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빈 토플러, 불황을 넘어서 -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앨빈 토플러, 하이디 토플러 지음, 김원호 옮김, 현대경제연구원 감수 / 청림출판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불황,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는 현상으로 이해하라!

   책을 드는 순간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그의 환한 미소였다. 불황(depression)이라는 제목과는 달리 그의 얼굴에서는 우울(depression)한 기색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이렇게 얼굴 가득 환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책을 읽기도 전에 한가지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모두들 끝이 보이지 않는 불황의 늪이라며 비관하고 있을 때, 금세기 최고의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낙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해맑은 미소를 지을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지금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한국인은 미래로 가는 새롭고 창의적인 방법을 찾아낼 거라고 믿습니다. - 앨빈 토플러


    정치인, 경제학자, 시장분석가, 일반 시민 등 수많은 사람들은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오늘날의 위기를 극복하고자 한다. 1930년대 대공황을 모델로 삼고, 각종 정책에는 '뉴딜'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러나 앨빈 토플러는 지금처럼 불황에 대처한다면 절대 극복할 수 없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현재의 위기는 과거의 그것과는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1930년대 대공황이 발생했을 때는 지금처럼 경제와 사회가 움직이는 속도가 빠르지 않았다. 제3의 물결 이후 경제와 사회가 움직이는 속도는 급속하게 빨라졌고, 그것을 통제해야하는 공공부문은 그것을 따라가지 못해 탈동시화(de-synchronization)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또 오늘날은 예전의 획일화된 산업 사회와는 달리 지식이 기반이 된 다원화 사회이며, 자유롭게 국경을 넘나드는 초국가 기업도 많다.

   지금의 경제 위기는 단순히 1930년대 대공황이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새로운 사회에 어울리는 새로운 해법을 찾아야 한다.

   그는 중앙 정부에서 정책을 결정해 모든 부분에 적용하는 단편적이고 일방적인 정책만으로는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한다. 지식을 기반으로 한 사회인만큼 모든 사회 구성원들의 지식과 정보를 통합하고 활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 우리 인간의 특권이라고 할 수 있는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을 활용해 모든 이가 참여하는 민주적인 미래예측을 통해 문제를 최소화하고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현재 일어나고 있는 위기의 비관적인 전망만 강조하고 있어서 안타까워하고 있다. 지금의 위기는 새로운 사회로의 변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이해해야 하며, 새로운 문명의 설계라는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한다.


우리는 향후 몇 년 동안 의심의 여지없이 지독한 시련을 겪게 될 것이다. 하지만 무엇을 해보아도 퇴보하게 될 거라는 걱정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발전하게 될 거라는 믿음만큼이나 어리석은 것이다. 우리 앞에 높여 있는 세상은 단지 "새롭다"고 표현하는 것으로 충분한 세상이 아닐 것이다. 그것은 지금보다 더 살기 좋고 더 정의로운 세상이 될 것이다. (p206~207)


   역시 그는 우리 경제를 낙관적으로 내다보고 있었다. 몇 년 후면 우리도 그처럼 환한 미소를 지을 날이 있을 것이다.

   사실 이 책은 제1차 오일쇼크 직후인 1975년에 출간됐다. 그는 지금의 경제 위기가 과거의 그것과 다르다고 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의 경제 상황은 출간 당시와 비슷하다. 출간된지 30년이 지났지만 그의 주장들은 여전히 유효하다. 아마도 이런 통찰력 때문에 그를 금세기 최고의 미래학자로 꼽는 것이리라.

 

09-23. 『불황을 넘어서』 2009/02/28 by 뒷북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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