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전화할게, 패트리샤. 지금 가야 돼. 방금 내 과거가 내 옆을 걸어서 지나갔어."-34쪽
기억에 자리한 공간은 자신의 소유라는 느낌이 있다. 그 모습 그대로 남아 있도록 법이라도 만들어야 할 것 같은 기분 말이다. -40쪽
"좋은 생각이 있어. 머리를 밀고 '아빠'라고 문신을 새기면 어때? 손톱이랑 진짜 잘 어울릴 것 같아. 네가 그렇게 해 주면 정말로 아빠를 사랑하는구나 생각할게."-42쪽
"정말 좋은 생각이에요. 서로 지긋지긋해지지 않을 거라는 자신 있으세요?"-85쪽
"정말요!" 그녀는 눈을 크게 뜨며 가슴 앞에 양 손을 모았다. "멋져요! 한번 안아 드릴까요?"-100쪽
"네 삶의 가치가 뭐냐 이거지. 우러러보는 건 뭐냐? 콩팥을 줘야 한다면 누구에게 주겠어? 뭐 때문에 실패를 무릅쓸 수 있겠어?" "많지. 하나씩 나열하란 말이냐 지금?" 끝으로 가며 점점 목소리가 올라갔다. "그래! 뭘 위해 사는지 다섯 가지만 얘기해 봐. 시시껄렁한 농담은 집어치우고. 얼버무리거나 잔머리도 쓰지 말고. 네 마음에서 우러나는 다섯가지만 얘기해 봐. 생각하지 말고 빨리."-114쪽
어릴 적의 카스는 주변에서 가장 뛰어난 리틀 야구 선수였다. 던지는 것은 프로 선수 같았고, 쳤다 하면 공이 바다를 건너갔다. 더 자라며 상황은 바뀌었지만, 캐치볼 상대로는 여전히 세계 최고였다. 몇 년 전 그 애의 생일 선물로 황당하게 비싼 야구 글러브를 사 준 적이 있었다. 아이는 포장을 열더니 글러브에 얼굴을 묻고, 뺨에 비벼대며 황홀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신이 있다면 이런 냄새일 거야!"-121쪽
무진장 이상한 나라에 온 앨리스가 된 기분이야.-143쪽
흩어진 신발도, 의자나 침대에 아무렇게나 내던져진 속옷도 없었다. 십대 아이와 함께 살아 본 사람은 집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안다. 아이들과 질서는 서로 궁합이 맞지 않는다. 이 집에는 아이가 없었고, 노인과 귀신만이 살고 있었다. -160쪽
절세의 미란 마치 만원 버스에 앉아 있는 뚱뚱한 사람 같다. 뚱뚱한 사람 하나에게 길을 터주기 위해 다른 사람들은 불편하게 서로 밀쳐대야 한다. 여기서 다른 사람들이란 뛰어난 취향, 지성, 이해력 등등이다. 나는 미인과 결혼했고, 딸을 낳아 준 것에 대해 영원히 고마워할 것이다. 그 나머지는 침묵하겠다. -193쪽
하지만 누군가를 구원해 주는 것은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과 다르지. 안 그런가?-216쪽
관객이 없으면 아무것도 진짜가 아니다!-218쪽
같이 지내는 게 만족스러운 사람은 세상에 드물다는 거야. 그런 사람을 발견해서 사귀게 됐으면, 싸워서 만들어야 해. 관계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싸워야 돼.-249쪽
나의 멋진 딸. 내 유일한 오랜 친구. 이제 그녀도 곧 떠나갈 것이다.-250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