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1년차 - 초보도 따라 하기 쉬운 즐거운 달리기 프로젝트
다카기 나오코 지음, 윤지은 옮김 / 살림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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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1년차] 근자감을 심어주는 리얼수기

 

 

만난 적도 없고, 그 역시 를 모르지만 는 친근한 작가가 있다. 열정적인 감정은 없지만, 가끔씩 소식이 궁금해 근황을 검색한다. 나이나 생각이 비슷해서 같은 것을 보고 느끼며 늙어가는 친구 같은 느낌마저 든다. 만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다카기 나오코가 그런 작가이다. 그녀가 나보다 10살도 넘게 많다는 것을 안 것은 얼마 되지 않지만, 그녀를 안 지는 꽤 오래되었다. 2006년이었다. 도서관 서가에서 와 똑같이 생긴 캐릭터가 그려진 만화가 있길래 덥썩 집었다. 자기가 혼자 사는 이야기를 그리는 작가였다. 그 때만 해도 독거아주머니로 살게 될 미래는 상상도 하지 못하고 그녀의 혼자살기는 그냥 재미진 남이야기처럼 느껴졌다. 당시엔 그렇게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작가는 아니었는데 1, 2년 전부턴 우리나라 독자들도 많이 알고 인기폭발이라 왠지 혼자만 알고 있던 보석 작가를 들킨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이제 그녀는 혼자 사는 만화 말고도 여행 만화도 그리고 음식 만화도 그린다.

    

살림에서 이달에 <마라톤 1년차>가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이번 그녀의 책은 꼭 읽어야겠다고 생각하였다. 그렇다. ‘는 달리기를 무척 좋아한다. 재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오래달리기를 꽤 좋아해서 가장 잘 달렸던 중학생 땐 남녀 종합기록으로 7.5km 달리기 학년 10위 내에 들기도 했었다. 놀이도 잡기놀이를 제일 좋아할 만큼 그저 빨빨거리고 뛰어다니고 헤헤거리는 천성이었다. 기나긴 재활의 시간이었던 최근 5년 동안의 달리기는 즐거움보다 간절한 열망이었다. 작년 말에 드디어 기구 위에서긴 하지만 30분 넘게 제자리 달리기를 하고 올봄에 완치 판정을 받았다. 그래도 염려스러워 전신 스트레칭과 운동은 빼먹어도 발과 발목 마사지는 지금도 매일 한다. 작년 이맘때만 해도 여의도 400m 트랙에서 넘어지고 또 넘어지다 한 바퀴 완주하곤 눈물을 글썽였는데 지금은 1km 정도는 쉬엄쉬엄 페이스로 달린다.

<마라톤 1년차>를 읽고 싶었던 것은 이제 발 병신을 탈출했으니 여생을 마라톤에 바치겠다는 비장함 때문이 아니라 다시 매일 달리는 습관을 다시 들이고 싶어 자극제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마라톤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조금도 없다. 평소 마라톤은 자기만족을 위해 하는 운동이지 건강하게 장수하는 데는 별로인 운동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냥 매일 조깅하면서 30분 정도는 속도가 느려도 숨 차지 않고 멈추지 않고 달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매일 30분 달리기를 열망하는 이유는 첫째로 달리고 있으면 생각도 정리되고 스트레스도 잘 풀리기 때문이고 둘째는 하체 라인 잡아 유지하는 데 이만한 운동이 없으며 셋째는 고통 받는 허리와 골반을 위해서이다.

 

몇 달 곤궁하고 바쁘다는 이유로 운동을 쉬었더니 몸이 급속도로 저질화 되고 있다. 짤뚱해진 다리 기껏 몇백 들여 어릴 때처럼 힙업시켜 놓았는데 하루 대부분의 활동이 앉아서 하는 것들이다보니 허리가 혹사 당하고 다리도 맨날 퉁퉁 붓는다. 전체 보디라인도 엉망진창이다. 안 그래도 어떻게 하면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고 운동하나, 어떻게 하면 다시 예전처럼 즐겁고 명랑하게 뜀박질하나 고민하던 차에 나온 신간이라 무척 반가워라 하며 읽기 시작하였다. 충격적인 것은 최근 책이 아니라 무려 5년 전(2009)의 책이었다는 점이다. 아직 번역 안된 <마라톤 2년차(2010)>도 한창 번역 중이지 않을까 김칫국을 열심히 들이켜본다.

