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우연한 기회에 만나게 된 줌파 라히리. 배송료를 맞추기 위해 중고샵에서 산 축복받은 집. 리뷰가 나쁘지 않길래 큰 고민없이 구매했는데 읽으면서 '어어어어?' 소리가 절로 났다.

사흘동안 두번을 읽었다.












그리고 또 어째어째 그저 좋은 사람을 읽게 되었다. 첫 장을 열면서 축복받은 집보다 좋을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기대가 와장창 와르르 한번에 깨졌다. '길들지 않은 땅'은 처음부터 끝까지 필사를 하고 싶은 정도이고, '지옥-천국'은 점심에 읽었는데 마음이 찌잉 했다. (아직 이 두 편밖에 안 읽었음. 얼른 퇴근시간이 되어라!!)







 




가만보자, 그렇다면 이름 뒤에 숨은 사랑은 이 두 권보다 설마 더 좋을까? 

그럼 정말 어마어마하다는 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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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2-05-29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꺅 >.<

제 개인적으로는 [그저 좋은 사람]이 제일 짱먹어요, 헤이마님. 특히 [지옥-천국]은 두 번을 읽고 원서로도 구매해서 한 번 넘겨보기까지 했죠. 최고에요, 최고. 어휴..
제 순위를 공개하자면요,
그저 좋은 사람> 축복 받은 집> 이름 뒤에 숨은 사랑 이었어요. 물론 이름 뒤에 숨은 사랑이 나쁘다는게 결코 아니에요. 그저 좋은 사람이 엄청나게 좋다는 거에요. 헤이마님이 줌파 라히리를 읽으시는구나. 꺅!

heima 2012-05-29 16:04   좋아요 0 | URL
처음 축복 받은 집을 살까말까 고민할 때 추천 페이퍼 중에 다락방님 이름이 보이길래 안심하고 구매했어요 ㅎㅎ
그저 좋은 사람 정말 짱이에요 ㅜㅜ (아직 앞부분 읽고 있는 중이지만 ㅋ)
이름 뒤에 숨은 사랑이 3등일지라도 꼭 읽고 싶을 만큼 좋네요 줌파 라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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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같은 기지로 빛나며 …… 지독할 정도로 정확한 분석이 빼곡한 『맹신자들』은 이성을 깨우는 강력한 책이다.”   -뉴욕타임즈 

 차가운 얼음처럼 빛났고, 눈금이 촘촘한 자를 휘두르는 듯 지독한 정확함..  뉴욕타임즈의 추천글처럼 에릭 호퍼의 맹신자들은 그랬다.  이 책이 에릭 호퍼의 첫 책이라는 것은 믿기 힘든 일이다. 정규 교육을 받지 못한 저자가 부두 노동자로 일하면서 집필했다는 것은 더욱 놀랍다. 떠돌이 노동자로서의 삶, 깊은 사색과 독학을 통해 세계적인 사상가의 반열에 올랐다는 에릭 호퍼..

사람들이 정체성을 벗어던지고 광적이리만큼 대중운동에 매진하는 것을 밝히기 위한 그의 시도는, 초기 기독교에서 민족주의까지 광신 현상을 폭넓게 다루고 있다. 1940년대 저작이 2011년 오늘날에도 오래된 느낌없이 들어맞는 것을 보면 참 신기하기도 하고, 사람 사는 것 정말 별반 차이가 없구나 싶기도 하다.  

신념에 주린 대중은 이데올로지스트가 되어 배타적이고 폭력적이 된다. 이 책에서는 반체제 저항뿐 아니라, 초기 기독교 운동, 종교개혁 운동, 프랑스 혁명, 러시아 혁명, 나치즘, 일본의 근대화, 시오니즘 운동 등 인간이 집단을 만들어 영향력을 행사하는 모든 운동을 포괄한다.

