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검사 1
서아람(초연) 지음 / 연담L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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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으로 다져진 늘씬한 몸매와 더 높은 곳을 향해, 유명 정치인의 사위가 되려는 검사 '강한'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던 친구를 남들 앞에서 창피해하지만, 진심으로 대했던 '류소원'


낮은 곳은 관심도 없던 특수부 검사 강한은 자신의 미래를 위해, 9년간 사귀던 애인을

배신하고 정치인의 딸과 결혼을 하려고 합니다. 피도 눈물도 없을 듯한 남자죠.

그런데 염산 테러를 당하게 됩니다. 그리고 처참하게 두 눈이 녹아버려 실명을 합니다.


당황스러울 정도로 완벽했던 남자가 처참하게 무너집니다.

그리고 그의 곁에 다가온 한 소년이 있습니다.

다가왔다기보다는 강한이 보쌈(?)한 것이지만요 ㅋㅋ



"활동보조인을 구해온 후에도 자네에게는 다른 검사보다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걸세. 자네의 핸디캡으로 인해 단 한 명의 피해자도 억울한

일을 당해선 안 되고, 단 한 명의 가해자도 죗값을 치르지 않고

빠져나가서는 안 되네. 장애를 이유로 봐주지 않겠다는 얘기야. 알겠나?"


                                                 - 1장 609호 _121


이 모든 일은 1년 전, 13세의 초등학생의 죽음이 발단입니다.

그때 범인으로 지목된 사람이 지적 장애를 가진 청소년이었는데... ᅲ

(스포 방지와 직접 읽을 독자의 재미를 위해 더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현실감이 장난 아닙니다. 장애인을 향한 시선이라던가 계급에 대한 차별 등

진지하면서도 곳곳에서 무심하게 터지는 유머가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만들었어요.


이미 영화화가 결정되었고, 아직 1권만 봐서 이후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카카오페이지 연재 시에도 독자들의 별점이 두둑했던 모양입니다.

질질 끌거나 고구마 따위 절대 없어요! 어떠한 흔적도 남기지 않은 범인의 단서를 찾아

두 남자를 따라다니느라 바쁘거든요~



"미안해하실 거 없어요. 어차피 이거 아니면 다른 일로 똑같이 부려먹었을 거예요.

들으셨어요, 검사님? 생판 모르는 분도 절 걱정해 주네요."


"오늘따라 말이 많다."


                        - 2장 계정명 joy0331 _333


현직 검사가 쓴 소설이라는 점이 더욱 기대감을 높였던 소설입니다.

표지 색상도 어둡고 제목도 제법 묵직해서 두툼한 분량에 끝까지 읽을 수 있을까

고민도 했었는데요, 주인공 두 남자의 케미가 제대로 터지면서

2권에 대한 호기심이 강하게 들도록 마무리되네요. 다음이 넘넘 궁금해요!!ㅋㅋ


ㅡ 1년 전 오늘, 넌 뭘 봤지? ㅡ


 

단 한 줄의 스포도 아까울 만큼 재밌어요~

1권 마지막에 범인의 스멜이 나긴 했는데.... 과연 반전의 반전으로 통수를 칠지,

아니면 예감이 맞았는지 다음 권에서 확인해봐야겠어요 ㅎㅎ


이 소설, 강추합니다!


 

#BL아님

#영화도꼭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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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하루 - 어제처럼 오늘도, 알콩달콩 노닥노닥
미스캣 지음, 허유영 옮김 / 학고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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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면서도 결코 평범하지 않은 냥이들의 일상이 담겨 있었습니다.

고양이의 하루라고 해서 일상생활만을 생각했는데, 매우 바쁘면서도

평온한 하루를 보내는 냥이들이 잔뜩 나왔어요ㅎㅎ

표지에 냥이 발만 나와도 하트 뿅뿅 인테 요로코롬 다양한 고양이들을 볼 수 있다니!



