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습관에게 말을 걸다 - 손톱을 물어뜯는 여자, 매일 늦는 남자
앤 가드 지음, 이보연 옮김 / 시아출판사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바퀴벌레 같은 인간은 되지 말자!

   일단 고백부터 해야겠다. 개인적으로 심리학이라는 학문을 그다지 좋아하지도, 신뢰하지도 않는다. 세상에는 상상도 할 수 없을만큼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고,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했다. 자신조차 모르는게 사람인데, 심리학은 다양한 사람들을 범주화하고 분석하려 한다. 나 자신도 모르는 것을 누군가 친절하게 설명해준다면 정말 기뻐해야 할 일이겠지만, 솔직히 언짢은 기분이 앞선다. 그러면서도 나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의 심리는 궁금한게 사실이다.

    이번에는 심리학이 습관을 분석한단다. 이 책에 끌렸던 이유는 내가 가지고 있는 단 한가지 습관 때문이다. 그 습관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를 이미 알고 있는데, 이 책은 어떻게 분석하고 있을까?
   궁금증의 원동력이 된 나의 습관을 고백하자면, 흔히 '할매 살림'이라고 부르듯이 잘 버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입지 않아 옷장에서 색이 바래버린 옷들, 더이상 안고 자지 않아 먼지가 뽀얗게 쌓여버린 인형들, 발행된지 몇 년이 지난 잡지들, 한번도 사용한 적은 없지만 버리지도 못해 보관하고 있는 문구들 등. 물론 그 목록에는 한번도 읽은 적이 없고 앞으로도 읽을 생각이 없는 책들도 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것보다 사용하지 않는 것들이 더 많아 점점 좁아지는 공간을 보면서도 쉽게 버리지 못하는걸까? 저자는 과거를 보내기 두려워하면서 과거를 상징하는 물건에 집착(p.198)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것들을 나의 일부로 여겨서 두려워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습관의 해결책으로 "버리기 - 재활용하기 - 줘버리기 - 치워버리기" 의 방출 과정을 제시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가장 좋은 해결책은 "버리기"라고 한다. 과연 내 창고가 정리될 수 있을까?

   누군가에게 자신의 심리를 들켜버리는게 언짢은 사람은 비단 나뿐만이 아닌가보다. 저자는 습관을 분석하기에 앞서, 우리의 어두운 면을 마주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p.6)하며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그늘진 면을 바라봐야 한다(p.19)고 말한다. 또한 습관이 반복되는 것은 우리가 여전히 과거의 어딘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뜻하며 현재를 온전히 살기 위해 과거의 문제를 정리할 필요(p.24)가 있다고 한다. 수백만 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에도 거의 변하지 않은 것은 바퀴벌레 뿐이며, 변화에 부딪히는 일이 많을수록 배울 수 있는 기회도 많아진단다.(p.66) 

   저자는 손톱을 물어 뜯는 것처럼 사소한 습관에서부터 보통 사람들이 거부감을 느끼는 성적 행동까지 다양한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덕분에 "이런 것도 습관이었어?"라는 말을 연신 내뱉으며 그동안 모르고 지냈던 내 습관들도 발견하게 됐다. 그 다양한 습관들의 원인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불안과 불만족이다. 그 불안과 불만족의 대상을 찾고 해결하면 습관은 충분히 고칠 수 있다. 저자가 이야기하듯이, 바퀴벌레 같은 인간은 되지 말아야 한다. 자신의 잘못된 습관이 무엇인지 알았다면, 더이상 두려워하지 말고 고치려 노력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타인보다 스스로를 잘 보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다. (p.35)
인생이라는 책의 첫 페이지는 거울이다. (p.57)


2008/09/02 by 뒷북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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