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는 대신 할 수 있는 일 99가지
타라 부스.존 마이클 프랭크 지음, 이지혜 옮김 / 생각의날개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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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이나 죽음을 생각해본 적이 있습니다. 힘들고 괴로울 때도 있었지만

문득 그냥 멍 때리다가, 또는 친구랑 농담 삼아 얘기를 하곤 했어요.

이렇게 죽으면 편할까? 저렇게 죽으면 아프겠지? 자살하면 어떻게 될까?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했었다죠. 하지만 이러한 가벼운 생각들이 쌓이면

어느 날 감정에 휘둘려 실제 자살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해요.

그 후로는 함부로 생각하지도 말아야 할 끔찍한 상상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통계를 보면 수많은 학생과 직장인들이 자살 충동을 경험하고

실제로 시도해보기고 했다는 응답이 많았다는 결과는 충격적일 만큼 높고,

더욱 놀라운 사실은 우리나라가 OECD 최고 자살률 보인다는 점이에요.

나이 들수록 자살률이 높아진다는 뉴스가 오늘 나왔네요ㅠ


ㅡ 2018년 미국 이그나츠 어워드 수상 작가 '타라 부스'의 그림 에세이


이 책의 저자도 수많은 자살을 생각하면서 그때마다 마음을 정리하고 다잡으며

그림 에세이를 그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도저히 살고 싶지 않을 만큼 마음이 아팠데요.

'아직도 모르겠니? 너는 누구보다도 행복하단다. 그러니 자살하려는 생각은 어리석은거야.'

라는 메시지는 그 어디에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단지 작가들이 느꼈던 우울증과 불안했던

마음을 다독여주고, 때로는 시원하게 풀어주기도 하면서 웃음을 만들어 줘요.



 

이건 죽는 대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이렇게 하면 정말 죽는 거 아냐?'

싶을 만큼 엉뚱하기도 하고 기발하기도 한 방법이 나오는데요,

그림체는 매우 프리 한 스타일이라 호불호가 느껴지지만,

짧은 메시지와 함께 보면 확연히 달라요.

툭툭 던지는 듯 무심하지만 따뜻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ㅡ 의외의 웃음으로 위로를 주는 책

 


 

ㅡ포기하고 싶은 순간 사실 가장 미친 짓을 할 용기가 생긴다!


 

이 책의 수익 일부는 자살예방 관련 단체에 기부된다고 해요.

포기하고 싶은 순간을 이겨내고 싶은 분에겐 의외의 용기와 위로를 주고

재미로 펼쳐봤던 분에게는 기부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착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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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안테나
요시다 류타 지음, 하진수 옮김 / 경향미디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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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라는 상상 안테나를 세운 작가의 그림이 유쾌하고 재밌네요.

사물에 생명력을 넣기도 하고, 소소한 일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4컷에 담아

객관적인 유머러스함도 보입니다. 톡톡 튀고 색다른 느낌보다는

한 번쯤 나도 생각해 봤는데 싶은 이야기들이 더 많았던 것 같아요.


ㅡ 시점을 벗어난 재미


생각은 해봤지만 구체적으로 그려보지 못했던 살아있는 캐릭터와 사물의 감정이

책장을 금세 넘기게 만들어서 하루 만에 다 읽었습니다.

표지에 그려져 있는 신호등 이야기도 웃겼어요 ㅎ

그런데 말입니다.

다 봤는데 왜, 또 보고 싶은 걸까요?ㅎㅎ

처음엔 뒤 내용이 궁금해서 재빨리 책장을 넘기며 봤는데, 재독의 여유로움으로 다시 보니

놓쳤던 깨알잼재미까지 찾게 되더라구요. 다시보니 더 재밌는! (응?!!)

 


 


 

그림이 단순해서 '이 정도면 나도 그릴 수 있는 거 아니야?' 싶을 만큼

간단명료한 메시지가 담겨있지만 어느새 입가엔 미소가 걸리는 힐링을 주네요.

책의 뒷부분에는 독자가 페이지를 채워보는 란이 있는데, 추가로 넣어준 서비스(?)일까요.

아니면 독자 참여 이벤트일까요? 채워서 작가에게 보내면 다음 책에 실린다던가

그런 건 아니겠죠? 의외로 괜찮을 것 같기도 한데 말이죠.ㅋㅋ


ㅡ 소소한 일상에서 마주하는 유머


작가가 일본인이라는 점에서 어쩔 수 없는 일본 문화가 많이 보이는데

애니나 일드를 많이 봐서 그런지 그냥 자연스럽게 넘어가더라고요.

스트레스받는 한 주였다면, 가볍게 웃고 넘기는 이런 책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학생이나 직장인도 모두 재밌게 볼 수 있는 내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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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설득
메그 월리처 지음, 김지원 옮김 / 걷는나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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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그리어'를 비롯한 그녀의 지인들이 일상에서 겪는 성차별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페미니즘, 페미니스트이어야만 한다는 주장보다는 독자로 하여금
성인이 된 그리어를 통해서 바라보는 사회생활을 통해 독자 스스로 생각하게 합니다.



