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들이 거느린 직함이야 거창하지만 그 거창함을 다스리는 그분들의 겸손함을 나는 한없이 사랑했다. -23쪽
아무도 없는 연구실의 도서관. 오래된 책들 사이에서 나는 먼지 냄새 같은 걸 맡으며 백년도 훨씬 전에 나온 책들을 읽었다. -28쪽
녹차와 아주 친한 아는 분이 언젠가 물의 상처에 대해 들려주셨다. 물은 서로 부대끼며 흘러가다가 서로에게서 상처를 받는다. 아래로 떨어지면서 또 상처를 받는다. 녹차를 끓일 물은 그러므로 그 상처를 달래주어야 한다. 물을 두서너 시간 전에 받아두어라. 그런 다음 물을 끓이는데, 물은 또 끓을 때 상처를 받는다. 그러므로 끓고 난 뒤 물을 미지근하게 식혀라. 모두 물의 상처를 달래주는 일이다. 그런 다음 차에 물을 부어라.-30쪽
나는 또 욕심을 내다가 무언가를 잃어버린 것이다. 내 것이라고 표시하기, 얼마나 가소로운 욕심이었는가. 마치 누군가를 사랑할 때, 내 것이라고 표시되기를 바랐던 그때의 눈먼 나처럼....-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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