변화를 갈망하는 좌절한 이들의 심리로 태동기 대중운동을 설명하는 호퍼는, 맹신자에게는 대의명분이나 이상이 무엇이냐는 중요하지 않고 얼마나 열정적으로 매달릴 수 있느냐 여부에 있다고 말한다. 포퍼의 영리한 작업은 극단적 테러리스트, 자살폭탄자의 심리를 이해하는 지침서가 된다고 하는데, 정말로 그러한 부분에서 탁월성을 지닌다.
 

마지막장에서 호퍼가 대중운동의 단계를 살피며, 세 유형의 사람 이야기를 하는데 이 부분은 특히나 공감할 만 했다. 대중운동의 토대를 닦는 것은 지식인, 실현하는 것은 광신자, 굳건히 다지는 것은 실천적인 행동가라야 한다고 말한다. 책의 중반부까지 대중운동에 대해서 부정적인 어조로 설명된다는 느낌이 강했는데, 성숙한 대중운동은 사회적 선영향을 이끌어낸다는 그의 덧붙임에 안심이 되는 것은 왜일까.

불확실하고 격렬한 변화의 시대, 나를 포함한 많은 맹신자들에게 호퍼는 생각할 거리들을 잔뜩 던져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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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적 시 읽기의 괴로움]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강신주 선생님의 책을 읽었다. 출근하는 길 버스 안에서, 퇴근길 버스를 기다리며 정류장에서, 출장가는 기차안에서... 한 문장씩 한 단락씩 꼭꼭 씹어 읽었다. 쉽지는 않았다. 나는 시를 오랫동안 좋아해왔지만 여전히 어렵다.  

문정희와 이리가레이, '유방암 검사를 받으며'는 열 번쯤 읽은 것 같다. 읽고 또 읽고... 엑스레이앞에 내가 얇은 병원가운을 입고 서 있는 상상을 했다. 차가운 느낌이 몸에 찌릿찌릿 와 닿으면서 차창에 비친 내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고정희와 시몬베유, '주여, 이제는 여기에'는 외로웠다. 외로운 충만감이 공기를 휘감았다. 가을이라 그랬을까. 주먹을 쥐는 다짐보다 하늘을 바라보는 다짐이었다. 그래도 어찌되었든 다짐은 다짐이다.  

한용운과 바르트의 연꽃... 그토록 고요한 풍경이 참으로 격정적인 줄 몰랐다. 침묵이 참 꽉 찬 공기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알았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것은 프롤로그다. 프롤로그라니. 내가 써놓고도 괜히 우습다.  많이 배웠다. 한문장 한문장이 쉽게 넘어가지 않았다. 목소리로 노래하는 시인과 철학자들. 인문정신의 소망..

인문학은 다른 학문과는 달리 ‘고유명사’의 학문입니다. 수많은 시인과 철학자들은 자기만의 목소리로 무엇인가를 노래하거나 논증합니다. 그들의 시와 철학에는 유사성은 있지만 공통점이라고는 찾을 수가 없습니다. 김수영의 시와 신동엽의 시, 그리고 바흐친의 철학과 바르트의 철학이 유사하지만 미묘하게 차이가 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모든 시인과 철학자는 자기만의 목소리를 내는 데 성공한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수많은 시인과 철학자들의 궁극적 유사성은 바로그들이 자기만의 제스처와 스타일을 완성했다는 데서 찾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시와 철학을 읽는다는 것은 우리도 그들처럼 자기만의 목소리를 내려고 노력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겁니다. 이것이 바로 인문정신의 소망입니다. _17~18쪽_<프롤로그> 중에서 
 

 

 시와 철학에 별 취미가 없는 사람들이라면 하품이 날지도 모른다. (정말일까?) 그러나 둘 중 하나에라도 마음이 있는 독자라면 개인적인 평이야 어떻든 끝까지 읽게 될 것 같다. 짧게나마 끄적인 수준낮은 개인적 감상을 다시 읽어보니 나에게 아직 철학은 어렵나보다. 지나치게 감상적이고 개인적인 독서였다. 그러나 좋았다. 어려웠지만 반가웠다. 저자의 전작은 꼭, 반드시, 조만간 읽어보리라고 다짐 쾅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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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겹다. 처음 몇 주의 환희는 사라진지 오래다. 그러나 이 일상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원두를 사러 나온 소박한 여행자 세 명과 눈인사를 주고 받았다.  

