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과학>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1. 고전의 유혹

 

  

어렵게 느껴지지만 읽어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을 갖고 있던 ‘고전’을 즐기면서 읽을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 을유문화사에서 출간되었다. 지금까지의 독서 기술이나 명작을 소개한 어떤 책보다도 밝고 유쾌한 이 책은 고전에 대한 설명과 저자의 의견을 이야기한 다음, 여섯 가지 특징으로 각 작품의 느낌이나 성격을 알려 준다.

 

 

 

 

 

 

 

을유에서 나온 책은 왠지 모르게 신뢰하게 된다. 게다가 고전에 대한 책이라니.

가까이 하고 싶어 늘 옆에 끼고 다니지만 쉽게 손에서 떨어져 버리는 고전 작품을, 이 기회에 손에 찰싹 붙이고 싶다.

 

 

 

 

 

2.  게릴라 가드닝

 

 

 

 

색색의 꽃과 싱그러운 초록이 어우러진 꽃밭. 바람에 실려 오는 은은한 향기. 생각만 해도 마음이 평화로워진다. 이 모든 상상은 사실 ‘자기 소유의 꽃밭’이 있어야 가능하다. 그러려면 또 당연히 ‘자기 땅’을 소유하고 있어야 한다. 여기까지가 우리들의 상식적인 생각이다. 이 같은 상식을 깨고 ‘내가 원하는 곳에 꽃밭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전 세계 30개국에 걸쳐 활발한 운동을 벌이고 있는 ‘게릴라 가드너’들이다.

 

 

 

 

 

즐기면서 놀면서 자신의 뜻을 이야기 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그리고 그 파급력은 생각보다 크다.

아름다운 투쟁에 박수를 보내며 그들의 이야기가 더욱 궁금해 진다.  

 

 

 

 

3. 뿌리 깊은 글쓰기

 

 

 

 

“나도 모르게 입에서 튀어나오는 외래어가 부끄러운 사람”들한테 반갑고 힘이 될 만한 책. 한 달에 백 권도 넘는 책을 읽을 만큼 대단한 독서가인 최종규는 책을 읽으면서 ‘살려 쓰면 좋을 아름다운 우리 말’을 발견하면 따로 갈무리해 두고, 마찬가지로 잘못된 글, 나쁜 글, 불필요한 외래어나 외국어를 만나도 따로 갈무리해 두는 일을 오랫동안 이어오고 있다.

 

 

 

 

 

'아, 이럴 때 쓰면 좋은 말이 뭐더라?' 생각하는 횟수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심해지는 건망증 탓 일수도 있지만, 삶이 팍팍해져 갈수록 점점 사용하는 단어의 폭이 줄어드는 것은 사실.

아름다운 우리말을 아름답게 사용하는 사람은 얼마나 아름답게 보일까?

나도 오늘부터 갈무리를 시작해야겠다.

 

 

 

 

4. 내셔널 지오그래픽 세계의 종교

 

 

 

 

 세계 주요 5대 종교인 힌두교와 불교,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의 탄생에서부터 지형적인 성장, 21세기에 이르러 펼쳐진 그들의 길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각각의 종교가 탄생한 곳의 지형적 특성은 어떠했고, 그 특성이 종교에 어떤 영향을 미치며 어떠한 신조들을 형성해왔는지, 선지자들은 어떤 신앙의 말을 전파하며 역사를 기록해왔는지 살펴볼 수 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작업을 보고 놀라지 않은 적은 없지만, 이번에는 더 감탄하게 될 것 같다.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으로 인해 사지 못하더라도, 서점에서라도 꼭꼭 넘겨보리라 의지를 불태운다.

 

 

 

 

5. 퇴계평전

 

 

 

 

금장태 교수의 평전시리즈 마지막 <퇴계평전>. 퇴계는 성리설의 철학 이론을 가장 정밀하게 해석하였으며, 수양론의 인격형성 방법을 가장 깊이 심화시킴으로써 도학정신을 드높은 산봉우리처럼 우뚝하게 정립하여, '조선도학'의 세계를 열어주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퇴계를 마주하면 그 정밀하고 깊은 학문의 세계보다도 먼저 따스하고 너그러운 인간적 품격을 만날 수 있다

 

 

 

 

 

서양 철학자들의 일생과 이론을 공부하는 것은 기본 교양으로 여겼지만, 언젠가부터 선조들의 철학은 등한시 여겨왔음을 부끄럽게 고백하며.. 교과서에서 만난 퇴계 선생님을 제대로 공부해 보고 싶은 마음에 반갑게 골라보았다.

