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폭력 - 세상에서 가장 과소평가되는 폭력 이야기
베르너 바르텐스 지음, 손희주 옮김 / 걷는나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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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 폭력보다도 더 심한 상처를 남기는 '정서적 폭력'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어서

읽어봤는데요, 이렇게 다양하고 폭넓은 범위가 들어간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데이트 폭력같이 뉴스에서 쉽게 접했던 내용도 있었지만 아이를 가르치는 부모의

훈육 방법에서 치명적이고도 심각한 정서적 학대가 이뤄지는지는 몰랐어요.


ㅡ 나는 매일 보이지 않는 몽둥이에 얻어맞는다 ㅡ


누구에게나 상처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는 말에 성인만 떠올렸는데, 어린아이들은

무방비에 노출되어 있다는 사실이 많이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습니다.

가장 많은 것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라고 합니다.

무작정 고집을 피우고 울거나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들며 골치를 썩일 때

흔히 부모는 화가 났다는 표현을 '말하지 않는 것'으로 표현한다는 것이에요.



훈계를 핑계 삼아 아이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고 괴롭힌다.

때로는 매우 난폭해서 외부인의 입장에서 보면 충격을 받을 정도다. _108p



<엄마도 엄마는 처음이라서>에서는 자다 깬 아기를 재우려고 잔뜩 예민해지고

매일 밤잠 못 이루는 고통에 대한 내용이 나와요. 저도 주변에서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들어봤어요. 얼마나 힘들까 싶었습니다.

처음엔 아이의 울음을 그치게 하고 밤잠을 잘 재울 방법을 찾는다고 해요.



"그냥 울게 내버려 둬. 우리 때는 다 그렇게 키웠어." _104p



하지만 부모 세대의 누군가가 이런 말을 했을 경우를 예를 듭니다.

아이가 울기만 하면 부모가 와서 뭐든 것을 해주는 것을 알고서

일부러 그러는 것이니 속지 말라는 뉘앙스로요.


저자는 이 부분을 강력하게 주의를 주고 있어요. 아이는 단지 8시간을

내내 자기가 힘든 것으로 안정이 되기 전까지의 준비 기간이며,

몇 시간이 지나면 다시 배가 고픈 것은 당연하기 때문에 의사소통을 위해

울 수밖에 없다고 말입니다. 많은 의사들이 우는 아이는 최대한 빨리

달래주는 것이 좋다고 추천한다고 합니다.


아이 다음으로 놀랐던 것은 <의료계> 의사가 상처를 줄 때였습니다.

모든 가치 판단 기준을 건강에 맞추도록 강요하는 '건강 주의'입니다.

학술적으로 증명된 바가 거의 없는 것도 사실같이 퍼져나간 조언들인데

오히려 듣지 않고 편안하게 먹는 것보다 더 해롭다고 하네요.


환자가 '내 몸은 문제가 많구나'라고 느끼게 되는 경우 자신과 자신의

인격적인 부분에까지 의문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정신적 자학.



ㅡ 결국은 내 잘못이라고 믿게 만드는 가스라이팅 ㅡ



일상에서 흔히 벌어지는 감정 폭력부터 가해자와 피해자는 누구인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를 지키는 9가지 방법'까지 총 12장인데요

직장과 군대, 스포츠계까지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어서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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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혼담공작소 꽃파당
김이랑 지음 / 마카롱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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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를 먼저 본 것이 다행이에요. 역시 원작을 따라갈 수가 없네요 ㅎㅎ

<꽃파당>은 반드시 원작을 봐야 하는 작품입니다. 실제 배우가 연기하는

드라마에 더 적합하다고 판단되어 스토리가 바뀌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솔직히 저는 원작 그대로의 드라마라던가 웹툰이 더 좋습니다ㅠ

왜 원작대로 안 해주는 것이냐며ㅋ



"보통 중매쟁이가 아니지. 저 꽃 같은 얼굴이 무려 셋이나 있다네. 셋!

