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ews 더 뉴스 - 아시아를 읽는 결정적 사건 9
쉐일라 코로넬 외 지음, 오귀환 옮김 / 아시아네트워크(asia network)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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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기능에 대해
   언론의 기능 중에는 게이트키핑( gate keeping)과 의제 설정(agenda-setting)이라는 것이 있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게이트키핑은 다수의 뉴스거리 중에서 편집권이 있는 사람이 취사 선택해서 보도하는 것을 말하며 의제 설정은 선택한 뉴스거리 중에서 어느 것을 중점적으로 다뤄 이슈로 만들 것인가를 말한다. 이런 측면에서 여론 조작, 왜곡 보도 등의 역기능이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언론의 공정성 혹은 공익성이 무엇보다도 강조되고 있다. 최근의 방송법 개정 반대 파업 및 시위도 이런 맥락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물론 다른 이해관계도 존재하지만.)
   그렇다면, 이러한 언론의 역기능은 비단 우리 언론만의 문제일 것인가? 그렇지 않다. BBC, CNN 등으로 대표되는 서구 언론 또한 마찬가지다. 원래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했다. 서구 언론들의 관심사는 그들이 몸 담고 있는 나라 안에 존재할 뿐이다. 지구의 어느 귀퉁이에 붙어있는지도 모르는 나라의 일 같은 건 당연히 관심 없을 수 밖에.
   그 단적인 예로 1999년에 있었던 미군의 코소보 대공습과 콜롬바인 고교 총기 난사 사건을 들 수 있다. 1999년 4월 20일, 미국의 콜롬바인 고등학교에서 두 학생이 총기를 난사해 12명의 학생과 1명의 교사가 사망했다. 이 사건이 발생하기 1시간 전, 클린턴 전 대통령은 미군의 코소보 대공습을 발표했다. 당시 콜롬바인 고교 총기 난사 사건은 바다 건너 우리나라에서도 연일 보도된 반면, 미군의 코소보 대공습은 비중있게 다뤄지지 않았다. 지금도 한번 두 사건을 검색해 보라! 콜롬바인 총기 난사 사건에 비해 코소보 대공습에 대한 뉴스는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사실 미군의 코소보 대공습을 알게 된 것도, 몇년 후 마이클 무어 감독의 《볼링 포 콜롬바인》이라는 영화를 보고나서였다.
   전세계에 뉴스를 공급하는 4대 통신사는 물론 세계 대표 언론사들이 미국, 영국, 프랑스 등에 적을 두고 있으니 그것을 제공받아 뉴스를 제공하는 각국의 언론들도 서구의 입맛대로 재편될 수 박에 없다. 

아시아의 눈으로 아시아를 바라보자!
   앞서 언급했듯이 서구 언론들은 자국과 이해관계가 있을 때만 뉴스의 가치가 있다고 여긴다. 따라서 자국과 이해관계가 없는 나라의 내전이나 쿠데타, 부정부패 등에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오로지 그것뿐이면 다행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서구 언론들은 그들의 관점으로 뉴스들을 재해석하고 왜곡한다. 뒤늦게 그것이 보도 가치가 있다고 판단됐을 때는 오랫동안 탐사 취재해 온 지역 기자들의 기사를 가로채기도 한다.
  『더 뉴스』는 아시아 기자로서 사명을 다하고자 했던 기자 9명의 취재기가 담겨 있다. 자국의 발전 혹은 자국민들의 알권리를 위해 뛰어다녔던 그들은 권력 뿐만 아니라 서구의 거대 언론과도 맞서야 했다. 때론 짓밟히고 생명의 위협도 느꼈지만 그들은 절대 굴하지 않았다. 그들의 취재기를 보면, 그동안 우리가 서구 언론들이 재해석한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나마 같은 아시아인인 우리들도 이러할진대 서구인들은 오죽할까. 

   요즘처럼 언론의 역할에 대해 고민해 본 적이 없다. 하루에도 몇 번씩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 사주의 입장과 나의 입장이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 신문에 실린 기사를 읽으며 거북함을 느낄 때도 있지만, 아무런 액션을 취할 수가 없다. 그저 소리 놓여 반대하고 있는 그들에게 소심한 응원을 보낼 뿐이다.


"확인할 수 없는 뉴스나 객관성 없는 보도가 언론 질을 떨어뜨리는 주범이다. '사실'에 자신 없는 건 보도하지 않는 게 결국 이기는 길이다." (p44) 

"기자란 직업은 아는 것.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있게 하는 것." (p224)


09-01. 『더 뉴스 : 아시아를 읽는 결정적 사건 9』 2009/01/06 by 뒷북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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