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발달의 수수께끼 - EBS 다큐프라임 화제작!
EBS <언어발달의 수수께끼> 제작팀 지음 / 지식너머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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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발달의 수수께끼] 언어발달, ‘When’이 아니라 ‘How’다!

아이의 언어발달에서 출발하는‘나이에 상관없이 언어능력자가 되는 비결’

육아서로 출간되었지만 원작도 책도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If you can I can, too.”

 

 

 

언어는 존재의 집이다. - 하이데거

어휘력은 한 개인의 삶이다.(p.77)

진정한 언어능력이란 바로 ‘언어의 힘’을 잘 활용하는 것이다.(p.284)

 

 

벌써 새해도 한 달이 훌쩍 지났다. 많은 사람들이 세우는 신년 계획이 외국어 공부(특히 영어)일 것이다. 보신각 타종 소리와 함께 올해도 또 불타오른 학구열, 지금껏 잘 지키고 계시는지. 왜 그토록 오랫동안 영어를 공부해도 언제나 제자리인지, 어떻게 하면 내 아이는 영어천재로 만들 것인지, 우리는 항상 고민한다. 이에 대해 2011년 가을 EBS에서 <언어발달의 수수께끼>란 제목의 3부작 다큐멘터리가 방영된 적이 있었다. 제목처럼 언어발달의 비밀부터 출발하여 의사소통 기술 계발에까지 확장되는 흥미로운 다큐멘터리였다. 그리고 올 1월 이 다큐멘터리가 한 권의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그런데 ‘아이의-’ 시리즈처럼 육아서의 포맷이다.

 

 

그렇다면 이 책은 아이 교육을 고민하는 영유아 자녀를 둔 부모만을 위한 책일까. 그렇지 않다. 원작(다큐멘터리)도 책도 아이의 언어발달로 출발하는 것은 맞지만, 궁극적으로 얘기하는 것이 ‘언어 습득은 시기보다 방법에 의해 좌우된다.’이다. 따라서 흔히 조기교육하지 않으면 다중국어자가 되는 것은 매우 힘들다고 생각하는 통념을 깨는, 아직 외국어 정복의 꿈을 포기하지 않는 어른들에게 큰 힘이 되는 책이다. 인간의 언어습득에 대한 학설은 크게 경험론(학습설), 선험론(생득설), 경험과 선험의 상호작용론 셋으로 나눌 수 있다. 언어는 크게 모국어, 제2언어(일상의 언어생활에서 반드시 써야 하는 모국어 이외의 언어), 외국어(일상의 언어생활에서 선택적으로 쓰는 다른 나라의 언어)로 나눌 수 있다. <언어발달의 수수께끼>는 이 모든 관점을 검토하며 누구나 실천하기 쉬운 언어능력 계발의 길을 제시한다.

 

 

이 책의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어떤 질문을 던졌을 때 사람마다 대답이 다를 수는 있다. 하지만 언어발달에 대한 하나의 팩트를 두고 교육학자들과 사교육 관계자들의 의견이 접점 내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는 것은 우리에게 많은 점을 시사하고, 소비자이자 학부모의 불안 역시 가중된다. (...) 같은 팩트를 가지고 다른 결론을 도출한다는 것은 누군가 무리하게 적용하고 있다는 증거다.

 

<언어발달의 수수께끼>는 언어발달의 ‘조건’에 대해 진실을 캐내는 여정이었다. 언어 천재로 태어난 아기가 점차 둔재가 되어가는 과정에는 서로 다른 ‘양육환경’이 있음을 알리고자 했으며, 이를 통해 바람직한 언어능력이란 타인에게 과시하는 ‘현학’이 아니라 타인과 마음을 나누는 ‘공감’임을 역설하고 싶었다.

이를 위해 제작진은

1. 아이가 태어나 모국어를 습득하고 영어를 배우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통해 아이의 언어능력을 좌우하는 조건이 무엇인지 살펴보았다.

2. 아이에게 어떤 언어교육이 필요한지 고민하기 위해 진정한 언어능력에 대해 따져 보았다. 더불어 언어의 힘을 확인하였다.

3. 언어능력의 도착점은 ‘소통’이라 보고, 대인관계 속에서 언어의 힘을 발휘하기 위한 방법들을 찾아보았다.

 

아기는 태어나 만 1년이면 100여 개의 단어를 이해하고, 만 2년이 지나면 어휘력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만 3년이면 문법까지 터득해 문장으로 표현을 하는 수준에 이르고, 만 4년이면 의사소통의 준비를 마치게 된다. 어떤 아기도 단어나 문법을 인위적으로 학습하진 않지만,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언어를 습득하게 되는 것이다.(p.15)

 

인간의 뇌는 갓 태어났을 때는 좌뇌와 우뇌가 합쳐진 상태이며, 만 2세가 가까워지면서 좌뇌와 우뇌가 분리되기 시작해 만 12세 무렵이면 어른의 형태로 완전히 분화된다. 뇌신경과학자들에 따르면 어린아이는 단어를 구분하기 위해 대뇌 전체를 사용하지만, 만 2세가 가까워지면 좌측의 두정엽과 측두엽을 활성시킨다고 한다. (...) 좌뇌, 특히 두정엽과 측두엽의 활성화가 중요한 이유는, 이 부위에 언어중추인 브로카 영역과 베르니케 영역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브로카 영역이 망가지면 말을 더듬거나 아예 못하는 등 말하는 행위 자체가 힘들어지고, 베르니케 영역이 망가지면 말은 하되 무슨 의미인지 스스로 알 수 없을 만큼 어휘 선택에 장애를 겪는다. 말을 할 때 우리의 뇌는 베르니케를 통해 의미를 해석하고 단어를 선별한 다음 브로카 영역을 거쳐 입 밖으로 내보낸다.(pp.34-35)

 

사람은 누구나 언어능력을 갖고 있지만 대략 만13세에는 타고난 언어능력이 고정되기 때문에 어떤 학자들은 만12세가 지나면 새로운 언어를 습득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보았다. 설령 언어를 배운다 하더라도 그것을 모국어가 아닌 제2언어로 받아들이는 것만 가능하기 때문에 그 시기를 ‘언어의 한계기’, 또는 ‘결정적 시기’라고 했다. (...) 만 12~17세에 전두엽이 완전히 새롭게 태어난다. (pp.98-100)

개인차가 있긴 해도 모든 인간은 만 4년 내에 모국어를 마스터할 수 있는 언어 천재로 태어난다. 만 2세 무렵 언어중추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되고 만 12세 무렵 전두엽이 완전히 새롭게 태어나며 뇌가 거의 성숙한다. 조기교육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이를 근거로 내세우며 2개 국어 이상을 완벽한 모국어로 사용하기 위해 조금이라도 더 어릴 때 공부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같은 이유로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형편없는 외국어 실력을 정당화한다. 하지만 뇌의 발달은 언어‘발달장애’와 관련은 있어도 언어‘능력발달’에 미치는 영향력은 생각만큼 절대적이지 않다. 언어능력의 차이는 언어환경(노출)에 달렸고, 나이보다는 노출시간이, 노출시간보다는 배우고자 하는 욕구가 더 중요하다.