 

<마라톤 1년차>에서 다카기 나오코는 1년 만에 마라톤 풀코스 완주에 성공한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대부분의 독자들이 그녀도 해냈으면 나도 할 수 있다는 근자감을 충전할 수 있다. 왜냐하면 첫째, 여자에 발 크기 230mm에 키 150cm이며 둘째, 30대 후반에 도전한 것이었으며 셋째, 책상까지 도보 10초에 손가락 까닥까닥이 운동의 전부인 좌식왕이다. 그녀의 작은 체구의 위엄과 미동 없는 생활은 전작 만화들에서 이미 적나라하게 본 것들이었다. 프롤로그에서 스피디하게 자신이 얼마나 몸치이며 운동에 관심이 없는지를 고백한 작가는 2008년 봄 TV에서 시민 마라톤 장면을 보고 충동적으로 친구와 마라톤에 도전한다. 무작정 옷과 신발부터 사서 하루 동네 공원 좀 뛴 걸로 근육통에 몸져눕고, 달릴 수 있는 다리를 만들기 위해 기초 근력운동을 한창 해야할만큼 저질 몸뚱이의 소유자의 파란만장한 1년이 카툰에세이로 펼쳐진다.

이 책의 주요 등장인물은 달릴 때는 전철을 탈 때뿐이라는 작가 나오코, 앞서 말한 그녀의 충동에 동참한 친구 노리고, 나오코의 소식을 듣고 책으로 만들자며 붙었다가 1년의 반 이상을 탱크 탑을 입으며 같이 달리는 편집자 가토, 마음은 뜨겁지만 도저히 막막해 영입한 마라톤 코치 긴 선생님까지 해서 모두 4명이다. 다이어트 따윈 생각 않고 열심히 운동한 만큼 잘 먹는 건강한 사람들이고, 달리면 맥주가 당기는 흔한 건어물 족들의 이야기라 무척 유쾌하다. 그녀의 카툰에세이의 특징은 감자 같이 둥글고 머리 큰 인간이 가득한 비교적 단순한 그림체지만 기록이 무척 꼼꼼하다는 것이다.

 

170여 쪽에 1년을 압축적으로 담아 놓았지만 옷을 사는 것부터 거리수를 어떻게 늘려나가고, 뭘 먹어왔고 어떤 행사들을 선택하면 좋은지가 굉장히 구체적으로 적혀 있다. 중간 중간 긴 선생님의 자문을 받은 Q&A페이지도 있고, 본문 외에 런런일지라는 요약 겸 부록 페이지가 또 있다. 마지막으로 그림으로 그려진 모든 이야기들을 증명하는 사진들로 화룡정점을 찍는다. 나오코처럼 충동적으로 마라톤에 혹하는 이들에게 훌륭한 입문서로 손색이 없을 만큼 내용이 매우 충실하다. 굳이 마라톤까지는 관심이 없어도 운동젬병 독자가 자극을 받고 달리기와 윗몸일으키기, 스쿼트 정도의 아주 기본적인 운동들에 대해 바른 운동법과 자세를 배울 수 있는 책이다. 또 하나의 여행만화나 일상만화처럼 즐길 수도 있다.

기대했던 만큼 만족스러웠던 책이었다. 예상하고 원하던 만큼의 내용이었다. 가장 불리한 신체적 조건에도 불리하고 세 마라톤 메이트 중에 가장 성과가 좋은 작가를 보면서, 또 이 여자 엄살에 낚인 건가 싶기도 하였다. 가만 보면 키가 작아 살림하기 힘들어, 여행에 관심 없어, 선천적 운동능력결핍증이야 하면서 야무지게 잘만 해낸다. 책을 내야 하는 슬픈 천명 때문에 성과가 있을 수밖에 없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바라던 대로 단순한 <마라톤 1년차>를 본 후로 이 단단히 꽂혔다. 오늘 아침도 조깅까지는 아니더라도 몸 푸는 차원에서 땀이 송글송글 날 정도로 30분 정도 빠르게 걸었다. 확실히 꾸준한 유산소운동은 일상의 활력을 준다. 이 자극이 오래 가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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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우리는 행복하다 - 톤도, 가장 낮은 곳에서 발견한 가장 큰 행복
김종원 지음 / 넥서스BOOKS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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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우리는 행복하다] 두 번째 톤도, 종원 씨의 행복 여행

 

 

