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작가를 몇년 전 내 고향에서 열었던 책방 덕분에 우연히 알게 된 후 신간소식에 반가워 읽기 시작한 책. 삼년여 운영 후 책방경영을 종료한단 소식을 SNS 통해 듣고 아쉬웠건만, 이런 좋은 책을 준비하기 위해 그랬으리라 생각하며 아쉬움을 떨쳐낸다. 책과 그 유통을 일임한 서점들의 옛 이야기들을 찾아 정리해 주는 글솜씨가 일품이다. 학생시절 찾아다녔던 헌책방들과, 그날이오면, 오늘의책, 장백서점, 풀무질과 같은 지금은 전설의 사회과학서점들 이름이며 일하며 독서하며 알게 된 화산문고, 통문관 이야기들을 이 책에서 다시 발견하게 되어 반가웠다. 책을 좋아하는 이는 책에 대한 이야기도 즐긴다. 작가님, 아니 나에겐 옛 그냥과보통 책방지기님의 이 책이 그랬다.
걷고 읽고 사랑하는 것으로 정의하려 하는 나의 삶, 열심히도 걷고, 일로도 취미로도 맹렬히 읽고, 삶을 무척이나 진심으로 사랑하는 대선배님의 이야기를 보고 배운다. 아직 내 수준으로는 갈길이 멀었지만, 뭐 대수인가. 선배님 말씀처럼 한 발자국 내딛으면 된다. 또 한 발자국 내 딛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