 

 

인간의 언어습득이 본능적이고, 언어능력이 유전적이며, 보편 문법 규칙이 뇌에 들어 있다고 해도 인간이 하나의 언어를 말하기 위해서는 언어환경에서의 노출, 즉 경험이 필요하다. (p.80)

   

어린아이와 어른이 외국어(...)를 학습한다면 인지능력은 물론 이미 축적된 학습능력이 높은 어른이 더 빨리 외국어를 습득할 수 있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지속적으로 언어자극에 놓이는 이중 언어환경이라면 상황은 전혀 달라진다. (p.120)

 

갓 태어난 아이가 모국어를 습득하고 누군가와 의사소통을 하게 되기까지는 만 4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4년을 시간으로 따지면 11,600시간. (...) 만약 매일 1시간씩 영어를 공부한다면 무려 32년에 해당하는 엄청난 시간이다. ‘1만 시간의 법칙’에 대해 들어보았을 것이다. 미국의 신경과학자 다니엘 레빈튼은 사람의 두뇌가 숙련자, 혹은 능통자의 경지에 이르려면 1만 시간 정도의 연습이나 훈련을 필요로 한다고 주장했다.(pp.125-126) 

 

오히려 우리의 뇌는 조기교육을 거부해서, 지나친 언어자극은 독이 된다. 지속적이고 자연스러우며 충분한 노출만이 언어능력을 높인다. 부모의 역할은 아이의 발달속도에 맞추어 응원해주는 것만으로 충분하며 어느 정도 성장 이후의 언어능력 발달은 순전히 개인의 의지와 노력에 달려 있다. 특히 외국어나 어학시험의 관점에서 모국어 이외의 언어를 학습할 땐 인지능력과 배경지식량이 월등한 어른의 성취도가 아이를 압도한다. 부모의 욕심일 뿐 2개 이상의 언어를 완전한 모국어로 인지하는 것도 거의 불가능하다. 다만 나이상 가능한 노출시간이 현저히 많아 제2언어로서 성공적인 습득이 어른보다 유리할 뿐이다. <언어발달의 수수께끼>는 언어 습득에도 최근 유행한 ‘1만 시간의 법칙’이 적용되는 것을 증명하였다. 타고난 능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치열한 노력이다.

 

 

같은 사물을 보더라도 사람마다 해석하는 방식이 다른데, 이것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배경지식을 얼마나,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다르기 때문이다. 보통 통찰력이 있는 사람들은 같은 사물을 보고도 다양한 정보를 활용해 상황을 판단하는 반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 단순한 판단을 한다. 그런데 이 배경지식에 있어 무엇보다 언어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실제로 학습은 언어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언어를 통해 많은 지식을 습득하게 되고, 이렇게 축적된 지식은 다음 학습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언어는 학습의 가장 기본적인 배경지식이다. (p.64)

 

창의적인 사고력은 (...) 언어능력과도 맞닿아 있는데, 언어는 단순한 단어의 연결이 아니라 한 사람의 생각과 감정, 가치판단, 지식 등 다양한 인지요소가 결합된 산물이기 때문이다. 두뇌에서 일어나는 생각, 감정, 사고는 언어로 정리되고 표현된다. 많은 어휘와 표현을 알고 있을 때 그 사람의 생각, 감정, 사고가 더 효과적으로 묘사되고 다른 사람에게 전달될 수 있다. 살아 있는 언어란 한 사람의 생각과 감정, 가치판단, 지식 등이 담겨 있어야 한다. (...) 언어란 그 사람의 인문학적 소양을 담는 그릇이다.(pp.160-161)

 

언어가 만들어내는 프레임이 사람들의 사고와 행동을 결정하며 세상을 바꾸는 방법이 된다. 이것이 바로 언어의 힘이다.(p.192)

 

언어와 정서, 언어와 사고는 서로 유기적으로 상호작용을 하며, 언어에 따라 정서나 사고가 달라지기도 하고, 정서와 사고에 따라 언어표현이 달라지기도 한다.(p.202) 언어와 사고방식, 행동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서로 영향을 끼친다. 언어는 바로 그 사람이 보는 세상의 프레임이며, 사고방식이며, 행동을 유추하게 만든다.(p.226)

 

긍정언어는 긍정적인 사고방식과 행동을 유발한다. 어떤 말을 하느냐는 우리의 뇌를 지배하고, 우리의 뇌는 생각과 행동을 결정한다. 그리고 아이의 긍정적인 언어는 바로 ‘부모’라는 언어환경이 좌우함을 잊지 말자.(p.219)

 

인간관계와 소통에 있어 중요한 열쇠는 ‘의견수용’과 ‘자기노출’이다. 의견수용은 상대방의 입장이나 태도, 말하는 내용을 수긍하고 이해하는 공감능력을, 자기노출은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진솔하고 긍정적으로 나타내는 표현능력을 이르는 말이다. 의사소통을 잘하기 위한 비결은 공감능력과 표현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 언어능력을 높이는 최고의 기술이다.(p.240)

 

원작을 보면서 <언어발달의 수수께끼>라는 제목과 달리 막상 언어발달 자체보다 의사소통 기술과 언어의 힘에 대해 다루는 비중이 높아서 매우 의아했었다. 그리고 ‘흥미롭기는 하나 생각보다 주제에서 벗어난 부분이 많아 아쉬웠던 다큐멘터리’라는 것이 이 시청의 감상이었다. 그 의문이 이번에 출간된 책을 읽으며 풀렸다. 육아의 관점에서 접근한다면 언어발달을 통해 궁극적으로 달성해야 하는 것이, 성인의 입장에선 사회생활을 하며 뼈저리게 통감하고 갈망하는 것이 결국 ‘언어의 힘’을 자유자재로 이용하는 탁월한 ‘의사소통 기술’이고 그래서 제작진이 이 부분에 대해 많은 분량을 할애한 것이다. <언어발달의 수수께끼>는 다른 언어 학습과 관련하여 독자에게 수많은 무기를 제공하는 유용한 지침서이다. 부모에겐 자녀 양육과 교육에 있어 반성하고 전략을 바꾸는 계기가 되고, 성인에겐 자신의 어린 시절과 부모를 상기하고 앞으로 외국어 정복에의 도전에 든든한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오타) 진정한 언어능력이란 바로 ‘언어의 힘’을 잘 활용하는 사람이다.(p.284)

구성 개요, 문장, 편집교열 모두 매우 깔끔한 편인 책인데 이렇듯 군데군데 주술 호응 잘못 등 비문들이 좀 있다.

