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경영할 것인가 - 경영에서 반드시 직면할 질문과 해답 76가지
제임스 맥그래스 지음, 김재경 옮김 / 처음북스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어떻게 경영할 것인가?] 119 경영학 ; 역시 제임스 맥그래스 but 조금은 아쉬움

 

 

 

<삐뽀삐뽀 119 소아과>라는 책이 있다. 1,000쪽이 넘어가는 묵직한 분량 탓에 명성에 비해서는 가내 소장 정도가 적은 편이지만(70만부 정도 판매고), 15년 이상 국내 육아서 분야의 스테디셀러로 군림하고 있다. 작년엔 60대 이상 연령대에서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라 화제가 되었으며, 어여쁜 이름과 달리 묵직묵직한 인문사회서를 주로 내왔던 출판사 그린비의 의외의 효자상품으로도 유명하다. 책 제목처럼 이 책이 독자들에게 오랫동안 사랑 받은 것은 아이들이 아픈 수많은 경우에 그때그때 대처할 수 있는 요긴한 응급처방서였기 때문이다. 그런 경영서가 무척 필요하였고, 그래서 이 책의 출간을 무척 기다렸다.

 

경영학과 매우 가까운 전공이었고, 경영학과 교수들과의 교류가 많았음에도 다른 선후배동기처럼 경영학을 복수전공해하지 않았다. 리더십이나 경영관리자 관련 훈련도 대학 시절 꽤 많이 받았고 크고 작은 모임도 많이 이끌어봤기에 자신만만하였다. 그러나 사회에 나와 보니 나름 공부했다고 믿었던 것이 얼마나 일천하고 상당 부분이 삽질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올해, 주특기를 틀어야겠다는 생각에 본격적으로 경영학을 공부해보기로 하였다. 아직은 입문 혹은 취미 수준의 깨작거림에 불과하지만, 학생들처럼 학문의 얼개를 잡으며 초심으로 임하고 있다.

 

상반기에 읽었던 경영서 중 제임스 맥그래스와 밥 베이츠가 공저한 <모든 경영의 답>이란 책에 무척 많은 도움을 받았다. 경영학이 생각보다 행정학과 굉장히 많이 겹친다는 것을 알고 부담감도 많이 지울 수 있었고, 89개의 넘버링을 통해 경영학의 얼개를 머릿속에 쉽게 그리고 기억할 수 있었다. 천성 자체가 일할 때 주제와 핵심사항만 나열된 보고서를 좋아하는데 깔끔하고 간결한 군더더기 없는 본문과 넘버링, 독자에게 가르치는 바를 깔끔하고 정확하게 짚는 그들의 글쓰기 방식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피로하지 않고 핵심 체크하며 읽기 좋은 책이었다. 그래서 지난 달 저자 중 한명이 쓴 또 다른 넘버링 경영서가 나온다는 소식에 덮어놓고 구해 읽어보았다. 그만큼 크게 신뢰하고 기대하는 저자였다.

 

<어떻게 경영할 것인가?>의 저자는 맥그래스다. 그의 책을 가장 기대했던 이유는 그가 경영 컨설턴트이자 교육직업발달이라는 교육학과 경영학의 접점의 분야를 가르치는 교수이기도 하지만 그 전에 30년 이상 경력의 회계사였다는 점이었다. 총 7부로 구성된 이 책의 마지막 장을 회계용어로 두는 것을 보고 이 부분이 가장 궁금했고, 책을 펼쳐서도 이 부분부터 먼저 읽었다. 회계는 대표적인 회사의 언어이고, 중요하나 모두가 능통하지 못한 영역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회계용어에 대한 장의 서술에 앞서 이 장의 내용은 경영자가 회계사와의 대화에서 어려움이 없게 하기 위한 최소한의 빈출 회계용어를 정리했으나 회계사와 많은 경영자에겐 이미 알아 굳이 읽지 않아도 된다고 못 박았다.

 

저자의 말을 숙지하고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펼친 회계용어 장은 기대했던 것과 약간 달랐다. 평소 회계의 회자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대부분이 너무나 친숙한 개념들이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답답하였다. 이는 책 번역 전반에 있어 가장 큰 아쉬움이었다. 그래서 이 용어 약어가 뭐야, 알려주기 싫으면 영어라도 알려줘. 아무래도 경영서는 전공을 불문하고 많이 읽고 공부하다보니 다른 분야의 책에 비해 비전공자도 별 무리 없이 곧잘 번역을 한다. <어떻게 경영할 것인가?> 역시 패션 전공의 미술 강사 겸 영문 번역가인 김재경이 번역했는데 경영서 번역 경력이 처음도 아니고, 깔끔하고 용어 옮김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뜻풀이를 보며 무슨 개념인지는 대충은 알겠는데 분명 현업에서 이걸 이 용어로 말하지 않았던 것 같은 게 여럿 있었다. 워낙 경제, 경영 용어는 우리말보다 영어 약어가 익숙한 게 많으니. 그래서 책을 보며 이 정도 내용이면 차라리 원서를 볼 걸 하는 생각도 들었다.