어느 날 나는 아주아주 작아져 발끝 흰 깜장 고양이를 따라 낡은 담장 모퉁이의 문으로 들어갔다.

그 너머는 신비로운 세상이었다. 나는 고양이 세상에서 2년 동안 그들과 함께 살다

인간 세상으로 돌아와 이 모든 것을 그렸다. 

                                              - 2018년 여름, 미스캣 -


작가의 기묘한 경험담이 어쩌면 정말일지도 몰라.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세세한 묘사와

시 같은 문장이 매우 독특합니다. 미용실에 고데기 해드린다는 문구에는 빵빵 터질 수밖에

없었어요. 왜 이렇게 귀엽죠 ㅎㅎ 뿐만 아니라 마사지사도 있는데요, 짧은 털, 굵은 털,

가느다란 털에 따라 날름날름 세수 하다가 뱃속에 털이 가득 찼데요. 골라드려요~

 


 



 

점집도 있구요, 양장점, 시계포라던가 물리치료도 받아요 ㅋㅋ

요렇게 냥이들의 일터가 1부이고 2부는 목욕하기나 가족 식사 같은 일상이 이어집니다.

사람 같은 모습이지만 냥이들의 특색을 놓치지 않도록 포인트는 잡혀있어요.

3부는 극장, 잡화점, 축제를 참여하며 노는 모습을 담았고

마지막 4부는 부지런한 냥이들이 있는 시장이나 식당, 학교 등이 나왔어요.

정말 귀여워요!



 


 

물리치료소 나올 때 진짜 넘 웃었던 게 전문 교정 문구였는데

팔다리 부조화, '고개갸우뚱병' ​ㅋㅋㅋㅋㅋㅋㅋ

그림 속에 그림을 찾는 기분이었어요. 하나하나 잘 살펴보면

냥이들의 모습이 넘넘 재밌습니다.


3대를 이어온 뼈대 있는 오징어 장수

할아버지도, 아버지도 불에 그은 얼굴이 거무스름하고

가까이 가면 진한 바다 내음이 났어.

        - 4부 부지런한 고양이, 오징어구이 _76​                       


고양이를 좋아한다면 추천하고 싶어요.

냥이는 사랑입니다~


 

#타이완_일러스트레이터

#미스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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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곡 - 책 읽어드립니다, 신과 함께 떠나는 지옥 연옥 천국의 대서사시
단테 알리기에리 지음, 구스타브 도레 그림, 서상원 옮김 / 스타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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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의 신곡'하면 왠지 어렵고 두꺼운 분량의 압박이 걱정이었는데요,

<책 읽어드립니다>에 소개되어 믿고 선택하게 되었어요.

책장이 술술 넘어갈만큼 쉽고 재밌어서 하루만에 다 읽어버렸습니다~


지옥이 가장 많은 페이지를 담당하고 있지만, 전체는 300페이지구요,

주요 내용으로 위주로 깔끔하게 구성되어 가볍게 읽을 수 있어요.

곳곳에 나오는 흑백 삽화도 요란하지 않아서 분위기를 차분하게 잡아줍니다.

​개인적으로 '지옥 편'을 가장 좋아한다능!


 


 

 

간단하게 줄거리를 소개하자면,

35살의 '단테'가 어두운 숲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가

야수 3마리(색욕, 식욕, 기만)를 만나는데요,

이때 '베르길리우스'가 나타나 도움을 주게 됩니다.

그리고 그와 함께 '지옥'과 '연옥'을 거쳐 '천국'까지 여행을 하는 내용이에요.

너무 짧게 쓴 거 아니냐며 ;;


"이제 나의 흉악한 꼴과 끈질긴 형벌을 보시라.

그대 숨 쉬며 죽은 자들을 찾아다니는 자여,

이보다 더 끔찍스런 모습을 본 일이 있는가?" 



