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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4
헤르만 헤세 지음, 전영애 옮김 / 민음사 / 2000년 12월
평점 :
그러나 한 사람 한 사람은 그저 그 자신일 뿐만 아니라 일회적이고, 아주 특별하고, 어떤 경우에도 중요하며 주목할 만한 존재이다.세계의 여러 현상이 그곳에서 오직 한번만 서로 교차되며, 다시 반복되는 일은 없는 하나의 점인 것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가 중요하고, 영원하고, 신성한 것이다. 그래서 한 사람 한 사람은, 어떻든 살아가면서 자연의 뜻을 실현하고 있다는 점에서,경이로우며 충분히 주목할 만한 존재이다. 누구 속에서든 정신은 형상이 되고, 누구 속에서든 피조물이 괴로워하고 있으며,누구 속에서든 한 구세주가 십자가에 매달리고 있다.
- <데미안> 서문 中에서-
헤세의 이 서문을 읽고 있으면 초라해 보이는 나 자신이 문득 뿌듯해진다. 이것은 이 세상의 모든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주는 헤세의 위안이다. 집단속에서 뭉뚱그려져 ’나, 너, 누구’가 아닌 이내 ’사람들’ 속에 묶여버리는 현대인. 나는 사실 <데미안>의 내용보다는 서문이 더 좋다. 위에 인용한 단락뿐만 아니라 이 서문은 어느 한 구절도 놓치기 아까울 만큼 아름답다.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서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