 

책의 구성에서 엿볼 수 있듯 영국에서 작년 겨울에 출간된 <모든 경영의 답>과 올 봄 출간된 <어떻게 경영할 것인가?>는 여러모로 서로 상호 보완되는 시너지 책이다(출간 텀도 3개월 정도). 타깃 독자와 학습 목표도 비슷하다. 전자가 경영자나 경영자를 지망자들을 위해 속성으로 경영학의 기본기를 다지도록 돕는 책이라면, 이 책은 그들에게 경영에서 부딪치는 각종 상황별 대처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경영학에 대한 지식이 너무 부족한 직장인들에게 <어떻게 경영할 것인가?>는 사랑스러운 ‘삐뽀삐뽀 119’ 경영서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좀 더 경영용어의 원어 병기가 많았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이 책도 원서도 따로 표시가 없는데 서지사항을 살펴보면 이 책이 1권이라고 되어 있다. 즉 어쩌면 시리즈가 계속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환영이다. 안 그래도 모든 커리어를 정리하고 은퇴해서 여생을 전업 작가로 살겠다는 저자기에 시리즈가 아니더라도 그의 모든 노하우들이 계속 책으로 만들어 쏟아질 것이다. 아무래도 제한된 분량 안에(300쪽 이내) 크게는 7가지, 작게는 76가지 주제를 논하다보니 포괄적인 일반론들이 대부분이다. 그래도 꽤 무릎을 치는 대목들이 있었고, 각 장이 시작할 때마다 <논어>를 인용하며 본론을 시작하는 것을 보며 동양인으로서 미묘한 경쟁감과 위기감도 적당히 느낄 수 있어서 즐거운 독서였다. 책을 읽다가 괜찮았던 문장들을 적어보며 서평을 갈음한다.

 

 

조직은 점점 더 이미 리더십이 있거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경영자를 찾고 있다. 고위급 직원이나 이사의 빈자리를 채울 사람을 찾을 때는 더욱 그렇다. - p.24

   

만약 한 시간 회의에 여섯 명의 직원이 참석한다고 하면 총 일곱 시간의 업무 시간을 사용하는 것이다. 회의는 업무와 바꿀 만한 가치가 있어야 한다. 회의는 현대 경영자의 삶에서 독과 같다. - p.53

 

<업무를 위임하는 4가지 방법>

지시하기; 업무를 하는 방법에 대한 기술적 지식이 부족하고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적은 사람에게 지도와 지원을 많이 한다.

지도하기: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은 있지만 업무 경험이 부족한 사람에게 지도를 많이 하고 지원은 적게 한다.

지원하기: 업무 능력에 신뢰가 가지만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거나 처음 하는 일에 관해 걱정하는 사람에게 지원을 많이 하고 지도는 적게 한다.

위임하기: 기술적으로 숙련됐고 스스로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이 많은 사람에게 지원과 지도를 적게 한다. - p.60

 

경쟁하는 사람이 되라. 이직할 생각이 없어도 일 년에 최소한 한 번의 면접을 봐라. 일 년에 두 번이면 더 좋다. 정기적인 면접은 시장에 관한 정보를 얻고 다른 곳에서의 조건을 알 수 있는 기회다. 발전시켜야 하는 영역의 지식 혹은 기술도 파악하게 도와줄 것이다. - p.73

 

경영학이 배출한 최초의 천재라고 불리는 피터 드러커는 경영자가 해야 할 일은 다음과 같다고 주장한다. : 직원 구성, 목표 설정, 직원의 동기부여, 결과를 목표와 비교해 모니터링하고 필요하다면 바로잡는 조처, 사람들과 자기 자신의 계발 – p.78

 

- 가능한 항상 내부에서 승진을 시켜라.

-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증명을 한 사람을 항상 선발하도록 하라. 다음과 같은 사람을 고용하라. : 자존심이 있어 자신을 실망시키는 일을 하지 않을 것 같은 사람, 스스로 동기부여를 하고, 열심히 일하고, 신뢰가 가는 사람, 큰 그림을 볼 수 있는 사람, 상식이 있는 사람, 좋은 결정을 내리는 데 기본이 된다.

- 외부에서 사람을 고용해야 한다면 자신의 업무에 긍지를 느끼고, 밝고, 붙임성 있고, 열정적이고, 흥미롭고, 공적에 대한 기록이 확실한 사람을 골라라.

 - p.79

 

당신이 싫든 좋든 간에 조직의 정치는 시행될 것이다.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조직의 정치와 관련해서 두 가지 주요 문제가 있다. 첫째, 조직의 실제 업무를 방해한다. 둘째, 정치와 관련 없는 주변 사람들을 해치는 관습이 있다. 그러므로 당신이 조직의 정치에 관심이 없더라도, 권력 게임에서 희생될 사람으로 취급되지 않게 자신을 방어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선 적을 이해해야 한다. 대부분의 주요 정치가는 마키아벨리의 이념을 따른다. 왜일까? 마키아벨리는 행동의 미덕은 목적을 성취하는 데에 있다고 주장하며 잔인한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했는데, 이러한 정당성은 정치가의 의식을 만족시켰다. - p.191

 

 

오타

p.73 중반부 : 정기적인면접은 → 정기적인 면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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