길을 가다 황소 두 마리를 보고 둘 중 누가 더 일을 잘하는지 물었더니, 황소가 들을까봐 황소 귀를 손으로 막고 대답했던 농부의 일화가 퇴계 선생과 관련된 것... 맞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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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2-02-09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게릴라 가드닝이라...
책이름을 영어로 쓰지 말고
번역해 보면
무척 재미날 이름이 태어났을 듯한데,
책이 참 재미있으리라 생각해요~
 

 

닉 혼비의 책 중 처음 읽어보는 이 책.

아직 마지막 스무 페이지 정도가 남아있긴 하지만, 이른 총평을 남기자면.

좋다 좋다. 재밌는 책이라는 것은 이런 게 아닌가 감히 생각해본다.  

 

 

 

 

 

 

 

 

 

 

 

어제 퇴근길에 시작한 이 책.

 

"할머니는 겨된장도 간장도 무말랭이도 모두 당신의 손으로 만들었다. 된장국 한 숟가락에도 멸치나 가다랑어, 콩과 누룩 등 많은 생명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을 때는 정말이지 놀랐다."

 

이 부분에서 나는 이 책과 일찌감치 사랑에 빠져버렸다.

밍밍하고 간이 맞지 않는 엊저녁 나의 된장국 한 숟갈에 들어있는 생명들, 묘하게 라면스프 맛이 나는 회사 앞 동태찌개 한 숟갈에 들어있는 생명들을 떠올리며... 

 

오늘 불금은 달팽이 식당과 함께..

 

 

 

 

 

 

 

 

 요즘 이래저래 돈 들어갈 일이 많아서 책 구매를 자제하려고 노력.....중인데

 이 책은 참 궁금하다. 나는 황정은의 소설을 읽어본 적이 없는데, 갑자기 엄청나게 읽어보고 싶다..    

 

 

 

 

 

 

 

 

 

 

 

요즘은 의무감에 허덕이는 중이라, 하루하루가 그다지 싱그럽게 느껴지지 않는다.

서재에도 글을 몇 번이나 썼다 지웠다만 반복하고 (이것 역시 의무를 다하지 못했을 때 느끼는 의무감 때문일게다)..

오랜만에 올리는 글은 겨우 요런 짧은 중얼거림이라니. 흐

 

좋은 아랫사람이 되는 것보다 좋은 상사가 되는 것이 훨씬 더 어려운 일임을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

근무시간에 부탁한 일은 손도 대지 않은 채 당당히 웹툰을 보는 인턴에게는 어떻게 말하면 부드러우면서도 단호할 수 있을까? 뚜구둥둥!

 

 

아, 금요일이다.

이번 한주도 출퇴근하느라 고생했으니 오늘은 회사 다방커피 말고 커피전문점에서 달달한 모카 한잔 사다 마셔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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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2-02-03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금요일이라 너무 신나요. 게다가 점심까지 배부르고 맛있게 먹었어요. 그런참에 이 페이퍼를 보고 [달팽이 식당]은 뭔가 싶어 책 검색해봤네요. 일본 책이네요. 보관함에 슬쩍 넣었어요.

음, 저도 최근에 좋은 상사가 되는것은 생각보다 어렵다는 걸 실감했어요. 나쁜 상사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했더니 우스운 상사가 되어버리는 것 같아서요. 나쁘고 싶지도 않고 우습고 싶지도 않은데, 그 경계를 어떻게 그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그냥 회사를 관두고 싶어요.. -0-

달달한 모카, 오늘은 꼭 사서 드세요. 저는 어제 캬라멜마끼아또 마셨어요. 아주 오랜만에요.
:)

heima 2012-02-03 13:14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두번째 단락은 제가 쓴 건 줄 알았어요. 저는 '최단시간에 우스운 상사되기' 세계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것 같아요. 다락방님은 회사를 관두셔도 뭐든 하실 수 있을 것 같은데, 특히나 시인이 되셔도 좋을 것 같아요. ^ ^

달팽이 식당은 (아직까지는) 소소하고 달달한 일본책이에요. 카모메 식당 분위기랄까..
다락방님이 옆집에 사시면 이 책을 다 읽고 다락방님 집 문고리에 슬쩍 걸어두고 싶네요. 까만 비닐봉다리에 담아서.. ㅎㅎ

엄청나게 신나는 주말 보내요 우리! :-)

숲노래 2012-02-04 0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좋은 사람이 되면 즐거우리라 생각해요~
 

 

아침에 차사고가 났다.