아래는 이 책의 목차이다. 가장 좋은 것은 원작과 책 모두 보는 것이지만, 그것도 책만 읽는 것도 모두 불가능하나 이 주제에 관심이 있다면 목차만이라도 읽어보길. 책 전체의 대략적 얼개를 파악할 수 있다.

 

프롤로그_왜 점점 더 많은 아이들이 영어유치원에 다닐까?

 

Chapter1. 모든 아이는 언어 천재로 태어난다

1. 태어나는 순간, 언어를 배울 준비는 끝났다

갓난아기와 침팬지의 차이│아기 옹알이의 비밀│말문 틔기 전, 엄마와 아기의 의사소통

2. 생애 첫 3년, 폭발적인 언어습득기

생후 12개월, 100개의 단어를 이해한다│만 1~2세, 명사 위주의 단어에서 벗어나다│만 2~3세, 문장으로 말한다│만 4세, 타인과 소통할 준비를 마치다

3. 언어발달 돕는 양육환경은 따로 있다

왜 또래여도 언어능력에 차이가 날까?│엄마의 언어능력이 아이에게 대물림된다?│아이에게 효과적인 언어환경 만들기│지나친 언어자극은 독이 된다

*Bonus Page_그림책 읽기, 학습보다 아이와의 소통이 중요하다

그림책, 교육도구가 아니다!│그림책 읽기, 엄마가 힘들다면 효과는 반감!│부모와 아이가 행복해지는 그림책 읽기 요령

 

Chapter2. 언어능력이 좋아야 공부도 잘한다

1. 국어력이 각광받는 시대가 왔다

국어, 기본 점수는 따놓은 과목?│공부 잘하는 비결? 언어능력에 달려 있다│규칙성과 유연성이 높은 언어, 한국어

2. 유아기의 어휘력이 학습능력을 좌우한다

어휘력이 좋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어휘력이 좋은 아이, 3년 후를 따라가다│부모의 어휘력에 아이 미래가 달려 있다?

3. 높은 언어능력은 두뇌발달이 활발하다는 증거

아기의 뇌는 언어본능을 타고난다│‘언어의 뇌’는 어떻게 이루어져 있을까?│생후 3개월, 뇌의 언어영역은 이미 활동 중│뇌 언어영역을 발달시키기 위한 방법

4. 언어능력이 아이의 미래를 바꾼다

언어발달의 문을 여는 열쇠│언어의 질, 창의적인 표현력이 좌우한다│언어습득에 결정적 시기가 있을까?

*Bonus Page_국어 잘하는 딸, 수학 잘하는 아들?

언어발달이 빠른 여자아이, 비밀은 두뇌 차이!│딸의 언어능력, 아들이 따라잡을 수 있을까?│수학과 과학! 문학, 예술과 무관하지 않다

*Bonus Page_언어발달의 이상 징후, 늦기 전에 알아내라

언어발달의 이상 징후, 조기발견이 중요하다│3세 전 확인해야 할 언어장애│취학 후 언어장애가 발견되는 경우

 

Chapter3. 영어, 우리말처럼 잘할 수 있을까?

1. 어릴수록 외국어를 빨리 습득할까?

아동 90% 이상이 만 3~5세에 시작하는 영어교육│생후 6개월, 발음을 구분하는 아기의 능력│유치원생 vs. 대학생, 중국어 대결

2. 외국어 능력, 나이보다 노출 시간이 중요하다

이민 가족, 딸이 아빠보다 낫다?│외국어와 모국어 습득의 결정적 차이│노출의 법칙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3. 조기 영어교육, 왜 성공보다 실패를 말하는가?

암묵적 학습이냐. 명시적 학습이냐│결정적?민감한 시기에 대한 집착│아이의 두뇌는 ‘조기’ 교육을 싫어한다│높은 교육비용, 에듀푸어가 될 수도 있다

4. 영어교육, 가장 이상적인 출발을 위해

‘원어민처럼’이란 목표는 무의미하다│언어는 그 사람의 인문학적 소양이다│우리말을 잘해야 영어도 잘한다│영어를 잘하는 것 역시 의사소통이 관건│영어와 친숙해지는 시기별 영어교육

*Bonus Page_돈 들이지 않고 영어와 친해질 수 있는 방법

영유어 무료 영어 사이트 이용하기│영유아 영어 어플리케이션으로 놀기│동네 어린이 영어도서관 방문하기

 

Chapter4. 언어가 아이의 성격과 행동을 바꾼다

1. 상대가 공감하는 언어표현은 따로 있다

사람을 움직이는 단 한 마디의 말│언어의 차이가 생각의 차이를 낳는다│프레임을 알아야 언어가 힘을 발휘한다

2. 언어가 바뀌면 아이의 행동이 달라진다

이름과 직함이 일으키는 파장│부정적 언어가 두뇌에 미치는 영향│아이의 문제행동, 언어부터 바꿔라

3. 아이에게 긍정을 심어주는 언어환경

옹알이에도 적극적으로 반응하라│아이는 먼저 하는 말에 끌린다│아이를 유혹하는 유해 언어환경 비켜가기

*Bonus Page_아이와의 대화, 칭찬이 독이 될 때와 양이 될 때

'넌 최고야!'보다는 '참 잘했구나'가 좋다│억지 칭찬이나 건성 칭찬은 NO!│애매모호한 칭찬보다 잘한 점을 콕 집어 칭찬하라│똑같은 행동에 어제는 칭찬, 오늘은 꾸중?│칭찬 뒤에 꾸중을 연이어 하지 마라

 

Chapter5. 의사소통 능력이 곧 리더의 조건이다

1. ‘나’는 ‘너’를 알지만 ‘너’는 ‘나’를 모른다

인간관계에서 소통이 어려운 이유│생후 18개월이면 타인의 마음을 읽는다│자신이 바라보는 나, 타인이 바라보는 나

2. 공감능력과 표현능력, 부모에게 배운다

때로는 친밀감이 소통에 방해가 된다│아이가 감정을 긍정적으로 표현하도록 도와라│경청과 공감이 말하는 아이의 흥을 돋운다

3. 의사소통도 훈련이 필요하다

성공한 사람들의 필수조건, 의사소통 능력│자존감 높은 아이가 경청과 공감에 뛰어나다│몸짓언어 역시 솔직하고 정확하게 드러내라│아이의 미래를 바꾸는 대화의 기술

*Bonus Page_아이의 말문을 닫게 하는 부모의 말실수들

"왜 이렇게 말이 많아?"│"됐어! 네가 뭘 알아!"│"네가 하는 일이 다 그렇지."│"너를 믿은 내 잘못이지."│"대체 누굴 닮아 이 모양이야?"│"한 번 안 된다면 그런 줄 알아!"

