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너와의 낯선 기억 - Novel Engine POP
쿠도 유 지음, Tiv 그림, 신우섭 옮김 / 영상출판미디어(주)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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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하게 흐르는 강물처럼 아주 천천히 다가온 이 소설은 좋은 꿈을 꾸는 것만 같다. 설마 이런 기적같은 일이 생길줄은 상상도 할 수 없지만 이 스토리는 늦은 오후 노을이 지는 기억의 장소에서 한장의 추억의 사진처럼 다가온다. 천천히 진행되는 스토리에 쉼표를 찍듯 차분하게 진행되는 그들의 이야기는 읽는내내 작은 희망의 불씨에 불을 지피듯 애절함도 선사한다.

옆 동네에 살고 있는 유코는 이리사와 영수학원에 다니면서 알게 된 친구다. 처음 학원에 갔을 때는 아는 사람이 없어서 우울했지만 몇 명의 인원이 오랫동안 함께 공부했고 마음에 맞는 친구들이 있어 학교보다 학원이 오히려 편했다. 매년 여름방학에 이 친구들과 워터파크도 가고 한 여름의 무더위를 피할 수 있는 비밀기지같은 재미있는 곳에 자리잡고 간식을 먹어가며 게임을 하기도 했다. 주인공 유키나리유코의 권유로 유코의 아버지이자 물리학자인 후쿠하라 선생님과 캠프를 떠나게 되는데 이후 유키나리는 물리학자가 되는 꿈을 가지게 된다. 문제는 지금까지 얘기했던 이야기는 그들에겐 모르는 기억으로 남게된다. 단지 꿈에서만 있었던 기억이고 실제로는 경험한 적 없는 이야기다.

하지만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몇 번이나 같은 꿈을 반복해서 꾼 유키는 집에 돌아가는 열차에서 잠시 졸다가 꿈 속에서만 만나왔던 신무사시노역에서 내리고 만다. 그리고 자신이 경험한 적 없는 기억이 이끄는대로 발걸음을 옮겼고 그곳에서 유키를 대면하게 된다.

낯선 곳에서 만난 그들은 서로의 이름을 이미 알고 있다. 이후 그들은 '기억의 조각 모으기'를 하며 지속된 만남을 가지다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유코는 갑작스레 의식 불명에 빠져버린다.

모르는 또 다른 세계가 공존한다면 나와 다른 시간과 공간속에 나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곳의 나는 잘 살고 있을지 만나고 싶을 것이다. SF같기도 하고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 있는 느낌의 이 책은 솜사탕같은 달달한 러브스토리를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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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랑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비
우야마 게이스케 지음, 황세정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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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같은 나의 연인」에서 작가를 처음 만났다. 부드러운 문체와 가슴을 어루만지는 작가만의 감성으로 깊이 수면에 숨어있는 감정을 끌어올리게 하는 매력을 가지고 있는데 전작보다 더 얼얼한 슬프고도 깊은 사랑때문에 책을 읽는내내 몇번이나 눈물을 찍어냈는지 모른다.

비가 오는 날은 싫다.

꿉꿉하고 눅눅한데다 습도까지 높으면 불쾌지수가 최고조로 올라가 요즘같이 뜨거운 날이면 이성이 달아나 순식간에 폭발하고야 마는데 이 책의 마지막을 덮은 뒤로는 비에 대한 생각을 달리 갖게 되었다. 비는 누군가를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이 하늘에서 뿌리는 사랑의 눈물같은 거라고 말하는 스토리에서는 가슴 메이듯 애타게 조여오는 울먹임이 언어인데도 불구하고 한장면의 영상이 마음으로 들어와 마구 후벼파고있다. 감동적인 러브스토리를 읽고 싶다면 이 더운 여름과 어울리는 이 책을 소개하고 싶다.

