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1월! 나는 11월 3일 학생의 날에 뭘 좀 하느라 조금 바빴다. 선생님들께 쪽지를 돌려 여러 편의 글도 받고, 예쁜 종이에 옮겨 쓰고 또 학년별로 나눠 붙이기도 했으니까. 뭐, 이런 쓸데없는 짓을 하느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겠지만, 내 방식대로 가을을 즐기는 방법이야. 눈치 보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삶, 꽤 근사하지 않니? (물론 내가 언제나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건 아냐. 그렇지만 적어도 늘 의식하며 산다는 거지-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자! 다시 생각해 보면 이 동아리를 선택한 너희들도 ‘아, 왜 저런 걸 하지’, 라는 눈으로 쳐다보는 친구들의 편견을 넘어서 활동하고 있기도 하잖아? 네 방식대로 고딩 생활을 즐기는 특별한 방법인 셈이지. 그래서 나는 늘 너희들이 자랑스럽다.)

   마니또 게임! 잘 되어 가고 있니? 마니또 게임을 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니? 모두 동상이몽(同床異夢)이겠지만, 내 의도는 이 게임을 하면서 자신의 마니또를 더욱 잘 알아가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거였어. 나의 마니또는 누구일까,나 나는 어떤 선물을 받을까,가 생각의 중심이 아니라, 나의 마니또는 어떤 사람일까,나 나의 마니또에게 무엇을 줄까,가 고민의 중심이어야 하지 않을까? 내가 또 무엇을 준다,는 이야기를 꺼내서 반사적으로 물질적인 무엇을 생각하겠지만, 꼭 그런 것만 있는 건 아니겠지. 어떤 것을 생각하는 그 마음 자체가 예쁜 것이고 좋은 것일 테니까. 단, 이 모든 활동은 끝까지 비밀이어야 한단다.(사실, 나도 내 마니또를 위해 아무 것도 해 준 게 없어서 조금 걱정스럽긴 하다. 그렇지만 내일부터라도 열심히 활동해야지.) 아무튼 이번 일을 통해 또 한 발자국 더 서로에게 다가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아울러, 아무런 조건 없이 주는 기쁨도 함께 맛보게 되길 빈다.

   다음 이번에 하게 될 주제 토론 이야기. 지난 모임에서 잠깐 이야기했던 대로, 이번 모임에서 생활나누기 대신으로 “체벌은 정당한 교육활동이 될 수 있는가?”라는 주제로 짧은 토론을 해 보려고 한다. 좀 더 참신한 주제로 골랐다면 더욱 좋았겠지만, 체벌 금지 규정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현 상황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토론해 볼만한 가치가 있는 주제라고 생각한다.

   우선 각자는 체벌에 대한 찬성이나 반대의 입장을 명확히 정해 와야 한다. 그리고 적어도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 한 두 개 정도는 찾아와서 주장의 논거를 보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냥 평소에 생각해 본 것을 토론할 수도 있지만 그럼 뻔한 이야기만 주고받다가 그만두고 말 것 같다. 평소의 생각이라도 내용을 정리해서 써 온다면 조금 더 자신의 생각을 가다듬을 수 있겠지. 또 친한 친구와 한 번쯤 의견을 나눠보는 것도 좋다. 이때는 진짜 내 생각의 반대편이 되어서 주장을 펼쳐 보는 것도 훌륭한 토론 연습이 될 수 있단다.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충분히 준비해 오지 않으면 토론 시작만 하다가 끝날 수도 있어. 연극 끝나고 배운 거 아직 다 기억하고 있지? 준비한 만큼 얻어간다는 사실…….

   지금 읽고 있는 책은 어떠신가? 읽기가 그리 만만치 않지? 책이 어렵다는 얘기도 들리고, 재밌다는 얘기도 들리더라. 나중에 왜, 그랬는지 얘기 나눠보자. 이 책은 기본적으로 ‘성장’ 혹은 ‘발전’이라는 개념이 ‘상식’이라는 말로 포장된 ‘이데올로기’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단다.[말이 좀 어렵지?] 이런 방식의 ‘성장’, ‘발전’은 언젠가 성장에 필요한 물적 자원의 한계에 도달할 것이고, 지금껏 ‘성장’이 가져왔던 생태계의 파괴가 어느 순간엔 필연적으로 지구가 견디지 못하게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지. 이런 앞날이 예견되고 있지만 어찌된 일인지 우리는 계속 ‘성장’이라는 마법에 걸려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 주장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더 성장해야 하는가? 그럼, 도대체 언제까지? 이 지구인들이 모두 풍요롭게 살 때까지? 그런 날이 과연 올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저자의 생각인 듯하다.

   모두 맞는 말이라 반론의 여지가 별로 없는 것 같지? 그럼 우리의 숙제는 여기서! 이런 타당한 주장이 왜 사람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지 못 하는가? ‘옳은’ 주장이 왜 현실에서 넓은 지지를 얻어 사람들의 ‘착각’에 변화를 주지 못할까,를 생각해 보자는 거다. 또 책을 쓴 사람의 논리에 반대하는 근거를 만들어 보자. 경제 성장이 되면 우리의 삶은 어떤 영향을 받는 걸까? 좀 골치 아픈 주제라 인터넷도 좀 찾아봐야 할 지 모르겠다. 이 과제를 하면서 모두 즐길 수 있기를…….

- 늘 행복을 꿈꾸는 사람, 느티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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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0-11-10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리뷰도 보고 트랙백해서 감은빛 님의 리뷰도 좀 보고했는데...그래도 어렵네요~
그래도 천천히 읽어보려구요~^^

감은빛 2010-11-10 23:09   좋아요 0 | URL
아, 나무꾼님이 이 책에 대해 어떤 서평을 쓸지 무척 기대가 됩니다! ^^

감은빛 2010-11-10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학생의 날이란 것도 있군요. 처음 알았습니다.
느티나무님 서재는 예전부터 종종 왔었는데,
제대로 인사를 드린 적도 없고, 글을 남긴 적도 없었던 것 같아요.
즐찾서재로 등록했던 건 벌써 몇 년전 일이었을 텐데 말이죠.
한동안 알라딘 서재에 그닥 신경을 안 쓰고 살아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앞으론 종종 찾아뵙겠습니다!

느티나무 2010-11-11 18:41   좋아요 0 | URL
제 서재는 그냥 휑한 곳... 아무렇지 않은 듯 내버려뒀다가... 아주, 가끔, 느티나무 샘은 뭐하나? 이런 생각이 드는 애들 몇몇이 들러 소식 전해 주는 곳입니다.ㅋ 그냥 있는 듯 없는 듯, 그저 그런 곳! 아무튼 학생의 날의 전통은 꽤 오래 됐답니다. 저는 학교를 옮겨다닐 때마다 늘 요런 식으로 기념일을 챙기곤 했는데, 언제 또 귀찮으면 접을 지 몰라요.ㅋ 암튼, 그 리뷰를 읽고 삶이 멋진 분이란 생각이 들어서 댓글 달았던 겁니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