 

에필로그_아이의 언어교육, ‘때’가 아닌 ‘방법’에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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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의 배신 - 왜 뚱뚱한 사람이 더 오래 사는가
아힘 페터스 지음, 이덕임 옮김 / 에코리브르 / 201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다이어트의 배신]바보야 문제는 스트레스야

비만은 없다,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진화의 결과일 뿐

스트레스를 잡지 못하면 살은 찔 수밖에 없다

 

 

 

 

브랜든이 계산을 하는 동안 그녀는 화장실로 가 방금 먹은 음식을 모두 토했다. 십오 년째 웨이스트 사이즈 26을 유지한다는 건 보기보다 성가시고 어려운 일이었다. - 정이현, 단편 <트렁크>

 

일도 그만두고 좋은 직장도 거절하며 다이어트에 매진한지 150, 이제 감량 18kg차에 들어섰다. 지난 15년 간 내 체중은 조금만 긴장을 풀면 널뛰기를 했다. 영양실조도 여러 번, 피가 묽어 8년 동안 헌혈을 할 수 없었고, 섭식장애를 앓기도 하였다. 이러면 오래 못 살 수 있겠다 싶다. 그럼에도 필요할 때마다 고통스러운 다이어트에 도전하는 것은 그건 뚱뚱한 몸으로 겪어야 하는 사회적 차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속이 편해 살이 찐다, 얼마나 자기관리를 안하면 그러나, 저런 몸으로 밖을 기어 나오네, 쟤 봐 운동하는 거 완전 웃겨, 그 몸매로 가능한 직업과 연봉은 여기까지입니다 등 단지 남보다 체중이 많이 나간다는 이유로 별 소리들을 당연하듯 받아들여야 한다, 날씬한 몸으로 단명하는 것과 뚱뚱한 몸으로 장수하는 것을 택하려면 조금의 주저함 없이 전자를 택할 것이다. 여기 나 같은 이들을 위한 단비 같은 위로와 변명의 신간이 있다.

 

누구도 그 자체로서 온전한 섬은 아니다 - 존 던

의사들의 실책은 말할 수 없이 많다. 대체로 이들은 환자를 굶기는 데는 지나치게 낙관적이지만 환자의 고통을 그치게 하는 데는 지나치게 비관적이다 - 마르셀 프루스트

A는 키 181cm에 체중 75kg, 모든 건강검진사항이 정상이고, 담배는 안 피고 술은 적당히 마시며 일주일에 3번 이상 운동한다. B는 키 176cm에 체중 99kg, 35세부터 심장과 동맥 질환 경고를 받았지만 살을 빼지 못했다. 어느 날 같은 날 두 사람은 심근경색으로 중환자실에 실려 왔고 둘 중 한 사람은 별 다른 치료 없이 5일 만에 퇴원했고 다른 한 사람은 수술까지 했지만 당일 사망하였다, 사망한 사람은 둘 중 누구일까. 정답은 A였다. 일반적인 우리의 상식을 위배하는 뜻밖의 결과, 독일의 저명한 비만과 당뇨병 전문가로 뇌과학과 내과학을 넘나드는 페터스 교수는 이 비밀을 밝히기 위해 대규모 연구 프로젝트 및 12천 건의 자국내외 연구 검토를 진행하였고, 그 결과와 관련 한 권의 얇은 교양서적을 출간하였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이 책은 -당김코르티솔두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다.

-당김 : 뇌가 에너지를 필요로 할 때 능동적으로 몸에서 에너지를 끌어당기는 힘(p.241)

코르티솔 : 부신에서 나오는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살을 찌움. 스트레스가 지속적이고 강할수록 더 많이 분비됨(p.60, P245)

1944년 미네소타 대학에서 정부의 의뢰를 받아 식량부족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자 36명의 자원피실험자에게 6개월에 걸쳐 섭취량을 절반에 줄이는 실험을 하였다. ‘미네소타 연구’, ‘굶주림에 관한 연구로 불리는 이 실험에서 실제 섭취량을 줄인 건 후반 석달 간이었다. 그런데 피실험자 전원에게 심각한 정신장애와 신체적 피해가 나타났다. 이 실험은 현대 다이어트 프로그램의 기본인 식이 조절의 위험성의 좋은 근거가 된다. 완전히 딴 사람이 되지 않는 한 모든 다이어트는 정도와 기간의 차이일 뿐 섭식 억제라는 자해의 일종이다. 그렇기에 모든 다이어트는 부작용이 더욱 크며, 십중팔구 반드시 실패한다. 절대로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다. 실패를 막을 수 있는 단 한 가지 방법은 자신의 뇌를 속이며 스트레스 관리하는 것이다.

 

-당김을 자극하며 스트레스에 악영향을 주는 행동들(p.99)

- 여러 시간 쉬지 않고 일한다.

- 음식을 급하게 섭취한다.

- 계속해서 커피를 마신다(카페인 섭취).

- 휴식을 위해 각성제를 복용한다.

- 알코올을 섭취한다.

- 아플 때도 출근한다.

- 휴일을 제대로 사용하지 않는다.

 

이 책의 요지는

- 모든 다이어트는 위험하다. 뇌의 에너지 공급을 방해하기 때문에

- 비만이란 없으며 모두 각자의 필요에 따라 식습관을 선택한 결과이다

- 따라서 살이 쪘다고 죄의식을 가질 필요는 없으며, 비만은 사회적 과제이다.

스트레스에 대처하기 위해 코르티솔의 분비량은 많아지고 뇌-당김이 심해진다. 그래서 스트레스 받거나 아프거나 힘들 때 음식이 당긴다. 인간은 스트레스 적응과 관련하여 스트레스에 강한 대신 많은 양의 칼로리를 확보해 몸 전체에 축적해놓고 행동이 느려지는 방향과 스트레스에 약한 대신 살이 좀처럼 찌지 않는(찌게 되면 복부만) 방향 두 가지로 진화하였다. 유전으로 결정되는 체질이고, 후천적인 요인으로 살면서 변할 수 있다. 그래서 정상체중은 의미가 없다. 모두 각자 몸에 가장 최적화된 방식으로 체형을 이루고 있다. 주목할 것은 스트레스는 사회적 환경의 영향과 가장 관련이 있다는 것, 양극화 빈곤 등이 심한 지역일수록 비만율도 높다. 비만은 신체적 질병이 아니라 사회적 질병이다.

