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의 핀볼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윤성원 옮김 / 문학사상사 / 2004년 5월
구판절판


"그런 식으로 서로가 묻지도 말하지도 않으면서 서로를 이해해 봤자 아무런 해결도 없어요."
-204쪽

테네시 윌리엄스는 이렇게 썼다. 과거와 현재에 대해서는 있는 그대로, 미래에 대해서는 '아마도'이다, 라고.
그러나 우리가 걸어온 암흑을 되돌아볼 때, 거기에 있는 것은 역시 불확실한 '아마도'뿐인 것 같았다. 우리가 확실하게 지각할 수 있는 건 현재라는 한순간에 지나지 않지만, 그것조차도 우리의 몸을 그냥 스쳐 지나갈 뿐이다.-2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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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론리하트
너새네이얼 웨스트 지음, 이종인 옮김 / 마음산책 / 2002년 10월
품절


'인생이란' 자네는 말해. '불평 불만을 받아주지 않은 클럽같은 곳입니다. 카드 패는 딱 한번만 돌아가고 당신은 싫든 좋든 그 게임에 참가해야 합니다. 그 카드 패가 별 볼일 없고 운명의 손에 의해 이미 정해져 있다고 하더라도 신사처럼 씩씩하게 카드 게임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자, 마음껏 취하고 테이블 위에 있는 것을 마음껏 드시고 이층에 있는 여자애들과 즐겁게 사귀십시오. 하지만 당신이 최고의 패를 잡은 그 순간에 게임을 끝내는 검은 휘장이 내려온다 해도, 절대 불평 불만을 말해서는안 됩니다.....'-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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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리타 2005-06-24 1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신이 선택한 인생을 절대 불평 불만하지 않는 것 참 맞는 말 같네요! 불평하면서 살아가기보다는 힘껏 즐기고 누려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사랑의 기술
에리히 프롬 지음, 황문수 옮김 / 문예출판사 / 2000년 5월
절판


아무것도 모르는 자는 아무것도 사랑하지 못한다.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자는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한다.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는 자는 무가치하다. 그러나 이해하는 자는 또한 사랑하고 주목하고 파악한다... 한 사물에 대한 고유한 지식이 많으면 많을수록, 사랑은 더더욱 위대하다... 모든 열매가 딸기와 동시에 익는다고 상상하는 자는 포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 파라켈수스--7쪽

사랑에 대해서 배워야 할 것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
우선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랑의 문제를 '사랑하는', 곧 사랑할 줄 아는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사랑받는' 문제로 생각한다.
[...]
'사랑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고 사랑할-또는 사랑받을- 올바른 대상의 발견이 어려울 뿐이라고 사람들은 생각한다. -8쪽

사랑의 실패를 극복하는 적절한 방법은 오직 하나뿐인 것 같다. 곧 실패의 원인을 가려내고 사랑의 의미를 배우기 시작하는 것이다. -11쪽

곧 남자와 여자가 자기 자신과 서로를 알게 된 다음, 그들은 분리되어 있고, 그들이 서로 다른 성에 속하는 것처럼 서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들이 서로 분리되어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아직 서로 사랑하는 것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남남으로 남아 있다. (이것은 아담이 이브를 감싸기보다는 오히려 비난함으로써 자신을 지키려고 한 사실에 의해서도 매우 명백해진다) 인간은 분리된 채 사랑에 의해 다시 결합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의 인식 - 이것이 수치심의 원천이다. 동시에 이것은 죄책감과 불안의 원천이다.
그러므로 인간의 가장 절실한 욕구는 이러한 분리상태를 극복해서 고독이라는 감옥을 떠나려는 욕구이다. -15쪽

사랑이 없는 성행위는, 한순간을 제외하고는, 두 인간 사이의 간격을 좁혀주지 못하기 때문이다.-19쪽

사랑은 수동적 감정이 아니라 활동이다. 사랑은 '참여하는 것'이며 '빠지는 것'이 아니다. 가장 일반적인 방식으로는 사랑은 원래 '주는 것'이지 받는 것이 아니라고 말함으로써 사랑의 능동적 성격을 설명할 수 있다. -29쪽

생산적인 성격의 경우, 주는 것은 전혀 다른 의미를 갖는다. 주는 것은 잠재적 능력의 최고의 표현이다. 준다고 하는 행위 자체에서 나는 나의 힘, 나의 부(富), 나의 능력을 경험한다. 고양된 생명력과 잠재력을 경험하고 나는 매우 큰 환희를 느낀다. 나는 나 자신을 넘쳐 흐르고 소비하고 생동하는 자로서, 따라서 즐거운 자로서 경험한다. 주는 것은 박탈당하는 것이 아니라 준다고 하는 행위에는 나의 활동성이 표현되어 있기 때문에, 주는 것은 받는 것보다 더 즐겁다.-30쪽

