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헤미아 우주인
야로슬라프 칼파르시 지음, 남명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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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우주에 인류의 모든 해답이 있을거라는 인간의 어리석음에 답하듯 우주는 평화로워 보였지만 우리를 기만하고 말았다. 책에서는 이것이 시적 관념이거나 싸구려 지혜가 아닌 지구의 겹겹이 쌓인 대기층처럼 물리적인 사실임을 입증했다.

거대한 먼지가 태풍처럼 밀려와 행성으로 만들어져 태양계로 침투해 온 이것을 '초프라'라 호칭하고 지구의 멸망과 함께 새롭게 생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아래 쏘아 올려진 우주선엔 한 인간만이 타고 있었다. 바로 주인공이자 말라깽이 인간 야쿠프는 전적으로 혼자만의 세상으로 향했다. 국가가 지향했던 정치체계와 자신과는 무관하다는 듯 말이다. 하지만 거리가 점점 멀어짐에 따라 그리운 지구에서의 삶을 추억하게 되고 자신의 어린 시절과 성장과정, 그리고 현재 사랑하는 아내와의 그리운 정사를 묘사하는데 글의 표현이 매우 회색의 망상에 빠져드는 듯 어떤 부분에선 쉽사리 상상이 되지 않아 어렵기도 했다. 자신을 두고 혼자 우주로 떠나버린 아내 렌카의 심리변화와 몸이 멀어지면서 마음 또한 멀어지는 조직된 감정으로 치닫게 만든 내용도 매력있었지만 안타까운 마음은 감추지 못했다. 게다가 의문스런 어둠의 존재 하누시는 거미의 모습으로 연상되지만 자신의 어둡고 더러운 내면을 보여주는 듯도 해서 끝까지 이 미스터리를 해석하지 못해 아쉬웠다.

이 책은 주인공의 심리묘사를 극적으로 표현하면서 기발한 방법으로 정치적 문제를 탄압하고 음지의 현실을 보여주는 듯도 했지만 그 공간이 우주라는 것에 대해 높은 평가를 받을만 했다. 전 세계를 들썩이며 이슈를 남기고 역사의 한 획를 긋지만 정작 진정한 영웅에게 남는 건 그냥 나라는 껍데기일 뿐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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