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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여지도 - 두 발과 땀으로 써내려간 21세기 대한민국 노동의 풍경
박점규 지음 / 알마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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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여지도] 이야기로 그린 대한민국 노동지도

 

 

퇴사 후 긴 알바천국이의 삶을 보내다가 얼마 전 새 회사에 입사하였다. 남정욱의 <차라리 죽지 그래>를 읽으면 요즘 청춘들이 사회적 나이를 먹지 않아 자기가 원하는 직업이 아닌 부모님의 마음에 드는 직업에 목을 멘다고 신랄하게 비판한다. 청춘을 지난 지 얼마 안 된 입장에서 변명하자면 유치하고 나약해서가 아니라 3000만원 넘게 주고 산 졸업장에 대한 책임감이자 등골이 휜 부모에 대한 최소한의 죄책감 때문이다. 몇 년 전 20% 정도의 젊은이들이 평생 정규직을 하지 못한다는 기사가 나온 적이 있다. 남의 일 같았는데 서른까지 정규직으로 일한 적이 단 한번도 없다.

 

이번 입사 후로 아버지는 나와 말도 섞으려고 안 하신다. 4대 보험 유무, 번지르한 이름을 찾을 것인가 중소기업에 안착할 것인가 말고는 연봉 2000 이하에선 정규직과 비정규직, 파견직의 구분이 무의미한 것 같다. 주5일 주간 전일제로 근무하면 좀 쉴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좋아진 건 아직 밤에 일을 안하고 하루에 여섯 시간 자도 죄책감이 덜하다는 것 정도이다. 여전히 알바를 하고, 없는 시간을 쪼개 자격증 공부도 하고 책도 읽으며 입사하자마자 다음 직장 준비를 하고 있다. 비정규직이니까 최소한의 교육기간만 주고, 영어 사용 등 업무량은 정규직과 같다보니 오버타임 근무를 밥 먹듯 한다. 다들 어떻게 제 나이에 연애 열심히 하고 결혼할 수 있는 건지.

 

<노동여지도>를 보기 전에 충격적인 다큐 하나를 본 적이 있었다. 취업시장에서 4년제 문돌이만큼 쓸데없는 불가촉천민이 없다고, 최후의 로망은 공장이다라는 농담을 정말 많이 한다. 그런데 이 다큐에서 울산, 구미 등 주요 공단 밀집 지역에서 기본급 150미만인 곳이 수두룩하며, 흔히 우리가 아는 200후반에서 300대 생산직 월급은 특근, 야근까지 다 하는 만근으로 겨우 채울 수 있다는 것이다. 노동강도가 하늘과 땅 차이인 저강도 서비스업이나 제조업이나 비슷한 월급을 받는다는 걸 보고 놀랐다. 그런 우리나라 노동계의 실태를 전국 스물여덟 지역을 직접 발로 밟고 인터뷰하며 쓴 <노동여지도>가 있다. 무척 인상 깊게 읽은 책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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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샹떼]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씨네샹떼 - 세계 영화사의 걸작 25편, 두 개의 시선, 또 하나의 미래
강신주.이상용 지음 / 민음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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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샹떼] 함께 한 이들을 위한 상찬

 

 

문화콘텐츠 창작자나 향유자의 비극은 대부분의 사람이 즐길 수 있고 어느 정도의 경지에 도달하기 쉽다는 것이다. 영화와 책 관련한 각종 강연은 유무료할 걸 없이 늘 인기가 많다. 작년 CGV아트하우스는 민음사와 함께 45만원짜리 영화 읽기 프로그램 ‘씨네샹떼’를 기획하였다. 총 25편의 영화를 철학자(강신주)의 눈과 영화평론가(이상용)의 눈으로 푸는 프로그램. 완강 후 섬세한 편집을 거쳐 강의 내용과 사진 자료 주요 질의응답들이 일목요연하게 다듬어진 책이 나왔다. 동명이고 아주 두툼하다.

