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피치, 마음에도 엉덩이가 필요해 카카오프렌즈 시리즈
서귤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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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핑크한 엉덩이 모양의 복숭아 어피치는 우리에게 달콤함을 선사한다. 신비의 포레스트 농장에서 태어났다는 어피치는 유전자 변형으로 악동 복숭아가 됐다는데 귀요미 캐릭터로 애교가 넘치는게 꼭 나의 딸을 생각나게 한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어피치는 보통 핑크빛의 하트를 먼저 연상시키게 하는데 엉덩이로 비유하면서 제목부터 미소를 짓게 하는 이 책은 폭신함을 선물한다.

함께 하는 고양이를 먹여 살리기위해 회사를 다닌다는 작가는 손이 노랗게 변할때가지 까먹는 귤을 좋아하고 아주 사소한 것이라고 지나칠 수 있는 것들을 사랑할줄 아는 사람으로 꽤나 귀요미 캐릭터일듯 하다. 사람에 상처 받고 언어로 상처받은 이들에게 반전의 생각을 끄적이며 언어의 힐링을 주는데 농담처럼 던지는 말들이 노근한 오후를 선사하듯 따사로움을 준다. 가장 좋았던 말은 상처에 대한 한 가지 상상에서 공기보다 가벼운 헬륨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상대가 무심코 던진 상처의 말을 손 끝에 꽁꽁감아 풍선에 나쁜 말들을 담고 손끝에 닿을 수 없도록 멀리 저멀리 외딴곳으로 날려버린다는 말이 너무 좋았다. 요즘 갑질이다 뮈다해서 머릿속에 필터를 제거하고 던지는 화살같은 날카로운 촉을 꽂는 사람들의 상처에 나만이 해소할 수 있는 방법으로 훌훌 털어버릴수 있다면 너무나도 좋을것 같다.

바닥을 기는 낮은 사람이 하늘을 날기위해 무난히도 애쓴다는 표현을 듣고 세상에 인간의 존엄이 바닥을 긴다는 마음의 무너짐에 무척이나 안타까웠지만 지금이 바닥이라면 언제고 박차고 일어날 기회라며 다시금 일어설 힘을 북돋아 변덕스럽더라고 다시 세워야 한다 말해줬다. 이 책에서 말하듯이 엉덩이로 넘어졌다면 토실한 푹신함으로 나의 중요한 뼈와 장기를 지켜줬으니까 말이다.

'Game Over는 끝이 아니라 새로 게임을 시작할 수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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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게 해줄게
소재원 지음 / 네오픽션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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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운한 삶을 보듬고, 이제는 행복해져야 할 시간'

'행복하게 해줄게'란 책의 제목을 보고 과연 누가 행복을 줄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보통 자신에게 말하는 행복을 이야기 하는데 이 책에서는 타인에게 행복을 준다는 의미의 제목에 아늑함을 느끼게 됐다. 영화 소원의 원작을 쓴 저자는 또 어떤 스토리로 마음을 열게 해줄지 소중함이 가득할 듯 하다.

자전거 라이딩 동호회에서 만난 한상진과 김세영... 둘의 결혼은 알콩달콩 간지럽고 남들과 다를바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작지만 대출을 끼고 반전세로 집을 구해 아이 유연이도 낳고 지금은 뱃속에 콩딱이가 있다. 하지만 상진이 다니던 회사가 어렵다는 이유로 월급을 차일피일 미루기 시작했고 먹고는 살아야하고 만삭인 세영이 일을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라 밤에는 대리운전을 하며 피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조차도 행복이라는 이름하에 오늘 하루를 열심히 보냈다. 그러던 어느날 운좋게 대리운전의 수입이 좋아 그토록 아내가 먹고싶어하던 족발을 사들고 전동 킥보드를 타고 부지런히 집으로 달리던 중, 뺑소니를 당했다. 사실 이것이 두번째다. 월급이 밀려 보험이 가입되어 있지않아 병원비도 만만치 않을텐데 수술까지 해야한다니 갑작스런 사고에 막막하기만 하다. 좌절하지 않도록 서로 도닥여주며 거짓된 대화로 서로의 마음의 안정을 선물하는 이 부부는 참으로 착하다.

