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에만 들리면 어김없이 전화를 하는 두 살 터울 남동생이 있다. 오늘도 변함없는 첫 마디. "오빠다. 뭐하니?" 처음에 오빠라고 할 때는 뭐 이런 녀석이 다 있나 싶어서 당황했었는데 이제는 나도 면역이 되었는지, 포기를 한건지 "응, 잘지내. 왠일이야." 한다.

서점인데 읽고 싶은 책이 있느냐고 묻는 말에 눈이 번쩍 뜨였다. 잠시 후에 메시지로 보내겠다고 하고선 끊고 잠깐 고민을 하는데 며칠 전에 어느 분의 리뷰를 보고 메모해 두었던 터키소설 <모피 코트를 입은 마돈나>가 문득 떠올랐다. 그 분의 리뷰에서 "울컥 무언가가 치밀더니 정말 뜨겁게 울어버렸다."라는 감상평이 있었고, 나에겐 그 문장만으로도 그 책을 읽을 이유는 충분했다. 책을 읽으면서 뜨거운 눈물을 흘려본 적이 언제인지 가물가물하다. 물론, 내가 그 분처럼 뜨거운 눈물을 흘리리란 보장은 없다. 하지만 어느 한 사람에게라도 가슴 뭉클, 뜨거운 눈물을 흘리게 한 책이라면 꼭 읽어 보고 싶다. 터키 문학을 접할 좋은 기회이기도 하고.

남동생에게 메시지를 보냈더니, "이러니 내가 누나한테 직접 물어보지 않을 수가 없어. 이런 책을 내가 어찌 알고 사겠어." 덧붙여, 설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고맙게 받으라는 동생님. "ㅎㅎ 네에네에." 그러고보니 곧 설이구나. 나에겐 긴 휴가다. 생각만해도 좋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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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8-02-05 08: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좋은 이야기네요.
그리고 저 책, 저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담아갈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