 

요즘 출판계에 책제목에 ‘-배신붙이기가 유행인데 이 책의 경우 탁월한 번역 제목 선택이다(원제는 비만의 신화). ‘뚱뚱한 사람이 더 오래 산다.는 흥미롭고 도발적인 주장을 하는 <다이어트의 배신>은 비만과 관련한 의학계의 주류 접근법에 반대하는 비주류 학설에 서 있는 책이다. 하지만 그 주장들이 설득력 있고 근거도 탄탄해 주목할 가치가 충분히 있다. 이 책은 작년에 같은 출판사에서 번역된 동 저자의 <이기적인 뇌>의 내용에서 발전한 것으로 살과 스트레스, 뇌과학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두 책을 함께 읽기를 권한다. 한편 본문 속에 스트레스 관련 자가진단 테스트 2개가 실려 있고, 책 뒤에 용어 설명과 참고문헌 정리가 읽기 편하게 정리되어 있어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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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책과 지식의 역사 - 조선의 책과 지식은 조선사회와 어떻게 만나고 헤어졌을까?
강명관 지음 / 천년의상상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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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책과 지식의 역사]

한번쯤 궁금했으나 알기 힘들었던 이야기

: 어느 애서한문학자와 출판사의 치열한 의기투합이 만든 첫 책

 

 

책은 곧 인류 역사의 방향을 결정짓는 궁극적 요인의 하나다. 책의 역사를 이해한다는 것은 곧 역사를 이해하는 일이기도 하다.(p.15) 책의 역사는 인간의 역사이자 문화의 역사다. 책의 역사를 따라가면 인간이 쌓아올린 문화의 역사를 볼 수 있다.(p.50)

 

있을 법 하지만 없었던 책의 등장

지식의 보고로서 책은 인류의 역사시대와 함께 하였다. 누구나 책과 도서관의 중요성을 긍정한다. 이에 책의 생산이나 관리에 관한 학문에 대한 수요로 관련한 서지학, 문헌학, 인쇄기술학 등이 파생되었고, 특정한 책을 연구하는 논문과 단행본은 쉼없이 쏟아졌다. 그러나 정작 ‘책’이라는 재화 자체에, ‘책의 역사’에 대한 접근은 그리 많지 않다. 20세기 말 사회문화사 영역의 한 갈래로 ‘책과 독서의 역사’ 연구가 시작되었고 , 외국의 책과 독서 및 그 역사를 다룬 책으로는 <독서의 역사>, <독서의 탄생>, <책의 미래>, <읽는다는 것의 역사> 등의 외서와 <책과 독서의 문화사>라는 우리 저자가 쓴 책이 있다. 우리 경우를 다룬 책으로는 조선시대를 다룬 <조선출판주식회사>와 한말에서 일제 강점기를 다룬 <속물교양의 탄생> 정도가 있다. 이에 아쉬움을 갖고 오랫동안 준비한 ‘우리 책의 역사’를 다룬 책이 등장하였다.

 

 

왜 ‘우리’의 ‘책의 역사’인가

국사교과서의 첫 장은 ‘선사시대’가 아니라 역사의 보편성과 특수성, 객관성과 주관성을 숙지하는 ‘역사의 의미와 이해’이다. 대부분의 사회가 겪는 인류 보편적 역사 발전의 단계가 있지만, 그 사회만의 독특한 양상들이 있다. 이 두 가지 맥락을 모두 알 때 비로소 그 사회의 구조와 산업이 파악된다. 그래서 이 책은 애서가들을 위한 교양서적으로 쓴 것이지만, 가장 일독을 권하고픈 대상은 출판마케터와 그 쪽 취업을 준비하는 이다. 민간 중심으로 서적의 생산과 유통이 이루어지며 자본주의와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금속활자의 발명과 확산으로 인한 지적 혁명이 근대의 포문을 연 서양과 달리 조선의 출판은 국가 주도였고, 책은 지배층의 전유물이었다. 근대사회로 가는 데 가장 기여했던 정조는 문학혐오자였고 문체반정의 정치적 성격을 감안하더라도 출판의 다양성과 발전을 저해하는 데 일조하였다. 그렇기에 오늘날 우리의 출판과 독서 문화가 서양에 비해 약한 것은 당연하다.

 

 

총 14장으로 구성된 <조선의 책과 지식의 역사>가 다루는 내용은 목차로 갈음하고자 한다. 조선 전기의 책의 생산과 유통, 문화, 시대적 배경에 대해 저자가 얼마나 열심히 연구하고 글을 구성하였는지 목차만 봐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 책머리에
서설 책이 말해주는 것, 책이 말해주지 않는 것/ 왜 책의 역사인가?
1장 고려시대의 책과 인쇄·출판, 고려 말 사대부의 기획
고려의 출판기관 /고려는 어떤 책을 만들었나?/고려의 국가도서관과 장서/고려에서 가장 많이 찍은 책/

고려시대 서적들의 행방/정도전과 신흥사대부의 출판
2장 인쇄·출판 문화의 새로운 시작ㅡ조선의 금속활자
금속활자의 기원/금속활자의 확장/금속활자에 대한 오해와 의의/구텐베르크의 인쇄술과 조선 금속활자인쇄술의 차이/

목활자와 한글활자/조선은 왜 나라에서 금속활자를 독점했을까?
3장 민중문자의 탄생과 책
문자의 발명, 한글의 탄생/언문은 어떤 용도로 쓰였나/한글 서적, 오로지 번역본으로만 존재하다/

백성에게 읽힐 책을 만들어 유포하다/중종 때『삼강행실도』를 많이 찍은 이유/한글 언해서의 문제
4장 서울의 인쇄·출판 기관ㅡ주자소와 교서관
서적원과 교서관 설립/주자소 독주 시대/교서관 시대의 시작/책방과 주자도감/출판대상의 선정과정
5장 지방에서 만든 책ㅡ관찰사가 독점한 지방의 인쇄·출판
지방에서 더 적극적으로 이루어진 목판인쇄/중앙의 명령에 의해 제작된 책/지방의 자체 출판
어디서 어떤 책을 얼마나 찍었나?:『고사촬요』의 책판목록
6장 한 권의 책은 어떻게 탄생했을까?ㅡ원고 집필에서 장정까지
중국 고전을 인쇄하는 두 가지 방식/국내 저자의 원고로 책 만들기/원고의 인쇄과정/원고의 교정/서책의 제본
7장 책을 만든 사람들
고려와 조선의 책 말미에 남은 이름/활자인쇄의 장인/지방의 인쇄장인/인쇄장인의 급료는 얼마였을까?
8장 책값은 얼마였을까?
『대학』이나『중용』은 논 2~3마지기/값비싼 구리와 요구되는 노동력/종잇값은 왜 비쌌을까?/누가 종이를 만들었을까?
9장 책은 어떻게 유통되었을까?
국가에서 인쇄해서 보급한 책/개인 간의 기증과 매매/책판으로 인쇄하거나 필사하거나/