다행히 큰 사고는 아니었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당황스러운 사고였다.

가만히 정차해있는 우리차를 뒤에서 오던 차의 운전자가 딴 생각을 했는지 와서 쿵 드르륵 꽤 심하게 박아버렸다.

사고라는 것은 대부분 예상하지 못하는 것이겠지만, 이러한 일을 겪을 때마다 삶과 죽음, 안정과 불안정은 찰나의 순간에 바뀌는 것이구나 싶다. 나는 그저 주어진 순간을 열심히 겸허하게 살아갈 뿐이라는 걸.. 출근길 버스 안에서 다시금 되뇌었다.

 

저녁에 남편을 만나면 가만히 앉아서 손을 마주잡고 이야기해주어야지.

당신의 눈에 감사해. 당신의 코에 감사해. 당신의 입에 감사해. 당신의 손톱과 발톱과 땀구멍과 머리카락 한 올 한 올에 감사해. (쓰다보니 뭔가 섬뜩하구나...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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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2-01-16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치진 않은거에요, 헤이마님?

heima 2012-01-16 14:30   좋아요 0 | URL
네 다락방님 걱정 감사해요.. 글에는 자세히 안썼는데요 어떻게 된건가하면, 새벽에 남편이 버스종점 근처에 저를 내려주고 다시 출발하려는데 뒤에서 오는 차가 아내 혹은 딸을 버스종점에 내려주려고 하다가 딴 생각을 했는지 저희 차가 세워져있는 자리로 돌진했어요 -_- 다행히 저는 차 밖에 있어서 다치지 않았고, 남편도 괜찮다고 하는데, 눈앞에서 남편이 탄 차가 찌그러지는 걸 목격해서 그런지 오전내내 괜스레 눈물이 났네요.. ㅎ 다락방님도 차조심 사람조심 건강조심 하셔야해요!!!

숲노래 2012-01-16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치는 사고보다
남이 치는 사고가
오히려 더 크지 않을까 싶어요.

생각해 보면, 차 사고란,
누군가 누군가를 칠 때마다 생기니,
치는 사고와 받히는 사고가 1:1일 테고,
뜻하지 않게 사고를 겪어야 하는
아픈 사람이 많으리라 느껴요.

부디... 병원에서 정밀검사 받고
얼마나 안정되게 쉬어야 하는가 살펴 보셔요.

차 사고는 겉으로는 멀쩡해도
속으로는 뼈와 내장을 다치게 하니까요..

..

(아, 댓글 답글을 보니, 차에는 안 계셨네요!)

heima 2012-01-17 14:00   좋아요 0 | URL
된장님, 사고는 참 무서운 거 같아요. 사고없이 사는 삶은 참 좋겠지만.. 현실적으로는 참 많은 사고를 겪으며 살게 되겠죠? 무엇보다 조심조심하고, 또 잘 극복해야겠지요. 저는 괜찮은데 남편이 조금 걱정되네요. 원래 나 아픈거보다 가족 아픈게 더 많이 마음 아픈거 같아요.. 흐흐. 마음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놓은 책을 다 읽기 전에는 분명히 더이상 책을 사지 않겠다고 결심했는데...

작심 십 일이다... ㅠㅠ  

 

 

 

 

 

 

 

 

 

 

 

 

 

 

 

 

 

 

업무관련 통화를 스트레스 받아가며 겨우 마치고, 양 볼이 시뻘개진 채로 씩씩거리는 상태에서...

.....알라딘에 들어오는게 아니었다.

 

그래도 요시모토 나라의 글과 그림을 보면 스트레스가 풀리겠지?

미셸 트루니에의 글과 (그리고 이 책은 사진이 정말 좋단다) 레이첼 커크스의 수다에 동참하고 나면 답답한 현실에서 긍정적인 면이 더 많이 보이겠지? (애쓴다...)

 

오늘은 여러모로 지름의 날이다. 이런 날은 머릿속에 입력된 카드번호를 잠깐동안 삭제하는 기능이 있으면 좋겠다.

