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풍당당 질리 홉킨스 일공일삼 40
캐서린 패터슨 지음, 이다희 옮김 / 비룡소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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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탁가정에서 자란 아이 갈라드리엘 홉킨스. 아이는 자신을 질리라고 부르라고 한다. 이야기속의 질리는 1970년대에 미국의 베트남전쟁을 반대한 젊은이들인 일명 "꽃의 아이들"(꽃은 평화를 상징)이라는 부류의 젊은이들이 낳은 아이인 "꽃의 아이들의 아이들"입니다. 그 중에 자신들이 나은 아이들을 책임을 지고 키우지 못하는 꽃의 아이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질리처럼 위탁가정을 이리저리 거치는 아이들이 생겨난거지요.

3살때 질리는 처음 위탁가정에 맡겨지고 거기서 만난 위탁모를 엄마라고 부르며 정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위탁가정이 다른 도시로 이사를 가게 되면서 질리는 그들이 남긴 다른 쓰레기들과 남겨지게 됩니다..그사건은 그 뒤부터 질리가 위탁가정에 정을 못 붙이고 스스로 기가 센 아이로 몰아세우기 충분한 이유가 되었습니다. 이런 저런 말썽을 일으키며 드디어 트로더 아줌마네로 오게된 질리는 역시나 갖가지 말썽을 피우며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 아이인지 보여주려 합니다. 하지만 뜻대로 되기는 커녕 자유스럽고 친근한 트로더 아줌마의 심성에 점점 칼날이 무디어지기만 합니다.

몇달전에 아이들이랑 <프리윌리>라는 영화를 봤는데 거기서도 이 질리와 같은 위탁가정에 맡겨진 아이가 주인공으로 나옵니다. 참 여러모로 대단한(?) 나라 미국은 이런 사회보장제도로 저를 놀래킵니다. 부모가 있지만 위탁가정으로 아이를 보내서 양육시키고 또한 아이에게 스스럼없이 친부모의 소식까지 알려줍니다. 어쩌면 아이가 받을 고통도 아이가 정을 붙일 여지도 생각하지 않는게 아닌가 하고 저혼자 생각해 봅니다. 질리도 역시 언젠가는 친엄마가 자신을 데리러 올꺼라고 기대합니다.그때는 이제까지 말썽피우던 생활을 접고 엄마의 착한딸로 살 생각입니다. 질리의 깜찍한 생각에 저조차 마음이 흔들리곤 했습니다. 무엇보다 벌써 사회의 이면을 알아버린 질리는 어른들을 자기손으로 쥐고 흔들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거기서 늘 엄마는 제외되지요. 엄마는 현실의 자신을 모를뿐더러 언제나 자기만을 사랑하니까요. 학교선생님도 자신을 돌보아주는 위탁모도 모두 자기가 구슬릴수 있다고 여기는 꼬마 악당...어쩌다가 자신처럼 트로더아줌마네에 위탁되어진 아이 어니스트가 점점더 귀여워지고 마음이 쓰여집니다.

엄마에게 가기위해 돈을 훔쳐서 달아나려는 질리를 보고 가지말라고 붙잡는 남동생 어니스트는 질리에게 있어서 망설이게 되는 마음을 불러일으키고..결국  그 사건은 트로더 아줌마의 진심을 질리가 받아들여서 질리가 그들에게 마음을 열게 되는 결실을 맺게 합니다.트로더아줌마에게 남겠다고 선언한 질리는 정말로 한가족처럼 그들이 아플때는 정성들여 간호를 하고 어린 어니스트를 좀더 강하게 키워야 한다며 의견을 내세우는 등 진짜로 맏딸같이 행동합니다. 속으로 이러다 언제 또 질리가 사건을 일으키는게 아닐까 하고 살짝 의심이 드는 것은 이미 세상풍파에 찌들린 저의 속물근성이 드러나는 순간이었습니다. 부끄럽게도 말입니다.