원시적 수준에 그친 조선의 서적 유통구조
10장 서점은 왜 실패했는가?
교서관은 조선의 서점이었나?/서점 설치를 두고 벌어진 논란/어득강의 새로운 제안/서점은 왜 만들어지지 못했을까?
11장 조선의 도서관
국가도서관과 그 기원/조선의 도서관, 홍문관/장서의 관리/누구를 위한 도서관인가?
12장 중국에서 수입한 책
외교적 루트를 이용한 서적 구입/중국 사신을 통해 공식적으로 구매한 책/개인들이 사들인 중국 책/어떤 책을 수입했나?/
국가와 양반을 위한 책
13장 일본으로 수출한 책
일본과의 수입·수출/외교적 주도권을 쥐게 해준『대장경』수출/대장경판을 두고 벌인 외교전쟁/일본에 수출한 대장경은 어떻게 조달했나?/동아시아의 또 다른 중심이 된 조선
14장 전쟁은 책을 어떻게 죽이고 살렸는가?
임진왜란으로 소멸한 국가의 장서/전란 이후의 서적 복구/실록의 운명/임진왜란이 조선·중국·일본에 미친 영향
■ 맺는 글
■ 찾아보기

 

10년의 역작, 절반 혹은 2할의 시현

제목이 <조선시대 책과 지식의 역사>이나 임진왜란까지의 조선 전기만을 취급하기에 엄밀히 말하면 반쪽짜리 책이다. 그러나 책의 편집과 저자의 서문을 보고 있으면 속았다는 실망감이 아닌 다음이 궁금한 기대감에 들뜬다. 무려 10년을 준비한, 고려 말에서 을사늑약까지 모두 다룬, 5부작 <조선시대 책과 지식의 역사>의 이제 고작 첫 권일 뿐이라는 설명, 그리고 그 첫 권은 수많은 시각자료․주석과 자세한 서술로 가득한 540여 페이지 총천연색 책이다. 무척 힘이 들어 가 있는 책, 저자의 탐구열정 뿐 아니라 출판사의 공들임이 담뿍 느껴진다. 왕조는 바뀌어도, 시대 발전의 속성은 유기적 연속성인데 고려 말에 대한 브리핑 수준의 서술 외에는 시대를 넘나드는 행간은 약하지만, 그런 아쉬움이 지나친 욕심으로 느껴질 만큼 소화하고 즐기기 정신없을 분량의 풍부한 내용을 자랑한다.

 

 

역사전공자가 아니기에 가능한 과감함

최근 불거졌던 교학사 역사교과서 사태는 역사왜곡문제가 주였지만 한편으로 국사교육과 학계에 대한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콤플렉스와 그로 인한 다양성 거부감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이에 대한 갈급은 역사교양서에서 자주 표출되는데 ‘18세기 조선르네상스’ 붐을 비롯하여 국문학자와 한문학자들의 집필 증가가 대표적 사례이다. <조선시대 책과 지식의 역사>의 저자 강명관 교수 역시 한문학자(부산대 한문학과 교수)로 평생 고전을 탐독하고 책을 아끼면서 자연스럽게 생긴 문제의식으로 이 책을 썼다. 구텐베르크와 직지심체요절을 조목조목 비교하며 비판적 서술을 하는 대목만 봐도, 그저 세계 최초라거나 세계 문화유산이라거나 등 우리 문화의 우수성에 대한 집착과 단순 교육으로 점철된 우리 국사교육에 대해 아쉬웠던 독자들의 가슴을 좀 뚫리게 하는 구석이 있다. 그러나 8장에 구리수입국 전락 대목 등 비전공자기에 분석의 맥락 한계를 드러내기도 한다.

   

 

기록의 나라가 선사하는 축복

<조선시대 책과 지식의 역사>에 담긴 조선시대 책의 역사에 대한 방대한 내용들은 그만큼 저자의 꼼꼼하고 치열한 집필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철저한 기록의 나라였던 조선이었기에 가능한 축복이기도 하다. 조선왕조실록과 그를 보완하기 위해 몇 갑절로 쓴 승정원일기에 조선후기 일성록 그리고 수많은 양반들이 사적으로 쓴 책까지, 전쟁의 문제도 있지만 고려까지의 책 역사와 자료 양에서 단연 압도적인 차이를 보인다. 그런 나라가 인쇄와 출판을 독점하고 지배 헤게모니를 지키기 위해 문자와 지식의 확산을 막은 것은 성리학적 세계관 때문에 당연한 것이지만 정말 유감이다. 성리학이 있었던 중국과 일본엔 없는 우리만의 특징이고, 후에 중국과 일본의 유학과 사회의 성장과 변화를 보면 쉽사리 통탄이 가라앉지 않는다.

 

 

글 읽는 소리로 시끄러웠던 땅을 일으키는 풀

송나라 사신 서긍은 고려도경에 '고려는 백성들이 글을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하고 어딜 가든 책 읽는 소리로 가득하다'고 썼다. 각종 책 관련 행사 때마다 자주 듣는 얘기인데 그 정도가 항상 궁금했을 만큼 조선의 출판은 괄목할 기술들만 있을 뿐 산업과 문화는 열악하였다. 국가 독점과 소량 생산의 폐쇄적 시스템은 서적 유통이 가능한 제대로 된 시장을 형성하지 못했고 책값은 천정부지였다. 세종의 훈민정음은 어린 백성을 위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를 일으키고 지키고 자본주의를 싹 틔운 것은 민중이다. 임진왜란 중 전주사고 안 실록을 통째로 빼돌려 조선의 기록 문화를 지킨 선비들, 문체반정에 굴하지 않고 소설쓰기를 멈추지 않았던 박지원, 방각본 시장체제를 구축시킨 상인들 등 조선사회의 특수성에도 우리 역시 근현대로 이행할 수 있게 한 수많은 개인들, <조선시대 책과 지식의 역사>도 재밌지만 그 후편이 더욱 기다려지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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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꽃 - 김말봉 애정소설
김말봉 지음 / 지와사랑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찔레꽃] 세월을 입은 통속소설은 유산이 된다

조선일보 최초의 여류장편소설이자 김말봉 문학 1기의 대표작

잊힌 옛 우리 어휘들과 1930년대의 풍경을 엿볼 수 있는 소중한 자료

하지만 명작의 반열에 오르기엔 부족한 태생의 한계, 더 곰삭으면 극복될까

 

   

순수문학(본격문학)과 대중문학(장르문학)의 구분에 대한 논쟁은 첨예하다. 영역의 범주를 어디까지 둘 지부터 시작해, 후자는 문학으로 취급하지 말아야 한다는 강경론도 있고 장르를 나누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장르무용론도 꾸준하다. 대중문학에 대한 부정적 목소리의 근원은 상업성·대중성·통속성·인기영합으로 요약되는 태생적 특징으로, 순수문학과 출발(목적)이 다르다고 보기 때문이다. 집필의 진입장벽도 낮고 수적으로도 많아 순수문학에서보다 좋은 작품을 찾기 더 힘들다. 이러한 대중문학의 대표적 이미지는 신문소설로 상징되는 연재소설이다. 그러나 이들 중 오늘날 고전의 반열에 오른 작품들이 상당히 많다. 우리문학에서도 이광수, 염상섭, 심훈, 홍명희, 박경리 등 수많은 명작가들이 연재물을 내놓았다.