 

예술로서의 평론을 모아둔 책을 좋아하지 책이나 영화 등 어떤 대상의 들러리가 된 평론집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알지 못하는 작품에 대한 글을 보고 있노라면 한없이 외로워진다. 그런 의미에서 <씨네샹떼>도 마찬가지였다. 역시나 이 강연에 참여한 이들을 위한 상찬, 기념품의 성격이 강하다. 아니면 45만원 짜리 강의를 3만 3천원으로 저렴하게 즐기고픈 욕망을 위한 독자들 정도. 두껍고 싸다는 점을 빼고, 영화 좋아하는 사람은 그냥저냥 읽어볼만하다는 점 빼고 큰 장점도 큰 단점도 없는 책이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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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스토리텔링 커뮤니케이션 이해총서
김태욱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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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스토리텔링] 총서의 묘미를 느끼게 해주는 알찬 책

 

 

굳이 얇은 총서를 읽는 이유는 짧은 시간에 특정 주제에 대한 대략적인 정보를 습득하기 위해서이다. 최근 몇 달 동안 마케팅 글쓰기에 대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던 차에 만난 책이었다. 절박한 심정으로 읽어내려갔다. 대부분 아는 것임에 안도하면서도 안일하게 읽어 새로운 지식을 놓치지 않게 읽고 또 읽었다. 일곱 살 때부터 문학 작가가 되기를 꿈꿨고, 사회생활도, 대학전공도 마케팅 글쓰기로 시작하였다. 경력단절도 있고 나이도 많아 겁은 먹었지만,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생각에 열심히 글을 썼다. 모바일 텍스트 광고를 짜는 일이었다. 스토리텔링형 광고였다. 한달 동안 계속 광고 글쓰기를 하며 평가를 받았는데 결국 신랄한 비판을 받으며 계약에 실패했다. 심각한 일이었다. 그것은 단순 직무역량 뿐 아니라 글쟁이로서의 평생의 생사가 갈리는 선고였기 때문이다. 광고든 소설이든 대중에게 읽히지 않는 글은 아무것도 아니다. 그게 올봄의 일이다. 계속 고군분투 중이다.

 

<브랜드 스토리텔링>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마케팅 글쓰기 방법론과는 거리가 먼 책이었다. 제목대로였다. 브랜딩 책, 브랜드 스토리텔링 전략 책이었다. 예상을 전혀 못했던 것은 아니었다. 저자가 홍보 및 마케팅 전문가이며, 이 책을 낸 커뮤니케이션북스는 언론미디어에 특화된 출판사니 말이다. 이 책은 따로 목차가 없다. 뒷표지가 목차 역할을 대신한다. 10장의 주제를 크게 셋으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브랜드 스토리 마케팅의 정의, 브랜드 스토리텔링 방법, 브랜드 스토리텔링의 활용. 저자 김태욱은 현대 마케팅의 원년을 필립 코틀러가 1967<마케팅 관리론>을 내며 ‘4P’ 주창한 해로 삼고 있다. 그리고 브랜드 중심 마케팅은 1980년대부터 시작된다고 보고 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브랜드 스토리와 브랜드 스토리텔링은 다르며 그것을 소비하는 소비자의 성향도 다르기 때문에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단순히 재밌고 가독성이 좋은 게 능사가 아니었다.

또 톨스토이를 예로 들며 스토리텔링 콘텐츠에 있어 사실과 진실의 관계와 둘에 대해 어떻게 접근해야되는지에 대해 알려주는 대목도 흥미로웠다. 브랜드와 브랜딩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부터 브랜드 스토리텔링 기초 이론들을 충실히 훑고, 사례도 풍부하고, 요즘 유행하는 선형 스토리텔링 클리셰나 썸마케팅 등까지 다루고 있어서 참 요긴하게 읽었다. 커뮤니케이션 총서는 따로 숫자를 매기지 않는다는 점이 독특하였다. 이 얇은 책을 장마다 참고문헌도 꼼꼼히 기재해놓는 등 대학 수업 자료로 활용하기에도 좋게 꾸며 놓았다. 뒤에 총서 소개를 봐도 출판사에서 이 총서를 만들 때 이런 의도도 염두하고 있는 듯하다. 브랜딩이나 스토리텔링 마케팅에 관심은 있는데 아는 게 하나도 없는 독자, 자신의 지식 정도를 가늠하고픈 마케터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시간이 없으면 큰 제목과 각 장별 요약만 봐도 꽤 많이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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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과학/예술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안녕하세요. 이섬입니다.

2015년 1월~6월 알라딘 신간평가단 15기로 활동합니다.

담당분야는 인문/사회/과학/예술

알라딘의 비문학 고전, 인문, 역사, 사회과학, 과학, 예술/대중문화, 만화>교양만화 카테고리에 업데이트 되는 신간들을 반년 동안 매의 눈으로 모니터합니다.