 

 

열심히 모아놓은 적립금과 알사탕과 마일리지로, k가 읽고 싶어하는 이 책을 주문해주겠노라 큰소리 떵떵 쳤는데...

 

미안해요. 이건 다음에 주문해 줄게요. 언젠가 적립금과 알사탕과 마일리지가 또 모이면...

(그러려면 나는 또 얼만큼의 책을 구매해야 하는가!)

 

==> updated  2012-01-14

      장화신은 고양이 눈을 하고선 '책 언제 줘요? +_+' 하는 k에게 열한번째거리 도서 에서 skt 멤버십을 반띵해서 주문해주었다. 독후감 써내라고 해야겠다..ㅎㅎ

 

 

 

 

 

 

 

이제 곧 퇴근! 오늘은 칼퇴근해서 조금 남은 난반사를 끝내야지! (아... 참 불편한데 참 좋다 이책.)

 오늘 저녁은 햄버거를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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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2-01-10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뜬금)햄버거로 밥이 됩니까, 헤이마님! ㅜㅜ

heima 2012-01-10 17:58   좋아요 0 | URL
(이미지 관리를 위해 비밀에 붙이려 했는데) 햄버거에 곁들여 칠리치즈프라이를 2인분 먹을거랍니다 다락방님 ㅋ 꾸리꾸리한 냄새가 나는 칠리치즈프라이가 왜그렇게 좋은지 모르겠어요 저는!

숲노래 2012-01-10 1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즐겁게 장만해서
즐겁게 읽으면
좋은 마음으로 솔솔 풀리리라 믿어요~

heima 2012-01-11 09:34   좋아요 0 | URL
네 된장님~ 즐겁게 즐겁게~~ :)
 
<인문/사회/과학>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지난 주말은 정말 시쳇말로 시체처럼 지냈다. 가용시간의 80퍼센트 정도를 전기장판을 과도하게 틀어놓고 침대 안에 쏙 들어가 있었다. (이렇게 배고프고 졸리고 일할 엄두가 안나는 것은 다 전자파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손에는 소설만 붙더라. 인문사회과학 신간평가단을 지원해놓고 이렇게 게으를수가. 덕분에 이 포스팅도 임시 저장 글로만 영원히 남아있을 뻔 했다. 미안해요 알라딘.

 

이제 으쌰으쌰 힘을 내어서 책도 읽고 리뷰도 쓰고, 술술 읽히는 책 말고 약이 되고 밥이 되는 (어려운) 책들도 열심히 읽어야지! 관심가는 인문사회과학 책들이 또 잔뜩이다!

 

 

 

1. 촘스키, 고뇌의 땅 레바논에 서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중동과 미국의 관계에 갇힌 레바논에서 노엄 촘스키는 무엇을 보았을까. 이 책은 촘스키 부부가 레바논을 방문한 기록이다. 레바논 대중과 함께한 강연과 텔레비전 정치 토크쇼 인터뷰에서 촘스키는 중동 분쟁과 미국의 관계, 전 세계를 파멸로 이끄는 현재의 위기와 그 극복 방안, 거대권력에 맞선 지식인의 책무 등 다양한 주제를 통찰력 있게 풀어내었다.

이번 레바논 여정을 동행한 아사프 크푸리와 아이린 겐지어는 이 책에서 촘스키가 방문한 곳의 의미를 되새기고, 촘스키가 만난 사람들과의 대화를 정리했다. 특히 헤즈볼라의 최고지도자 하산 나스랄라와의 만남은 그 의미가 남달랐다. 미국 정부가 테러 단체로 취급하는 헤즈볼라에 대해 미국의 가장 저명한 반체제 지식인이 그 역할을 공개적으로 인정했기 때문이다. 부인 캐롤 촘스키는 일정을 함께하며 그 과정을 사진으로 담아 책에 함께 실었다. 캐롤이 찍은 사진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난민 캠프 아이들의 천진한 모습은, 2006년 7~8월 전쟁 사진과 대조를 이룬다.

