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정원 - NT Novel
가노 아라타 지음, 유경주 옮김, 신카이 마코토 원작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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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름은'의 저자 신카이 마코토의 또 다른 이야기 '언어의 정원'을 원작으로 새롭게 숨겨진 이야기를 풀어낸 이 책은 초록의 정원 속에 비 온 뒤 맑음이란 느낌으로 디자인되어 있다.

비가 내리는 이유는 하늘의 냄새를 중력으로 인해 느끼지 못하는 이들에게 선물로 내려주는 것이라는 주인공 아키즈키 타카오는 구두 디자이너가 되는게 장래희망이였다. 생각이 특별한 타카오는 비가 오는 날이면 학교의 오전 수업을 빼먹으며 한적한 정원으로 향한다. 자신이 만든 구두를 신고 물웅덩이를 피해가며 빗소리와 함께 여유를 만끽하며 자신의 노트에 구두 디자인을 끄적이기도 했고 자신에게 자기의 내면을 선물하듯 사색의 시간도 갖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날 우연히 단정한 차림에 단발머리를 한 여인과 마주쳤고 비가 오는 날이면 그녀와 매번 만나며 아무렇지 않은 대화를 나누기 시작한다. 사춘기 소년이 마주했던 연상의 그녀는 신비로웠고 조금은 천천히 그녀에게 빠져들었다.

보통 사람들은 햇볕이 따뜻한 날이나 휴일에 훌쩍 떠나기 마련이지만 혼자만의 여유를 즐기지 못한다. 책 속에서 말하는 비가 내리는 이유와 혼자이고 싶어하는 이유가 오롯이 자신을 위한 선물이라면 이상적인 외출이 된다는 것에 무척이나 공감한다. 가을비 내리는 지금... 찬 바람 불어 몸을 움츠리게 만드는 지금... 운전하여 혼자 달릴수도 있다면 얼마나 소중한 시간을 자신에게 선물할 수 있을까 생각된다. 소년의 성장 스토리 같지만 아직도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도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다.  어느 곳에든지 '언어의 정원'은 존재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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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헤미아 우주인
야로슬라프 칼파르시 지음, 남명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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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우주에 인류의 모든 해답이 있을거라는 인간의 어리석음에 답하듯 우주는 평화로워 보였지만 우리를 기만하고 말았다. 책에서는 이것이 시적 관념이거나 싸구려 지혜가 아닌 지구의 겹겹이 쌓인 대기층처럼 물리적인 사실임을 입증했다.

거대한 먼지가 태풍처럼 밀려와 행성으로 만들어져 태양계로 침투해 온 이것을 '초프라'라 호칭하고 지구의 멸망과 함께 새롭게 생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아래 쏘아 올려진 우주선엔 한 인간만이 타고 있었다. 바로 주인공이자 말라깽이 인간 야쿠프는 전적으로 혼자만의 세상으로 향했다. 국가가 지향했던 정치체계와 자신과는 무관하다는 듯 말이다. 하지만 거리가 점점 멀어짐에 따라 그리운 지구에서의 삶을 추억하게 되고 자신의 어린 시절과 성장과정, 그리고 현재 사랑하는 아내와의 그리운 정사를 묘사하는데 글의 표현이 매우 회색의 망상에 빠져드는 듯 어떤 부분에선 쉽사리 상상이 되지 않아 어렵기도 했다. 자신을 두고 혼자 우주로 떠나버린 아내 렌카의 심리변화와 몸이 멀어지면서 마음 또한 멀어지는 조직된 감정으로 치닫게 만든 내용도 매력있었지만 안타까운 마음은 감추지 못했다. 게다가 의문스런 어둠의 존재 하누시는 거미의 모습으로 연상되지만 자신의 어둡고 더러운 내면을 보여주는 듯도 해서 끝까지 이 미스터리를 해석하지 못해 아쉬웠다.

이 책은 주인공의 심리묘사를 극적으로 표현하면서 기발한 방법으로 정치적 문제를 탄압하고 음지의 현실을 보여주는 듯도 했지만 그 공간이 우주라는 것에 대해 높은 평가를 받을만 했다. 전 세계를 들썩이며 이슈를 남기고 역사의 한 획를 긋지만 정작 진정한 영웅에게 남는 건 그냥 나라는 껍데기일 뿐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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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흘러넘쳐도 좋아요 - 혼자여서 즐거운 밤의 밑줄사용법
백영옥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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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느즈막히 일어나 신문을 펼치는 예전의 아빠들처럼 아침을 얻어먹지 못하는 직장인들에게 익숙한 장면이 표지에 들어있다. 부스스한 얼굴로 이불 밖을 나와 버릇처럼 시리얼에 우유를 붓고 책의 어느 한 페이지를 열어 정신없이 읽어나가고 파자마에 흰 면티를 입고 우유가 넘치든말든 상관없이 내 할 일을 하는 표지의 모습에 왠지 작가의 아침을 연상하게 된다.

책을 읽으며 선긋기를 못하는 나는 포스트잇을 채우고 감동이 있었던 문구에 표식을 남기며 혹시모를 다음 기회를 옅보며 체크해 나가는 발췌는 내가 이 책을 읽었고 '이 부분이 정말 좋았으니 너도 한번 내가 체크했던 부분을 다시한번 정독해봐'라고 하듯 작가의 발췌문구는 역시 어딘지 모를 가슴의 문을 두드리듯 했다.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에서 주옥같았던 말을 죄다 긁어오듯 찡하게 만들었던 글귀가 조금전이였던듯 한데 책 속의 한 단락을 끌어 온 이 책은 잔잔한 호숫가에 파장을 남기듯 했다.