그러니 꽃 같은 매파들이 당을 이룬다 하여 꽃파당이라 부르지 않겠나?"



 

드라마도 소설도 웹툰도 안 보신 분들을 위해 간략히 말하자면

꽃같이 아름다운 남정네들이 모여서 중매 업체를 하는 내용이에요.

시대극에 남자가 매파라니 설정부터 황당하면서도 웃음이 절로 나요.


로맨스니까 당연히 털털 여주가 등장하면서, 나 잘난 남정네들은 관심을 독차지합니다.

그리고 남친까지 모두 개똥이의 매력에 빠져듭니다. 여주 이름이 개똥이에요ㅋ

솔직히 이런 전개는 흔합니다. 사내 같은 여주의 새로운 모습에 빠져드는 화초 양반?

그리고 한 사람에게 거의 모두가 올인하고 지켜주려 안달하는 거요.



"이건 전하와 제가 감히 조선을 상대로 벌이는 사기극입니다.

자신 있으십니까?"


 

그런데, 이 소설.... 심쿵하게 만드는 포인트가 한 둘이 아닙니다.

등장인물 개성이 또렷했던 것이 가장 좋았어요. 설마설마했는데 결말이 ㅋㅋ


늘씬한 외모에 똑똑한 차도남 리더 '마훈'

술과 여자를 찾는 망나니지만 준수한 외모와 학식을 갖춘 '도준'

여자보다도 더 예쁜 패셔니스타 '고영수'

민상투를 올리고 남자만큼 억센 힘으로 힘든 일도 척척하는 '개똥'


누구도 여자라고 믿지 못하는 그녀를 중전에 간택되게 만들어야 하는

세 남자의 고군분투기랄까요. 무패의 신화를 거듭하던 꽃파당의 위기가

독자에게는 즐거움을 줍니다. 모두의 가슴 한편에는 아픈 기억과 상처가

자리 잡고 있는데요, 가볍게 느껴질 수 있는 로맨스에 무게감이 실려 좋았어요.


여주를 경계하는 독기 품은 여인의 등장과 자신이 짝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결국 인정해야만 했던 누군가의 먹먹한 심정이 결말을 향해 갈수록 깊어지면서

안타까워서 울기도 했다가 한편으로는 행복한 결말에 웃기도 했어요.



'개똥아, 개똥아. 널 어찌하면 좋으냐.

개똥아, 개똥아. 난 어찌하면 좋겠느냐.'



저는 도준에게 처음부터 관심이 갔는데, 딱히 이유를 모르겠어요.

흐트러진 망나니 속에 숨겨진 엘리트 기질을 가진 캐릭터에 호감을 느낀 건지,

아니면 과거를 후회하며 다시는 놓치지 않으려는 아련함에 공감한 건지 ㅎㅎ

왕도 불쌍하고..


한 번 잡으면 단숨에 읽게 만드는 흡입력이 장난 아니네요.

드라마 보고 반하셨다면 반드시 필독(?) 해야 합니다!

심쿵 사극 로맨스 좋아한다면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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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세우스의 배 그래비티 픽션 Gravity Fiction, GF 시리즈 9
이경희 지음 / 그래비티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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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독특한 표지와 의미심장한 제목까지 완벽하게 잘 어울리는 작품이었습니다.

한국 작가가 쓴 소설이라는 점이 더욱 마음에 들었어요.


주인공 '석진환'은 거대 재벌 그룹 회장인데 기억을 잃고 수술실에서 깨어납니다.

경영권을 둘러싸고 벌어진 음모에서 누구를 믿어야 하는지도 확신하지 못한 채

목숨을 건 사투를 펼치는데요, 진정한 자신이 누군지도 찾아야 합니다.

재생된 육체기계의 몸 그리고 기억을 저장한 데이터 로 나뉘게 된다면

과연, '진정한 나는 누구일까.'를 중심으로 긴박하게 스토리가 흘러갑니다.