주인공 아마미야 마코토하타나카 히나의 첫 만남은 카페 레인드롭스다. 귀여운 스타일이라 어려보이는 이미지의 히나는 창가자리에 앉아 아무생각없이 내리는 비를 바라보고 있던 마코토는 비가 별로라며 히나에게 말을 건넨다. 비가오면 축축하게 젖어 기분까지 우울해진다는 그의 말에 히나는 얼마전에 새로 산 파란 물방울 우산을 쓸 수 있어서 좋다며 비는 사랑의 눈물이라며 멋진 시까지 읊어준다. 이를 계기로 히나는 그를 두리번씨라고 호칭하며 가까워진다. 동거를 하게 되었고 건축가였던 두리번씨는 자신의 우상인 마카베의 공모에서 떨어져 우울감에 빠졌고 어떻게 위로를 해야할까 고민하던 히나는 미래의 상대에게 편지를 쓰기로 하고 동산의 나무밑에 고이 묻어둔다. 그들이 꿈꾸는 행복의 집을 대화로 설계하는데 마침 하늘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그 비는 사랑의 눈물이 아닌 두 사람을 갈라놓는 기적의 눈물이였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미끄러져 사고가 났고 둘은 사망하게 된다. 스물여섯의 건축가와 스물셋의 카페점원에게 주어진 기적은 20년의 시간을 나눠갖는 라이프 셰어링은 서로의 감정상태에 따라 일년씩 증감을 하며 지내게 되는데 좋게 말하면 새로운 삶의 기회로 행복한 나날을 선물받은거 같지만 생명을 조금씩 뺏기는 상황에서는 죽음을 마주하기때문에 이성이 마비될 정도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게되고 상처를 받게도 된다.

하지만 두 연인은 그러한 흔들림 속에서도 기적과도 같은 사랑을 확인하게 된다. 마음속으로 나도 모르게 제발 이 사랑을 허락하라는 외침으로 응원하게 되는 이 소설은 너무나 감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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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 3 - 진실의 문
안나 토드 지음, 강효준 옮김 / 콤마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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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증이 날 정도로 포기하고 싶고 다시금 잡아주고 싶을 정도로 테사와 하딘의 밀당은 인내심의 바닥을 드러내게 만든다. 이성이 바로 잡히기 위한 사춘기 같은 갈등과 흔들림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지치고 반복되듯 이랬다 저랬다하는 주인공의 행태에 이제는 그만 좀 했으면하는 짜증에 빠른 엔딩도 기대했는데 아직까지 끝나지 않았다. 작가는 독자가 원하는 바를 너무나도 잘 아는 베테랑 같았다. 3권으로 끝날 줄 알았던 밀당우 아직 진행중이였다. 화가나면서 기다려지는 이 스토리는 미묘한 여자의 심리를 무의식적으로 건드려 스스로 자각하지 못하는 사이 빠져들게 하는 마약과도 같은 스토리를 품고 있다.

철저하게 이용당했던 테사는 하딘과 결별을 통보하지만 이미 그에의해 중독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하루 아침에 인간같지도 않은 사건에 무참히 짓밟혀진 자신의 자아와는 상관없이 사랑에 의해 흔들리는 감정은 어쩔도리가 없다. 머리로는 안되는 것을 알지만 이미 자신의 몸은 그의 포로라는 듯 하딘의 말 한마디에 온몸의 세포가 반응하고 이성과 욕망사이에 결국 하얀 깃발을 들게 만드는 욕망은 자신의 이성적인 판단이 동물적 욕구에 의해 합리화 시키는 테사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소중하다 여겼던 이도 없었고 상처를 주었음에도 그리움을 느낄겨를이 없을 거라는 하딘의 사상에 테사라는 커다란 사랑의 칼이 자신을 향해 있었고 하딘의 거지같고도 무례한 성격이 너무나도 힘들지만 그 모습조차도 그의 모든 것을 사랑했던 테사는 모범생의 탈을 쓴 욕망의 아이콘처럼 무척 철딱서니 없는 모습을 드러냈다. 이성은 짜증나면서 더이상 이들의 관계에 관여하고 싶지 않지만 나도 모르게 손가락에 마른 침을 묻혀가며 페이지를 넘기는 자신을 보면서 왠지 사랑에 굶주린 여인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나쁜 남자 하딘에 의해 줏대를 잡지 못하는 테사때문에 화가났다면 이번의 진실의 문에서는 하딘의 진정한 내면을 고백받는 통쾌함을 선사한다.

이번 3권에서는 서로의 진실된 마음을 모두 드러내어 속 거짓되고 모순적인 가면이 아니라 진실된 마음을 확인하는 장면에 마음의 문을 두드리게 한다. 용서와 이해 사이에 흔들리는 갈등을 보여주며 상대를 온전히 받아들임에 쉽지않은 인내와 용서를 보여준다. 아직 끝나지 않은 스토리에 기다림은 왠지 아득하지만 희망의 끈을 놓지 않기에 절망의 나락에 빠진 사랑하는 이들을 구해내고 싶은 욕망이 가득하다. 둘의 관계는 이제 괜찮은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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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브, 힘낼지 말지는 내가 결정해 카카오프렌즈 시리즈
하상욱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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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묵혀두었던 체증이 한번에 시원하게 씻어내려 갔다. 카카오프렌즈는 지인과의 대화에서 이모티콘으로 많이 사용했으나 그 친구들의 이름과 성별, 그리고 어떠한 성격을 지니고 있는지는 알지 못했다. 아르테를 통해 카카오 프렌즈 친구들의 매력을 톡톡히 맛보고 있는 요즘은 기분전환으로 데이트를 하기에 딱 좋은 대화상대인듯한 느낌이 들었다. 깜짝 선물로 도착한 라이언을 시작으로 폭신하게 감싸 안아주는 어피치, 그리고 과감한 용기를 솟게하는 튜브의 만남은 편안함을 선사한다. 처음엔 익숙한 캐릭터를 소재로 편안한 마음으로 책에 자연스레 손을 뻗게 하였고 그 속에 들어있는 스토리는 마치 마음을 터놓고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가지는 느낌이여서 좋았다. 게다가 모아서 전시하면 인테리어 효과까지 주는 이 책을 무척 매력적이기도 하다.

