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시험치고 와서, 그대로 뻗은 나를 뒤로 하고 엄마와 민이는 많은 일을 했나보다. 오늘 보니 사진 몇장이 나와 있었다. 지난 여름 놀러 가서 찍은 사진들. 알고보니, 민이가 어제 내 서랍에서 A4용지를 꺼내려다가 옆에 있던 사진들을 발견하고는 눈물을 뚝뚝 흘리더라는 것이다. 언니가 사진을 다 가지고 있다는 것에, 그것보다도 매일 집에 오시던 아빠가 옆에 없다는 것에. 엄마와 민이는 예쁜 사진을 꺼냈고, 민이는 그것을 상 위에, 엄마는 수첩에 넣었다고 하셨다. 엄마는 아빠에게도 전화를 드렸는데, 아빠도 그 말을 듣고 눈물을 흘리셨다고 한다. 내가 자는 동안에 일어난 일들이다.
그래서 가족들이 모두 잠든 이 시간-아마도 서울의 아빠도 주무실 것이다- 나 혼자 추억을 되새겼다.




단연 베스트는 이 사진이다. 어쩜 이렇게 예쁠 수 있을까...

가족.
'나는 왜 태어난 거지?'라는 끊임없는 질문에 대한 해답이다.
이 사람들과 가족이 되기 위해 태어난 것이다.
이 아름다운 사진속의 한 사람이 되기 위해 태어난 것이다.
그래, 어떤 삶을 살게 되든, 후회해서는 안될 것이다.
나에게는 나서부터 그 순간까지, 세상에서 가장 값진 '가족'이 있을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