삶을 보낸다고 해야하나... 삶을 지탱하고 있다고 해야하나... 삶을 버텨내고 있다고 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왠지 불끈 솟는 에너지는 작가만이 골라내는 언어의 힘이 깃든거 같다고 해야겠다. 말이 많은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상대에게 무기와도 같은 언어를 쥐어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말에 치우치고 권력에 억눌리는 삶이 아니라 글로 전해주는 언어의 힘을 그대로 전달하는 보석과도 같은 말에 우리는 알게모르게 힘을 받고 있다.

혼자일땐 책을 읽어야 한다. 혼자는 외로운 것이 아니고 자신을 돌보는 기회일 수 있음을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선물하고 있다. 내 스스로가 자신을 지키고 있음을 잊지말고 힘내어 모든 것을 끌어안을 수 있는 마음을 내어주듯 모든 독자에게도 같은 마음이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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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새끼손가락은 수식으로 연결되어 있다 - W-novel
사쿠라마치 하루 지음, 구수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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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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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 듯 보이지 않았던 먼지가 쌓이고 쌓여 찌든때를 만들었고 하나가 둘이 되는 순간 퀘퀘묵었던 먼지들을 씻어내듯 흘려버리는 이 책은 마음을 다독이며 심장을 부드럽게 감싸주는 소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심장 이식을 받고 전향성 건망증을 앓고 있는 소녀가 새끼손가락을 엮은 마음으로 상대를 수식으로 연결한다. 도대체 알아먹을 수 없는 설명에 따르면 수학천재였던 소녀는 이 병을 앓고 난 후부터는 수식이 연결된 아름다운 숫자를 사랑하게 되었고 그 중에 생일과 핸드폰 번호가 친화수로 연결된 주인공과 인연의 끈을 엮는다. 소녀의 기억은 한달에 한번씩 리셋되고 암호로 끄적인 일기장만이 그녀의 기억 일부분이 되어 마음과 마음을 연결하는데...

각자의 사정에 의해 아픈 기억을 가슴에 품고 산다거나 기억의 끈을 놓치지 않기위해 누군가를 붙잡고 싶다거나의 문제는 아무것도 아닌 양... 하나에서 둘(책에서는 외로운 수라고 표현한다)이 되어 순수한 고교시절의 추억을 쌓아나간다. 나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지고 청춘소설의 부드러움을 그대로 간직해 눈물을 머금게 하는 이 소설은 꽤나 가슴을 움켜쥐게 만들어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

메말라가는 마음에 단비를 뿌리듯 사랑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하는 거라고 가르쳐준다. 애틋한 감정이 그대로 전달되어 독자의 가슴을 울리고 더하지도 않고 덜하지도 않게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진정성을 전하면서 책을 덮는 순간에도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 두근거림때문에 애를 먹기도 했다.
표지의 소년과 소녀가 마주보지않고 같은 곳을 바라보듯 나란히 손잡고 걸었음 좋겠다. 두 사람의 새끼손가락을 서로 연결하고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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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콤 새소설 1
배준 지음 / 자음과모음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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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현실을 리얼리티하게 보여주는데 결코 경험한적은 없지만 '돼지엄마'에게 들었거나 '~카더라' 통신으로 접했던 이야기였던 것 같다. 허탈웃음으로 가볍게 읽으려다가 된통 뒷통수를 후려치는 과감하고도 리얼리티한 풍자에 '설마 나도?' 란 물음을 던지며 다시금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강력한 한방을 선사하는 이 이야기는 현대를 살아가는 전투학력의 현장을 묘사한다.

전교에서 1등을 놓치지 않았던 이연아가 엄마에게 선포한 적대적인 대립은 부모가 실패했던 꿈의 대학 S학력을 강압하며 벌어지는 어처구니없는 이 소동은 늦깍이 사춘기의 발악일지 아니면 터무니없는 현대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하여 대한민국의 모든 부모에게 도전장을 내민것인지 모르겠다. 그 사이에 벌어지는 남학생의 발정난 호기심으로 인한 에피소드와 돈을 위한 미성년자 성매매에 대한 무거운 주제도 포함하여 교권의 붕괴 또한 보여주고 있어 쉽게 읽어 나갈수가 없었다. 게다가 성에 대한 인식이 예전과는 다르게 좋게 말하면 개방되었으나 나쁘게는 무방비하게 난무하는 미개한 상황을 묘하함으로서 바른 성교육의 필요성도 절실하게 느끼게 해준다.

인물들의 특성을 가장 최고조로 끌어 올려 색깔있게 표현하여 배를 움켜지고 웃음을 주기도 했지만, 설마... 진짜?... 헐... 그럴수도 있구나... 하고 인정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 조언을 내뱉는다. 자신이 이루지 못했던 꿈을 자식에게 강요하거나 돈이 있다고 자식에게 무관심한 어른들의 행태를 폭로하듯 보여주는 이 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척 재미있다.
하지만 해답이 없으니 답을 찾는 것은 오로지 독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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