이 책이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는, 우리의 관념 속에 있는 중동 분쟁을 현실로 끄집어내어 보여주는 것에 있다. 혹자는 중동의 현실이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외면하는 사이, 한국 정부는 팔레스타인이 유엔에서 독립국가 승인을 받는 데 기권표를 던지려 하고, 헤즈볼라의 무장해제를 목적으로 레바논에 한국 병사를 파병하고 있다. 우리가 무관심하다면, 미국의 제국주의에 반대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결국 민주주의와 세계의 평화를 방해하는 일로 직결된다

 

 

존경하는 촘스키가, 늘 맘에 밟히는 레바논에 다녀왔단다. 중동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않고서는 미국은 세계 패권 국가로 힘을 발휘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미국 입장에서는 무시할 수 없는 눈엣가시같은 촘스키는 이번에도 침묵하지 않았다.

나에게는, 읽고 싶다 를 넘어서 읽어야만 하는 책이다.

 

 

 

 

2. 누가 박정희를 용서했는가

 정치학박사이자 군軍 연구가인 김재홍 저자가 언론인의 감각과 필봉으로 2011년 10월부터 [오마이뉴스]에 연재하여 독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바로 그 화제작이다. 특히 10.26사건 비공개 군사법정에서 김재규를 비롯한 ‘피고인’들이 진술한 육성녹음을 바탕으로 역사적 실체에 접근하고자 한 점이 돋보인다. 또 하나회를 비롯한 군 ‘정치인맥’ 구조를 꿰뚫어 보인 대목은 자못 흥미롭기도 하거니와 한국현대사의 부끄러운 초상이기도 하다.

저자는 박정희 유신정권이 어떻게 망조가 들어 최후를 맞을 수밖에 없었는지를 권력 핵심부에 있던 인사들의 육성증언을 통해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그리고 “김재규의 박정희 살해는 정당방위였다”는 역사적 평가를 내리면서, 박정희의 후예인 신군부집단이 김재규를 군사법정에 세워 단순살해범으로 처형한 것은 헌법에 위배되는 것일 뿐더러 역사적으로도 부당한 처사임을 명백하게 밝히고 있다.

 

 

민감한 시기에 민감한 책이다. 사실 이 책이 민감하다고 여겨지는, 책에 대해 몇 마디 코멘트 다는 것도 조심스러운 세상에 산다는 것이 싫다. 어찌되었든, 유신정권을 빼놓고 현대사를 이야기할 수 없음에는 틀림이 없고, 우리는 현대사를 알아야함에도 틀림이 없다. 궁금하다!

 

 

 

 

3. 침묵의 봄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20세기 환경학 최고의 고전 <침묵의 봄>이 50주년 기념 개정판으로 나왔다. 이번 개정판에는 서문과 후기가 완전히 새롭게 단장되었으며, 2002년 출간본에는 없던(원서에도 없었음) 찾아보기를 새롭게 추가했다. 그리고 편집과 장정도 완전히 바뀌었다.
이 책이 처음 출간되었을 때에는 환경이라는 말이 정말 낯설었고, 모두 전후 과학 기술에 대한 맹신이 존재했다.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이 책은 한 개인이 사회를 어떻게 바꿔놓을 수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되었다. 레이첼 카슨의 노력은 마침내 미 연방 정부 차원의 규제를 요청하는 시민운동을 이끌어냈다.
두 번째는 우리가 아직도 과학과 기술에 대한 맹신에 빠져 있지 않나 되돌아볼 수 있게 해준다는 사실이다. “제 힘에 취해, 인류는 물론 이 세상을 파괴하는 실험으로 한 발씩 더 나아가고 있다”고 카슨이 역설했듯이, 우리는 여전히 우리가 자연을 지배하고 있다는 오만에 빠져 있지 않나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침묵을 봄>을 읽은 한 상원의원은 케네디 대통령에게 자연보호 전국 순례를 건의했으며, 이를 계기로 지구의 날(4월 22일)이 제정되었다. 미국의 전 부통리 앨 고어는 이 책이 출간된 날이 바로 현대 환경운동이 시작된 날이라고 말하였으며, 김명자 전 환경부장관은 “서구 환경의 역사에서 이 책의 출간은 환경을 이슈로 전폭적인 사회운동을 촉발시킨 결정타로 평가된다”고 했다.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환경관련 일을 하고 있으면서 침묵의 봄을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다면 이건 엄청나게 부끄러운 고백이겠지. 아 부끄럽다. 이 달엔 꼭 읽어야지. 꼭.

