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아픈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아플 때 양껏 아픈 것이 좋다. 그것은 네가 시작한 사랑이고, 너만이 끝낼 수 있는 사랑이다. 그것이 짝사랑이다. 나를 탓하지 마라. 그 누구도 탓하지 마라. 그것은 온전히 너의 소유이다. 아픈 사랑을 시작한 것은 바로 너 자신이다. 나도 한때 그랬다. 왜 나는 아니냐고 울부짖었다. 큰 소리로 외쳐도 봤다. 허나 그 외침에 메아리는 없었다. 내게 왜 너는 아니냐고 울부짖지 마라. 큰 소리로 외치지도 마라. 나의 대답은 없을 것이다. 너의 짝사랑에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아플만큼 아파야 그 사랑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뱉고 싶다면 뱉어도 좋다. 하지만 너를 위해서 내 충고를 하자면 뱉지말고 달게 삼켜라. 내 충고 따위 네게 아무 도움조차 되지 않을 것을 알지만 그래도 선배된 입장에서 말한다. 달게 삼켜라 뱉으면 뱉을 수록 아픈 것은 너의 상처난 목구멍과 긁힌 혓바닥이다.

그리 되기 어렵겠지만, 부디 나를 원망하지 마라.  

그것이 짝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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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dboiled Oz 2008-12-26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자연스럽고 필요한 욕망 때문에 어쩐지 약간은 울어야 할 것 같은 기분이다.
<풍선을 샀어> 중.

Hardboiled Oz 2008-12-26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로라든가 호의를 베푸는 법이라든가 하는 것들은 역시 젊었을 때부터 배워야 한다.
<풍선을 샀어> 중.

Hardboiled Oz 2008-12-31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쌍화점> 이잖아. 쳇.
 

나도 어서 2009년이 왔으면 좋겠다.  

이것도 저것도 생각하지 않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말끔히 이 전의 것은 지워져 없었던 것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도, 영화에서나 가능하다는 것도 모조리 다 알고는 있다.  

영화나 봐야지. 

 

<비카인드 리와인드>, <적벽대전 2: 최후의 결전>, <작전명 발키리>, <체인질링>,  

<레저베이션 로드>, <도쿄 마블 초콜릿>

 

뭐야, 이게 다야?! 고작 다섯 편?! 

아니, 여섯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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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dboiled Oz 2009-01-09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넘어가게 웃다가 더럭 눈물이 났다. 재상영을 친절하게 배풀더니만 <비카인드 리와인드>는 아스러져가는 아날로그의 향수와 다름 없었다. 명실상부하게 21세기의 시네마 천국!! 새해 첫 영화로 전혀 손색이 없더라. 너무 재밌어서 기분이 매우 매우 아주 아주 좋았다.

Hardboiled Oz 2009-01-11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다 말다 < PS I love you >를 Juan은 매우 adorable하다 했지만 <편지>와 같은 설정인 것을 알아버리고 나니 별 흥미가 생기지 않더군.

Hardboiled Oz 2009-01-11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못난오리새끼 백조되기 프로젝트에 못난 여자 성토 대회 중간 쯤인 영화 <7월 24일 거리의 크리스마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리스마스 용으로 모자람이 없는 영화였다. 크리스마스를 한참이나 지내고 봤지만. 뭔가 마음이 촉촉. 동경에서부터 시작된 마음이 성공적으로 끝났기 때문만은 아니구.

Hardboiled Oz 2009-01-29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더도 덜도 말고 딱 클린트 동쪽나무 옹의 영화, <체인질링>. <밀리언달러베이비>를 보았을 때의 오소소함이 여전.

Hardboiled Oz 2009-01-30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간중간 하품이 느러지고 고개가 까딱까딱 떨어졌던 것은 <적벽대전: 최후의 결전>이 재미없어서가 아니라 뭐든 상상했던 그 이상의 것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예상대로 주유역의 양조위는 멋있었고, 손권역의 장첸은 풋풋했으며, 조자룡역의 후쉰은 마지막에 한 가락 해주셨고. 예상대로 누구하나 전설적인 캐릭터가 아닐 수 없으니 하품이 나올 밖에.

Hardboiled Oz 2009-02-02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가박스 M관에서 영화보는 것은 언제라도 좋아.

Hardboiled Oz 2009-02-03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쿄 마블 초콜릿>을 보라한 김지연을 응징. 그래도 전혀 좋지 않은 영화는 아니었던.

Hardboiled Oz 2009-02-03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일찍 집에 들어간 기념으로 미국 드라마 2편과 참지 못하고 결국 봐버린 <슬럼독 밀리어네어>. <슬럼독 밀리어네어>를 보는 동안엔 "역시 대니 보일 감독, 의심받았지만 천재였어!"라고 줄곧 되네었다. <밀리언즈>를 봤을 때의 기분이 새록새록, <트레인 스포팅>을 봤을 때의 기분이, <쉘로우 그레이브>를 봤을 때의 기분이 두근두근. 상받을 만 했다. 오스카도 거머쥐거라.