 

그래서 제 서재에서는

매월 초 제가 고른 지난 달 신간 베스트 5를 페이퍼로

그 중에서 그룹원끼리 토의 끝에 고른 궁극의 신간 1권을 리뷰로

만나보실 수 있겠습니다. 반년 동안 잘 부탁드려요!! 북플 친구 대 환영!!

 

그럼 이섬이 고르고 고른

2015년 5월 인문/사회/과학/예술 신간 BEST 5 출발!!

매월 인문,사회,과학,예술에서 각각 한권씩 고르고

다섯번째 책은 비문학 고전, 역사, 만화>교양만화에서 한권을 고릅니다.


방 빼는 중 

드디어 알라딘 신간평가단 15기 마지막 달, 마지막 페이퍼입니다.

오늘 고르는 책은 투표를 거쳐 16기의 첫 책으로 선정될 것입니다. 저희들의 첫 책이 그랬듯


그래서 몹시 슬픕니다.

마음 같아서는 알라딘에

이러며 16기에도 살려달라고 하고 싶지만!!

그게 어디 맘대로 되는 일인가요?? 헤헤ㅠㅠ


 

james_special-12

어쨌든 이번 달에도 지난달 인사과예 신간 중 엄선해

다섯 권, 다섯 출판사에 러브콜을 보냅니다. 

 

 

 

 

 

 

 

 

 

 

 

 

 

 

 

 

 

 

 

 

[인문] 왕비와 수도사와 탐식가/샤피크 케사브지/궁리/2015.05.27

출판사의 책 소개에 따르면 "종교인, 명상가, 과학자가 펼친 삼일간의 불꽃 튀기는 신념 토론 대회를 추리소설의 방식으로 푼" 책이라고 합니다. '세상을 보는 가장 큰 시선들의 대립'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유는 그 때문이죠. 이런 책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은 독특한 저자의 이력이기 때문인데요. 인도계 케냐인인 저자는 독실한 기독교도로, 목사이자 종교학자입니다. 학부 때는 신학과 함께 정치학을 전공했고, 평생 다양한 철학과 사상 공부하는 재미에 빠져 있었다구요. 책의 주제는 '삶과 죽음'입니다. 자식을 잃고 슬퍼하다가 삶과 죽음의 문제에 천착하기 시작하였고, 10년에 걸쳐 자기 치유와 정리의 차원에서 쓴 책이 <왕비와 수도사와 탐식가>라고 합니다.

 

[사회] 불평등을 넘어/앤서니 앳킨스/글항아리(문학동네)/2015.05.25

이번 15기 신간평가단을 하며 가장 미안했던 출판사가 문학동네 임프린트 글항아리입니다. 어느 날도 빠지지 않고 주목할 만한 신간을 내놓았으나 단 한번도 소개를 하지 못했죠. 특히 이번 달 같은 경우 글항아리 뿐 아니라 해나무, 달, 아트북스 등 좋은 책들을 너무 내놓아서 하마터면 문학동네 책으로 페이퍼를 거의 다 채울 뻔했습니다. <불평등을 넘어>. 아마 5월 인사과예 신간 중 가장 언급이 많이 된 책이지 아닐까 싶습니다. 불평등을 분석한 책 중 끝판왕이란 평들이 많습니다. 이미 1월에 미지북스의 <불평등의 창조>를 꼽은 바가 있어서 소재의 다양성 상 언급하지 않으려 했으나 꼭 읽고 싶은 책이고, 핫한 신간이기에 꼽아봅니다.

 

 

 

 

 

 

 

 

 

 

 

 

 

 

 

 

 

 

[사회] 복잡한 세계 숨겨진 패턴/닐 존스/바다출판사/2015.05.01

저는 가학도 피학도 질색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물리학 책을 자꾸 읽으려는 저를 볼 때마다 혹시 나도 모르는 피학적 성향이 있는 건 아닌지 의심합니다. 도대체 물리학에 얼마나 호되게 당하면 책을 안 집을까요? 비교적 문돌이에 대한 배려가 깊은 <시간연대기> 신간 평가 수행하면서 피똥을 싸다가 결국 재독하기로 했는데 말이죠. "이야, 신나고 재밌는 복잡계 강의책이다! 한국복잡계학회가 직접 나서서 번역했다! 아이 좋아라"하며 캐스팅.

