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다리 아저씨 - 슬픔 속에도 기쁨이, 완역특선
진 웹스터 지음, 민병덕 옮김 / 정산미디어(구 문화산업연구소)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어디보자! 내가 『키다리 아저씨』를 읽은 적이 있었던가? 가만히 생각해 봐도 읽은 것도 같고 안 읽은 것도 같고 헷갈린다. 워낙 유명한 이야기인지라 책이 아닌 다른 매체를 통해 접했을 수도 있었을테고. 분명한 것은 완역판으로는 읽은 적이 없다는 것. 어릴적 좋아했던 동화를 어른이 되어 완역판으로 다시 읽는 그 마음은 정말 두근두근거린다. 마치 어릴적 좋아했던 친구를 어른이 되어 다시 만나는 느낌처럼.
그런데, 2008년 1월에 나온 따근따근한 완역판인데 디자인이 너무 옛스럽다. 어릴적 읽었던 그 동화책의 느낌이랄까. 그래도 '완역특선'이라는데 디자인은 그냥 넘겨줄 수 있다.
휴우! 그 두근거림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책을 덮자마자 나오는 것은 한숨뿐이다. 그리고 다짐을 했다. 이 다음에 나의 아이가 생기면 꼭 내가 먼저 읽고 책을 골라주겠다고 말이다. 책의 전반적인 디자인이나 활자 크기를 보면 분명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만든 것 같은데, 번역된 단어나 문장들은 너무나도 옛스럽다. 어른인 나에게도 익숙하지 않고 낯선 말들인데, 어린이들에게는 오죽할까. 게다가 어린이들은 사용하지 않았으면 하는 단어들도 등장한다. 불가피한 선택이 아닌 좋은 단어로 순화할 수 있는 말인데도 굳이 저 단어를 사용해야만 했을까, 역자에게 묻고 싶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20년 전에 만들어 놓은 책에 초판 발행일만 바꿔서 재발행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주디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를 하나 덧붙이자면, 정말 수다스럽고 제 멋대로인 아이다. 가끔씩 키다리 아저씨에게 보내는 버릇없는 편지를 볼 때면 내가 화가 날 지경이다.
설레임으로 시작된 이 책과의 만남은 이런 저런 이유로 나에게 실망만 안겨 주었다.

2008/06/19 by 뒷북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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