Hardboiled Oz 2009-02-03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투 더 와일드>를 보면서 여행이 가고 싶어졌어.

Hardboiled Oz 2009-02-06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굉장히 영향을 많이 받았다. <인투 더 와일드>.

Hardboiled Oz 2009-07-16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발키리>는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울버린>을 고사하고 잡은 영화이니 만큼, 무언가 그만의 기발함이 숨어있으리라고 여겼거늘, 영화가 이리 된 것은 검증 영화의 맹점일 수도 있겠고 정통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너무 노력한 탓일 수도 있겠다. <울버린>이나 하게 그냥 두지, 왜 굳이 싱어 감독일 필요 없었던 이 영화를. 물론 이제 <엑스맨>에서 벗어나고팠던 그가 굳이 욕심낸 프로젝트였을지도 모르겠다만.
 

 

 

 

 

풍선을 샀어  

p. 16 니체의 생활신조, 가볍게 잠을 자고 편안하고 여유로운 자세로 걸으며 술을 마시지 않고 명예를 탐하지 않는 것, 그리고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서도 끊임없이 노력하고 비상하려고 하며 자신에게는 야박하게, 다른 삶들에게는 부드럽게.

p. 19 언어가 진실을 확인시키기도 하지만 때로는 오해와 불행으로 몰고 가기도 하는 법이다.

p. 22 니체는 우리에게 더 나은 가능성을 제시할 수 인물로 세 가지 예를 들었다. 첫째는 인간이 자연과 화해하게 했고 문명이 자연으로 회귀해야 한다고 주장한 루소적 인간이며, 둘째는 사려가 깊고 현명한 절제를 통해서 삶의 여러 가지 조건들과 갈등 없이 지내는 괴테적 인간, 그리고 셋째는 인간의 모든 질서가 비극적이며 일상적인 삶은 분열 그 자체라는 쇼펜하우어적 인물.

p. 24 다른 사람과 친밀해지려고 애쓰는 사람은 대체로 자신이 상대방의 신회를 얻고 있는지에 대해서 확신하지 못하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신뢰를 확신하는 사람은 친밀함에 큰 가치를 두지 않는 편이다. 

p. 26 나는 피곤한 것 같다.
그럼 좀 낫니? 뭘? 우울한 걸 피곤하다고 하면 말이야.

p. 29 이 자연스럽고 필요한 욕망 때문에 어쩐지 약간은 울어야 할 것 같은 기분이다.

p. 37 그리고 불안이나 두려움 같은 것이 혹시 지금의 나를, 너의 삶을 지탱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말도. 그래서 J, 나는 너가 순조롭게 회복되길 바라지 않는다. 두려움이 다 사라지고 나면 그건 진짜 너의 삶이 아닐 수도 있으니까. 그래도 때로 우리는 건강한 삶을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가에 관해 에피쿠로스처럼 진지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었다.

p. 39 위로라든가 호의를 베푸는 법이라든가 하는 것들은 역시 젊었을 때부터 배워야 한다.

p. 48 뿌리를 돌보듯 자신의 불행과 어려움을 돌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것이 정원사의 경험을 통해서 니체가 남긴 철학이었다. 이성의 명령에 귀 기울여라. 니체가 나에게 말했다.  

 

형란의 첫 번째 책  

p. 120 그가 맨 처음 글을 쓰기로 했을 대, 그것은 삶을 위해서였다는 걸 부디 잊지 말아달라고 말입니다.  

 

 버지니아 울프를 만났다 

p. 129 ......책을 읽고 있어.
나는 솔직하게 말했다. 평생 읽기만 하면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을까. 나는 그것을 벌써 오 년째 하고 있었다. 나는 학교에 가서 교육을 받지도 않아도 친구도 없었다. 책을 읽는 것. 그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일처럼 느껴진다. 그것 이외에 나에게는 그럴듯한 인생이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흔에 대한 추측 

p. 229 만약 H가 나의 가장 가까운 친구라고 생각한다면, 나는 H가 왜 그때 기르던 고양이를 포기했었는지도 기억하고 있어야 했다. 설령 그것이 나에게는 중요한 일이 아니라고 해도 말이다. 그러니까 나는 H의, 내게 필요한 부분만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4번 타입, 즉 개인주의자라는 수형의 말은 사실일 가능성이 큰 것 같아 보인다. 

p. 239 나는 무엇을 피하고 싶은가?

p. 241 내 나이에 다른 사람들은 뭘 하고 있을까?
나는 밤늦도록 마작을 두었다. 패를 읽거나 패를 숨기는 것은 여전히 잘하지 못했지만 마작을 하고 있는 이 순간, 내 손에 쥐고 있는 이 패가 지금 이 순간으로서는 가장 현실적이며 가장 난처하기도 하고 가장 힘들고 그리고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지나간 패에 미련이 남아 뒤돌아보는 순간, 지금 내가 갖고 있는 것을 잃어버리게 될지도 모른다. 만약 내가 이 순간을 즐기고 싶다면 지금 내 앞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중요하지 않을까. 그날 밤, 나는 이제 더 이상 마작을 두지 않게 될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들었다. 바로 마작의 즐거움을 깨닫는 그 순간에 말이다. 테이블을 치운 수형의 거실 바닥에 흩어져서 모두 잠이 들었다. 잠결에 문득 무거운 책 하나가 가슴에 올려져 있는 것 같다 눈을 떠보았다. 주원이 아직 깁스를 풀지 않은 오른팔을 내 가슴에 척 올려놓고 잠들어 있었다. 나는 힘을 빼고 주원의 오른 팔에 몸을 맡겨보았다.
내가 무의식적으로 기다리고 있는 사람. 

