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아픈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아플 때 양껏 아픈 것이 좋다. 그것은 네가 시작한 사랑이고, 너만이 끝낼 수 있는 사랑이다. 그것이 짝사랑이다. 나를 탓하지 마라. 그 누구도 탓하지 마라. 그것은 온전히 너의 소유이다. 아픈 사랑을 시작한 것은 바로 너 자신이다. 나도 한때 그랬다. 왜 나는 아니냐고 울부짖었다. 큰 소리로 외쳐도 봤다. 허나 그 외침에 메아리는 없었다. 내게 왜 너는 아니냐고 울부짖지 마라. 큰 소리로 외치지도 마라. 나의 대답은 없을 것이다. 너의 짝사랑에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아플만큼 아파야 그 사랑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뱉고 싶다면 뱉어도 좋다. 하지만 너를 위해서 내 충고를 하자면 뱉지말고 달게 삼켜라. 내 충고 따위 네게 아무 도움조차 되지 않을 것을 알지만 그래도 선배된 입장에서 말한다. 달게 삼켜라 뱉으면 뱉을 수록 아픈 것은 너의 상처난 목구멍과 긁힌 혓바닥이다.

그리 되기 어렵겠지만, 부디 나를 원망하지 마라.  

그것이 짝사랑이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Hardboiled Oz 2008-12-26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자연스럽고 필요한 욕망 때문에 어쩐지 약간은 울어야 할 것 같은 기분이다.
<풍선을 샀어> 중.

Hardboiled Oz 2008-12-26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로라든가 호의를 베푸는 법이라든가 하는 것들은 역시 젊었을 때부터 배워야 한다.
<풍선을 샀어> 중.

Hardboiled Oz 2008-12-31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쌍화점> 이잖아. 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