의문의 사고, 믿음과 배신, 욕망, 사랑과 우정의 줄다리기가 팽팽한 가운데

가족이라는 울타리의 허울과 윤리적인 문제까지 제기돼서 몰입도 짱이었어요.


읽다보니 <공각 기동대>나 <매트리스>가 생각났어요. 의학과 과학의 발달로

인체 개조하는 장면도 나오기 때문에 기계 인간 <터미네이터>도 떠오르더라고요 ㅎㅎ

영원불멸한 삶에서 우리의 영혼은 어떻게 유지가 될지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하면서도

기계의 몸에 뇌까지도 기계로 교체가 되고, 수없이 복사까지 된다면...!

나는 진정한 나로서 존재하는 것일까요. 아닐까요.



 

제목 <테세우스의 배>가 뭔지 몰라서 찾아봤는데,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배'였네요.

세월이 지나면서 유지 보수를 위해 조금씩 새 목재를 덧대게 되었는데, 훗날 어떤 이들은

배 자체가 남은 것에 의미를 두고, 또 어떤 이는 다른 배가 되었다고 주장했다고 합니다.

모든 부분이 교체되었더라도 그 배는 여전히 그 배인가 아닌가. 논쟁을 벌인 것이죠.

흥미롭더라고요. 나중에 좀 더 찾아봐야겠습니다.ㅎㅎ


 

소설이 너무 복잡한 거 아냐?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 전혀 ㄴㄴ!

액션도 스릴 넘치고 존잼이어서 책을 잡자마자 하루 만에 다 읽어버렸다능.

그다음 내용이 궁금해서 못참겠더라구요ㅋㅋ마지막 10초!!


SF 액션 스릴러 좋아한다면 강추합니다.

정말 잼나게 봤어요.

 

 

#마지막에나오는_작가의말

#안보면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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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커 - DC BLACK LABEL 시공그래픽노블
브라이언 아자렐로 지음, 리 베르메호 그림, 전인표 옮김 / 시공사(만화)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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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커를 위한, 조커를 향한, 조커만의 책이 아닐까 싶네요.

미친 광기가 책의 처음부터 시작까지 숨 가쁘게 흘러갑니다.

복수와 살인의 밤으로 초대하는 조커의 모습은 예술가처럼 보이기도 하고

미치광이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악인은 악인으로서의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완전 대만족!



 

아캄 수용소를 나오는 조커의 포스가 엄청납니다. 그림체가 그냥 미쳤어요ㅋ

표정 하나하나 주름 하나하나에도 음영이 들어있어서 책인데도 영화를

보는 듯 자연스럽게 흘러갑니다. 강렬한 색감은 조커를 더욱 카리스마 있게

그려내고 있어서 섬뜩함마저 느끼게 합니다.


 

 


조커의 매력은 역시 주체할 수 없는 또라이 텐션과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장악력!

그리고 잔인한 폭력성을 연상시키는 웃음입니다. (물론 더 더 더 있지만ㅋ

이 모든 것이 잘 드러나 있기 때문에 조커 팬이라면 그냥 소장각이네요.


내용이 어떤지 궁금하실 분들을 위해 조금 설명하자면,

수용소를 나온 조커는 자신이 가졌던 모든 것을 다시 가져오려 합니다.

(펭귄맨, 투페이스, 리들러, 킬러크룩)

이 과정에서 배신자 숙청은 당연한 것이었지요.


조커의 수족이 되어 권력과 향락의 정점을 맛보고 싶었던 '조니 프로스트'는

상식의 선을 무참히 짓밟는 그의 만행에 경악을 금치 못합니다.

조니의 시선으로 전개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더욱 잔인 충격적으로 보이기도 했어요.

그로테스크할 만큼 무서운 장면들도 있습니다.


이후는 마지막 000이 등장하기 전까지 조커의 무자비한 살육이 펼쳐집니다.