행복해지려면 주변 사람들을 너무 신경 쓰지 말아야 한다. - 알베르 카뮈(본문 인용)

 

지난 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소설이자 종합 베스트셀러 2위를 기록한 책은 <꾸뻬 씨의 행복 여행>이다. 꾸뻬 씨의 여행 시리즈 자체가 꽤 인기 있기도 하지만 수많은 시리즈 중에 행복 편이 압도적으로 많이 팔린 것은 그만큼 사람들이 행복을 갈망하고 행복한 삶이 무엇인지 고민한다는 반증일 것이다. 한 출판사는 행복에 대해 논하는 책을 번역하면서 행복을 아무도 정확히 모르는 것이라 했는데 탁월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행복을 꿈꾼다. 그러나 저마다 생각하는 행복의 모양새도 다르고 그 모양새 자체도 대부분 상당히 막연하다. 그래서 오늘도 서점을 기웃댄다. 또 어느 작가가 행복에 대한 새로운 책을 썼는지 말이다.

 

부끄럽게도 세계 3대 빈민지역이라는 것을, 필리핀에 톤도란 지역이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행복에 대해 논하는 저자의 에세이도 에세이지만, 톤도가 어떤 곳인지 궁금한 마음이 이 책을 집는 데 있어 더 앞섰다. 남아메리카 브라질의 호시냐 파벨라, 아시아 필리핀의 톤도, 아프리카 케냐의 키베라를 세계 3대 빈민지역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톤도도 톤도지만 필리핀 전체 국민의 80% 이상이라는 얘기에 다소 놀랐다. 한때 우리가 배우고자 하던 나라였고 우리 대통령이 순방을 거부당하는 수모를 당하던 나라였는데, 그간 경제가 추락했다고 하나 그 정도일 정도는 몰랐기 때문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남을 돕기 위해 어디론가 떠난다. 그러나 여생 혹은 장기간 투신한다거나 다시 방문하는 일은 쉽지 않다. 톤도를 처음 들어봤다고 생각했으나 아니었다. 2년 전 이지성 작가가 노블리스 오블리주와 실천적 크리스천의 삶을 행하러 떠난 곳이 여기였다. 그 때 동행자가 김종원 작가였고, 인터넷에 공저로 연재했던 톤도 체류기를 책으로 발표했다. 일회성 방문으로 그치지 않고 2년 후 홀로 또다시 찾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참 존경스러웠다. <그럼에도 우리는 행복하다>에는 자세히 설명되어 있지 않지만 책 속에 자주 등장하는 톤도 교육 센터는 우리 선교사가 세운 곳이다. 기독교 강성국가인 필리핀은 대표적인 우리나라 사람들의 선교 선호지이기도 한데, 톤도의 경우 우리가 2000년부터 지역개발과 빈민구호사업을 하는 곳이다.

  

외롭지 않다니, 어떻게 그럴 수가 있죠?”

그녀는 잠시 생각하더니 이렇게 답했다.

제 삶의 키워드는 ‘serve’입니다. 저는 최대한 세상에 봉사하려는 제 자신의 마음에 집중합니다. 그 마음에 집중하면 많은 것을 스쳐 보낼 수 있습니다. 나를 비방하는 말이 들려도, 누군가가 나의 인격을 무시하는 행동을 해도 나는 편안해질 수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다 보면 다양한 두려움과 불안감을 느끼게 되곤 하죠. 하지만 저는 상대방이 내게 보내는 나쁜 신호보다는 내가 상대방에게 보내려는 좋은 신호에 집중합니다. 그래서 그런 가정을 느끼지 않습니다. 그래서 외로움에 빠지지 않습니다.” - p.32

가난은 그저 그들의 풍경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삶이다. 아이들의 행복은 결코 풍경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 가난과 행복은 전혀 상관이 없다. 풍경은 행복의 조건이나 불행의 조건이 아니다. - p.55

왜 저들의 삶이 변하지 못한 것일까?”

