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나무] 서평단 알림
눈물나무 양철북 청소년문학 13
카롤린 필립스 지음, 전은경 옮김 / 양철북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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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가 그의 산문집 『여행할 권리』에서 언급했듯이, 우리에게는 넘어야 할 국경이 없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유일하게 육지로 연결되어 있는 북쪽의 휴전선은 서로 눈을 부라리며 총을 겨누고 있어 어느 누구도 여느 국경선처럼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영화 《크로싱》에서는 차인표와 그의 아들이 북한과 중국의 국경을 넘었고, 『연을 쫓는 아이』에서는 바바와 아미르가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의 국경을 넘었다. 여기 또다른 국경을 넘는 사람들이 있다.


희망조차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가난한 나라 멕시코, 그들은 배고픔을 견디지 못해 멕시코의 국경을 넘어 꿈의 나라 미국으로 향한다. 다른 곳과는 달리 사막으로 이어지는 국경은 버티고 있는 군인은 없지만 또다른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사막은 길을 모르는 사람이 지날 수 없는 곳이다. 사막을 건너려는 사람들은 큰 돈을 주고 코요테와 함께 할 수 밖에 없다. 그렇게 해도 많은 사람들이 사막에서 죽는다. 더위 때문에, 전갈 때문에 혹은 습격을 당해서.
소년 루카는 혼자다. 맨처음 아버지가 사막을 가로질러 국경을 넘었고, 다음에는 형이, 그 다음에는 어머니와 누나가 국경을 넘었다. 혼자 남은 루카는 유능한 코요테와 함께 사막을 건너 가족을 찾아 가려한다. 그런데 그 코요테가 루카에게는 너무나도 익숙하다. 오래전 집을 나간 형이었다. 그리고 형에게서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듣는다.
우여곡절 끝에 어머니와 누나가 있는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한 루카는 말로 들었던 것처럼 미국이 꿈의 나라가 아니라는 사실을 목격하게 된다. 그들은 최저 임금보다도 못한 임금을 받았지만 묵묵히 일만 할 수 밖에 없었고, 매일을 추방되지 않을까 불안에 떨어야 했다.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은 그렇게 종종 자신이 나고 자란 나라를 떠나, 사랑하는 가족들을 떠나곤 한다. 단지 배불리 먹으며 살고 싶어서 떠났을 뿐인데, 그것조차 그들에게는 쉽게 허락되는 일이 아니다. 비록 그것이 합법적으로 이루어진 이민이라고 하더라도 크게 나아지는 것은 없다. 그런 이민자들의 모습은 이창래의 『영원한 이방인』을 통해 엿볼 수 있다.
바로 이 순간에도 어디에선가는 국경을 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게도 더이상 월경이 필요하지 않을 때가 왔으면 좋겠다. 

   
  "엘 아르볼 데 라그리마스(눈물나무)"
"이 나무에는 빗물이 필요하지 않아. 우리 이야기와 여기서 흘린 눈물만 먹고도 자라지." (p9)
 
   


2008/07/11 by 뒷북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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