의 마트에 가면 재미있어요. 시식이 많죠. 커피를 맛보거나 음식을 먹어볼 수 있어요. 중요한 사실이에요. 우연이 아닙니다. 현대 신경과학에 설명돼 있죠. 음식 등 무언가의 냄새를 맡으면, 감각을 자극하고 오감 모두를 통해 허기를 더 느껴요. 결국 더 많이 사게 되죠. 음식뿐 아니라 모든 상품을 더 많이 사게 됩니다. 몸에 갈망이라는 감각을 심어놓기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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