 

그래서 평소 통속이나 대중이란 단어만 나와도 열에 아홉은 지나치는 독자인 편임에도 아예 외면하지 않고 꾸준히 찾고 있다. 그런 풍토에서 전설로 자리매김한 대중문학의 역작을 읽거나 스스로 뛰어난 작품을 발견했을 때 짜릿함은 더욱 크다. <찔레꽃>도 몰랐던 작가인데다가 통속소설이라는 얘기에 덮어놓고 지나칠 뻔 했던 소설이다. 그 동안 중일전쟁 이후의 일제강점기 후반의 우리 문학에 대해 별 관심이 없었다. 시절이 시절이라 친일문학이 급증하기도 하거니와 시대적 문제의식 없이 유유자적하며 살아갔던 부르주아지 모던걸보이들의 일상(혹은 그런 환상을 심어주는)엔 흥미는커녕 욕지기가 솟기 때문이다.

 

1932년 등단해 작고하는 1961년까지 왕성한 작품 활동을 했던 김말봉은 소설가이기 전에 한국 최초의 여자 개신교 장로이기도 한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친일 작품 청탁을 거부했고 공창폐지운동, 박애원 경영 등 사회운동도 하였다. 1937년 연재한 <찔레꽃>은 1930년대 중반 이후 국내 신문들의 상업주의가 강해지면서 쏟아져 나온 통속소설의 일환으로, 그녀의 문학 1기의 대표작이자 ‘조선일보 최초’의 여류장편소설이었다. 혹자는 이 때문에 한국 최초의 여성 소설가로 착각하기도 하는데 그것은 아니다. 1917년에 등단한 김명순(필명:김탄실)이 우리 최초의 여성 소설가이며, 신문연재장편소설로 여성 최초는 1932년 동아일보에 연재했던 박화성이다.

 

지금 <찔레꽃>을 다시 출간하는 이유는 한국 문학사에서 이름만 빛날 뿐 작품이 사라진 슬픈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서이다. 작품은 작가의 실존적 가치이므로 작가의 생애를 아무리 소상하게 안다 하더라도, 또 작품에 대한 해설이나 연구논문을 읽는다 하더라도 작가의 정신세계를 아는 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작품을 읽고 작가의 정신세계와 교감을 할 수 있을 때에 비로소 그 작가는 우리와 더불어 현재에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 발행인의 글 中

   

<찔레꽃>을 읽기로 결심한 것은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지와사랑 사장이 개인 블로그에 쓴 <다시 피어난 찔레꽃>이란 글을 읽고서이다(이 글의 전문은 <찔레꽃> 끝에도 담겨 있다). 그의 말대로 김말봉에 대한 연구논문은 수도 많고 근자에도 나오고 있다. 그런데 정작 그녀의 책 자체는 1980년대 이후 발간이 끊긴다. 우리 문학에 대한 애정과 미지의 작가에 대한 호기심에 <찔레꽃>을 펼쳐들었다. <찔레꽃론(책 뒤에 실려 있음)>에서 1930년대 중반 이후 <찔레꽃> 연재가 시작한 1937년을 우리 문학에서 대중소설과 순수소설의 정체성이 이론적으로 정립되지 않은 시기라 평가한 천상병 시인의 말이 맞는 진 모르지만, 우리 문학사를 고려할 때 현대대중소설의 틀은 이 시기에 충분히 원숙기에 도달했다고 판단했고 직접 확인해보고 싶었다.

 

김말봉의 작품은 대부분 남녀 간 사랑을 주제로 하고 있고 이는 광복 전까지의 1기 작품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찔레꽃>은 전형적인 통속치정소설로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나이는 제시된 인물도 있고 안된 인물도 있다).

1. 48세의 부호 조만호에겐 아내 정씨와 슬하에 경구(26세), 경애(25세), 경옥, 쌍둥이 영남과 영길(각 6세), 용길을 두고 있다. 정씨가 숙환으로 누워 지내는 탓에 바람기가 동한 조만호는 기생 옥란과 사귀는 중이다.

2. 서울서 여학교 보육과를 졸업한 22세 정순은 고향 밀양에서 유치원 교사를 하다 최근에 해고당했다. 서울에서 일자리를 알아보던 중 교장선생님 김씨 부인의 도움으로 조만호 집에 가정교사로 들어가게 된다. 그녀에겐 경성제대 수리과 3학년 민수란 남자친구가 있다. 조만호는 정순을 보고 첫눈에 반해 애욕을 품는다.

3. 조만호는 세교를 맺은 집안의 영환과 경애를 맺어주려 하고 경구는 윤희와 여주를 놓고 고민하고 있었는데, 경애는 민수를 보고 첫눈에 반하고 경구는 정순을 보고 첫눈에 반한다. 게다가 정순과 민수가 외사촌인지 알고 있고 민수가 경애를 구해주는 일까지 발생하자 더욱 구애를 하기 시작한다.

4. ○○은행이 매각되는 바람에 파산한 경철은 땅이 죄다 경매에 넘어갈 위기에 쳐하고 아들 민수와 함께 주주인 조만호에게 사정해 경매를 미뤄달라고 부탁한다. 그 과정에서 도와주려 정순은 경철이 외삼촌이고 민수가 자신과 외사촌이라 거짓말을 한다. 일이 잘못돼 결국 경철의 땅은 매각되고 생활고에 시달리기 시작하면서 민수는 증오심에 불타는데. 설상가상 정순과도 오해가 생긴다.

5. 옥란은 첫 남편 사이에 낳은 수남(6세)이 있고 은행원 근호(25세)와 결혼했으나 생활고에 시달려 근호를 버리고 그 사실을 숨긴 채 조만호의 후처로 들어가려 애쓰는 중이다. 근호를 버리고 그 사실을 숨긴 채 조만호의 후처로 들어가려 애쓰는 중이다. 근호는 민수의 옆방에서 하숙하며 복수를 꿈꾼다.

6. 정씨는 광기에 가까울 정도로 히스테리컬하다. 침모를 시켜 오는 가정교사마다 감시했고 조금만 마음에 안 들어도 쫓아냈다. 여자의 육감으로 조만호가 정순을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정씨는 정순을 미친 듯이 구박하는데 죽으면서는 정순이 만호의 후처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유언을 남긴다.

:

꼬이고 꼬인 치정관계가 폭발하고 복수와 음모가 엉키는데! 