솔직히 말하자면, 단테의 <신곡>이 워낙 유명했지만,

고전은 어렵다는 편견에 사로잡혀, 전혀 관심도 없었던 1인입니다.ㅠ

우연히 본 <인페르노> 영화가 아니었다면 지금도 잘 몰랐을 거예요.

 

피라미드를 거꾸로 돌려놓은듯한 모양의 지옥의 지도는 9층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각 층마다 묘사되는 장면은 생각할수록 섬뜩하고 무서웠어요.

고통에 찬 죄인들의 비명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죠..



그들은 제8옥의 마지막 구덩이인 열 번째 굴에 이르는 다리 위에 도달하였다.


단테는 거기서 말할 수 없이 가혹한 고통의 비명 소리들을 듣게 되는데,

폐부를 찌르는 비명이 너무도 괴로워 이를 듣지 않기 위해 두 손으로

귀를 가리기까지 하였다.


                           - 지옥편, 모략과 위선의 나라 _115


자신의 죄를 깊게 뉘우치는 자도 있지만

반성은커녕 끝도 없이 원망을 하는 자도 있었어요.

지옥의 가장 깊은 곳에서는, 배반의 죄에 대한 형벌이 집행되는데ㄷㄷ;;


연옥으로 올라오면 속죄하는 모습이 나오는데요,

생전에 겸손하지 못했던 교만의 죄를 뼈에 사무치도록 깨닫는다던가

좋은 줄 알면서도 처음부터 자진해서 행하지 않는 게으름을 반성합니다.


읽으면서 뜨끔하기도 하고 스스로도 돌아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고전이라는 부담감에 망설이고 있다면 추천합니다~

#죄짓지말고

#착하기살자

#지옥와천국

#고전읽기_참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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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렌디피티의 왕자들
김대웅 옮김, 아미르 후스로 델라비 원작 / 책이있는마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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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의 지민 솔로곡인 'serendipity'를 더욱 이해하고 싶어서 읽은 신간입니다 

'세렌디피티'의 어원 이야기가 들어있다는 문구에 확 꽂힌 건 안 비밀


세 왕자의 이야기가 시작하기 전에 다양한 자료와 설명이 먼저 나오는데요,

페르시아의 시인 '아미르 후스로 델라비'의 <8개의 천국> 민담집에서 추린 이야기라고 해요.

단순히 예쁜 단어라고만 생각했는데, '뜻하지 않게 훌륭한 결과를 발견해내는 능력'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는 흥미로운 설명이 이어집니다. 우연하게 얻은 발명을 가리킬 때도

많이 쓰인다고 하는데 저는 방탄 앨범으로 세렌디피티를 처음 알았!ㅋ



 

초반의 설명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아라비안나이트'가 떠오르기도 하는 스토리가 나와요.

고전적이면서도 어렵지 않고, 단순하지만 지혜가 녹아있는 단편집 같기도 했습니다.

현명한 왕이 세 왕자에게 더 넓은 견문을 위해 여행을 제안하는데요

어느 나라에 도착해서도 막힘없이 고민을 해결해주는 왕자들에게 반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나중엔 보물을 가지고 본국으로 돌아와 아버지의 자리를 물러 받게 돼요. 과연 누가 받았을까요?ㅎㅎ

결혼할 때, 신부를 만나는 과정도 세 왕자 모두 각기 다르답니다.



 

가장 재밌게 본 것은

황제의 병을 낫게 하기 위해서 각국의 공주와 이야기꾼으로

매일 한 가지씩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이었는데요,

그중에 첫 번째, 영혼을 바꿔 넣는 기술하고 (충직했지만 왕의 자리를 탐낸 신하의 최후)

두 번째, 왕비와 원숭이 부리는 사람이었습니다. (뛰어난 능력을 가진 왕비를

사나운 개 100마리에게 던져서 죽이려 했던 왕;;)

비현실적이면서도 현실적이기도 하고 선과 악, 상과 벌이 분명해서

교훈적인 여행이 담긴 동화책 같기도 했어요.