사람이 하루를 살아가는 것은 누구나 같다. 다만, 얼마만큼 버는지 어떤일을 하는지 등의 다름만 있을 뿐이다. 저자는 이것을 조목조목 따지며 우리내 인생은 모두 다를 바 없다고 말한다. 행복을 말하며 행복에 대한 개념이 없다면 현재 절망스럽지 않다면 행복이라고 말한다. 여느날과 다름없는 오늘을 보내는 것도 행복이라 말한다.

'행복하게 해줄게'는 나 혼자가 아닌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과 나란히 마주하며 서로에게 줄수있는 작은 선물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오늘도 그 행복을 위해 한 발자국 먼저 움직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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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야기
미아키 스가루 지음, 이기웅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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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말하는 이야기는 죄다 거짓말이다.

허구라는 것을 알고 있는데 기억을 제조한다는 의억이라는 기술로 읽는 독자들조차도 혼동을 느끼게한다. 의억기공사라는 생소한 직업을 소재로 세상에서 가장 다정한 거짓말을 만들어낸다는 달콤한 유혹으로 이성을 단단하게 붙잡으며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넘의 사랑이야기는 가슴뭉클함을 만들어 전작 「사랑하는 기생충」에 이어 작가의 매력에 쏙 빠지게 만들었다.

표지에 있는 표정없는 소녀의 위태로운 모습에 가슴저린 이야기일 듯 했다. 영원한 사랑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는 도라지꽃, 그 꽃을 가슴 가득히 움켜쥐고 있는 소녀는 이제 울음을 가득 머금고 있는듯 보여 누군가의 손길이 필요해 보이기도 했다.

레코드판이 재생되는 지금은 반딧불의 빛의 음악이 흐른다. 어린시절 부모나 친구들의 추억조차 가공하고 싶었던 치히로는 의억을 구입한다. 여기서 나오는 대표적인 용어를 알아둬야 하는데 나노로봇에 의한 가공의 기억을 의억, 가공의 청춘시절을 제공하는 그린그린, 특정한 시기의 기억만을 제게해주는 레테 등의 신조어가 나온다. 어쨋든 주인공 치히로는 현실의 삶도 그다지 행복감을 느끼지 못해 자신의 이력을 제공한 후 레테를 구입하게 되는데 업체의 착오로 그린그린을 복용하게 된다. 그리고 등장한 어린 시절 소꿉친구인 긴 머리에 하얀 피부를 가진 나쓰나기 도카다. 의억 속의 가공인물은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지만 그녀와의 만남은 항상 편안하고 포근하기 그지없었다. 의억의 기술발달은 과거는 지울수 없고 미래는 바꿀 수 있다는 의지로 살았지만 오히려 미래가 불명확하고 과거를 바꿀 수 있다면 불명확한 미래가 좀더 나아질 것이라는 개념아래 만들어진 의억은 과연 희망의 불씨일지...

이쯤에서 도카의 이야기를 하자면 의억이 발달함에 따라 병도 진화되었는지 의억은 최초로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사람에게 제공하고자 했는데 AD라는 비슷한 증상은 실제 기억을 잊는 것과 동시에 의억도 잊게되는 신종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게 바로 도카였다.

이 두 사람의 사랑은 실제였을까... 아님... 의억속의 조각이였을까... 아름다운 이야기를 직접 만나보길...

기억을 제공한다는 참신한 소재가 어쩌면 SF영화 같기도 하지만 저자는 사랑이야기로 아름답고 부드럽게 묘사했다. 하지만 읽는동안 현실에서 이러한 일이 발생한다면 이라는 상상을 할때마다 섬뜩해오는 감각은 무시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상황에 처하더라도 운명적인 사람들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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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같은 나의 연인
우야마 게이스케 지음, 김수지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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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여야만 만날 수 있는 벚꽃은 그 자태의 빛나는 화려함에 비해 일찌감치 꽃눈으로 내리고마는 순간을 선물한다. 그 시기를 놓치면 다시 일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아쉬움도 크기에 꼭 그날만큼은 벚꽃을 보겠노라고 아래에서 위쪽으로 이동하기도 한다.

