明卵 2003-10-16
즐거운 나날들이란 이런 날들이야. 요즘에 상당히 즐겁게 보내고 있다. 중간고사는 4등으로,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그 정도로 공부하고 이 등수가 나온 건 신기한 일이다.
그리고 아주 행복한 일이 있었는데, 이번 주 월요일에 상을 7개나 받았다는 것이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나는 상 받는 것을 정말, 정말 좋아한다. 물론, 다들 상을 좋아하겠지만 내 생각에 나는 정말 유별나게 그런 것 같다. 하지만 내가 그 정도라는 걸 아무도 모를 걸. 내가 상을 받아들고 행복해 하는 모습은 내가 느끼는 감정의 극히 적은 일부분을 표현한 것일 뿐이니까. 부모님 앞에서조차 내가 상을 받았다는 것에 대한 즐거움을 반도 표현하지 않는다. 만약 내가 내 마음을 모두 표현하려면, 나는 숨이 차서 죽고 말 거라 확신한다. 암. 나는, 거의 정신이 나가버릴 정도로 상을 좋아하니까!! 작은 상이든 큰 상이든 일단 '상을 받는다'라는 행위를 굉-장히 좋아한다. 어쩜 그렇게 황홀할 수가 있겠어. 아아- 그런 상을 한번에 7개나 받았으니. 얼마나 기뻤는지. 기쁘고 또 기뻐서 눈물이 날 뻔 했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도 아주 행복한 표정으로 웃고 있었겠지만, 혼자 있을 때 내 입은 거의 귀에 걸려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뭐, 아무튼 나는 그렇게 상을 좋아하고, 또 이번에 받은 상들이 나를 행복하게 했다는 거다. 특히 영어경시대회 금상은 그 중에서도 최고였다. 그렇게 큰 대회는 아니지만, 내가 오랫동안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한 나의 친구를 뛰어 넘었다는 것은 아주 의미있는 일이다. 미국에서 살기도 했고, 한국에 돌아와서도 방학 때마다 미국에 나가거나 다른 영어권 나라에 여행을 다닌 친구. 지금은 국제중에 다니는 친구. 그렇지만 미국에서 산 지 5년이 넘어서 나와 같은 일반부 시험을 친 친구. 그 친구는 은상을 받았다. 뭐, TEPS 성적을 보면 약 100점가량 차이가 나니까 아직 따라잡은 건 아니다만, 기쁜 건 어쩔 수 없지. 친구한테는 미안하다. 그치만 지금까지 너한테 지고만 살았던 나잖아? ^^ 이 정도는 애교로 봐 주시게...
아, TEPS하니까 생각나는데, 이번에 친 모의고사에서 의외의 성적을 얻었다. 한 300점이나 나올까- 생각했는데 듣기영역에서만 300점을 넘겼다! 우하하하... 그래서 학원 반을 옮길 수 있게 됐다. 이번 주말에 학원에 가면, 정든 교실을 떠나 윗반 수업을 들으러 간다♥ 학교는 몰라도 이 학원에서는, 정든 교실을 빨리 떠나면 빨리 떠날수록 좋다. (사실 정도 안 들면 더 좋다.=_=;; 이건 좀 힘들겠지만.) 갈 길이 멀어도 한참 멀고, 그 길을 걸을 때면 끝을 향할수록 발걸음이 더뎌지겠지만 지금은 잠시 만족감을 즐기겠다.
이번 백일장 수상작들은 멋진 것들이 정말 많다. 작년에도 작품을 전부 읽었지만, 이번이 더 좋은 것 같다. 나는 내 작문실력이 좀 무뎌진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었다. 나는 발전했다. 다만 다른 친구들이 나보다 더 멋진 작품을 썼던 것이다. 내년은 또 더 좋아지겠지? 분발해야지! ^^ 그런데 한가지 아쉬운 점은, 작년에는 단 한 작품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이모티콘'이 눈에 조-금 띄었다는 것. 물론 개인의 자유이지만, 인터넷에서 쓰는 글이 아닌 이상 이모티콘의 사용이 그리 달갑지는 않다. 그저 내 생각일 뿐이다.
신세계 교향곡을 듣고 있는데, 가슴이 터질 것 같다. 음악이란 어쩌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을- 까아- 아아...아.............그러고보니 일기 써야 되는데. 오늘도 역시 조리있게 쓰기는 실패다. 뭔가 쓸 게 잔뜩이었던 것 같은데 다른 걸 쓰다보면 항상 잊어버린다. 앞으로는 쓸 내용을 좀 적어놓고 시작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