 

 

 

 

 

 

 

 

 

 

 

 

 

 

 

 

 

 

[예술] 제국의 게임/닉 다이어-위데포드,그릭 드 퓨터/갈무리/2015.05.15

게이미피케이션에 관심이 많아 책 제목 보고 클릭했습니다. 횡재도 이런 횡재가 없었습니다. 비디오게임에 대해 인문, 사회, 과학, 예술 모든 관점으로 접근하는 <제국의 게임>, 인사과예팀에게 딱인 책 아니겠습니까? 이런 책을 볼 때마다 출판사 분들을 꼭 뵙고 싶어서 제 오른손으로 제 왼손을 꼭 잡아봅니다. 고마워요.

 

[만화] 어느 물푸레나무의 기억/최용탁,박건웅/북멘토/2015.05.26

<내 가족의 역사>를 읽으며 발간을 손꼽아 기다린 신간입니다. 제가 서평을 쓰거나 책소개글을 점점 많이 쓰게 되면서 불행한 점이 한 가지 있습니다. 만화나 그래픽노블 읽을 수가 없어, 읽는 데까지 성공해도 글을 쓸 공간이 없어! 알라딘 신간평가단 15기로 활동하면서도 만화(그래픽노블)도 추천했습니다만, 신간평가할 기회가 있을 거라는 기대가 전혀 없습니다. <어느 물푸레나무의 기억>은 최용탁의 동명의 단편소설을 그래픽노블화한 책입니다. 국민보도연맹 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내 가족의 역사>는 일부 판화였는데 이 그래픽노블은 전부 판화라고 해서 더 궁금. 지켜보고 있는 그래픽노블 출판사(시리즈)입니다. 한국 그래픽노블의 발전을 바라는 입장에서 등장만으로 반갑습니다.

 

 

moon_and_james-26

알라딘 신간평가단 15기를 하면서 하나를 얻고 하나를 잃은 것 같습니다.

얻은 것은 페이퍼를 쓰는 즐거움에 푹 빠지고 책소개일에 대한 제 욕망을 발견한 것이었고

잃은 것은 서평의 퀄리티입니다. 첫달을 제외하고 도저히 봐줄 수가 없어!! 이달 신간평가 서평을 올린 후에 A/S 들어갈 예정입니다.


책쟁이들 사이에서 '알라딘스럽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지만 같은 생각하는 느낌적인 느낌!!

저는 그 알라딘스러움의 미덕 중 하나가 다양성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15기 신간평가단은 그 점에서 좀 아쉬웠습니다.

다른 그룹은 몰라도 인사과예그룹은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매달 쏟아지는 인사과예 신간 수는 어마어마합니다.

가장 많은 신간을 검토한다는 자부심으로 페이퍼를 썼습니다.

그런데 다섯달 치 최종 선정 책, 알라디너의 선택이란 이름으로 대대적으로 홍보될 책 열권 중 네권이 한 출판사의 책이었습니다. 물론 그 네 권의 책은 몹시 훌륭했고, 숱한 출판사가 책을 주지 않는 상황에서 항상 요청하면 책을 주는 고마운 출판사였습니다.

혹시 모르는 출판인들이 저희팀을 특정 출판사 편애자로 오해할까봐 걱정입니다.


그래서 최종 선정 책으로 잘 뽑히는 출판사 책은 다른 팀원이 꼽겠지 하며

제 페이퍼에서는 언급을 자제한 감이 있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잠재의식이 또 기가 막히게 출판사를 안 겹치게 꼽았더군요.

그 출판사 서른개의 이름을 꼽으며 알라딘 신간평가단 15기 마지막 개인 페이퍼를 마칩니다.

채 언급하지 못했지만 좋은 출판사들

제 머릿 속 엑셀 시트에 입력 콕콕, 구매로 퉁하고 있으니 노여워 마소서.

