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써 준 수업평가서를 읽으며...

  • 학생들의 마음을 아프게 말하는 것 - 말을 공격적으로 받아들이는 것, 너무 논리적인 설명을 강조하는 것, 돌려서 말하는 것(비꼬아서 말하는 것), 사람을 당혹스럽게 쳐다보는 것, 또는 당황하게 말하는 것.
  • 내가 학생을 존중하고 있다고 강조(착각)하는 것 - 스스로 학생들을 존중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학생들은 '선생님'들의 평소 말과 행동으로 판단하고 있는 경우가 많음)
  • 질문이나 설명, 시험문제가 너무 어려운 것 - 질문이 생각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서 어렵고,  쉬운 것도 어렵게 설명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 시험문제가 너무 어려워서 부담이 많은 것.(성적을 올리기가 쉽지 않은 것) 일부 상위권 아이들만 이해하는 경우도 있었다는 것.
  • 수업이 산만하고 지루한 것 - 편안함을 지나쳐 수업이 어수선하고, 산만한 경우가 많은 것, 학습지 위주로 수업을 해서 가끔씩은 너무 지루한 경우가 있었다는 것.
  • 잠을 자도 안 깨울 때가 있다는 것 - 소수의 학생들이 자는 경우는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 

   위에 적힌 항목들은 학생들이 내 수업평가서에 써 준 '국어수업에 대해 좋지 않았던 점'과 '선생님 이건 꼬옥~ 고쳐주세요' 항목에 충고와 불만들이다. 훨씬 더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지만, 가장 공통적인 지적사항을 분류해 보니 이 정도로 정리가 되었다.

   마음이 쓰리다.

   그러나 2005학년도에는 책상 앞에 이 글을 써 두고 수업을 들어가기 전에 꼭 읽고 들어가야겠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프레이야 2004-01-01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느티나무님, 이렇게 자신을 돌아보고 또 돌아보며 아이들을 대하니, 참 존경스럽습니다.
전 학교다닐 때 국어시간 참 좋아했어요. 아무리 잠 오는 국어선생님도 전 아무렇지 않았어요.
국어시간이 기다려지기도 했구요. 근데 요즘 아이들 좀 다르긴 하죠. 좋은 선생님 되는 거, 좋은 어른 되는 거, 어휴, 어려워요. 하지만 님처럼 이렇게 고민하고 가다듬고 노력하려는 선생님이라니, 박수보내고 싶습니다. 올 한 해에도 복 많~~이 받으세요.

느티나무 2004-01-02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방근 배혜경님의 서재, 아름다운 책방에다 새해 인사 드렸는데, 님께서는 제 서재에 와 계셨군요. 흠...수업이 재미 없었다는 건 좀 안타깝습니다. 사실 제가 수업 준비를 좀 많이 하는 편이라-제 수준에서 그렇다는 말씀입니다- 재미없는 거에 신경을 쓰는 편이거든요. 올해는 더욱 분발해야지요. ^^ 아무튼 격려의 말씀 고맙습니다.

ceylontea 2004-01-02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이 선생님의 마음을 반만 알아도 좋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