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의 마지막 날, 작년 이맘 때보단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바빴지만 그래도 오늘은 집안을 깨끗하게 치워놓고 오후에는 아버지께 빌린 자가용을 타고 가까운 금정산에 올랐다. 저녁엔 여동생 내외가 서울에서 내려올 예정인지라 뒤산에 오르듯이 편하게 금정산을 찾았다.

   우리가 산행 겸 산책을 하기로 한 곳은 금정산 동문에서 북문 가기 전에 있는 제 4망루까지, 내려오는 길은 망루에서 산성의 중문을 거쳐 국청사로 거쳐 산성마을인 금성동으로 내려오는 것이었다. 가벼운 능선길이라 부담도 없었고, 숲 사이로는 이미 억새가 한창 올라와 있어서 산에는 가을이 왔음을 느낄 수 있었다.


출발-금정산성 동문 입구

 


유려한 동문 주변의 성곽

 


동문 주변의 등산길

 


도착지점인 금정산성 제 4망루(1)

 


도착지점인 금정산성 제 4망루(2)

 


망루에서 바라본 능선

 


망루에서 바라본 낙동강


  


억새밭 사이로 내려가는 길


 

   집에서 3시 반에 나선 산행이 6시가 되어 끝났다. 차를 타고 능선길까지 올라간 걸 생각하면 실제로 산책한 시간은 2시간 정도인 셈이다. 오전에 늦잠 자고, 점심을 먹고 나선 집안 청소며 쓰레기 치우는 일과 저녁에 다시 우리 집에 들러야한다(여동생이 서울에서 내려오니까)는 부담감으로 오후까지 계속 집에서 뒹굴었다면 사실 좀 억울할 뻔 했다.

   이제 금정산도 보름 정도 지나면 억새가 지천에 피리라 생각한다. 흠, 다음 주에도 금정산에 올라볼까나? 이번에 오른 곳은 모두 다 알고 있는 곳이니 그만 두고, 금정산의 비경(秘景)인 파류봉(파리봉) 근처로 가면 더 좋을 것 같다. 이제, 가을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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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09-20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부담스럽지 않은 산행이었군요. 벌써 억새가 자랐어요? 아..여기서도 진한 풀냄새가 느껴져요. 그나저나 느티나무님, 이거 명절 인사를 못 드려 죄송해서 어떡합니까? 한가위 잘 쇠셨죠?

느티나무 2005-09-20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돌이님도 한가위 어떻게 보내셨는지요? 그리고, 얼핏 보니까 익산의 영흥동에 사시는 것 같은데...아닌가요? 흐, 영흥동인가 거기 정말 대단하던데요... 너무 번화가라서 ㅎㅎ

비로그인 2005-09-20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덕분에 잘 보냈어요. 아, 영등동 말씀하시는군요. 음..사실 제가 사는 익산이란 도시가 유동인구가 많은데다 교통의 중심지이구요, 무엇보다도 지방 대학의 잘못된 소비문화가 팽창해서 도시전체가 거대한 유흥지대라고 생각하셔도 무방해요. 노동자 문화도 제대로 발전하지 못해 그만 함께 휩쓸려버리는..사실 익산 주변만 나가도 서동요 설화라던가, 굴러다니는 돌 하나를 집어 자세히 살펴보면 매우 오래된 유물이라는 사실에 놀랄 정도로 역사가 살아숨쉬는 고장인데 정말 크게 아쉬워요..음..이런 말 하면 좀 부끄러운데 서울 시민들 보구 저, 깜짝 놀랐습니다. 저희 지역민들보다 대부분 옷차림이 검소하시더라구요..ㅜ,.ㅡ
암튼 전 그 번화가 한 쪽 귀퉁이에 찌그러져 펼 줄 모르는 퇴락한 어느 달동네에 살고 있습니다.

icaru 2005-09-20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등동이...그런 지역적 풍색을 갖추었군요!~ (중간에 껴들어 아는 척!!)
금정산은 어디에 있는 산인지..여쫘오니...^^;;

느티나무 2005-09-20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돌님, 그렇군요. 영등동이었군요. 아무튼 도보여행 다닐 때 그 휘황함에 깜짝 놀랐더랬지요. ㅎㅎ 새도시라고 익산의 중심지가 그 쪽으로 옮겼다고 하시더라구요.

느티나무 2005-09-20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icaru님 금정산은요, 서울의 북한산처럼 부산 시민이면 모르는 이 하나 없는 부산의 진산이지요. 사람들이 너무 많이 다닌 탓에 등산로가 빤닥빤닥하답니다. 야트막하게 펼쳐진 넉넉한 품이 참으로 후덕한 산입니다. 금정산 아래 범어사가 있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