나는 다른 장소와 다른 시간을 간절히 꿈꾸지만 그것이 지금보다 아름답긴 힘들 것이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한결같은 일상에서 나는 인내와 소망을 배우는 것이다. 어디에도 이 곳 만한 학교는 없다. 

 

 

오늘 읽은 책은 이 두 권 

  

 

 

 

 

 

 

 

우리가 사랑한 1초들의 뒤쪽 절반과 파리 좌안의 피아노 공방의 앞쪽 절반을 읽었다. 기묘하게도 두 권 다 읽는 내내 웃음이 실실 났다. 남성적인 저자 두 명의 작품이 이렇게도 사랑스러울 수 있다는 사실은 글의 힘과 삶의 풍요에 대한 방증이 아닐까 싶다. 덕분에 무더운 8월의 마지막 날은 즐겁게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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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제 오늘 짬시간에 하진의 기다림을 (이제서야) 읽었다. 원래 나는 이렇게 지나치게 묘사가 많은 글을 싫어하는데 이 작가의 서사는 꽤나 마음에 들었다. 어쩌면 원문으로는 이렇게까지는 아닌데 김연수의 번역이 더 그 부분을 돋보이게 하는지도. 어쨌든 중국문화혁명기의 그 시대에 만나와 수위 그리고 화, 그리고 여러 부분에서 마치 나를 보는 듯한 꿍린..다들 무척이나 인상적인 캐릭터들이었다. 18년의 기다림을 만든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이었고, 그것을 너무 늦게 깨달은 탓에 만나도 수위도 힘들게 했다. 당분간 하진 작품을 몇 권 더 읽어보려고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한 전쟁쓰레기를 읽으려고 빌려두었고, 그의 최신작인 멋진 추락이 읽고 싶어 얼마전 도서관에 구입해달라고 신청해 놓았는데, 통과될지는 모르겠다.
 

 

  



   

 

 

 

 

 

2. 수목드라마 로열패밀리를 가끔 보는데, 상당히 재미있다. 모리무라 세이이치의 인간의 증명에서 모티브를 따왔다는데, 인간의 증명을 읽지는 않았지만 대충 알고 있던 스토리만으로는 드라마를 아무리 봐도 매치가 안되더라. 클라이막스와 몇가지 얼개만 따왔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출처를 밝혔으니 나쁠 건 없지만 왠지 지재권 침해같은 느낌이 ㅎㅎ 어쨌든 출판사에서는 급히 그럴듯한 개정판을 찍어내고 로열패밀리의 원작이라고 홍보를 한다 (썩 고운 눈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합본이 나왔으니 용서가능하다는..기회가 되면 얼른 읽어봐야지)  김영애, 전미선, 전노민은 말할 것 없고 염정아 연기가 참 좋다. 저 나이에도 저리 여리여리할 수 있다니. 그러면서도 카리스마 작렬- . 막장 설정과 자극적 요소들이 스토리와 연기의 탄탄함에 묻혀 하나도 거슬리지 않는다. 매 회 긴장감 넘치면서 완성도도 높다니. 이 드라마 앞으로도 기대된다. 
 
   

 

3. 아마 다락방님 서재의 한부분 같은데,  나에게도 잠 오지 않는 밤, '보통의 불안을 읽어도 불안이 사라지질 않아.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하지?' 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친구가 있음 좋겠다. 누군가에게 이유없이 문자를 보낸지도 참 오래된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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