p. 244 "그런데 위기에 빠졌다고 느낀 순간, 무력감과 권태가 슬그머니 사라지는 걸 느꼈어요.”
“흠, 어째서요?”
“저 자신한테 질문을 했죠.”
“어떤?”
“그렇다면 나의 무력감과 권태는 목적의식이 사라져버렸기 때문에 온 것일까?”
“아무튼 작가들이란.”
“아이러니컬하게도 위기에 빠지자 나를 보존하고 나를 지켜야겠다는 절박함을 다시 느끼게 된 거예요.”  

 

 달걀 

p. 274 그러다가 너는 네가 무엇을 원했는지, 무엇이 되고 싶은지조차 잊어버리게 될 거야. 결국 너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모르게 될 거야, 가비. 

 "그러다가 너는 네가 무엇을 원했는지, 무엇이 되고 싶은지조차 잊어버리게 될 거야. 결국 너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모르게 될 거야." 

책 한 권을 너무 길게 읽고 있는 요즘.  

그저 연말이라서 그렇겠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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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려 넘어진 돌부리에 또 다시 걸려 넘어진 나는.

So Cr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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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dboiled Oz 2008-12-11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향수로 가글한 거 같잖아.

Hardboiled Oz 2008-12-12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원 잃어버려서 화 나.

Hardboiled Oz 2008-12-17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잠을 못 잔 건지, 그리하여 피곤하기라도 한 건지, 책을 읽어 그런 건지 눈이 떠지질 않아. 보이질 않아. 그날부터 쭉.

Hardboiled Oz 2008-12-19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별 잦은 시절, 하나는 나를 끌기에 자신의 포스가 부족했다며, 하나는 친구로 보일 때까지 나를 보지 않겠다며, 그렇게 이별 잦은 시절.

Hardboiled Oz 2008-12-19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스탄불에 가려고 그리 급하게 달렸건만 무심하게 간판의 불은 꺼져있고.

Hardboiled Oz 2008-12-21 0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뭔가, 쓸쓸해. 삼척에서.

Hardboiled Oz 2008-12-21 0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 번째가 더 나빠.

Hardboiled Oz 2008-12-23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즐링을 마시자니 한 껏 그리운 기분. 다즐링엔 가보지도 못했으면서.
 

요즘 내가 주력하고 있는 독서는 다녀 온 곳 혹은 다녀왔던 곳의 작가에 책 읽기.

때로는 쓸쓸하고, 때로는 아련하고, 때로는 반갑고, 때로는 아프다.

 

 

 

 

 

 

 

 

불가리아, 나이지리아, 이스탄불, 카이로, 몸바사, 사라예보, 류블라냐,

런던, 티라나, 프라하, 이집트, 이스탄불, 시리아.

작가가 사랑한, 작품에 고스란히 배어 나오는

그 거리들, 그 곳의 냄새, 모퉁이를 돌면 나타나는 그 신비로움.

나도 사랑했던 그 수많은 장소들.

때때로 가이드북보다, 때때로 여행기보다, 때때로 나의 여행보다.

더 저린 마음.

 

그리고 가보지 못했지만, 정겨운.

 

 

 

 

파타고니아, 멕시코, 콜롬비아, 핀란드, 이탈리아, 그리고 그 곳(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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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dboiled Oz 2008-12-05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 <단지 유령일 뿐> 보고 싶어효! 개봉 안 하나?

Hardboiled Oz 2008-12-06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 <콜레라 시대의 사랑>도 보고 싶어효! 역시 개봉 안 하는?

Hardboiled Oz 2008-12-17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르바비차>, <노 맨스 랜드>, <웰컴 투 사라예보>, <나인 라이브스>. / <아름다운 사람들>, <아워뮤직>, <세이비어>

Hardboiled Oz 2009-01-04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래 전부터 보고 싶었던 <웰컴 투 사라예보>를 본 느낌은 <사라예보 첼리스트>와 같은 분위기였지만 그보다 훨씬 마음을 움직였다. 여행을 가기 전에 나온 영화인데, 몰랐다니, 그곳의 실상을 한 줌도 몰랐다니. 내가 너무 창피해.

Hardboiled Oz 2009-02-02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작을 잘 살렸다 할 수만은 없지만 <콜레라 시대의 사랑>의 원작에서 무엇을 뽑아야 할지는 아주 잘 파악한 영화라 할 수 있겟다. 메르케스 씨, 정말 One true 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