내면이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겉보다는 속부터 변화시켜야 합니다.” - p.73

가난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의 눈에 가난은 잠깐은 겪어봐도 괜찮을 것 같은 낭만이다. 그래서 환상을 품는다. 하지만 가난은 현실이고, 연민의 대상도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은 상대적이라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누군가를 위로할 때 이렇게 말한다. 너보다 처지가 나쁜 사람을 보라고, ‘그렇지 않은너는 행복하다고.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자신의 행복을 가늠하려 한다. 하지만 행복의 근원은 자신에게 있다. 남의 행복을 휘둘러서도, 남에게 자신의 행복이 휘둘려서도 안 된다. 가난한 톤도는 쓰레기 더미에 우범 지대다. 아래위 한 벌 옷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는 아이들도 태반이고 택시기사들이 승차 거부한다. 하루에 한 끼 겨우 먹는 집이 수두룩하고 위생도 나쁘다. 그런 그들을 불쌍히 여기고 싶어질 차에 톤도 민들은 반문한다. 우리가 뭐 어때서, 우리가 당신보다 더 행복 하노라고.

이력 위주의 작가 소개를 거부하고 김종원 작가는 책마다 어린왕자처럼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등으로 소개 칸을 채운다. 그런 작가가 카메라 한 대 들고 가 톤도의 사람들을 사진으로 담으며, 선크림도 안 바르고 화상도 입고 새까매진 몸으로 그들과 함께 길바닥을 구른다. 톤도라고 왜 가난에 절망하고 처지를 비관하는 사람이 없겠는가. 그러나 이런 천성의 작가기에 그가 만나고 그의 눈에 띄는 사람들은, 가난을 그저 풍경처럼 크게 마음에 두지 않고 행복감으로 충만한 이들이다. 톤도 교육 센터를 통해 대학에 진학해 졸업한 후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봉사하는 청년들과, 태어나서 처음 먹어보는 햄버거를 조각조각 잘라 친구와 같이 처음 먹자고 하는 아이들이 수없이 많다.

정말 궁금해요. 잠들기 전에 원하는 것을 계속 상상하면 그게 꿈에 나온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자기 전에 매일매일 햄버거를 먹는 제 모습을 상상했는데 꿈에 나오지 않아요. 사실 본 적도 없고, 먹어 본 적도 없으니 제대로 상상조차 할 수 없었지만요.” - p.105

 

꿈의 종류와 크기는 중요하지 않다. 정말 중요한 것은 톤도의 아이들처럼 자신의 꿈을 얼마나 사랑하느냐이다. 종종 아무리 엄청난 꿈을 꿔도 삶이 행복해지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꿈의 크기에만 관심이 있을 뿐, 자신의 꿈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다. 종종 아무리 엄청난 꿈을 꿔도 삶이 행복해지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꿈의 크기에만 관심이 있을 뿐, 자신의 꿈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다. - p.127

제가 다니는 길에는 못과 나무 조각 같은 날카로운 것이 정말 많아요. 그런데 저를 비롯한 많은 친구가 맨발로 다녀요. 이제 조금 눈치 챘나요? 그래요. 저는 매일 길을 걸으며 날카로운 것들을 주워 이 통에 담아요. 그리고 그때마다 기도하죠. ‘친구들이 다치지 않게 해 주세요.’ 많은 사람이 이렇게 말할 수도 있을 거예요.

어차피 쓰레기잖아. 그걸 모아서 뭘 하려고.” 아마 그들은 잘 모를 거예요. 저금통에 돈을 넣을 때보다, 이 통에 쓰레기를 넣을 때 더 행복해진다는 사실을. - p.151

행복이란, 인생의 목적을 정확하게 아는 것입니다.” - p.174

 

김종원 작가의 에세이를 요약하면 자신을 믿고 자신을 바로 세우고 확실한 삶의 신념과 목적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다. ‘톤도, 가장 낮은 곳에서 발견한 가장 큰 행복이라는 부제처럼 그걸 극적 효과를 위해 극단적인 방법을 통해 확인하고 보여주었을 뿐이다. 이 책의 인세 전액은 톤도의 아이들을 위해 사용된다. 250쪽 정도로 별로 두껍지 않은데다 사진도 많고 글도 빽빽하지 않아 금방 읽을 수 있지만, 여운은 묵직하였다. 3년 이런 류의 에세이를 애써 피해왔다. 읽으면 한창 후유증이 남고 시간의 힘을 믿는 것 외엔 그 마음 딱히 풀 곳이 없는 책, 비겁하고 무기력한 소시민으로서의 저를 다시금 깨닫게 하는 책들이었기 때문이다. 몰랐던 곳의 지구별 사람들을 책으로나마 만나고, 읽는 시간 동안이라도 그들을 생각하고 싶었고, 함께 행복하고 싶었다. 그래서 용기를 냈는데 잘한 선택이었다. 명랑하고 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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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안 해도 심심하지 않아!
수잔 콜린스 글, 마이크 레스터 그림, 노경실 옮김 / 두레아이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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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안 해도 심심하지 않아] 게임보다 소중한 나와 내 어린 날

