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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EBS 자본주의 제작팀 지음 / 가나출판사 / 2013년 9월
평점 :
내가 생각하는 좋은 책이란, 읽고 나서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드는 책인데 '자본주의'는 딱 그런 부류의 책이었다. 다소 무거운 주제임에도 누구나 읽기 쉽게 쓰여졌고, 읽고 나서도 오랫동안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이 책은 나에게 정신차리라고 여러 번 나의 등짝을 후려쳤다. 순진하게 있다간 순식간에 빚더미에 허덕이게 만드는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살아남으려면 열심히 공부하고 경계하는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 다음 세대의 젊은이들은 생존이 문제가 아니라 진짜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마음껏 도전할 수 있는 그런 세상을 맞이했으면 좋겠다.
책 속에서
"젊은 세대들이 일자리를 찾기는 앞으로도 어려울 것입니다. 세계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죠. 무슨 일이든 하는 게 일이 없는 것보다 낫다는 걸 깨닫기 바랍니다. 경험, 제시간에 나가는 것, 낮은 자리에서 시작해서 승진하는 능력, 이런 것들이 노동을 아예 안 하는 것보다 나을 것입니다." - 제프리 마이론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의 비밀
미국을 금융위기로 몰고 간 이 사태를 들여다보기 전에 우선 '서브프라임'이라는 단어가 무슨 뜻인지부터 알아보자. 미국에서는 개인에 대한 신용등급을 '프라임(Prime, 우수)', '알트A(Alternative-a, 중간)', 서브프라임(Subprime, 저신용) 순으로 나누고 있다. 즉,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이란 저신용자에 대한 주택 담보대출을 의미하는 것이다. 돈을 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들에게까지 돈을 빌려줬던 것이다.
"주택 담보 대출은 최고의 대출 형식이었어요. 주택 가격이 오르고 있기 때문에 돈을 빌린다는 느낌이 안 들어요. 합법적으로 내 자신인 것을 꺼내 쓰는 것 같죠. 집값이 계속 오르니까 그 오른 만큼의 돈을 빌리는 겁니다. 그런데 집값이 내려가기 시작하자 아무 보호장치가 없었어요. 이미 집을 담보로 대출을 했으니까요. 이미 집을 사고 차를 사고 그에 맞는 생활에 돈을 써 왔기에 소득은 늘지 않았는데도 잘산다는 착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 라구람 라잔
자본주의 사회에서 은행이 돈 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는 것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의 차원이 아니다. 그들이 동정심이 있어서, 또는 가혹한 현실에 처한 저신용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기 위해서도 아니다. 그 모든 것은 이미 자본주의 체제 안에 내재된 법칙이며, 또한 약자를 공멸로 몰아가는 비정한 원리다.
재테크로 제일 많은 돈을 번 사람은 바로 은행이다. 은행은 조그만 위험도 감수하지 않은 채 당신의 투자에 올라타 수익이 오르면 그만큼의 수익을 얻어갔으며, 설사 당신의 투자가 실패해도 웃으며 칼같이 수수료를 떼어갔다. 제대로 알아보고 뛰어들지 않으면 결코 성공할 수 없는 게임, 그것이 바로 은행과 함께하는 재테크라는 게임이다.
저축은행
"원래는 신용금고죠. 쉽게 말하면 사금고이며, 새마을금고와 같은 작은 금융회사에 불구한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은행'이라는 이름을 붙여주니까 사람들은 은행과 혼동을 하기 시작했고 그래서 '많은 돈을 맡겨도 문제가 없을 것이다'라고 착각을 했던 것입니다."
고수익은 고위험이다
"금융소비자들이 반드시 아셔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높은 이자를 주는 곳에는 반드시 위험이 숨어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저축은행에서 이자를 더 많이 주는 것은 은행보다 더 쉽게 망할 수 있기 때문에 이자를 좀 더 주는 것입니다. 특정 상품이 이자가 많다는 것은 또 그만큼 실패할 확률도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점을 모른 채 '이자가 많으면 좋은 상품이구나'라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보험
생명보험회사에 들든, 손해보험회사에 들든 아무 상관 없다. 중요한 것은 정액보장 상품인지, 실손보장 상품인지만 우선 확인해보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실손보장 상품은 중복보상이 되지 않기 때문에 하나만 들면 충분하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금융회사에 소속되지 않은 독립적인 상담사, 즉 '독립재정상담사'이다. 금융상품 판매업자의 이해관계와는 독립해서 따로 판매수수료를 받지 않고 자문 대상인 고객이 최선의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그에 합당한 금융상품을 추천하는 사람을 말한다.
성인이 된 우리의 소비 습관과 성향은 이미 수십 년간 진행된 '키즈 마케팅'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매 순간 합리적으로 결정해서 소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어린 시절에 형성되었던 습관의 산물로 소비하게 된다는 것, 그리고 부모는 상당수가 아이들의 영향에 의해 소비하고 있다는 것은 자본주의 세상에서 살고 있는 우리가 의식하지 못했던 놀라운 비밀 중의 하나이다.
마케팅
"마케팅이란 다양한 기술을 사용해 전략적으로 유혹해서,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 상품이 필요하다고 느끼게 하는 것입니다." - 마틴 린드스트롬
"한국의 마트에 가면 재미있어요. 시식이 많죠. 커피를 맛보거나 음식을 먹어볼 수 있어요. 중요한 사실이에요. 우연이 아닙니다. 현대 신경과학에 설명돼 있죠. 음식 등 무언가의 냄새를 맡으면, 감각을 자극하고 오감 모두를 통해 허기를 더 느껴요. 결국 더 많이 사게 되죠. 음식뿐 아니라 모든 상품을 더 많이 사게 됩니다. 몸에 갈망이라는 감각을 심어놓기 때문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