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Jimmy Fantasy 2
지미 지음, 백은영 옮김 / 샘터사 / 2004년 5월
평점 :
품절


지미의 그림은 화려하거나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그래서 차갑지 않고 따뜻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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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복과 나비
장 도미니크 보비, 양영란 / 동문선 / 199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에겐 얇은 한 권의 책이지만, 이 책을 쓴 작가에게는 절대 얇은 책이 아니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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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몽드 울트라 선블록 SPF50+/PA+++ - 70ml
아모레퍼시픽
평점 :
단종


가격이 저렴한 것에 비하면 잘 스며들고 끈적거리지도 않아서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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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형의 Paris Talk - 자클린 오늘은 잠들어라
정재형 지음 / 브이북(바이널)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구 베이시스" 멤버 가수 정재형. 그는 자기소개를 이런 식으로 한다. "전"이 아닌 "구" 베이시스로 말이다.
그의 이름만 대면 모두 아는 잘나가는 가수는 아니지만, 나는 그의 음악을 좋아한다. 특히 여럿이었을 때보다 혼자였을 때의 음악을 좋아한다. 그의 음악 속에는 어떤 그리움과 처절함이 짙게 깔려있다. 어떤 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아주 크게 외친다. 마치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듯이, 크면 클수록 자신의 감정이 더 깊기라도 한 것처럼 말이다. 그렇게 부르짖는 소리는 과장된 것 같아 싫다. 그러나 그의 음악은 다르다. 누가 듣든 말든 아랑곳하지 않고 나지막히 읊조린다. 내가 아니면 아무도 들어주지 않을 것 같아서 열심히 귀 기울여 듣는다. 그렇게 조용히 부르는 혼잣말이 어찌나 처절한지 내 가슴을 후벼판다.

99년 어느 날, 그렇게 내 가슴을 조용히 울리던 그가 유학을 떠났다. "낭만"이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도시 파리로의 유학이라니, 게다가 대중가수가 음악 공부를 하러 떠난 것이니 얼마나 멋지고 낭만적일까. 우리 같은 사람처럼 돈 걱정하지 않고 마음 편하게 파리를 즐기며 공부할 수 있겠다 싶었다.
대중음악을 하는 사람들은 보통 미국이나 영국으로 유학을 가는데, 그는 말도 전혀 통하지 않는 생판 낯선 도시 파리로 떠났다. 그는 가수 정재형이 아닌 오로지 학생 정재형으로 살고 싶어 그곳을 택했다고 한다. 친구들도 없고, 말도 통하지 않는 그곳에서 그는 정말로 학생 정재형이 되었다. 여느 유학생들처럼 집세 걱정을 하고, 만원의 행복을 찾으며 지냈다. 드라마 속에서처럼 비싼 차를 타고 파리 시내를 누비는 것이 아닌 대여한 자전거를 타고 달리며 행복해 했다. 그가 바랐던 것처럼 가수 정재형이 아닌 유학생 정재형이 되었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이 책에는 그런 정재형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는 음악처럼 책에서도 조근조근 그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그런데 자클린은 누구일까? 분명 여자 이름이니 그의 프랑스 이름은 아닐테고, 얼마전에 나온 그의 3집 앨범에도 등장할 정도니 프랑스에서 만난 여자친구인가? 자클린은 그의 윗층집 여자다. 술 취한 밤이면 누군가의 부축을 받으며 또각또각 하이힐 소리를 내며 계단을 오르는 그녀. 그 소리 때문에 그는 잠을 설치기도 하지만 얼마나 외로우면 밤마다 술의 힘을 빌려야 할까, 그런 생각이 들어 그녀가 안스럽기만 하다. 왜냐하면 그도 사람이 몹시도 그리운 외로운 사람이니까.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사야 하는지, 무엇을 잊고 무엇을 기억해야 하는지에 대한 선택은 참으로 힘들다. 혹시 난 버려야 할 것을 가지고 기억해야 하는 일을 잊고 있지 않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아침이다. (p.71)

누군가를 미워하지 못하는 헤어짐은 그 사랑만큼이나 잔인하다. (p.129)
 
   


만오천원이라는 책값을 보자마자 든 생각은 다른 책들에 비해 "비싸다"는 것이었다. 보통 폰트나 행간을 크게 해서 분량을 부풀리고 책 가격을 올리게 마련인데, 이 책은 참 알차고 예쁘다. 정성을 들였다는 느낌은 드는데, 간혹 보이는 오탈자가 그것을 반감시켜 아쉽다. (이건 순전히 출판사를 향한 아쉬움!)

2008/06/08 by 뒷북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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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이방인
이창래 지음, 정영목 옮김 / 나무와숲 / 2003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당신은 숨기는 게 많아, 인생에서는 B+짜리 학생, 무엇보다 먼저 바그너와 스트라우스를 응얼거리는 사람, 불법 외인, 정서적 외인, 장르광, 황화 : 신미국인, 침대에서는 훌륭함, 과대평가되고 있음, 파파 보이, 감상주의자, 반낭만주의자, _____분석가(빈칸은 스스로 채우도록), 낯선 사람, 추종자, 반역자, 첩자"  
   

