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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빵집
김혜연 지음 / 비룡소 / 2018년 7월
평점 :
http://hestia0829.blog.me/221333628465
이건 그저 슬픈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작가가 조심히 써내려간 말에 안심을 했었다. 흔히 지나가다가 볼 수 있는 골목 빵집에서 일이 일어나봤다 얼마나 큰일이였겠어...란 안일한 생각을 했을즈음 첫장을 넘길때부터 느껴오는 불길함은 역시나 틀리지 않았다.
남쪽 섬으로 여행을 떠난 배가 바다에 가라 앉고 있다. 늦은 아침 라디오를 들으며 충격에 휩싸였을즈음 얼마지나지 않아 전원구조라는 소식에 라디오 앵커가 흥분되어 전해왔고 다시 운전대를 잡고 '와우~ 대한민국 살만하네?'라며 노래까지 흥얼거리며 출근을 했다. 출근하자마자 상황이 어떻게 되었는지 다시 뉴스를 틀었는데 전해오는 놀라움과 공포, 그리고 깊숙한 곳에서 올라오는 울컥함과 배신감은 이루말할 수 없었다. 저자가 말하는 슬픈 사람은 바로 살아남은 자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이끌리듯 발길을 옮겨 멈춘곳이 바로 이름없는 빵집이다. 제목의 '우연한 빵집'은 가장 마지막에 나온다. 슬픈 사람들의 흔적이 있었던 그곳... 빵집에는 그들의 웃음이 있었고 추억이 있었고 끄적임도 있었다. 빵집 주인 이기호 또한 교사친구를 잃었다. 소중한 사람을 잃은 이들이 우연하게 이끌려 들어간 빵집에서 나의 친구, 가족, 형제, 그리고 나의 딸을 추억하며 눈물섞인 빵을 맞이한다. 각자의 이유야 어떻든 아픔의 크기는 누가 더 크고 작던간에 가슴을 쥐어짜며 애써 살아가고 있다.
잊지 못해서 견뎌가고... 잊고싶어도 지울 수 없고... 잊을라고 했지만 가슴에 응어리가 되어 나와 일부가 되어버린 소중한 이들을 어찌 잊을 수가 있을까....
그들에게 향긋한 빵을 먹이고 싶었다고 조심스레 적어내려간 저자는 참으로 따뜻하고 부드러운 사람인거 같다. 이 책이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주길 진심으로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