원치 않았던 대학 신입생이 된 그리어의 복잡한 사정에는 아버지의 무책임한 성격(?)이
한몫합니다. 충분히 명문대에 입학할 수 있었는데, 미흡한 서류 준비로 장학금이 날아가요.
부유하지 않았던 집안에서는 당연히 장학금을 제안한 다른 학교를 추천한 것이죠.


남자친구인 '코리'와 같은 학교를 기대했건만 결국 두 사람은 자주 만나지 못하는 연애를 해요.
남친과의 만남이나 성격, 취향도 조금 남다른 부분이 있는데 스포 하지 않겠습니다~


신입생으로 등교한 어느 날 낯선 남자에게 성추행을 당하고, 그녀는 범인을 찾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가 상습적으로 그러한 행동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도 함께 찾아냅니다.
딱히 엄중한 처벌이 내려지지 않았다는 현실에 그녀의 고민은 더해만 가요.



"내면의 목소리를 사용해!"


그리어는 내면의 목소리 말고 다른 건 가진 게 없었다. 쉬는 시간에 그녀는 화이트보드 아래쪽
바닥에 앉아서 반의 또 다른 놀랄 만큼 조용한 여학생 엘리스 보드트윅과 함께 깡통에 든
프링글스를 먹었다. 엘리스는 음울하고 약간 골치 아픈 성격을 가진 아이였다.


"선생님한테 독약을 먹일 생각을 해본 적 있어?"

엘리스가 어느 날 태연하게 물었다.

                                                     - 1부 강한 여자들 _85



대학교에서 우연히 듣게 된 한 여성의 강연은 그리어에게 큰 파문을 일으킵니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그녀의 내면은 변화를 시작하는데요, 강연을 한 사람은
60대의 페미니스트 '페이스'였습니다. 그녀를 알아갈수록 삶과 인생에 감명을 받게 돼요.
결국, 그녀가 하는 일에 합류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웁니다.
적극적이고도 당당한 모습만 보면, 어릴 적 그리어의 모습은 상상이 안될 만큼이에요.


파묻힐뻔한 성추행 사건도 용기 내어 처벌을 외치고, 회사에서의 부당한 성차별의 현실에
강하게 항의할 줄 아는 그리어를 보니 뿌듯하기도 했어요. 성장 소설 같은 느낌?ㅎㅎ
친구에게 잘못하기도 하고, 도망치기도 하는 불완전한 그녀의 모습도 있었거든요.



"우리 모두 세상에서 좀 더 자신을 강하게 표현해야 한다는 말씀은 정말 맞아요.
하지만 제가 역사에서 여자들이 행동하고 말한 모든 것을 살펴봤는데,
우린 여전히 원시적인 시대에 살고 있더라고요. 그리고 그에 대한 우리의 반응은
아직도 부족하고요. 왜냐하면 구조가 계속 그대로잖아요, 안 그래요?"

케이는 그리어에게 질문을 하는 것이 아니라 요점을 말하고 싶은 거였다.


                                              - 4부 외부적 목소리 _570

하루아침에 뒤바뀐 남자친구의 삶과 흔들리는 정체성을 찾아가는 친구 '지'의 이야기도
흥미로웠습니다.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빠지지 않는 사랑과 우정, 욕망과 배신.
페미니즘 책이라고 단정하기엔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었습니다.


영화화된다는 말이 있던데, 언제쯤 나올까요? 궁금해요.

배우 니콜 키드먼이 "영화화를 결정하는 데는 설득이 필요 없었다."라는 말까지 했다고 하니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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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위크
강지영 외 지음 / CABINET(캐비넷)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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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솔로지만의 매력이 잘 느껴진 소설이었습니다.
표지에서 느껴지는 오싹한 기분에 무서운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는데
 기묘한 이야기였습니다.


어위크는 편의점 이름인데요, 약간은 어설프고 무모할 정도로 위험한 강도단이
은행털이를 실패하고 경찰에 쫓기다 이곳으로 들어오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인질이 되어서도 평온한 편의점 직원은 오히려 강도단을 따뜻하게 챙겨주기까지 해요.


경찰에게 둘러싸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긴장감보다는 배고픔을 해결하는 강도들은
어느새 불안함 속에서도 휴식 같은 편안함을 느끼며 후회를 하기도 합니다.
분명히 완벽하고 깔끔한 범행 계획인데 왜 실패했는지에 대한 반성도 하면서요.

어찌할 바를 모르고 경찰과 대치 중인 그들에게 편의점 직원은 제안을 한가지 합니다.
어차피 이렇게 시간을 보낼 바엔 재미난 이야기를 듣겠냐고 말이죠. 
그들 모두 어리둥절하면서도 점원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맙니다.



각 작가들이 풀어내는 이야기에는 역사를 배경으로 한 미스터리도 있고
사람을 죽이기 위해 고용된 킬러가 새로 이사 오면서 같은 동의 주민들에게
느끼는 웃지 못할 사건과 분석도 있어요. 
환생과 도플갱어(?), 남편을 위장 자살로 꾸미려고 하는 아내의 이야기,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난 구멍으로 빠지는 가족의 끔찍한 모습,
아비지옥의 여인, 코믹인 듯 코믹 아닌 씨우세 클럽.

