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방학식하는 날이다. 내일부터는 방학이다. 그러나 방학이 방학 같지 않음은 방학 생활이 평소 일과와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걸 뜻한다. 아이들도 방학식은 왜 하냐고 투덜대던데, 아마도 방학식만 덜렁 해 놓고 월요일부터 다시 죽어라고 학교에 나와야 하는 현실에 대한 불만일 것이다. 그래도 이번에는 목요일에 방학을 해서 금-일요일까지는 잠시 쉬게 되니 다행이다. 전에는 토요일에 방학식하고, 월요일부터 보충수업을 한 적도 있었으니까. 아이들이 그런 불만을 제기하는 것이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다.

   나도 방학이 방학 같지 않음은 물론이다. 나에게는 살인적인 보충수업 기간이 기다리고 있다. 집에서 쉴 엄두는 커녕, 다만 그 기간동안 내가 쓰러지지 않기를 빌어야 할 정도다. 믈론 그 기간 동안에 돈도 받지만, 기분도 찜찜하고 속된 말로 정말 '관값-죽을 때 들어가는 관'이 될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도 아이들처럼 금,토,일요일이 아주 소중하다. 무엇을 할까 하는 생각을 수도 없이 많이 해 보았지만, 어디 멀리 떠나고 싶다는 것 생각만 들 뿐. 하기야 어디든 마음만 내키면 훌쩍 떠나기도 했으니 예전과 달라진 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내가 갈피를 못 잡고 어물쩡거리는 그 사이에 아주 중요한 약속도 하나 생겼고, 오늘 오후에는 마음은 무겁지만 그래도 마음이 맞다고 믿고 있는 선생님들과 표충사에 가기로 했다. 여러번 고민했지만, 그래도 내가 '가야할 것' 같아서 가는 것이다. 그래서 더욱 마음이 무겁다. 내가 하고 싶은 것과 해야할 것 사이에서 고민!

   이크! 이제 마쳤는가 보다. 방학식 하는데 안 가고 도서실에 앉아 있었더니. ㅋㅋ 오늘 도서부 아이들이랑 일단 영화를 보기로 했다. 가까운 극장에서 보기로 했는데, 시간표를 확인해 보니 '슈렉2(자막)' 과 '달마야 서울가자' 정도만 남았다. 어떤 걸 볼까? 애들은 어떤 걸 보자고 할까?  

   방학에는 좀 더 책을 많이 읽고 생각을 더 많이 할 수 있는 시대는 언제쯤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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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ylontea 2004-07-15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과 영화 관람... 즐겁게 보세요...
그리고... 방학이라.. 좋으시겠어요..

비발~* 2004-07-15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벌써 방학이에요? 보충수업, 여전하군요. 그래서 방학 기억은 국민학교 때것 밖에 남아 있지 않은데, 예나지금이나 마찬가지군요. 아이들은 무슨 영화를 택했는지 올려주세요~

느티나무 2004-07-16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는 달마야 서울가자! 봤구요. 유쾌하다는 반응과 썰렁하다는 반응이 교차했지요. 우리 도서부 친구들 1학기 동안 수고했다고 제가 점심 사줬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