정순의 호리호리하고 탄력 있는 뒷맵시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섰던 조만호씨는 무엇 때문인지 후우 한숨을 내쉰다. 잘 익은 과일을 보는 때처럼 그의 눈에서는 어떤 애욕의 횃불이 여름밤의 인광과 같이 흩어졌다. - p.22

 

"그래? 애비 의견을 무시하는 자식이 어디 있어, 응? 어디 있느냔 말야. 그것이 자식의 도리란 말이냐?" (...) -아버지께서 아버지의 세계가 있는 것과 같이 또 저에게는 제 세계가 있습니다. 사람은 결혼하지 않고도 훌륭히 살 수 있다는 것을 제가 실행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pp.35~36

 

정조란 것도 결국 밥 있고 옷 있는 사람들만이 가질 수 있는 사치품이야. - p.88

 

황금을 가지고 사랑을 사는 사나이의 말은 어디까지 믿어야 좋을까. 또한 자기의 순진한 사랑의 대상을 돈이라는 우상과 바꾸어버린 기생 옥란은 과연 총명한 여자일까. - p.97

 

진실로 약한 자여, 너의 이름은 여자니라. 그보다도 비겁하고 추악한 자여, 너는 질투와 의심의 종이니라! - p.137

 

그는 달렸다. 그저 달렸다. 어디서 배상해올 수도 없는 잃어버린 청춘의 울분을 실은 채 경애는 꿈속같이 아늑하게 뻗친 아스팔트 위를 바람같이 달리고 있는 것이다. - p.162

 

그들은 사양하는 조두취에게 술을 퍼 먹이고 그리고 두취의 좋아하는 기생 옥란이를 불러 그와 한 자동차에 실어 ○○호텔로 보냈었다. 그들은 그것이 친구로서 아내가 죽은 지 불과 반 달 되는 친구를 대접하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생각하고 서로들 만족한 듯이 빙그레하고 소리를 죽여 웃었다. 그 웃음은 배우자가 죽으면 평생토록 다른 이성을 대하지 아니하여야만 착한 사람으로 인정받는, 여인이란 동물로 태어나지 아니하고 남자라는 전능의 인간으로 세상에 나온 것을 만족하여 웃는 웃음이리라. - pp.243~244

 

침모의 딸 영자! 독자 제씨는 일찍 침모 박씨가 정순이와 이야기할 때에 고등여학교 삼 학년까지 다니다가 어느 중학생과 연애를 하고 운운하는 설명을 아직도 기억하고 계실 줄 믿는다. 정순이와 같이 스물두 살 난 지금은 오라범댁에 눈치 밥을 먹고 있다는 영자가 무슨 까닭으로 정순의 화장품을 도적해서 검사하였는지 우리는 여기에서 인간으로서 가장 추하고 무섭고 그리고 비꼬아진 한 장면을 구경하게 되는 것이다. - pp.301~302

이 소설에 눈이 갔던 또 다른 이유는 어휘들 때문이다. 400쪽이 넘는 제법 두툼한 소설이어서기도 하지만 <찔레꽃>에 쓰인 어휘들이 다채로운데다가 현재 국어에선 쓰지 않는 우리말들이 많아 즐겁고 그립다. 이런 어휘와 일본어 단어들은 꼼꼼히 주석을 달아두었다. 이번 지와사랑의 <찔레꽃>은 1984년판 <찔레꽃>을 저본으로 현대 국어 맞춤법에 맞게 문장을 다듬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 정도는 매우 약하다. 고친 이 책도 지금의 입장에서 보면 빨간펜칠갑을 해야 할만큼 옛 어휘나 맞춤법들이 자주 보인다. 그저 읽는 데 힘들지 않을 정도일 뿐, 원작이 훼손되지 않도록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다. 표지를 옛날 <찔레꽃> 판본들과 비슷하게 만든 센스에도 놀랐다. 

 

찔레꽃 같이 괴로운 그대 맘같이 내 가슴 내 가슴에 품어주게나. 시내 언덕 풀숲에 희고도 고운 찔레꽃 피었다지. - p.430

 

소설 제목은 여주인공 정순이 찔레꽃을 가장 좋아하며 찔레꽃처럼 예쁘게 생겼다는 점에서 붙여졌다. 작가와 연결 지으면 작가가 좋아하는 가곡이기도 하다. 소설 끝에 그 가사가 일부 인용되어 있는데 이 노래의 전체 가사를 알면 작품의 감상이 더 풍부해질지도 모르는데 찾기가 어렵다는 게 아쉽다. 왜냐하면 일본 가곡을 번안한 것이기 때문이다(일본웹에서 원곡을 찾다가 실패). 당시에는 널리 불렸지만 1942년 반일감정과 토속성을 담은 우리식 <찔레꽃> 노래가 등장했고 광복 이후에도 비슷한 정서의 여러 우리 <찔레꽃> 노래가 나오면서 대중들의 기억을 덮었고 우리 스스로도 부르지 않게 되었다.

 

<찔레꽃>은 고전소설적인 요소가 꽤 있다. 전지적 작가시점을 쓰면서 서술자의 독백이 변사나 소리꾼투고 어찌되었든 해피엔딩인 결말 처리 등을 보면 그렇다. 그러면서 혼전 관계나 자유연애, 농촌진흥운동 등의 소재나 열린 결말기법을 쓰는 것은 상당히 현대적이고 세련되었다. 1910년대 이광수의 노골적이고 투박한 계몽성이 1930년대 말 김말봉의 문장에선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그렇다고 심각해지지 않고 양념 다루듯 당대의 사회이슈들을 쓰며 장르(통속)적 미덕을 깨지 않는다. 은행매각이나 토지경매 등 전문적인 묘사는 취약하나, 여성 작가이고 장르가 통속소설이다 보니 감정이나 정황 묘사는 섬세하고 탁월하다.  

 

무엇보다 <찔레꽃>은 흔한 통속소설도 시간이 지나면 시대를 증명하는 유산이 됨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작품이다. 그러나 세월이 작품의 가치를 더욱 높여주긴 했지만 75년의 시간으론 <찔레꽃>을 고전의 반열까지 올리기엔 역부족이다. 클리셰 덩어리고 너무도 통속적이다. 분량과 장르가 달라 비교하는 데 다소 무리는 있지만, 같은 막장인데도 김동인의 <감자>에 묻어나는 아름다움과 서슬이 같은 계급갈등과 치정인데도 김기영의 <하녀>가 가진 개성과 예술성이 <찔레꽃>에는 보이지 않는다. 더 곰삭으면 극복될까. 오늘날 읽어도 술술 읽힐 정도로 재밌고 지금의 어떤 막장물과 겨뤄도 지지 않을 만큼 드라마적 요소는 다 들어 있고 자극적이어서 통속소설로는 완벽하다. 하지만 그 이상의 무엇이기엔 아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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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카페 > 책굽는 마을, 티움책빵 | 책빵지기
원문 http://cafe.naver.com/booknoori/14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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