물질적인 영역에서는 준다는 것은 부자임을 의미한다. 많이 '갖고' 있는 자가 부자가 아니다. 많이 '주는' 자가 부자이다. 하나라도 잃어 버릴까 안달을 하는 자는 심리학적으로 말하면 아무리 많이 갖고 있더라도 가난한 사람, 가난해진 사람이다. 자기 자신을 줄 수 있는 사람은 누구든지 부자이다. 그는 자기 자신을 남에게 줄 수 있는 자로서 자신을 경험한다. -31쪽

나는 사랑하는 사람이 나에게 이바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해서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성장하고 발달하기를 바란다. 만일 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면, 나는 그(또는 그녀)와 일체감을 느끼지만 '있는 그대로의 그'와 일체가 되는 것이지, 내가 이용할 대상으로서 나에게 필요한 그와 일체가 되는 것은 아니다.-36쪽

두 사람이 서로 그들의 실존의 핵심으로부터 사귈 때, 그러므로 그들이 각기 자신의 실존의 핵심으로부터 자기 자신을 경험할 때 비로소 사랑은 가능하다. [...] 사랑은 이와같이 경험될 때에만 끊임없는 도전이다. 사랑은 휴식처가 아니라 함께 움직이고 성장하고 일하는 것이다. -120쪽

자기 자신에 대한 신앙을 갖고 있는 사람만이 다른 사람에게도 성실할 수 있다.
[...]
사랑과 관련해서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의 사랑에 대한 믿음, 곧 다른 사람에게서 사랑을 불러일으키는 능력과 그 신뢰성에 대한 신앙이다. -142쪽

사랑이 성격적인 특성이라면, 사랑은 자신의 가족이나 친구에 대한 관계에 반드시 있을 뿐 아니라, 일이나 사무나 직업을 통해 접촉하게 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도 있어야 한다. -1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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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러비드
토니 모리슨 지음, 김선형 옮김 / 들녘 / 2003년 1월
품절


최선의 길은 그냥 약간만 사랑하는 거였다. 뭐든지 사랑하되, 그냥 약간씩만, 그래서 그들 손에 허리가 부러져도, 아니면 시체 포대에 쳐넣어져도, 글쎄, 그래도 다음 사람을 위해 약간의 사랑은 남겨놓을 수 있도록.-83쪽

"저 하얀 것들은 내가 가졌던 것, 내가 꿈꿨던 모든 것들을 빼앗아갔다."-156쪽

" [...] 세상에 불운이란 건 없어. 오직 백인들이 있을 뿐이지."-157쪽

폭행에 가까울 정도로 강렬한 석양들과 쟁반만한 별들, 피로 범벅이 된 가을들 따위는 다 없어도 좋았다.-213쪽

한 번 더 아기를 갖는다는 것에 겁이 났다. 다시 엄마노릇을 할 만큼 좋은 사람이 되고, 정신을 바짝 차리고 살아야 하고, 강인해져야 하고, 또 그만큼 마음을 쏟아야 하고 - 또다시. 그렇게 오랫동안 세상에 살아 있어야 하고. 오, 하느님, 저를 구원해주소서, 시이드는 생각했다. 만사태평 걱정거리가 없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으면 모성애는 사람 잡는 감정이었다.-229쪽

선택하는 대상을 마음대로 사랑할 수 있는 곳에 닿는 것 - 욕망에 허가를 받을 필요도 없이 - 그래, 그거야말로 자유가 아니었던가.-278쪽

"당신 사랑은 너무 짙어서 숨막혀."
[...]
"사랑은 원래 그런 거야, 그렇지 않으면 사랑이 아니야. 희박한 사랑은 사랑이 아니야."-281쪽

백인들은 그녀 자신을 더럽힐 수는 있었지만, 하지만 최고의 것, 아름답고 마술 같은 최고의 존재, 그녀가 지닌 깨끗한 한 조각의 자아를 더럽힐 수는 없었다.-417쪽

인간의 생명은 그 누구를 막론하고 모두 성스럽다는 것이었다.-4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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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리타 2005-06-17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이네요^^
 
불쏘시개
아멜리 노통브 지음, 함유선 옮김 / 열린책들 / 2004년 12월
구판절판


교수 : 그러니까, 마리나, 문학의 목적은 그대를 따뜻하게 해주는 게 아니라네.
마리나 : 아, 그래요? (그녀는 화가 나서 책을 바닥에 던진다) 어쨌든 저는 문학 따위에는 관심이 없어요.
교수 : 형편없이 어리고 못난 학생이군.
마리나 : (상냥하게) 제가 이렇게 극심한 고통을 겪지만, 문학이 무엇을 해줄 수 있죠? 아무것도 없잖아요. 왜 문학 따위를 소중히 다루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어요.
교수 : 마리나, 자넨 진짜 추위에 떠는 가련한 짐승이 됐군.
마리나 : 그래요, 저는 짐승 같은 삶을 살고 있어요.
교수: 짐승도 영원히 살지는 않아. 유한한 존재야. 하지만 이 책은 영원해. 만일 책을 불태운다면, 불꽃은 겨우 2분 정도 살아 있을 뿐이네.-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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