어느날 헨리의 아내 릴리아는 이런 내용의 메시지가 담긴 종이를 남겨두고 여행을 떠난다. 헨리 박, 그는 미국에서 태어난 한국계 미국인으로 흔히 우리가 흥신소라고 부르는 그런 류의 회사를 다닌다. 그는 아내에게 자신이 어떤 일을 하는지 말하지 않았다. 물론 아내는 그가 어떤 일을 하는지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다.
헨리의 아버지는 한국에서 가장 좋은 대학을 나왔지만, 미국에서는 주로 한인들을 상대하는 청과상을 열었다. 아버지는 청과상 일로 돈을 벌고 어느 정도 자리도 잡지만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좋아하지도, 자랑스러워하지도 않는다. 영어를 전혀 할 줄 몰랐던 헨리의 어머니는 집안일만 하다가 병을 얻어 돌아가셨다. 겨우 열 살 밖에 되지 않는 헨리를 보살펴 주기 위해 아버지는 한국에서 아줌마 한명을 데려왔다. 20년 동안 헨리와 아버지 곁에서 일한 아줌마, 그러나 헨리는 그녀의 이름조차 모른다. 그냥 한국식으로 '아줌마'라고 부르면 됐기 때문이다. 헨리의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아줌마는 한국의 어느 곳에서 살듯이 미국의 어느 도시에서 살아갈 뿐이다. 그들은 자신의 지위나 권리, 정체성 같은 것에는 관심이 없다. 그저 먹고 살기만 하면 된다.

   
  나의 아버지는... 자신의 삶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권리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이해하지 못했다. (p.327)  
   

미국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학교를 다니고 일을 하고 있는 헨리. 그러나 그도 완벽한 "네이티브 스피커"라고 할 수 없다. "박병호"가 아닌 "헨리 박"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지만, 그의 이름을 들은 사람들은 그가 한국인이라는 것을 금새 알아버린다. '박'이라는 성은 중국인도, 일본인도 사용하지 않는 한국인만의 성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름을 말하지 않아도 대화를 나누다 보면 그가 '네이티브 스피커'가 아니라는 것을 눈치챌 수 있다. '네이티브 스피커'가 아닌 사람들은 그렇게 보이기 위해 완벽한 언어를 구사하려고 애쓰기 때문이다.
아내가 남긴 메시지의 의미를 곱씹어 보던 헨리는 새로운 임무를 맡으면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된다. 그가 새롭게 맡은 임무는 한국계 시의원 존 강을 밀착 조사하는 것이다. 퀸스에서 시의원이 된 존 강은 뉴욕시장 자리를 노리고 있는 사람이다. 헨리는 존 강의 선거 자원봉사자로 일하면서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다. 지금까지 자신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먹고 사는 것에만 관심이 있었다. 그의 아버지도 그랬고, 어머니도, 아줌마도 그랬다. 반면에 존 강은 달랐다. 보다 나은 삶을 원했고, 미국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원했다. 자신이 한국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다면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미국 시민들이 하는 일이라면 자신도 할 수 있다고 여겼다.

   
  나는 그의 정체성이 주는 희망을 위하여 이곳에 와 있다. 그 정체성이 어쩌면 내 것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가 우리 삶의 구멍가게와 교회에서 안전만을 원할 때, 공적인 규모로 드러났던 그 정체성. (p.533)  
   

그러나 안타깝게도 문제가 발생해 추락하기 시작한 존 강의 정체성은 가속도가 붙기 시작해 결국 바닥까지 떨어졌다. 이것이 바로 이민자의 한계인 것이다. 만약 그가 네이티브 스피커였다면 '그럴 수도 있지'하며 넘어갔을 문제가 '역시 이민자들(유색인종)은 다 그래'라는 선입견이 붙는 순간 돌이킬 수 없게 된 것이다.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교육을 받고 완벽한 언어를 구사하고 백인 여자와 결혼까지 한 헨리지만 그의 아버지와 별반 다른 것이 없었다. 그의 아버지가 주로 한인들을 상대하며 장사를 했던 것처럼 그 역시 이민자들과 함께 일을 하고 이민자들을 조사하는 임무를 맡았기 때문이다. 이제 그는 자신이 절대 '네이티브 스피커'가 될 수 없는 '영원한 이방인'이라는 것을 알지만 보다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으로 나와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 한다.

   
  아버지를 생각하면, 그는 이곳의 언어와 문화에 대한 지식이 빈약했기 때문에 그것이 허용하는 야망에 맞추어 자신의 삶을 재편성하고, 자신이 원하는 인간을 다시 발명해야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p.540)  
   

저자 이창래는 세 살 때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간 1.5세대다. 그는 미국 사회에 동화되고 싶어서 영어로 글을 쓰는 작가의 길을 택했다고 한다. 1995년 『네이티브 스피커』를 발표해 6개 문학상을 휩쓴 그는 1999년에는 <뉴요커>가 선정한 '40세 미만의 대표적인 미국 작가 20명' 중 한 명으로, 2002년에는 프린스턴 대학에서 인문학과 창작과정 교수로 재직하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사실 1995년에 한국에서도 『네이티브 스피커』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적이 있었지만 '네이티브 스피커'라는 제목이 한국 독자들에게는 의미를 명확하게 전달하지 못한 탓인지 빛을 발하지 못했다고 한다.
『영원한 이방인』에는 미국 사회에 동화되어 네이티브 스피커처럼 살고 싶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는 다양한 이민자들이 등장한다. 그들을 통해 미국 사회에 동화되고 싶어 작가가 되었다는 저자의 간절함이 느껴진다. 이민 1.5세대인 저자와 그들은 한국을 모르고, 이 책을 읽고 있는 독자들은 그들의 세계를 모른다. 그러나 이 작품을 통해 그들이 생각하고 있는 한국은 어떤 곳인지, 또 그들이 살고 있는 세계는 어떤 곳인지 충분히 엿볼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정체성은 비단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바로 이 땅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문제이기도 하다. 자신의 정체성은 어디쯤에 있는지 한번 돌아보자.

2008/06/06 by 뒷북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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