이번엔 소심한듯 겁도 많은데다 작은 발이라는 콤플렉스를 가진 튜브. 하지만 튜브가 한번 뒤집어지면 온 몸에 녹색의 독이 퍼지듯 미친 오리가 되어 하이킥을 날리기도 하는 튜브는 평화로운 일상을 꿈꾼다. 그런 튜브가 들려주는 자기만의 방식은 정말 통쾌하다. 조용히 책을 읽는 공간에서 몇번이나 풋웃음이 나와 따가운 눈초리를 받았는지 모른다. 싫은 사람에게 잘보이려 애쓰지말고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지는 입담을 보여주는데 읽는내내 유쾌하고 짜릿한 느낌에 기분이 좋아졌다. 기분이 좋아진다는 것은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수용할 마음의 그릇이 커지기때문에 타인이 아닌 자신을 돌보기에 안성맞춤이다. 튜브가 말해주는 것 중 하나 "뭘 해줘도 고마운 줄 모르는 사람이 안 해주면 불만은 또 그렇게 많더라."라는 글에 "너 졸라 싫어."라고 대답해 주고 싶은 마음을 딱 들킨듯, 저자의 언어속에는 써먹고싶은 언어들이 꽤나 많았다. 그만큼 가슴속에 쌓아둔것이 많았나보다.

결정은 타인이 아닌 내 몫이라는 제목에 심오한 이야기가 들어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이건 뭐 크게 한방 얻어 맞은듯 하지만 꼭 써먹어야 할 글귀에 밑줄을 긋고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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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열기
가르도시 피테르 지음, 이재형 옮김 / 무소의뿔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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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마지막! 차분히 자신을 위로하며 응원의 메세지를 보내며 일상의 희망을 소원하는 순간 절망의 삶은 조금씩 치유가 된다.

'당신의 생명은 이제 얼마남지 않았으니 마지막을 준비하십시요.'라는 말을 듣게 된다면 과연 버킷리스트를 준비하지도 못했는데 죽음과 당당히 대면할 수 있을까?하는 물음이 생긴다.

저널리스트였던 미클로스는 전쟁을 겪으며 감옥소에서 갖은 고초를 당한다. 온 몸은 메마른 강처럼 피폐해졌고 치아도 남김없이 뽑혀버린 주인공은 전쟁이 끝난 후 병원으로 옮기게 되었고 그곳의 의사에게 결핵균으로 인해 자신의 삶의 시간이 6개월밖에 안 남았다는 선고를 듣는다. 시한부 인생이라는 소리를 들은 미클로스는 당장 자신이 원하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삶의 끈을 잇기 시작하는데 그것이 바로 결혼이였다. 그 시기의 난치병이여서 회복이 어렵다는 자신의 병은 나아질것이고 자신이 꿈꾸던 여자와의 결혼도 성공시키겠다며 가장 먼저 한 일은 117명의 여성에게 구애의 편지를 쓴 것이다. 그 중 몇명의 여성에게 답장을 받았지만 유독 릴리라는 여성의 글이 자신의 마음에 와닿았고 이후 6개월간의 러브레터를 주고 받기 시작한다. 릴리도 그당시 전쟁의 피해자로 신장이 나빠져 요양원 생활을 하였는데 미클로스와 편지를 주고 받으며 삶의 희망을 얻기 시작한다.

저자 가르도시 피테르는 이러한 자신의 부모이야기를 썻다. 시간을 초월한 희망적 메세지는 그들이 겪었던 고난과 역경을 뛰어넘어 삶의 소중함을 선물받았을 저자가 느꼈을 감동을 생각하니 가슴이 뭉클하기도 했다. 「새벽의 열기」는 영화로도 제작되었다는데 기회가 된다면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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