갈무리, 궁리, 꿈꿀권리, 돌베개 동녘, 동아시아, 디자인하우스, 따비, 메디치,

글항아리(문학동네), 미지북스, 바다출판사, 북멘토, 비즈앤비즈, 생각비행, 시공사,

알마, RHK, 어크로스, 열린책들, 예문당, 윌컴퍼니, 이학사, 지식프레임, 책과함께,

책세상, 책읽는수요일(KPI콘텐츠그룹), 한길사, 함께읽는책,휴머니스트 ♥

2015년 상반기 책쟁이들의 파산을 부추기는,

떨리는 인사과예 신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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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코틀러의 마케팅 모험 - 마케팅의 눈으로 보는 삶, 그리고 세상
필립 코틀러 지음, 방영호 옮김 / 다산북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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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코틀러의 마케팅 모험] 가장 빨리 필립 코틀러를 알고 싶다면 

 

 

 

 

내가 쓴 글을 하나하나 뜯어보다 보니 이를 한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었다. “마케팅의 눈으로 세상과 삶을 바라보다Seeing the World and Life Through Marketing Eyes.” 나는 이 책에서 내가 살아온 역사, 가족, 교우관계, 수상경험 등 내 인생사는 물론 내 세계관을 충실히 보여주려고 애썼다. 가난, 평화, 종교, 국가, 도시건설, 박물관 및 공연예술, 혁신, 부의 창출, 경쟁, 부패, 정부규제, 경제이론, 마케팅 과학, 기업의 사회적 책임, 사회 마케팅, 변혁, 붕괴, 비영리적 기업, 미술품 수집, 브랜딩, 사업의 목적, 행복 등 다양한 영역을 소재로 삼았다. (...) 아무쪼록 독자들이 내 인생 여정을 들여다보며 뜻밖의 흥미로운 발견을 하고 삶에 자극이 될 만한 것을 찾으면 좋겠다. - p.332

 

 

이달 초 <필립 코틀러의 더 나은 자본주의>라는 책을 읽었다. 그리고 이 책 외에 작년에 판권을 사 집필과 번역이 동시에 이루어졌으며 곧 출간될 책이 한 권 더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다산북스에서 이달 중순 출간한 <필립 코틀러의 마케팅 모험>이다. 출판사가 제공하는 책소개 글과 미리보기 서비스를 확인하고 책을 읽기 시작했지만 상상 그 이상의 책이었다. 그리고 한 가지 궁금증이 생겼다. <필립 코틀러의 더 나은 자본주의>의 경우 완벽하게 동시 출간하진 못했어도 원서가 나오고 며칠 후에 한국어 번역본이 나왔는데 이 책은 아직도 원서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찾아보니 놀랍게도 원서는 영문판이 아닌 일문판이었다. 영어로 쓰고 일어로 번역해서 낸 책인데 아직까지 영문판이 나오지 않은 것이 의아하다. <필립 코틀러의 더 나은 자본주의>와 같이 출간하기 위해 출간을 미룬 것이긴 한데 언제 나오려나.

 

 

올해는 필립 코틀러의 책을 공부하기 참 좋은 해이다. 연초 그의 대표작인 현대 마케팅교과서의 고전인 <마케팅 원리> 15판이 나오면서 필립 코틀러의 예전 저작들이 한창 다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신간인 <필립 코틀러의 더 나은 자본주의>와 <필립 코틀러의 마케팅 모험>도 나왔다. <필립 코틀러의 더 나은 자본주의>와 <필립 코틀러의 마케팅> 집필이 함께 이루어져서 이 책에서 보면 <필립 코틀러의 더 나은 자본주의Confronting Capitalism>을 'Reexaming Capitalism'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또 다른 신간이 있을지는 모르겠다. <필립 코틀러의 마케팅 모험> 번역본의 장점 중 하나가 50 권이 넘는 필립 코틀러의 저작을 역자가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제목과 출간 연도, 번역 유무를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미출간 책으로 ‘Kotler on Capitlism’을 언급하는데 이게 'Reexaming Capitalism(Confronting Capitalism)'과 같은 책인지 아닌지를 모르겠다.

  

 

 

<필립 코틀러의 마케팅 모험>을 읽기 전에 책에 대해 가장 궁금했던 점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제목의 이유였다. 작년과 올해 출판계를 움직이는 양대 파워 리더는 빌 게이츠와 마크 주커버그다. 그들이 읽고 추천했다는 이유만으로 수십 년 전에 절판되었던 책이 복간되기도 하고, 뒤늦게 번역 판권 전쟁이 일어나기도 하였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아니, 미국보다 더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국가일수도 있다. 그래서 처음 책 제목을 보고 작년과 올해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는 경영학 고전 <경영의 모험Business Adventures>를 의식한 작명이 아닐까라는 추측을 하였다. 하지만 책 제목에 대해 책에서 필립 코틀러가 특별히 얘기하는 바는 없어 모르겠다. 다른 한 궁금증은 왜 이 시점에 필립 코틀러가 자서전(회고록)을 내냐는 것이었다. 롤랑 바르트처럼 지성다운 죽음을 의식하며 미리 준비하는 것일까, 현재 85세신데 혹시 건강상 이상이 있으신가 궁금하였다.

