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지 못한 여자 스토리콜렉터 10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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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레 노이하우스의 ‘타우누스 시리즈‘ 세트가 책장에 가지런히 잠들어 있는데 함께 읽기 시작하자는 얘기가 나와서 시리즈의 제일 첫번째 이야기부터 꺼내 들었습니다.

2005년 8월 28일 일요일, 피아 키르히호프가 충실했던 16년간의 결혼 생활을 접고 옛직장인 경찰서로 돌아가 강력반 형사로 막 복귀하고, 2년전 신설 된 이 호프하임 경찰서 강력반은 역시 새로 온 올리버 폰 보덴슈타인 반장이 이끌고 있습니다. 번화한 도심인 프랑크푸르트에서 마인-타우누스 지역으로 보덴슈타인 반장 발령 받았을 때 쉽게 옮겨 올 수 있는 이유 중에는 세계를 누비며 영화를 제작하는 아내 코지마가 몇 년 전 프랑크푸르트의 사무실 월세가 세 번이나 인상 되며 감당하기 힘들어져 이미 이곳에 자리를 잡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피아의 복직 후 첫 사건이면서 보덴슈타인 반장 또한 잘 알고 있는 하르덴바흐 부장검사의 자살 소식과 함께 같은 날 다른 곳에서도 시체가 발견돼 출동 요청이 들어와 8월의 화창한 일요일은 다른날과 다르게 시작되었습니다.

에펜하임 아첼 산 전망대 아래서 젊은 커플이 발견한 여자 시체는 이자벨 케르스트너로 밝혀지고 전망대에서 투신자살 한 것처럼 보였으나 10센티미터 힐 한쪽만 신고 있어 타살 가능성이 제기 되었습니다. 부검 결과 사인이 동물을 안락사 시킬 때 쓰이는 나트륨 펜토바르비탈에 의한 것으로 확인 되고 그녀의 남편이자 수의사인 미하엘 케르스트너가 유력한 범인으로 지목 됩니다. 서서히 베일을 벗는 이자벨의 이야기, 그리고 미하엘이 감춘 알리바이와 사라진 딸 마리의 행방을 찾기 위한 수사는 계속 되고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부유한 이들의 허영으로 가득하고 사치와 사기가 공존하는 승마 클럽, 비리와 오래전 감춰졌던 사건의 진실까지 서로간의 배신을 통해 서서히 밝혀집니다. 돈에 의해, 돈을 위해 인간의 기본적인 선까지도 쉽게 넘어버리는 이들의 세상 한편에는 아이러니하게도 사랑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내던지는 이들 또한 있습니다.

첫 문장을 읽는 순간 다음 이야기가 떠오르고 그 마지막 결론까지 한발 앞서 추리가 되고 마지막 역자의 후기를 읽는 순간에는 이부분을 읽으며 고개를 끄덕이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그래도 [설국]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내용일 생각 안 난 것은 아니기에 위로를 삼습니다. 제목의 [사랑받지 못한 여자]는 진정으로 억울한 죽음을 당한 것인지, 아니면 소설속 드센 여자의 모습을 한 여러명의 인물들을 말하는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이제 시작된 피아와 보덴슈타인 반장의 수사 파트너쉽이 다음 책에서는 어떤 사건을 만나 발전할지 궁긍할 뿐입니다. 아,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의 결말이 또 떠오르는 걸 보면 어쩌면 이 시리즈를 다 읽었었던것은 아닌지...싶은데 참 다행입니다. 몹쓸 기억력 덕분에 다시 읽어도 또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미스터리 스릴러, 추리소설 깊어가는 가을에 한번 빠져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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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로드 #타우누스시리즈 #독일소설 #미스터리스릴러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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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1
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 유숙자 옮김 / 민음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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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무라가 새삼 바라보고 있자니, 여자는 고다쓰 탁자 위에서 손가락을 꼽고 있었다. 좀처럼 끝나지 않는다....(생략)...
˝아무튼 백구십구 일째예요. 꼭 백구십구 일째예요.˝ (37쪽)

가와바타 야스나리에게 노벨문학상을 안겨 준 소설 [설국]은 그 첫문장 -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7쪽)-으로 많은 이들의 친송을 받습니다. [설국]의 구체적인 무대인 니가타 현의 에치고 유자와 온천에 작가는 직접 머물며 작품을 집필 했기에 문장들 마다 눈에 보이는 듯한 설경이, 그 마을의 축제가 고스란히 그려지듯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두번째로 읽는 이책에서 제 눈길을 끈 것은 기약을 하며 떠났다가 어느날 다시 온 시마무라에게 떠났던 날로부터 정확히 ‘백구십구 일째‘라고 말하는 고마코 입니다. 온천이 있는 여관과 마을 축제 등에 불려다니는 게이샤 고마코와 시마무라가 처음 이 고장에 한량처럼 유랑을 왔을 때 기차에서 처음 만난 요코에 대한 기억과 같은 마을에 머물며 스치듯 지나가는 요코에 대한 마음 등이 눈처럼 쌓이고 또 눈처럼 녹아내립니다.

[설국]을 읽는 내내, 시마무라의 속마음을 읽는 내내 지금의 세상에서는 도저히 이해 할 수 없다라고 소리치지만 그시절의 일본에서는 부인과 자식이 있는 시마무라 같은 사람들이 홀로 여행을 하며 밤이면 게이샤를 부르고 춤과 음악과 노래를 듣고 즐기는 것에 이어 육체적인 관계까지 아무 거리낌없이 했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는 않습니다. 여관으로 온 단체손님들과도, 마을의 축제의 장에서도 술을 마시고, 자신의 재능을 팔고는 술에 취해 시마무라의 방으로 찾아오는 고마코, 고마코의 술주정을 바라보고 때론 애처롭게 여기는 시마무라, 요코를 향한 눈빛을 이미 눈치 챈 고마코의 행동들, 비극이라 부르기엔 덤덤한 여행의 마지막 모습이 책속에 나오는 ‘모든 게 헛수고‘라는 문장과 일치합니다.

그럼에도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글에서 눈이 내리는 설산을 보고, 다다미방을 찍는 고마코의 비녀가 만들어낸 자국들을 상상합니다. 아름다워서 설경 속에 박제 된 삶처럼 느껴지는 [설국]으로의 여행 한번쯤은 꼭 해보시라 추천합니다. 여행자의 잠시간의 머뭄에 인연의 끈을 묶어버린 어느 여인의 사연도 들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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