고담 시를 불바다로 만들어버리네요;; 내용이 궁금해서 초스피드로 넘기다가

조커의 잔인함에 현타 왔다가 다시 정신 차리고 보다가 막 그랬어요 ㅎㅎ


영화는 흘러가버린 장면을 놓치기 쉬운데 반해, 인상적인 대사와 사소한 부분까지

그림으로 어떻게 표현했는지를 찾다 보니 또 하나의 재미가 되었습니다.

현재 상영 중인 영화를 아직 못 봤는데, 둘 다 본 지인이 서로 다른 내용이라고

걱정 말고 다 보라고 하더라구요.


이 책은 조커의 광기에 빠지고 싶은 분에게 추천합니다.

저는 이제 영화를 보면 되겠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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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형 인간 - 천재인가 미치광이인가
대니얼 Z. 리버먼.마이클 E. 롱 지음, 최가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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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이, 더욱 자극적인, 나를 미치게 만드는 그것의 정체!

'도파민'의 정체를 파헤쳐 보는 흥미로운 책이 나와서 읽어보았는데요,

다양한 실험과 실제 사례가 나와서 쉽고 재밌었습니다.


ㅡ 잘 중독되는 사람이 더 성공한다?!!


우리가 한 가지에 몰입을 한다던가 한 사람에게만 빠지는 경우,

단순히 취향이나 감정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뇌에서 어떠한 작용이 일어났기에 그러한 결과가

나타나고 과정은 또 어떠했는지 자세히 설명해 줍니다.


당신을 미치광이이자 천재로

중독자이자 창조자로 만드는

욕망의 분자 '도파민'


성취를 했는데도 뭔가 허전하고, 승리감에 기뻐하는 것도 잠시

곧 다음 목표를 향해 계획을 세운다던가, 첫 만남에 설레었던 감정이

막상 만나고 나면 식어버리는 타입이라면 호기심 뿜뿜할 것 같아요. ㅎㅎ


게임이나 도박 등 중독 증세가 도파민의 공격에 의한 것이며,

꾸준한 보상에 현혹되어 그 순간 쾌락을 맛보는 것에 길들여지는 거였어요.

조금만 더, 한 번만 더! 하다 보면 시간이 순삭되는 경험을 저도 했었는데

가장 무서운 점은 뇌가 성숙한 성인은 전두엽의 기능도 온전해서 희망이 있지만

20대 초반 이하는 미성숙한 까닭에 뇌 손상을 입은 사람처럼 행동한다고 해요.


전두엽은 논리와 이성을 담당하며 브레이크 역활를 하는데, 그 기능이 아직

완전하지 않은 청소년의 경우는 더욱 심각해서 매사 충동적이고 어리석은

판단을 내리기 쉽기 때문에 아주 위험하다고 합니다.

공부 머리라고 하는 쪽으로만 전향하면 훨씬 빠른 이유도 그래서라고 해요.


게임을 만들 때 이러한 점을 노려서 프로그래머들이 도파민 분비를 쉴 새 없이

촉진하도록 유도하는 요소를 넣는다고 하니, 게임이 무섭;;ㅋㅋ



 

도파민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에 대해서 7가지로 나눠져 있는데요,

'막상 해보니 별거 없네'하고 실망하는 이유와 배가 안고파도 먹는 이유,

유튜브 같은 영상을 쉽게 끄지 못하는 이유, 지배와 복종의 차이가 재밌었습니다.


가장 웃겼던 것은 "넌 할 수 있어!" 격려보다 용돈이 효과적이다.라는 실험이었어요.

다양한 실험 참가자와 결과에 대한 이야기로 가독성도 좋았습니다.


내 행동이 얼마나 도파민의 영향을 받고 있는지 알고 싶거나

인간의 본성이자 욕망을 움직이는 실세이자 주범인 도파민이 궁금하다면 ㄱ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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