 

 

물론 플라톤의 책 등 위대한 고전에서 수학이나 경제학, 공학기술에 관한 지식을 획득할 수는 없는 법이다. 더욱이 지금과 같은 인터넷 시대에 학생들은 기업가 정신이나 혁신, 첨단 기술에 더 관심을 가지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내 믿음에는 변함이 없다. 과거의 위대한 사상을 습득하면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한 개념을 갖추고 영감을 얻게 된다. - p.29

 

뇌물수수 관행이 전 세계에 널리 펴져 있지만, 그간에 내 저서 어디에서도 그에 대한 내용을 한 줄도 다룬 적이 없었다. 왜일까? 나는 분명히 고객에게 뇌물을 주는 일에 찬성하지 않는다. 거래를 따내기 위해 뇌물을 얼마나 바쳐야 하는지 기업에 자문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 그저 경영대학원 학생들에게 그들의 경쟁자들 중 한두 사람이 그런 짓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것, 당국에 이 사실을 알리거나 그들이 입찰에서 빠지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을 뿐이다. - p.165

 

목차를 보니 48개의 주제로 짤막짤막하게 나열식으로 책을 구성해놓아서 에릭 호퍼의 <길 위의 철학자>처럼 아포리즘 식 자서전을 지향했나 궁금하였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이 책은 처음부터 ‘최초의 자서전’ 같이 무거운 의도로 기획한 책은 아니었다. 다른 수많은 필립 코틀러의 저작들처럼 그의 글을 하나라도 더 책으로 엮고, 읽고 싶어 하는 세간의 욕구를 반영한 결과물이다. 2013년 일본 니케이신문에서 필립 코틀러에게 원고 청탁을 하였다. 12월 한달 동안 2페이지 분량의 글을 일일 연재(30편)하는 것으로 주제는 필립 코틀러의 인생 이야기였다. 필립 코틀러의 책들과 활동들을 보면 알지만, 그는 매우 호기심이 왕성한 사람이고 지금도 새로운 도전과 발상에 빠져 있는 사람이다. 신문에 칼럼 연재를 해보지 않아서 흥미를 느끼고 단번에 수락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짧은 글 50편을 썼고, 이 중 30편은 2013년 12월 신문에 ‘私の履歴書나의 이력서’라는 시리즈물로 연재하였다. 그 원고들 중 48편을 뽑아 책으로 엮은 책이 이 책이다.

 

 

그래서 책이 처음 나온 곳도 미국이 아닌 일본이다. 2014년 8월, 'マーケティングと共に フィリップ・コトラー自伝마케팅과 함께 한 필립 코틀러 자서전'이란 제목으로 일본에서 최초 하였다. 영문판 판권 및 일본 외 해외 번역판 판권은 필립 코틀러가 가졌고, 우리나라는 다산북스가 판권을 사 일본어 출간본이 아닌 필립 코틀러의 영어 원고 원문을 번역하였하였다. 한국어 번역본 제목이 <필립 코틀러의 마케팅 모험>인 이유도 영문판 (예정) 제목이 'My Adventure in Marketing'이기 때문이다. 가장 빨리 필립 코틀러를 알고 싶다면 읽어야 하는 책이다. 가족사와 성장과정은 물론 저작들의 작가 소개글로는 다 알 수 없었던 드폴대학 입학부터 캘로그 경영대학원 교수로 임용되기까지의 여정을 털어놓고 있다. 올해 출간한 <필립 코틀러의 더 나은 자본주의>와 <필립 코틀러의 마케팅 모험>에 대한 집필 비화는 물론 주요 저작들에 대한 관련 이야기들이 있어 독자들이 필립 코틀러 저작들을 어떤 순서로 어떤 관점에서 읽어야 하는지 감을 잡을 수 있게 도와준다.