 

 

 

전자게임에 스스로는 별 취미가 없지만, 그렇게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 편이다. 친동생이 게임광이자 온라인게임개발자이다. 야근을 밥 먹듯 하며 언어와 버그와 씨름해도, 그 때문에 또래 애들처럼 연애에도 관심 없고 별일 없으면 주말엔 시체처럼 자는데도 행복하다고 한다. 황금 같은 자유시간도 자기 회사 남의 회사 가릴 것 없이 게임 테스터 하거나 게임 관련 공부하느라 다 보낸다. 본인이 좋아하고 잘하기까지도 하니 항상 응원하지만 게임광의 형제로 살면서, 때론 전자기기 혹은 전자게임에 동생을 뺏긴 것 같다는 기분이 들 때도 있다. <게임을 안 해도 심심하지 않아>의 주인공 찰리의 여동생의 기분이 이랬을까.

 

우리 남매는 각각 초등학교 고학년, 저학년 때야 펜티엄PC를 접했다. 혁명 같은 윈도우95가 출시되고 2년 정도 지나서야 가정 내 컴퓨터 보유가 보편화되고, 일단 서울만이라도 전체 학교에 컴퓨터가 보급되었던 것 같다. PC게임은 1992년에 처음 해보았다. 은행원이던 고모부께서 신혼집에 386을 들여놓았는데 도스 명령어를 몰라서 고모부가 퇴근할 때까지 기다리던 기억이 어제처럼 생생하다. 우리 세대는 사실 어린이 때는 PC게임보다는 팩게임과 게임보이 등의 전자게임기를 즐겼고 PC방보다는 오락실이 더 익숙하다. 전지와 OHP, 파워포인트 PT를 10대 시절 다 경험하였다. 심심할 때 그런 얘기 몇 개 조카에게 풀어놓으면 백악기 공룡 보듯 표정을 지으며 안 놀아 주려 한다.

 

 

2000년대 중반부터 조카들이 속속 등장하였다. 24시간 뽀로로를 볼 수 있고, 부모님의 휴대폰을 장난감 삼아 놀았다. 글씨를 쓰는 것보다 컴퓨터 타자나 폰 문자 쓰기가 더 빠른 걸 보고 기함을 했다. 쥬니버 등을 통해 5, 6세부터 본격 네티즌 활동을 하니 초등학생 방학이 무섭다는 소리도 옛말이 된지 오래다. 가장 걱정스러운 건 요즘 아이들의 시력 문제이다. 인간의 시력은 생후 4개월부터 발달하기 시작해 만 7, 8세에 완성한다. 만 7, 8세 정도에 1.2에서 1.5 정도로 시력의 정점을 찍은 후 노화와 환경 등의 영향으로 점점 퇴화하는데 IT강국 우리나라 어린이들은 그 이전에 시력 발달이 멈추고 안경 신세를 지는 애들이 너무나 많다. 가장 큰 원인이 강한 빛과 색감의 모니터 화면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세대도 이전 세대보다 눈 나쁜 이의 비중이 높은 편인데 지금 세대는 더 어릴 적부터 그걸 경험하니 훨씬 심하다. 

 

   

그래서 바글바글한 안경쟁이 어린이를 볼 때마다 부모 편하자고, 선생 편하자고, 기술의 이기를 마음껏 써보자고 아이들을 너무 전자기기로 몰아넣지 않았나 싶어져 어른으로서 많이 미안하다. 찰리도 그런 21세기의 전형적인 어린이다. 컴퓨터와 악당들을 물리치는 게임 같은 것들은 좋아하지만 책 읽기나 공놀이, 동생과 놀기 등은 아주 싫어한다. 곧 핏발이라도 설 기세로 구부정한 자세로 앉아 컴퓨터 모니터에 빨려들어 갈듯 게임하고 또 게임한다. 찰리가 컴퓨터에서 스스로 내려온 건 심한 청둥 번개로 마을 전체가 정전이 되어서였다. 컴퓨터가 작동을 안 하자 TV를 찾고, TV도 마찬가지니까 건전지로 움직이는 전자 장난감을 찾는다. 죄다 소용이 없다. 그렇게 수많은 물건들의 비작동에 좌절하고 나서야 겨우 여동생 제인을 본다.

