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 7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제목은 베아트리체와 버질.  

영어식 발음이 그렇다. 하지만 내가 산 책은 프랑스어 버전. 

프랑스어로 읽으면 <베아틐ㅎ체 에 빜ㅎ쥘>.  

써놓고서도 어찌 이리 적을 수 밖에 없는지 잠시 한 숨.  

그래도 4개월을 연습했더니 엨ㅎ'r' 사운드의 성대 긁는 소리가 좀 나와 준다. 

 

얀 마텔이 퀘벡에 온다는 신문 광고를 보고 며칠을 기다렸다 달려갔다.  

Rodolphe씨는 덕분에 새다리에 어울리는 청바지도 하나 샀다.  

 

책에 사인을 받고 싶어서 프랑스어로 된 책을 덜컥 2만원이나 주고 샀다. 어흑.   

차마 하드커버는 사지 못했다.

 

얀 마텔씨는 프랑스어를 능숙하게 했다.  

부모님이 퀘벡콰란다. 몰랐다.   

 

프랑스어를 못한다고 하자 영어를 또 어찌나 능숙하게. 아, 캐나다 사람이지. 

한국에서 왔다하니 자기 책이 한국에서 나왔다고 한다. 

알아, 안그래도 죄다 가지고 있다구. 고맙다는 말을 잊지 않는다.

책을 내려다 보더니, 무슈 얀 마텔께서 한 마디 하신다. 

"읽을 수 있겠어?" 

"someday." 그래, 언젠가는 읽을 날이 오지 않겠어?!

 

사진 찍는 것이 창피하여 그냥 악수하고 단상에서 내려왔다.  

Rodolphe에게 갔더니 그럴 수는 없다면서 다시 줄을 서란다.  

차마 말할 수 없던 말을 그가 무슈 얀 마텔에게 프랑스어로 주저리 주저리 잘도 한다.  

 

한국에서 온, 자신을 좋아해마지 않는, 글을 쓰는 여자를 그는 기억해 줄까?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Hardboiled Oz 2010-09-04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얀 마텔을 만났다니. 믿을 수가 없어. 믿기지 않아, 여전히.
믿을 수 없고, 믿기지 않는 것은 내가 여기 사는 것, 그리고 결혼을 할 것이라는 것.
그게 더 믿을 수 없고, 믿기지 않아, 여전히.

Hardboiled Oz 2010-09-06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키의 <1Q84> 3권을 읽고 싶어, 하지만 읽을 길이 없어, 하여 미리보기로 살짝 읽어주려 했는데 1권도 2권도 전혀 기억이 나질 않아. 한정없이 추웠던 피렌체의 주현 방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여러날 몰아 읽었던 상황은 기억나는데 책 속의 내용은 기억이 전혀 나지 않아 당황. 아오마메라는 이름을 보고서야, 아, 그녀, 하는 정도.
뭔가, 이 기억상실은.
 

Not bad, not bad, not bad. Actually so Good!!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떠날 날이 이리 얼마 남지 않았는데, 사고 싶은 책이라니.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Hardboiled Oz 2009-09-15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경희언니는 먼 길 떠난다고 책은 한 보따리 사주시겠다고, 정규범은 먼 길 떠난다고 운동화를 사주겠다고. 그저 마음만도 고마운.

Hardboiled Oz 2009-09-21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또 후벼파고 말았어.
 

 "힐더가드는 서른다섯 살이 되었고, 아들 로스코는 열네 살이었다. 신혼 때 벤저민은 아내를 숭배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아내의 꿀빛 머리카락은 무미건조한 갈색으로 변했고 푸른 에나멜 같던 눈은 싸구려 도자기처럼 보였다. 무엇보다 그녀는 자신의 삶에 지나치게 안주하고, 너무 평온하고, 너무 만족하고, 너무 활기가 없고, 너무 진지해졌다. ..중략.. 어느 틈엔가 우리 곁에 다가와 마지막 날까지 머무는 그 영원한 무력증의 노예가 되었던 것이다." 

것이다, 다음에 나는 느낌표 ! 를 붙여주고 싶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Hardboiled Oz 2009-08-04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체 얼마만에 책을 읽는 거야?!

그리고 난 지금 작업해야는데, 왜 책을 읽고 있는 거지?!

Hardboiled Oz 2009-09-03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와 30cm 쯤 거리에 4차원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이 있는 것만 같아.
요즘 무언가가 계속 사라지고 있다. 책도, 돈도, 사람도. 사라지고 나면 다시는 볼 수 없겠지.
 

요즘 내가 주력하고 있는 독서는 다녀 온 곳 혹은 다녀왔던 곳의 작가에 책 읽기.

때로는 쓸쓸하고, 때로는 아련하고, 때로는 반갑고, 때로는 아프다.

 

 

 

 

 

 

 

 

불가리아, 나이지리아, 이스탄불, 카이로, 몸바사, 사라예보, 류블라냐,

런던, 티라나, 프라하, 이집트, 이스탄불, 시리아.

작가가 사랑한, 작품에 고스란히 배어 나오는

그 거리들, 그 곳의 냄새, 모퉁이를 돌면 나타나는 그 신비로움.

나도 사랑했던 그 수많은 장소들.

때때로 가이드북보다, 때때로 여행기보다, 때때로 나의 여행보다.

더 저린 마음.

 

그리고 가보지 못했지만, 정겨운.

 

 

 

 

파타고니아, 멕시코, 콜롬비아, 핀란드, 이탈리아, 그리고 그 곳(들).


댓글(5)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Hardboiled Oz 2008-12-05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 <단지 유령일 뿐> 보고 싶어효! 개봉 안 하나?

Hardboiled Oz 2008-12-06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 <콜레라 시대의 사랑>도 보고 싶어효! 역시 개봉 안 하는?

Hardboiled Oz 2008-12-17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르바비차>, <노 맨스 랜드>, <웰컴 투 사라예보>, <나인 라이브스>. / <아름다운 사람들>, <아워뮤직>, <세이비어>

Hardboiled Oz 2009-01-04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래 전부터 보고 싶었던 <웰컴 투 사라예보>를 본 느낌은 <사라예보 첼리스트>와 같은 분위기였지만 그보다 훨씬 마음을 움직였다. 여행을 가기 전에 나온 영화인데, 몰랐다니, 그곳의 실상을 한 줌도 몰랐다니. 내가 너무 창피해.

Hardboiled Oz 2009-02-02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작을 잘 살렸다 할 수만은 없지만 <콜레라 시대의 사랑>의 원작에서 무엇을 뽑아야 할지는 아주 잘 파악한 영화라 할 수 있겟다. 메르케스 씨, 정말 One true love?!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 7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