 

뜻밖의 우연한 발견을 할 수 있는 행운,

세렌디피티가 저에게도 왔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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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아워 2 - 생과 사의 경계, 중증외상센터의 기록 2013-2018 골든아워 2
이국종 지음 / 흐름출판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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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의 충격과 슬픔이 며칠이 지나도록 가시질 않았다.

묵직한 아픔을 또다시 느끼고 싶지 않아서 오히려 2권을 피하기에 이르렀다.

책장 안에서 언제나 기다리고 있던 이 책을 애써 외면한지도 1년이 되었다.

외면해온 그동안의 나를 속죄하는 기분으로 읽기 시작했다.


사실 의료비를 적절히 투입했을 때 가장 극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분야는

중증외상이다. 그것이 세계 의료계의 정설이지만, 한국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

하긴 한국의 어떤 분야가 그렇게 세계적인 표준을 좇아가겠는가?

해외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몇몇 민간 기업을 제외하면

한국 사회의 그 어느 분야도 그렇게까지 세계 표준을 추구하지 않는다.

다들 제 살길 찾기에만 고도로 특화되어 있는 이 사회에서

나는 그동안 쓸데없는 짓을 해온 것만 같다.


2권에서도 그들의 희망 없는 헌신은 진행 중이었고, 여전히 막막한 현실에 숨이 막혔다.

여전히 말뿐인 허울의 한 가닥에 의지하며 힘겹고 외로운 싸움이 계속되었다.

세월호가 침몰하던 그때 그곳의 이야기는 믿기질 않았다. 뉴스로 보고 듣던 것보다

훨씬 심각한 대처 상황들에 기가 막혔다. 우리 사회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아니, 목포에 공항도 있지 않습니까?

바다를 수색해야 할 우리가 왜 산악지대까지 갑니까?"


배가 가라앉고 사람들의 생사 또한 알 수 없는 판국임에도

복잡한 행정 절차만은 견고하게 잘 유지됐다.


플로트조차 없는 헬리콥터로 바다 한복판을 헤매다

기름이 떨어져 산속으로 들어와 있었다.


중요한 것은 지원과 체계인데 그것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므로

'희생'을 담보로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불가능이라고 단정 지었던 '외상외과센터'는 꼭 필요한 곳이다.

국민의 관심을 갖게 하고 필요성을 일깨우는 것만으로도 어느 누군가의

한 평생이, 수많은 목숨이 사라지고 있다니.. 그저 먹먹하고 안타깝다.

그저 존경하고 감사한 마음뿐이다.



언젠가는 내게도 끝이 올 것이다.

시스템이 없는 곳에서 태어난 이 중증외상센터가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내 몸은 조금씩 부서져가기 시작했다.

끝이 머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인파속에 묻힌 김태영과 어둠 속으로 사라진 이호연의 뒷모습이

오랫동안 잔상으로 남아 흔들렸다.


삶의 의미를 담은 깊은 울림에 한 장 한 장 넘기기가 힘들었지만

많은 생각과 반성을 하게 되었다. 참담한 시스템 속에서도

꿋꿋하고 묵묵하게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에 경의감을 느꼈다.


맨 마지막에는 타인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헌신했고, 헌신하고 있는 소방대원 및

의사 간호사등 많은 분들의 이름과 짤막한 소개가 나온다. 저절로 숙연해졌다.


 

이 책을 설명하고 소개하기엔 천만번 부족한 리뷰이므로

꼭 직접 읽어보길 바랄 뿐이다. 이미 많은 분들이 읽으셨겠지만

아직 망설이고 있다면 강추한다.


 

#이국종교수님응원합니다

#내인생도서


 

 

덧.

치료만 받고 돈 안내고 튀는 사람은 또 왤케 많은지..;;

어렵게 살려놨더니 고마움은 커녕 큰 소리치는 사람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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