 

 

그래도 제인은 찰리보다 더 '신제품' 인간임에도 컴퓨터나 기계보다 고전적 장난감과 놀이에 흥미를 보인다. 인형놀이나 숨바꼭질 같은 것들 말이다. 물론 제인 역시 건전지가 들어가 저절로 움직이고 소리도 내는 장난감들을 꽤나 많이 갖고 있지만 말이다. 처음 찰리에게 제인은 구세주 같은 건전지 대여 창구로 보였지만, 제인이 호락호락하질 않자 금세 실망한다. 그래도 찰리가 천성이 못된 것은 아니다 보니 금방 제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면서 주마등처럼 지난 '세월'이 스쳐 지나간다. 동생과 함께 놀며 즐거웠던 기억들 말이다. 그래서 사과하는 의미로 제인에게 숨바꼭질을 제안하고, 숨바꼭질을 기점으로 제인과 별별 놀이를 다한다.

 

 

생각보다 장편소설 작가 중에 동화책 집필에 대한 욕망을 품는 이가 많다. 가장 큰 동기는 단연 자신의 아이 때문이다. 톨킨은 자식을 위해 <블리스 씨 이야기>를 쓰고 그렸고, 박완서는 손주를 위해 여러 편의 동화를 썼다. <게임을 안 해도 심심하지 않아>을 쓴 수잔 콜린스 역시 마찬가지다. 그녀는 <헝거게임> 3부작과 <The Underland Chronics(2004-2009/미번역)> 5부작을 통해 대 장편 작가로서의 역량을 유감없이 뽐낸 작가다. 그런 그녀가 2005년에 그림책을 낸 전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놀랐다. 그 책이 이 책이다. 여러 컴퓨터 게임과 전기장난감에 풀 빠진 아들과 막 걸음마를 뗀 어린 딸을 보며 영감을 얻어 쓴 책이 첫 그림책 <게임을 안 해도 심심하지 않아>이다.

 

 

마이크 레스터의 익살스러운 삽화는 아동서에 최적화된 본새지만 수잔 콜린스의 글은 꽤나 투박한 편이다. 당장 원제도 ‘When Charlie McButton Lost Power’이다. 영어책에서 흔히 보는 직설적인 제목이긴 하지만, 문학적 감성이 풍부한 수많은 영어 동화들이 있다는 것을 고려해보면 그리 썩 좋은 제목 같지는 않아 보인다. 제목만 놓고 보면 두번째 그림책인 <Year of The Jungle(2013/미번역)>이 더 시선을 끈다. 그 때문인지 이번에 판권을 사 한국어판을 낸 두레아이들이 원제를 살릴지 다른 제목을 붙일지 무척 고민한 끝에 최종 제목이 <게임을 안 해도 심심하지 않아>로 결정되었다. 또 책의 두께를 감안할 때, 예상 외로 문장의 호흡도 길고 문장 수도 많은 편이다. 출판사가 권장 연령을 8세 이상으로 둔 것도 이 때문으로 추측된다.

 

아이들은 순수하게 책의 내용을 즐기지만, 아이를 위해 그림책을 고르고 읽히거나 읽어주는 어른의 입장에선 새 그림책을 발견할 때마다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책에는 따로 작가의 말이 없어 작품의 본의를 알 수는 없지만, 훈육 차원에서 아이와 토론 감으로 쓸 그림책으로 접근하면 제목도 내용도 적당하다. 중견 동화작가인 노경실은 한국어판 추천사에서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이 자신의 인생의 주인공이자 감독이 되어야 함을 깨우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책의 핵심을 정확히 짚은 표현이라고 생각하였다. 수잔 콜린스는 찰리의 이야기를 통해 무조건 게임을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게임만큼 재밌고 즐거운 것이 굉장히 많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알려주고자 한다.