 

 

 

4. 그대 아직도 부자를 꿈꾸는가

박경철, 신영복, 조국, 심상정 등 한국 사회를 대표하는 지성들이 총출동했다. 이들이 나선 이유는 전환기를 맞은 한국 사회와 부자 되기라는 좌절된 욕망 앞에서 어쩔 줄 몰라 하는 우리 시대 부모들을 위해서이다. 한국 사회와 우리 시대 부모들의 역할에 대한 이들의 진단과 처방은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말하는 바는 같다. 그것은 바로 ‘경쟁과 성공’에서 ‘연대와 공존’으로, ‘부자’에서 ‘행복’으로 삶의 가치를 전환하자는 것이다.

IMF 이후 한국 사회를 휩쓴 “부자 되세요”의 가치는 10여 년이 지난 지금 뿌리 채 흔들리고 있다. 개인과 가족 공동체를 비롯해 사회 전체가 경쟁과 성공을 욕망했지만 결국 남은 것은 빚과 불안뿐이다. 그리고 때로는 앞에서 끌고 때로는 뒤따르며 이런 현실을 부추긴 이들이 바로 부모들이다. 저자들은 이런 현실을 조목조목 짚고 부모들의 자각을 촉구하기도 하며 새로운 시대 가치, 개념부모가 되는 방법을 제시한다.

 

 

체크카드만 쓰다가 몇 가지 이유로 신용카드를 발급받기로 하고 여기저기 알아보는데, 비싼 연회비가 아깝지 않은 호화로운 혜택을 주는 플래티넘 카드들에 눈이 가더라. 나는 사실 호화로운 혜택과 어울리는 사람도 아니고 그런 혜택이 필요하지도 않은데 (일년에 특급호텔에 몇 번 간다고 발레파킹이 필요하겠으며, 월1회 공항 레스토랑 본전을 뽑으려면 일부러 공항에 놀러가야한다) 지갑에서 고급스런 플래티넘 카드를 꺼내어서 떡하니 내미는 상상을 혼자 해보고 잠시 꿈에 부풀었던 것이 사실이다. 나의 생활습관과 어울리지도 않는 카드를 발급받아 무엇하겠는가. 그저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즐기고 싶은 것 뿐인게다. 괜스레 부끄러워졌다. 부자를 꿈꾸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부자를 꿈꾸지 않는다고 자신하는 것은 어쩌면 위선인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철학이다. 나의 삶의 가치를 좀더 공고히 결정하고 머리에 마음에 새겨야겠다.

 

 

 

5. 왜 분노하지 않는가

인권을 선언 안에 가두지 마라. 신문이나 텔레비전에서는 끊임없이 인권문제가 제기되고, 각종 구호단체가 기부와 나눔을 실천하고 있지만 인권의 사각지대는 여전히 존재한다. 인권을 선언해 놓고 기념하면 그만인가? <왜 분노하지 않는가>는 이러한 현실을 바꾸기 위한 방편으로 ‘2048 프로젝트’를 제시한다. 2048은 모든 사람이 함께 인권을 이야기하고, 이를 강제력 있는 문서로 만들자는 국제적 움직임이다.

중요한 것은 인권을 문서로 만드는 행위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의 집행 문제다. 2048은 세계인권선언 100주년이 되는 2048년까지 집행력을 갖는 세계인권 조약을 집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책은 2048 프로젝트를 통해 인권의 진정한 의미를 되짚어보게 하고, 인권 실현의 길을 안내해 줄 것이다. 타인의 아픔과 고통에 무감각한 이 시대에 진정한 인권의 의미를 되살려 줄 책이 될 것이다.

 

 

인권위원회가 지금 같지 않던 시절에, 짧지만 인턴으로 일한 적이 있다. 그 곳에서 보고 듣고 배우는 하나하나는 모두 충격적이었다. 참으로도 무감각했던 나의 과거에 그리도 반성을 해놓고, 나는 어느새 또 무뎌져있다. 공존의 가치, 인간권리의 가치를 선언이 아닌 삶에 새기기 위해서..읽고 싶다. 딴딴하게 잘 만들어진 책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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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2-01-09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이첼 카슨 님 책을 읽는 사람들이
삶을 스스로 많이 바꿀 수 있으면 좋겠어요..

heima 2012-01-09 17:45   좋아요 0 | URL
맞아요..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 사이의 거리는 어찌나 먼지요.. 작은 것 하나씩 바꾸도록 노력중인데 이것 참 쉽지 않네요. 그래도 더불어 삶을 위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