모든것을 다같이 겪었고 이제 그들이 함께 모여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 일만 남았지만 불행이 아닌 이별이 닥쳐오고 질리는 그동안 트로더 아줌마의 마음을 잘 알고 있었기에 아줌마를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공항에서 친엄마와 재회한 위풍당당한 질리 홉킨스는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엄마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화장실에서 울음을 삼킵니다. 그 무엇도 질리를 위로해 줄 수 없다고 생각했을때 질리가 전화를 걸어 트로더 아줌마에게 위로를 받습니다.

질리는 알고 있었습니다. 아줌마가 질리에게 용기를 선사해 줄 것을..어쩌면 질리는 진정한 자신의 가족과 자신의 집은 트로더아줌마에게 주고 왔다고 마음속으로 여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제까지 당당했듯이 질리는 자신을 잘 다스릴 줄 알게 되었습니다.  진정한 질리의 엄마는 트로더 아줌마가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질리가 인정하고 닮고 싶어하고 인정받고 싶어하는 그런 엄마라면 트로더 아줌마밖에 없을 겁니다.

이야기는 질리가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받아들이고 가족과 (이름뿐인 엄마말고 하나뿐인 외할머니와의 삶) 생활을 잘 해나가리라 예상하게 합니다. 아마 거짓말도 조금 할것이고 공부도 오기로 잘 해내고야 마는 똑똑한 질리는 자신의 마지막 위탁모인 트로더아줌마에게 부끄럽지않은 질리가 되기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이책은 얼마전에 읽었던 <비밀의 숲 테라비시아>를 쓴 캐서린 패터슨이라는 작가의 책입니다. 이 작가는 알고보니 아주 많은 작품으로 많은 상을 받은 작가더군요. 이책도 마찬가지로 1979년 '뉴베리명예상''내셔널 북어워드'를 거머쥐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이책이 더 마음에 듭니다. 상큼발랄하고 악당이기까지한 질리홉킨스가 밉지 않은 건 작가가 가꿔놓은 아이의 순수한 마음이 잘 드러나 보이기 때문이겠지요. 참 마음에 드는 책입니다. 초등학생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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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맘 2007-04-04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읽고 싶어지는 책이예요. ^ ^.

해리포터7 2007-04-07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수맘님. 음~ 미워할 수 없는 이 아이가 정말 가여워요..시간나면 한번 읽어보세요. 이런류의 책 좋아하세요?

마노아 2007-04-19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주의 마이리뷰예요! 우왓, 축하합니다^0^

프레이야 2007-04-20 0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테라비시아의 작가군요. 이런 아이가 등장하는 책을 보면 제까지 씩씩해지는
기분이고 유쾌하지요. 해리포터님, 당선 축하합니다.~~~

울보 2007-04-20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이매지 2007-04-20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맛. 해리포터님 축하드려요^^

아영엄마 2007-04-20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리포터7님 리뷰 당선 축하해요~~

해리포터7 2007-04-24 0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구 이제까지 서재를 못들어와서리 너무 궁금하던차에 오늘아침에 오랫만에 들어왔는데 당선된줄도 몰랐다지요. 헤헤~
마노아님!
배혜경님!
울보님!
이매지님!
아영엄마님!
정말 저없는 서재에 와서 축하도 해주시고 감사드립니다.^^

해적오리 2007-04-24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이번 주에는 제가 아는 이름이 둘이나 있어서 더 반갑네요. ^^

해리포터7 2007-04-24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해적님! 그리고 무지 반갑네요.ㅎㅎㅎ

해리포터7 2007-04-24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해적님! 그리고 무지 반갑네요.ㅎㅎㅎ

antitheme 2007-04-25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당선 축하드립니다.

미미달 2007-04-25 1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해리포터님 요즘 뵙기가 힘드네욤 ㅋㅋ

해리포터7 2007-04-27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antitheme님 감사합니다.
미미달님 감사해요. 네 요즘 시간내서 들어오기가 힘드네요.ㅎㅎㅎ

해리포터7 2007-05-01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07-04-27 14:36 에 속삭인님. 정말 반갑네요.님. 5월 7일이후에 시간이 날것 같기도 해요. 헤헤~ 늘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