 

 

찰리는 전기를 잃어버리고 나서야 주변을 돌아보고 자신을 돌아본다. 툭하면 빽빽거리는 여동생이지만, 제인이 아기였을 때 얼마나 예뻐했고 제인과 노는 게 얼마나 재밌는지 기억한다. 컴퓨터 게임 말고도 온몸으로 움직이며 즐길 수 있는 놀이가 얼마나 많은지도 기억한다. 프로그램화된 컴퓨터 게임만 게임이 아니라 보드 게임 등 아날로그 게임도 수없이 많다는 것도 곧 깨달을 것이다. 시종 현란한 사운드와 그래픽으로 구현되는 전자 게임은 정말 재밌다. 이전 세대는 8비트 픽셀의 조악하고 단순한 게임에도 열광하고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하지만 자신과 자신의 어린 날이 더 소중하다. 다시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이고, 너무 일찍 침침하기엔 아깝고 예쁜 눈이다. 그래서 게임‘만’ 있는 일상이 아니라 게임‘도’ 있는 일상이면 좋겠다. 눈에 입에 코에 자연도 한껏 담으며 말이다. 그걸 찰리처럼 정전을 겪기 전에 알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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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와 훈이
김우열 글, 이정수 그림 / 윤슬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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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와 훈이] ‘함께’, 무적의 주문

“나랑 같이 갈래? 나랑 다니면...”

‘함께’라는 것이 얼마나 무적의 주문인지

<노마와 훈이>를 통해 새삼 깨달았다

고양이(훈이)가 태어나서 처음 만난 다른 고양이(노마)

노마와 함께 떠나는 세상 모험, 함께라서 행복한 두 고양이처럼

처음 출판 브랜드를 만들고 처음 동화책을 만들겠다는 목소리에

한 손 두 손 작은 힘을 모아 세상에 내놓을 수 있었다

노마와 훈이, 만든 이와 읽는 이 모두 함께 자라는 책

그 공존의 순간을 영원히 기억하련다 만나서 고맙습니다

<노마와 훈이>는 개인적으로 뜻 깊은 책이다. 책이 만들어져가는 모습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본 첫 책이고,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한 첫 책이기 때문이다. 글 작가, 그림 작가 모두 처음 동화책을 만들어봐서 공부하면서 완성해간 책이었다. 일단 출판 브랜드를 만들긴 했지만, 정식으로 시장 판매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고, 안되면 투자자들끼리 서로의 이름이 새겨진 더미북을 만들고 나눠 레어 아이템으로 갖고 있자는 마음으로 무작정 저지르고 보았다. 7개월이 걸렸고 15cm*15cm에 최소한의 구색만 맞춘 동화책을 품에 안을 수 있었다. ISBN도 받고 도서관과 서점에 정식으로 납품하게 되었다. 6500, 같은 크기의 영아용 보드북과 같거나 조금 싸니 나쁘지 않는 가격이다.

 

  

글을 쓴 김우열은 <힘 있는 글쓰기>, <콰이어트>, <시크릿>등을 번역한 영어 전문 번역가이다. 번역가 지망생과 초보 번역가들 사이에서 번역 교육자로도 유명하고 <채식의 유혹>이란 책을 쓰기도 하였다. 그가 쓴 첫 동화 <노마와 훈이>는 고양이 이야기다. 실제로 고양이 두 마리의 집사기도 한 그가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주제라고 생각하였다. 그런데 작가의 말에서 원래부터 고양이를 좋아했던 것은 아니었다는 고백을 보고 조금 놀랐다. <노마와 훈이>는 그런 책이다. 책의 주인공인 노마와 훈이가 길을 헤매며 세상을 겪고 인간을 배우듯, 만든 이와 읽는 이도 고양이를 배우는 책. 그래서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고 함께 성장하는 책, 그러함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노란 줄무늬 고양이 노마는 길고양이다. 본인은 이 마을 골목대장이라고 생각한다. 그 날도 따스한 햇살을 즐기며 삶을 즐기고 있는데 집고양이로 살다 버림받은 짙은 회색 고양이 훈이를 만난다. 롱다리 훈이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큰 눈을 꿈벅이며 떨고 있었다. 그런 훈이에게 노마는 손을 내민다. 이제부터 자기와 함께 하자고 자기가 친구가 되어 주겠노라고 말이다. 그러면서 집에서 살 땐 몰랐던 세상의 쓴맛(?)들을 노마에게 배운다. 길고양이가 꼴 보기 싫다고 문 앞에 쥐약 탄 음식을 놓는 집, 아무것도 몰라서 너무나 천진하게 고양이를 괴롭히는 무서운 아이들 등. 하지만 노마와 함께 있어 훈이는 힘이 나고 더 이상 무섭지 않다.