 

 

깨어 있는 자본주의 운동과 그 원칙이 지속될지, 갈수록 많은 비즈니스 리더들이 사고를 전환할지를 따지기에는 너무 이르다. 깨어 있는 자본주의를 따르는 기업들이 수익성 및 이해관계자들의 충성도 측면에서 경쟁 기업들보다 우위를 유지하는 한, 그들처럼 보다 높은 차원의 목적을 설정하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이다. 대규모 연례 콘퍼런스에서 마케팅 3.0이 어떻게 깨어 있는 자본주의와 맞아 떨어지는지에 대해 몇 차례 강연하는 행운을 누렸다. 그때마다 깨어 있는 자본주의 의식이 계속되어 자본주의의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느낌이 들었다. - p.182

 

(혁신은 근본적으로 파괴적이다) 어느 기업이나 기존의 사업을 파괴할지 모르는 새로운 위협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최고경영진은 기술, 소비자 취향, 사업 관행과 관련하여 어떤 변화가 조직의 기반을 무너뜨릴지 면밀히 감시해야 한다. 심각한 위협이 발견되는 즉시 두 가지 대안을 모색할 수 있다. 첫 번째 대안은 회사의 가치가 대부분 사라지기 전에, 또 경쟁자들이 위협을 인식하기 전에 회사를 매각하는 방법이다. 두 번째 대안은 자기파괴를 감행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다른 누군가가 선수를 치기 전에 기존 사업을 파기하는 게 노력을 쏟아야 한다는 말이다. - p.320

 

 

필립 코틀러의 주요 인적 네트워크나 지난 수십 년간의 주요 행적들을 한눈에 엿볼 수 있는 점도 좋았다. 백미는 역시 경제학자가 현대 마케팅의 아버지로 거듭나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그의 가치관(철학)과 그 변화 양상이다. 필립 코틀러 뿐 아니라 그를 포함한 3형제가 따로 또 같이 평생의 조력자이자 각자의 영역에서 일가를 이뤘다는 것은 알았으나 넉넉지 않은 이민자 가정이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코틀러라는 성도 러시아인 아버지가 이민 후 코틀레브시키를 영어식으로 바꾼 것이었다. 10대 때는 오히려 마르크스에 관심 많은 반자본주의자였으며 <필립 코틀러의 더 나은 자본주의>의 문제의식이 그 때부터 있었다는 것도 놀라웠다. 지금도 마케팅과 자본주의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하지만 그가 얼마나 뼛속 깊이 마케터 마인드가 배어 있는지 이 책을 통해 확신할 수 있었다.

 

 

그는 공유지의 비극을 막는 대표적 해법인 디마케팅 개념을 주창하였고, 전 세계 70억 인구 중 상위 20억 명에게만 집중한 현재의 마케팅을 비판하며 저소득층을 위한 마케팅과 저소득층이 가난에서 벗어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인물이다. 낸시 리와 발전시킨 사회마케팅 영역의 대부분이 이런 자본주의와 일반 마케팅의 폐단을 잡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근에 NPO의 기업화에 대해 다룬 <저항 주식회사>를 인상 깊게 읽었는데, 그를 주도한 대표적 인물이 필립 코틀러이며 1970년대부터 적극적인 컨설팅과 조직 혁신 작업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알고 무척 놀랐다. NPO마케팅 뿐 아니라 국가마케팅(공공마케팅), 종교마케팅 등을 다루는 대목을 보면, 역시 사회정의보다 마케팅이 먼저인 사람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붙인 책의 부제처럼 필립 코틀러는 철저히 ‘마케팅의 눈으로 세상과 삶을 바라보는’ 사람이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필립 코틀러를 사숙해오면서 그의 철학이 모순적(이중적)이라는 분석하는 타인의 글들을 읽은 적이 있다. 이 책을 읽고 그런 편견을 더욱 강화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신문 칼럼용으로 제한된 분량으로 최대한 많은 주제를 논하다 보니 논리의 비약이나 좀 더 보충이 필요한 부분이 없지는 않다.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이 책을 통해 보여주는 그의 철학들은 말이 계속 바뀐다기보다 세월이 흐를수록 어느 한 방향으로 귀결되어가고 있으며 아주 확고해져가는 것에 더 가까운 것 같다. 책을 좀 더 치밀하게 읽으며 나름대로 결론을 내든 앞으로 나오는 책들을 계속 읽으며 확인을 하든, 그게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필립 코틀러 저작 중에 이 책 보다 총천연색 사진이 더 많은 책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사진 자료가 많아 그걸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필립 코틀러의 마케팅 모험>, 필립 코틀러 책 중 가장 편하게 읽을 수 있으면서 가장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그의 남은 모험들도 무척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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