이 책은 봄이 지나고 벚꽃이 지고난 후 찾아왔다. 아주 화려하게 말이다. 절대 지워지지 않고 오래도록 간직할 그 무엇을 움켜쥐듯 화려한 벚나무 아래 벚꽃과 같은 핑크빛 치마를 입고 바람에 흩날리는 머리카락을 귀뒤로 넘기며 수줍게 걷는 여인이 있다. 읽는 중간에 뜨거운 무언가가 울컥 올라와 눈시울을 적셔 그것을 참아내기가 무척이나 힘든 소설이였다. 알고있고 예상하고 있었음에도 흐르는 눈물을 멈추지 못한 이유는 지금도 가슴에서 숨쉬고 있는 사랑이라는 못된 기억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주인공 하루토는 더벅해진 머리를 정리하기위해 헤어샾을 찾는다. 그곳에서 자신의 머리를 손질하던 미사키에게 첫눈에 반해버리고 대화를 하던 중 실수로 하루토의 귓볼을 자르게 된 그녀는 울상이 되고야만다.  그 사건을 계기로 마음속에 품고있던 고백을 전하는 하루토는 데이트를 하자고 제안했고 미사키는 거절할 수 없는 상태로 한번 두번 만나게 되면서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게 된다. 어느날 고열로 쓰러진 미사키는 빠른 속도로 늙어 가는 패스트포워드 증후군에 걸렸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듣게 되었고 사랑하는 연인에게 늙어가는 모습을 보이기 싫어 힘든 이별을 통보한다. 절절한 사랑의 시련과 죽음 앞에서 무너지는 인간의 절망이 무척이나 저릿하게 묘사되어 독자의 내면을 울리는데 이 두 연인은 마지막에 미소지을 수 있을까?

오랜만에 눈시울을 붉히며 쉼없이 읽어간 벚꽃같은 아름다운 스토리는 지금의 삶을 감사하는 침묵의 시간을 선물하였다. 살아있음에 아직은 늦지 않았음을 느끼게 하는 이 책은 주옥같은 선물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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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들이 참 좋았습니다 - 따뜻한 아랫목 같은 기억들
초록담쟁이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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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가끔 파스텔톤의 부드러운 그라폴리오 작품을 들여다본다. 책장을 넘기듯 한참을 바라보면 왠지 마음이 안정되고 여유있는 쉼을 갖게 되는데 자주 만났던 초록담쟁이님을 이렇게 책으로 만나게 되니 작가님과 만난 느낌에 무척이나 떨리기도 했다. 책을 만나자마자 작가의 블로그에 방문했더니 반갑게 맞이해주는 신간 이벤트에 소소한 선물이라 하지만 핸드폰 배경화면을 죄다 다운받아 추억의 흔적도 남겼다.

이 책은 초록담쟁이님이 어린 유년시절 산골 작은마을로 이사를 하면서 그곳의 기억 하나하나를 회상하며 그린 작품이다. 그곳은 도시에서 지냈던 어느것도 없었고 해가 지기 시작하면 칠흑 같은 어둠이 찾아오고 냄새와 소리도 다른 시골에서 생생한 자연의 느낌을 온 몸으로 받아들였던 한 소녀의 에세이가 담겨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이 지나는 시간의 흐름대로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어려웠던 시절을 견뎌냈음에 이렇게 따뜻한 작품이 나온 것 같다. 혹독했던 겨울을 이겨내서야 어른이 되었고 옛시절의 그날을 잊지 못해 자신을 다시 소녀로 만들어 그곳에 데려다 놓아 끄적였던 작품이라는 소개에 그냥 지나쳤을 페이지에 다시금 뒤로 넘겨가며 한참을 머물게 했던 나와의 기억도 나도 모르는 사이 되살아 나고 있었다.

우습기도 하고 씁쓸했기도 했던 새참 시간이라는 작품은 소녀의 상상력이 풍부해서 놀라웠지만 허수아비 아저씨와 새참을 먹는 소녀의 곁에 친구가 없다는 외로움도 표현한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다. 하지만 소녀곁에 자리하고 있는 검은 고양이는 언제나 함께 있어주는 소중한 존재라는 것도 느끼게 된다.

짧은 시간에 읽을 수도 있었지만 이 책은 페이지마다 머무를 수 있는 휴식을 주었으며 잊혔던 기억을 떠오르게 하는 행복한 시간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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