  

 

<노마와 훈이>는 남녀노소 즐길 수 있어 매력적인 동화이다, 특별하지는 않는 스토리텔링이지만 교훈적 기제가 강하다. 책 뒷면에 삽화를 절반으로 줄이고 영문으로 본문을 다시 실어 영어동화를 읽고 싶거나 영어공부에 관심 많은 독자들이 반길만 하다. 그림을 그린 일러스트레이터 김정수는 이 책을 시작으로 요즘 한창 어린이 책엔 어떤 그림이 좋을지 이런 그림 저런 그림을 그리며 고민하고 있다. 일단 다음 그림책도 정해진 상태, 그림 작가가 키웠던 햄스터 총이를 주인공으로 하는 <총이의 여행>이 예정되어 있다. <노마와 훈이> 삽화 속에 숨어 있는 총이를 찾는 것도 이 책의 또 한 가지 재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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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과학도서 출판그룹 사이언스북스입니다. ^^


이번에 반비에서 책을 사랑하는 분이라면 반드시 읽어야만 하는

마크 뷰캐넌 신간, 내일의 경제』가 출간되었습니다.

『사회적 원자』로 국내에 복잡계 과학 붐을 일으킨 마크 뷰캐넌의 신간으로

물리학 및 복잡계 과학에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응모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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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경제』


복잡계 과학이 다시 만드는 경제학의 미래




복잡계 과학의 전도사 마크 뷰캐넌이 예측하는 내일의 경제 날씨

경제학이여, 평형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나라! 



전작인 『사회적 원자』에서 복잡계 과학의 눈으로 인간 사회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현상들을 파헤쳤던 마크 뷰캐넌은 이번 신작 『내일의 경제』에서 그 시야를 경제 현상으로 좁혀 시장과 다양한 인간의 경제 행위들을 조망한다. 사회 현상을 단순화시키고, 통계로 변환하여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다양한 통찰을 제시한 『사회적 원자』은 삼성 경제 연구소(SERI)의 CEO 추천 도서로 선정되며 복잡계 과학 입문서로서 국내에서도 큰 호응을 얻었다.

또한 그가 운영 중인 <금융 물리학(http://physicsoffinance.blogspot.kr)> 블로그와 개인 블로그에서도 기존 경제학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대중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복잡계 경제학의 구루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마크 뷰캐넌의 최신 성과들이 바로 이 책 『내일의 경제』에 집약되어 있다.  



세상에 있는 거의 모든 다른 복잡계와 달리 경제와 시장이 홀로 본질적으로 안정되고 어떤 내부적인 변화무쌍함도 없다는 얼빠진 발상을 극복하기 전에는 결코 경제와 시장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이제는 우리가 사회 경제적인 기상에 대해 배우고, 그 폭풍을 분류하며, 폭풍을 예방하는 방법 또는 폭풍이 오는 것에 맞서서 우리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을 배우기 시작할 때다. 앞으로 탐구해 나가겠지만, 이것을 하는 데 또는 적어도 괜찮게 착수하기 위해 필요한 개념과 발상은 이미 다른 과학 분야에, 특히 물리학에 존재한다. “금융 물리학”에 대한 발상은 전혀 낯설지 않고 완벽하게 자연스러우며, 아마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 본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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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일의 경제』 서평단 모집 상세 내용



하나, 『내일의 경제』 서평단 모집 포스팅을 개인 블로그에 스크랩 한 뒤, 읽고 싶은 이유 간단하고 성실하게 적어서 스크랩 링크와 함께 댓글로 올려주시면 응모가 완료됩니다.


둘, 응모 기간 2014년 10월 16일(목)부터 10월 26일(일)까지 입니다.


셋, 총 추첨인원 10명입니다. (최종 응모자 수에 따라 추첨인원이 변경될 수도 있습니다.)


넷, 서평단 발표일 2014년 10월 27일 월요일입니다.

서평단에 선정되신 분은 10월31일까지 개인정보를 비밀댓글로 적어야합니다.

10월31일 이후까지 확인이 안되면 선정이 자동취소됩니다.


다섯, 서평기간은 11월 1일(토)부터 11월11일(화)까지 10일간입니다.


마지막, 첨된 서평단 분들은 서평기간인 10일간 알라딘 개인 계정으로 서평을 작성한 후, 『페이퍼 엘레지』 서평단 발표 포스팅에 알라딘 개인 블로그 및 그 외 블로그나 외부 채널 등에 남기신 서평 링크를 댓글로 달아주셔야 최종 서평이 완료됩니다.




※ 해당 기간 안에 서평을 작성하지 않을 시,

다음 서평단 모집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습니다.



많은 참여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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