좋아하는 작가가 있다면 더욱 재밌게 비교해볼 수 있어요.
저는, '전건우', '정명섭' 작가의 이름을 보고 선택한 책이라죠.ㅎ
<옆집에 킬러가 산다 - 김성희>와 <박 과장 죽이기 - 신원섭>을
제일 재밌게 봤네요 ㅎㅎ 무서운 이야기로는 <아비 - 소현수>가 제일이었습니다.

일곱 개의 이야기를 들은 강도단은 이후 어떻게 되었을까요. 
약간 예상이 될 수도 있겠지만...
아마, 이 책을 읽지 않고선 전혀 장담하지는 못 할 걸요?ㅋㅋ


 
흥미로운 단편이 모여있는 앤솔로지를 좋아한다면 가볍게 읽으실 수 있으실꺼에요.
무서운 이야기가 있지만 너무 겁먹지는 않으셔도 됩니다~
어위크라는 편의점으로 이야기가 펼쳐졌으니 앞으로는 학교나 병원, 도서관등
다양한 곳에서 펼쳐지는 또 다른 7인 7색 작품이 나왔으면 좋겠네요.
작가님들, 독자로서 기대하고 있으면 됩니까?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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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 웨이 아웃
스티븐 암스테르담 지음, 조경실 옮김 / 바다출판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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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가상의 도시에서 통과된 안락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삶에 대한 미래나 꿈이 없는

사람들은 편안한 죽음을 원합니다. 물론 가족들은 반대하거나 미련과 후회 속에

당사자의 선택에 대한 동의를 망설이게 되죠. 그로 인해 갈등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죽고 싶어 하는 사람은 마지막까지 자신의 의지대로 할 수 없는가에 대한

실망감을 보이고, 이제 그만 편하게 갈 수 있게 해달라고 애원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주인공 '에번'은 안락사 어시스턴트인데요, 처음엔 절차에 따라 행동하는 것도 두렵기만 해요.

절차 방법은 넴뷰탈이라는 액체가 들은 컵을 건네고 죽음을 지켜보는 것입니다.

하지만 안락사를 원하는 수많은 환자들을 만나면서 점차 익숙해지고, 절대 해서는 안될

행동을 하고 맙니다. 바로 자신의 감정이 입되는 과정인데요, 죽고 싶은 환자가

컵을 들어 마시지 못할 때에도 절대 손을 대면 안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영상으로만 보면 스스로 마시는 건지, 아니면 강제로 먹이는지 구분이 안될 수도 있거든요.


 

전 안락사를 찬성하는 쪽이었는데, 이 책을 보니 생각하지 못했던 여러 가지를 알 수 있었어요.

떠나는 사람, 남는 가족들의 안타까움, 사망 후 처리해야 할 여러 절차들과 장기 기증까지.

전반적인 내용은 이러하지만 주인공을 통해서 직업적인 시선과 한 인간으로서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가 극명한 점은 인상 깊었습니다. 환자로 대할 때와 내 가족일 때의 차이는 정말ㅠㅠ

주인이 느끼는 바라보는 고통과 직접 겪는 고통의 차이가 리얼하게 잘 드러나 있었어요.

인생과 삶이 주는 고뇌도 계속 됩니다.



"단 하루의 저녁도 허투루 보내지 않겠다고 약속해줘요." 레오가 말했다.

"약속 할게요."

그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나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건 이대로 또 한 번의 짧은 인생이로군요."


나는 그의 말을 가슴에 간직했다.


                                                  - 삶의 본질 _174


 

삶과 죽음에 대한 고민 속에서 '에번'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고, 풀 곳이 절실해집니다.

그는 게이에요. 중반쯤에 나오는 3p 장면에서 저는 다소 충격적이었는데요,

사랑하는 방법에 대한 고정관념은 없지만 안락사라는 무거운 내용 안에서 펼쳐지는

그들의 사랑 방식에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사랑하는 남자가 진지하게

고백해오는 장면에서 주인공은 오히려 물러납니다. 그리고 후회하죠.

사랑하지만 사랑한다고도, 함께 하고 싶다고도 못합니다.

그 이유는 스포니까 자제할게요 ㅎㅎ



 

어머니와의 애증 관계와 사랑하는 연인에게 솔직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은 마음.

일상에서 마주하는 죽음의 현장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 고통과 괴로움.

호스피스 병동의 간호사였던 저자의 경험이 있었기에 더욱 실감 나고 와닿지 않았나 싶습니다.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입니다.

우리의 삶에 감사함을 더할 수 있게 되는 동기가 하나 더 늘었네요.

 

 

이걸 드시면 몇 분 안에 잠이 들고 의식을 잃습니다.

하지만 당신을 소생시키기 위해

우리는 어떤 응급처치도 하지 않을 것이며

당신은 사망하게 됩니다.


ㅡ원하시는 게 이게 맞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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